51화_실종의 종착지는 그린섬이었다
사람이 태어나면 하늘에는 별이 하나 태어나고 땅에는 꽃이 하나 피어난다. 그 별과 꽃의 이야기를 듣는 소녀는 어느 날 슬픈 비밀을 알게 된다.
<51화>
실종의 종착지는 그린섬이었다
* * * * *
민수에게서 전화가 왔었다.
“벼리야, 실종된 세 사람 모두 핸드폰 마지막 발신지가 그린섬이야. 그린섬 지하를 가봐야겠어. 오늘 그린섬 사람들 모임이 있는 날이라니까 한 번 가보려고 해.”
“위험하지 않겠어?”
“혼자는 힘들 것 같아서 이 형사랑 같이 가려고 해.”
“명훈 오빠?”
“응, 이 형사랑 갈 테니까 자연스럽게 인사할 수 있도록 해줘.
“지하에 가서 어떤 시설이 있는지 알게 되면 좋겠다. 뭐라도 건져야지.”
“연이가 그 사람들의 시선을 좀 끌 거야. 어쩔 수 없겠다.”
저녁 모임에 민수는 동료이면서 학교 친구인 이 형사와 함께 왔다.
이 형사는 강력 범죄 특수수사에 많은 경력이 있었다.
민수와 명훈이 꽃달로 내려가고 연이는 김 교수와 사유 인터뷰를 위해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이 형사가 윤지를 따라서 꽃달로 내려갔다.
“윤지 씨, 사유 선생님과는 오랫동안 작업을 같이 하셨어요?”
“어려서부터 같이 살았어요. 제가 부모님이 안 계셔서.”
“죄송해요.”
“괜찮아요. 그리 중요한 이야기도 아니에요. 아주 옛날이야기라서. 부모님이 안 계신다는 이야기. 그리고 사유 선생님이 워낙 잘 보살펴 줘서 아쉬운 것 없이 자랐어요.”
“아, 그래서 두 분의 분위기가 정말 좀 비슷한 거 같았어요.”
“좀 닮았다는 소리를 많이 들었어요. 함께 산 시간이 한참이니까요.”
“사유 선생님도 꽃을 좋아하시는데 윤지 씨도 꽃을 좋아하나 봐요.”
“꽃을 싫어하는 사람이 누가 있겠어요. 다만 꽃에 대해 누가 더 많은 관심이 있는가, 없는가 하는 것이 중요하겠죠.”
“그런 거 같아요. 꽃은 누구나 좋아하니까요. 그 중에서 아주 좋아하는 사람들이 꽃을 좋아한다고 표현하는? 그런 거죠? 맞죠?”
“네, 맞아요. 칭찬 받고 싶어서 물어보시는 말투예요.”
“하하, 제가 원래 답정너의 끝판왕입니다.”
“답은 정해져 있으니 너는 답만 해라, 이런 답정너요? 답정너의 심리는 누구에게나 있는 것 같아요. 화술이 좋은 사람은 답정너의 기술이 좋은 사람이겠죠? 언제나 Yes, 라는 대답을 잘 얻어내니까요. 전 답정너의 화술이 좀 모자라요. 상대방이 원하는 답을 그리 잘하지 못하니까요. 그런 사람을 대부분 까칠하다고 하죠?”
“제가 보기에 윤지 씨는 전혀 까칠하지 않아요. 다만 사리분별이 확실하고 대화의 맥을 정확히 짚어서 말하는 사람이에요. 그러니 편한 답을 얻고자 하는 사람에게 답을 쉽게 주는 사람이 아닌 거죠.”
“좋게 말씀해주시는 능력이 있으시네요.”
“한국에 언제 오셨어요?”
“사유 선생님이랑 같이 들어왔어요. 한국에 플로리스트 관련 전공자가 없었을 때 파리에서 일찍 플로리스트 공부를 시작했어요. 여기 꽃달의 민 실장님은 제가 파리에 있을 때 파리로 공부하러 왔던 분이세요. 그때 사유 선생님한테 배웠어요. 사유 선생님이 이것저것 많이 도와주셨어요.”
