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일본 교환유학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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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사이타니야
작품등록일 :
2014.07.07 2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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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7.08 1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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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7.07 2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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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03. 30 금요일 유학생활 셋째날

DUMMY

2012. 03. 30 금요일 유학생활 셋째날


어제 유선이가 점심을 먹으러 자기네 집에 오라고 했었다. 계속 얻어먹는게 미안하지만 그래도 유학생활은 100엔이 아까운판에 밥을 준다니 고마웠다. 점심을 먹고는 학교로 가서 오리엔테이션을 해야했다. 철이의 휴대폰이 재고가 없어서 오늘 개통하러 가야했기 때문에 아침일찍 일어나 개통을 한 뒤 유선이네 집으로 향하기로 했다.

일찍 일어나 준비를 마친 뒤 자전거에 올라서 출발준비를 했다. ......그런데 몇분이 지나도 철이녀석이 집 주위를 방황할뿐 오지를 않는다.

“...뭐여, 왜 안와??”

다가가 보니 철이는 집 주변에 있는 자전거를 하나하나 유심히 살펴보고있었다. 철이는 무어라 중얼거리고 있었다.

“.....................기분이 상당히 안좋다잉........이상해..”

“왜..?”

“....없어”

설마했는데 정말 철이의 자전거가 없는것이다! 어제 자전거 가게에서 빌려 준 녹슨자전거가 너무 낡아서 열쇠를 빼지를 못했는데 설마 누가 가져가겠냐고 놔두고 잔게 진짜 누가 가져가버린것이었다. 이 녀석의 초반불운은 어디까지인가. 지금 철이의 심정은 어떨지 상상이 가지않았다. 아무리 찾아봐도 열쇠가 꽂혀있는 자전거는 없었다.

무어가 어쨌든 시간상 휴대폰 개통을 하러 길을 나서야했으니 철이는 걸어가고 난 자전거로 천천히 갔다. 일단 휴대폰을 개통하러 가기전에 자전거를 샀던곳부터 들리기로 했다.

자전거를 팔았던 아저씨들에게 사정을 이야기했다. 그 아저씨들은 그냥 어이가없다는 듯 웃으며 이야기했다. 그건 비꼬는게 아니고 그냥 그저 “아, 그래?” 라는 식의 웃음이었다. 물론 그 아저씨들도 적잖히 당황을 했다. 이리갔다 저리갔다. 자리를 한동안 비웠다. 나는 나가서 자전거를 샀을 때 받았던 설명서에 적혀있던 ‘알맞은 안장높이’를 맞추기 위해 나왔다. 설명서에 써있는대로 내 키를 계산해 안장을 살짝 높였다. 시운전을 해보니 확실히 편했다. 친구는 안에서 자전거 때문에 속앓고있는데 난 자전거를 정비하고있었다. 미안해 철아.

다시 들어가보니 수리를 맡겼던 자전거를 아저씨들이 내오고 있었다. 철이에게 물어봤다.

“뭐래? 돈 내놓으래?”

“아니, 변상해야되냐고 물어보니까 그냥 가져가래ㅠ ㅠ ”

“수리는 다 된거고??”

“아니, 미안해서 어떠케 그런걸 물어보냐. 달리는데 지장없으니까 그냥 가져갈려고”

혹시 도둑맞은 자전거를 찾으면 연락을 준다고해서 휴대폰이 없는 철이를 대신해 내 전화번호를 적게했다.

“자, 그럼 혹시 찾으면 조 상에게 전화를 할테니 조 상이나 김 상도 자전거를 찾으면 연락주세요”

우리는 고맙다는 말을 몇 번이나 하며 가게를 나왔다. 철이는 그 가게에서 당장 자전거 자물쇠를 샀다. 단단히 데였나보다. 웃음이 나왔다. 가게를 나오니 우연히도 배명인씨와 이지은씨가 보였다. 그녀들도 우리를 보고 우리쪽으로 왔다. 휴대폰을 개통하러 소프트뱅크 대리점을 찾고있는데 도무지 찾지못하겠다고 말했다. 마침 우리도 철이의 휴대폰을 개통하러 그쪽으로 가는 길이었다고 안내하겠다고 하자 기뻐했다. 내가 선두가 되어서 소프트뱅크 대리점으로 달렸다. 자전거 네 대가 휴대폰 대리점을 향해 달렸다.

꽤나 멀리 달려 대리점에 도착했다. 그런데 아뿔싸, 이른시간이라 아직 철이 휴대폰이 들어오지 않았다고 한다. 결국엔 헛걸음질을 한 것이다. 배명인씨와 이지은씨를 두고 나랑 철이는 그냥 유선이네 집에 가기로했다. 중간에 백엔샵에 들렀다. 잠깐 세워놓는것뿐인데 아까 산 자전거자물쇠를 꼼꼼히 잠그고 있는 철이가 여간 귀엽지않았다.

백엔샵에서 바나나를 걸 행거를 사고 다시 출발하려는데 철이녀석이 또 출발을 못하고 있다. 한~참을 기다리다 그쪽으로 가보니 이번엔 아까 산 자전거자물쇠와 씨름을 하고 있었다.

“이번엔 또 뭐여, 열쇠가 안들어가??”

“우짜냐, 열쇠가 안 맞는다 이거 왜이려!!”

“...비켜봐 내가 해볼게”

정말 안 맞았다. 열쇠가 들어가지조차 않았다. 뭐 이런경우가 다 있나. 둘이서 한참을 자전거자물쇠를 풀기위해 힘쓰고있는데 별안간 철이가 소리쳤다.