“오랫동안 아셨네요.”
“그래서 이 꽃달 운영도 사유 선생님이 소개시켜 준 거예요.”
민수가 내려왔다.
“명훈, 우리 아버지 인사드려야지. 여기서 일하시거든. 가볼래?”
“그럼, 윤지 씨, 다음에 또 뵙겠습니다.”
민수와 이 형사는 경비실로 향했다.
민수는 주변을 살핀 후 은밀하게 아버지에게 말했다.
“아버지, 저랑 같이 근무하는 이 형사예요.”
“안녕하세요, 이명훈이라고 합니다.”
“어, 이 형사....”
“참, 아버지.. 이 형사라고 하면 안 되고, 명훈아, 이러셔야 해요. 제 친구라고 소개했거든요.”
“그래, 알았다. 명훈이...”
“아버지, 그냥 명훈아, 하세요.”
“명훈아, 어서 오너라. 아휴, 인사도 어렵구나.”
“오늘 지하에 한 번 가보려고 해요. 저희가 지하에 가려면 핑계가 있어야 해요. 아버지가 경찰에 신고했다고 할게요. 지하에서 이상한 소음이 감지돼서 조사하러 왔다고.”
“그래, 소음이 있는 것은 사실이니까.”
“대신, 아버지, 저기 CCTV 보이시죠? 저희가 지하로 갈 건데, 혹시 다른 사람들이 지하로 내려올 것 같으면 미리 문자로 주세요.”
“문자, 내가 좀 느려.”
“그럼 전화를 하세요. 전화해서 벨이 두 번 울리면 끊으세요. 그러면 누군가 내려왔다고 알고 저희가 올라올게요.”
“그리고 엘리베이터가 2대잖아요. 저희가 내려간 후, 1대는 수리중이라고 입간판을 설치해 놓을 테니까 사람들이 이용하지 않게 해주세요. 작동이 안 되게 해놓을 거예요.”
“알았다. 아이고, 무섭구나. 너희도 조심해라.”
“걱정 마세요. 여기 이 형사가 치고 빠지는 데 선수예요.”
“하여튼 조심해라. 그리고 시간이 많이 걸리면 안 되니까 안 되면 바로 올라오고.”
민수와 명훈은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갔다.
엘리베이터 입구에는 공사중이란 입간판을 세워 두었다.
아버지는 사람들이 사용하지 못하도록 지킬 것이었다.
아버지는 무엇보다 CCTV를 잘 살피면서 엘리베이터까지 살펴야 해서 긴장을 많이 하신 것 같았다.
민수와 명훈은 엘리베이터를 타고 지하로 내려갔다.
카드를 이용해 지하 6층을 눌렀다.
엘리베이터가 움직였다.
지하6층에서 엘리베이터 문이 열렸다.
둘은 깜짝 놀랐다.
지하라는 개념이 하나도 없는 공간이었다.
지상에 있는 모든 곳보다 인테리어가 훨씬 고급진 곳이었다.
특별히 만든 공간임에 틀림없었다.
지하에는 김 교수의 그림이 몇 점 붙어 있었다.
사람들은 아무도 없었다.
이런 건물을 관리하려면 누군가 있어야 할 것이었다.
긴 복도를 따라 커브를 돌았을 때 사람 인기척이 있었다.
민수와 명훈은 긴장했다.
장전한 총을 손에 들었다.
어떤 남자와 여자였다.
“곧 중요한 의식이 있어서 준비할 것이 많아. 준비는 잘 하고 있지? 오늘은 그린섬 모임이 있는 날이라 밤에 회합이 있을 거야.”
“부장님이 지시하신 일은 모두 다 완료되었어요.”
“박 여사, 나무들은 어때?”
“대표님이 정원은 가지 못하게 해서 창밖으로 봤는데 라일락과 수국이 자리를 잘 잡았어요. 걱정 안 하셔도 될 것 같아요.”
“다행이야. 곧 새로운 나무를 준비해야 하니까 긴장 늦추면 안 돼.”
“걱정마세요.”
“영매님들은 모든 것이 준비되었어. 오늘밤 회합을 위해 다시 한 번 점검을 해볼까?”
부장이란 사람이 버튼을 조작하는 것 같았다.
민수와 명훈이 걸어온 복도라고 생각했던 곳의 벽면이 스르르 움직였다.
둘은 너무 놀랐다.
벽면이 스르르 걷히고 그들의 눈에 믿기지 않는 광경이 펼쳐졌다.
이들이 다시 벽면을 내리는 조작을 했다.
“오늘밤 회합을 위한 준비는 모두 끝난 거 같아. 박 여사는 펜트하우스로 가서 일을 보도록 해. 나는 10층 작업실에 가도록 할게. 박 여사는 일이 끝난 것 같으니 밤에 잘 쉬고.”
“네, 부장님, 오늘밤 의식이 잘 되면 좋겠어요. 내일 뵙도록 할게요.”
둘은 엘리베이터를 타고 건물 위로 올라갔다.
민수와 명훈은 그들이 본 광경을 믿을 수 없었다.
이들은 놀란 가슴을 진정하고 서둘러 올라왔다.
그리고 곧바로 서로 들어갔다.
서로 들어가기 전 민수는 연이에게 전화했다.
“벼리랑 집으로 와. 중요한 일이 있어. 꼭 와야 한다고 전해 줘.”
민수와 명훈은 서로 들어가서 실종된 사람들의 프로파일링 자료들을 정리했다.
이들 실종의 종착지는 그린섬이었다.
벼리는 연이의 이야기를 전해 듣고 두려움이 일었다.
“오빠가 중요한 일이 있다고 집으로 오래. 지하에서 중요한 것을 봤다고 해. 그리고 아직까지의 사건을 정리해본다고 했어.”
연이는 벼리에게 살짝 말하고 다시 김 교수에게로 갔다.
연이는 그야말로 김 교수와 사유를 만나서 기분이 좋아 보였다.
일부러 사람들의 시선을 돌리려고 하는 행동이라 생각했는데 연이는 연기가 아닌 실제 필요에 의해 김 교수와의 시간을 좋아하는 것 같았다.
“벼리 씨, 연이 씨가 김 교수님과 사유 사모님을 좋아해서 다행이에요. 지난번에 연이 씨가 나한테 살짝 말했거든요. 다음에 김 교수랑 만날 일 있으면 자기 좀 불러달라고. 그래서 오늘 초청한 것인데 저렇게 좋아할 줄 몰랐어요. 너무 다행이에요.”
“도현 씨, 이렇게 신경 써줘서 고마워요. 언니가 좋아해서 저도 좋아요. 오늘 도현 씨 덕분에 식사도 더 맛있게 했어요. 아는 만큼 보인다고 하는데 음식에 의미를 부여하고 그 음식의 스토리를 안다는 것은 음식을 전혀 새롭게 느끼게 해요. 색다른 식사 시간이었어요. 고마워요.”
“벼리 씨가 좋으셨다면 혹시 다음에도 이런 기회를 또 가질 수 있을까요? 이런 시간을 또 가져보고 싶어요. 벼리 씨 좋아하는 거 저도 좋아서.”
“제가 감사하죠. 다음에 또 이렇게 좋은 자리 있으면 초청해 주세요. 도현 씨가 부르면 꼭 가볼게요.”
“이렇게 좋은 말을 듣게 되다니 제가 어젯밤 꿈을 잘 꾸었군요.”
“그리고 주영 씨에게 엔터테인먼트 건 이야기해줘서 고마워요.”
“한 일도 없는데요.”
“그래도 저 생각해서 엔터테인먼트 일을 그만 두라고 이야기했다고 들었어요. 무리한 이야기였는데 나를 위해 말해줘서 고마워요.”
“벼리 씨를 위해서라면 몇 번이라도 더 말할수 있어요. 그런데 주영이가 일을 그대로 한다고....”