“어어 야야 이게 아니여, 이 옆에것이 내꺼다.”

우린 남의 자전거자물쇠를 풀려고 하고 있던 것이다.

“아오ㅋㅋㅋㅋ에이 미친색히야!”

어이가 없어서 저절로 튀어나왔다. 공교롭게도 철이 옆에있던 자전거도 비슷한 색깔에 똑같은 자전거자물쇠를 채우고 있던 것이다.

유선이 집에 도착해서 오늘 오전에 있었던 이 어이없고 재밌는 이야기를 풀어놓았다. 밥을 먹고 이제 학교에 가야했다. 아직 자전거로 학교 가는길을 몰라서 혜연이에게 안내받으며 가려했는데 오늘 바람이 많이불어 자전거를 타기싫다고한다. 여자들은 머리 때문에 바람부는날 자전거에 민감하다한다. 결국 오늘은 그냥 전차를 타고 학교에 가기로했다.

학교에 도착해서 혜연이, 유선이, 은아의 안내를 받아 한국인 어드바이저에게 인사를 했다. 거기서 수강신청에 대한 것과 과목 추천을 받고, 아키바센세라는 분을 만나 인사를 했다. 그 분이 신입생MT 비슷한 것을 보여줬는데 1박2일로 세미나를 한다는 것이다. 작년부터 조사이국제대학에도 한국관광코스가 생겨서 그 곳 학생들을 위해 우리들도 간다는 것이었다. 굉장히 좋은곳인데 무료라고 한다.

4시 30분이 되어 드디어 유학생오리엔테이션이 시작되었다. 말이 오리엔테이션이지 직원소개에 무슨 뭐 도둑질을 하지말아라, 중도귀국시엔 이렇게 하라, 우리에게 절대로 일어날 수 없는 일들을 자세하게 하나하나 집어가며 설명하고 거기에다가 중간중간 중국어통역까지 넣어서 시간만 잡아먹었다. 뭣하러 앉아있는지도 모를듯한 시간이 계속 흘러갔다. 일본인들의 꼼꼼함은 알아줘야한다. 한국인 교환유학생을 손들어보라고 하자 우리밖에 없었다. 알 수 없는 우월감에 휩싸였다.

오리엔테이션이 끝나자 이미 날이 저물고 어두컴컴해졌다. 밥을 먹어야하는데 난 제발 집에서 밥을 해먹어 식비를 아끼고싶었다. 그런데 어쩌다 결국 사먹게 됐다. 돈까스 집에 들어갔는데 이런, 비싸다. 꽤나 비싼집에 들어왔다. 어제 오늘 유선네 집에서 얻어먹어 굳은 식비가 여기서 다 나가게 생겼다. 그나마 싼 오야코동을 시켰는데 798엔. 기분이 좋지는 않았다. 뭐 그래도 아무튼 일본에 왔으니 먹는것도 경험이라 생각하고 일단은 맛있게 먹기로했다.

밥을 먹고 혜연이가 추천해준 썬피아 라는 큰 슈퍼에 갔다. 바나나를 싸게 팔고있다는 것이었다. 가보니 싸게 팔고있진않고 오히려 비쌌다. 대신 많이 익은 바나나를 상품가치가 떨어지니 대폭인하해서 팔고있었다. 그래 이거다! 이런거만 골라사면 바나나를 반값에 사는거나 마찬가지다. 아까 비싼 밥을 먹은걸 여기서 살짝 커버한 기분이 들었다.

집에 돌아와서 인터넷을 연결해보니 드디어 되었다. 부모님과 첫 스카이프 영상통화를 했다. 이렇게 잘 들리고 영상이 깨끗하게 나오는데 무료라니 세상 참 좋아졌다. 오늘 난 일본어를 얼마나 썼을까, 그리고 얼마나 들었을까. 오늘은 TV도 하나도 안봤다. 인터넷을 하고있자니 시간이 아까웠다. 희애나 광표는 페이스북에 사진도 올리고 하는데 난 그거조차 아깝고 차라리 TV를 보고 싶었다. 남들에게 자랑 할 시간에 내 일본어 실력을 키우고싶다고 생각했다. 학교스케쥴이 끝나고 씻고 일기쓰는게 끝인데도 오늘 TV도 못보지않았는가. 앞으로도 인터넷은 거의 안 할 것 같다. 아무튼 인터넷은 연결됐으니 이용은 해야했다. 태용이가 소개해 준 한국어교류하는 일본홈페이지에 가서 유학 온 한국인이니 일본인친구 많이 사귀고 싶다는 내용과 함께 내 휴대폰번호를 써서 글을 올렸다. 궁극적으로는 성공적유학의 척도는 말하기능력이라 생각한다. 본격적인 유학생활은 아직 시작하지않았다. 서두르지 말고 천천히 준비하되 시간낭비만큼은 하지말자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인터넷으로 페이스북을 보거나 하는데 들었던 기분을 떠올리면 나는 꽤나 여기서 많은걸 얻어갈수 있을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오늘의 지출 – 백엔샵에서 315엔

오야코동 798엔

바나나 240엔

학교 교통비 180엔



총 1533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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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2

  • 작성자
    Lv.39 남철우
    작성일
    14.07.27 23:24
    No. 1

    지금은 소비세가 올라서 100엔샵 가격이 108엔으로...
    오야코동이 800엔에 가깝다니.. 엄청 비싸군요! ㄷㄷ;;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12 사이타니야
    작성일
    14.07.28 21:10
    No. 2

    기겁을 했죠. 이게 일본물가인가 했지만 단순히 저 가게가 비싼거였습니다 ㅋㅋ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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