“맞아요. 주영 씨에게 재인 씨와 업무로 협력하는 건 고맙다고 전했어요. 도현 씨가 신경 써준 덕분에 저도 오해를 좀 줄이고 이해를 하게 됐어요.”
“그래요? 그럼 다행이에요. 걱정했어요. 제가 주영에게 좀 뭐라고 했거든요.”
“그래서 고마워요. 그리고 재인 씨에 대해 이야기해줘서 고마워요. 덕분에 재인 씨가 하고 싶은 일에 대해 알게 되었어요. 들어보니 충분히 그런 것을 원할 수 있겠다 싶었어요. 고마워요. 재인 씨의 일에 대해 조금 더 이해를 잘 할 수 있게 되었어요. 그리고 주영 씨도 고마워요. 재인 씨의 일을 도와주는 의미에서요. 다른 것은 기분이 살짝 안 좋은 것도 있지만 괜찮아요.”
“이렇게 쿨하게 중요한 문제를 처리하다니, 벼리 씨 마음은 정말 바다예요. 넓은 바다.”
“제가 고마워해야 할 일인데요.”
재인과 주영이 함께 걸어왔다.
“오빠, 또 벼리 씨하고만 있어? 다른 사람들이 서운해 하겠다.”
“여기에 나한테 서운해 할 사람이 누가 있어?”
“영진 오빠도 있고 정우 오빠도 있잖아. 둘 다 여친들이 안 왔으니 오빠를 바라보겠지. 안 그래?”
“그럼 두 친구들끼리 놀겠지.”
“오빠, 저 둘은 이상하게 다른 사람들하고는 잘 놀면서 둘은 잘 못 놀잖아. 왜 못 노냐고 하면 서로 너무 비슷해서 싫다나 뭐라나. 그냥 같이 있기 싫으니까 궁색한 이유를 붙인 거겠지. 그리고 꼭 둘 다 도현 오빠나 재인 오빠 찾잖아. 웃겨.”
“설마.”
“저거 봐. 정우 오빠가 오빠 보는 거 안 보여?”
도현이 정우를 돌아봤다.
정우가 손을 흔들었다.
영진을 돌아봤다.
영진도 도현에게 손을 흔들었다.
“뭐야, 둘 다 나만 보고 있었던 거야? 아, 이 놈의 인기. 어쩔.”
“오빠, 정신 차리시고요. 그런데 너무 벼리 씨하고만 있잖아. 벼리 씨랑 뭐 있어?”
“아냐, 벼리 씨는 그냥 동생 같아서.”
“동생을 여기다 두고 딴소리는. 하여튼 벼리 언니는 안 돼.”
벼리는 주영의 말에도 별로 신경이 쓰이지 않았다.
지하에서 발견된 것은 무엇일지 궁금하고 걱정되어서 빨리 집에 가보고 싶었다.
재인은 잠시 본가에서 불러 다시 본가로 갔다.
“재인도 없고 벼리 씨 혼자 있기 뻘쭘하잖아. 나라도 있어야지.”
“근데 왜 재인 씨는 내가 왔는데 본가에서 부른다고 가는 거야?”
“네가 와서가 아니고 벼리 씨가 있으니 여기 있어야 하지만 간 거지. 말은 제대로 해라.”
“뭐 나도 업무상 할 이야기가 있다고. 내가 엄청난 투자자인데 투자자를 이렇게 홀대해도 돼?”
“그건 안 되지. 투자자가 완전 갑인데. 그건 네가 재인을 잘 다뤄야지. 사업에서 그런 일로 밀리면 아무 것도 아니다. 아버지한테 경영을 그렇게 배운 건 아닐 텐데.”
“알았어. 오빠. 진짜 내가 투자자인 걸 다음엔 확실히 해야겠어. 벼리 씨도 들었죠? 재인 씨에겐 내가 투자자라고요. 벼리 씨도 나한테 잘 해야 하는.”
“주영아, 벼리 씨에게는 하지 말고.”
“저거 봐. 뭔가 있어. 왜 벼리 씨한테만 너그러운 거야? 조심해. 내 촉도 장난 아니라고.”
“하하, 우리 예쁜 주영이가 뭔가 바라는 게 있는 건데? 뭔지 말해. 오빠가 들어줄게. 나중에 조용히 말하면 들어줄게.”
“역시 오빠는 눈치가 빨라. 그럼 나는 이만 집에 갈게. 재인 오빠도 없고, 저기 영진 오빠랑 정우 오빠는 둘이 사이도 안 좋으면서 속닥거리고 있어. 보기 싫다. 이만 갈래. 그런데 왜 언니들은 아무도 안 오는 거지? 내일은 내가 연락해봐야겠어. 제이 언니가 있음 제일인데.”
“주영 씨 조금 있다 가지 그래요? 나 괜찮은데.”
“뭘요, 도현이 오빠한테 혼나요. 그리고 도현이 오빠한테 부탁할 것이 있어서. 오늘은 이만 갈게요.
영진과 정우는 재인의 작업실에서 일이 있다고 올라갔다.
김 교수와 사유는 연이와 함께 꽃달로 내려갔다.
윤지가 기다리고 있었다.
벼리는 도현과 둘이 또 남게 되었다.
“그런데 재인은 왜 자꾸 벼리 씨를 혼자 두죠? 이렇게 아름다운 여인을 누가 훔쳐가면 어쩌려고?”
“하하, 품절녀예요. 누가 훔쳐갈 리가 있을까요?”
“무슨 말씀을요, 벼리 씨처럼 아름다운 여인은 품절녀가 아니라 아무리 무서운 성벽에 숨겨 두어도 훔치고 싶을 걸요. 아, 이건 훔치고 싶은 여인이라기보다.. 그만큼 매력적으로 멋진 여인이니 사랑을 많이 줘야 한다, 이런 말이죠.”
“도현 씨처럼 사랑이 많은 분에게 사랑받는 분은 정말 행복할 거예요.”
“그럼요, 아마 최고로 행복할 걸요. 벼리 씨가 제 사랑이라면 정말 최고의 행복을 드릴 텐데... 아, 그냥 그렇다는 말이에요. 오늘 제가 쓸데없는 소리를 많이 하고 있는 거죠? 역시 사랑이 필요한 계절인가 봐요. 이 외로운 영혼 어떻게 하죠? 벼리 씨가 구제해 줘야 하는데.”
“좋은 여인이 있을 거예요.”
“네, 벼리 씨처럼 예쁜 여인을 만나는 것이 꿈이에요. 곧 꿈이 이뤄지겠죠? 그 날만을 기다리고 있어요. 자스민처럼 사랑스럽고 아름다운 여인이 제게도 오겠죠?”
벼리는 도현이 자신에게 선물했던 웨딩드레스의 문양이 자스민이었던 것이 떠올랐다.
뭔가 서늘함이 가슴으로 지나갔다.
자스민처럼 아름다운 꽃에서 왜 서늘함이 지나갔는지는 모를 일이었다.
도현이 자스민 이야기를 꺼내자 갑자기 그린섬 정원의 꽃들이 떠올랐다.
그린섬 정원은 재인의 것이지 도현의 것이 아니었다.
그런데도 도현의 자스민 꽃 이야기에 그린섬 정원의 꽃들이 떠올랐다.
오늘 그린섬에 다녀온 민수와 명훈의 이야기가 궁금했다.
‘그린섬 지하에서는 무엇을 보았을까? 실종된 사람들에 대한 단서를 발견했을까? 아니면 새로운 무엇을 발견했을까?’
벼리는 조마조마해지기 시작했다.
자스민 꽃의 웨딩드레스는 서늘하게 벼리의 기억을 스쳐지나갔다.
도현은 아직도 다정하게 곁에서 웃고 있었다.
그러나 벼리의 가슴에 서늘하게 다녀간 자스민의 꽃송이들이 자꾸만 가슴을 베는 것 같았다.
벼리의 생각은 이미 그린섬 지하에 잠들어 있을 실종에 대한 비밀로 치닫고 있었다.
소멸하고 싶지 않은 자와 소멸이 되고 싶은 자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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