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일본 교환유학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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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사이타니야
작품등록일 :
2014.07.07 20:34
최근연재일 :
2015.07.08 1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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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406,414

작성
14.07.23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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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글자
7쪽

2012. 04. 20일 금요일 유학생활 스물 네 번째날

DUMMY

2012. 04. 20일 금요일 유학생활 스물 네 번째날


도시락을 싸야하는 시간도 고려해서 9시 20분에 알람을 맞추어놓았다. 정말 푹 자고 일어나니 시간은 9시 10분, 알람울리기 10분전이었다. 바나나를 먹으면서 어제 사온 베이컨을 맛있게 구웠다. 도시락을 싸는게 귀찮을 줄 알았는데 의외로 재미있었다. 계란후라이도 하나해서 넣고 김 몇조각, 그리고 냉장고에 있던 두부까지 넣었다. 마지막 마무리로 밥에 고추장까지 얹어서 완성. 도시락 보자기까지 묶어서 가방에 넣을 준비를 하니 꽤나 귀여운 도시락이 완성되었다. 내가 싼 도시락! 점심시간이여 빨리 오너라. 괜시리 뿌듯하여 빨리 먹고싶었다. 그러던 중 광표에게 전화가 왔다. 학교에 같이 가자는 것이었다. 이 녀석은 준비를 다 하고 나간다고 했다. 내 속도로 자전거로 학교까지 넉넉잡아 15분이면 충분하므로 지금 나가는건 너무나도 이르다. 그러기에 준비도 다 안되어있다. 광표 본인이 자전거가 익숙하지 않아서 넉넉잡아 간다고 하지만 이제 광표녀석 자전거 잘 타는데 이렇게 일찍 나갈필요가 있나 싶었다. 뭐 나도 일찍가서 나쁠건 없거니와 국제교육센터에 가서 화장실을 또 고쳐달라고 해야하기 때문에 준비를 얼른 끝내고 나갔다. 내가 준비를 하는동안 철이가 일어났나보다. 이제 가려고 하는데 철이녀석이 도시락 싸느라 요리 한거 설거지를 안해놨다고 머라한다.

“뭐냐 그럼 아침마다 설거지를 다 해놓으라고? 아침에 바빠죽겠는데 갔다와서 하면 되잖아.”

“오늘 애들 오니까 설거지 해야지. 설거지 하고 가”

오늘 저녁에 아스카랑 에미, 카호가 우리집에 놀러오기로 되어있긴하지만 그놈의 애들 애들 애들! 그릇하나 설거지 안해놓은게 뭐 대수라고 얼마나 잘보일려고 그러는건지 말끝마다 애들이니 코즈에니 하는게 거슬렸다. 그리고 지는 있다가 점심 안먹을건가?? 그때 자기가 그릇하나 정도 설거지 같이해주면 되잖아? 나라면 그렇게 하겠다.

“아침이니까 이해해라, 아무튼 나 간다.”

광표가 기다리고 있으니 빨리 나가려고도 했고 물론 설거지는 내가 해야하지만 꼭 지금해야한다는 걸 납득할 수가 없기에 무시하고 그냥 집을 나왔다. 철이랑 옥신각신 하는 새에 시간이 꽤 흘러서 광표가 많이 기다리고 있었을 것이다. 광표를 만나고 학교에 도착했다.

2교시부터 있는 일본의 역사 시간. 역사 자체도 재미있지만 역사를 알면 알수록 가까워질수 없는 우리나라와 일본인데 과연 교수는 어떻게 설명할까, 극우적인 가치관으로 무조건 일본쪽으로 설명할것인가, 아니면 양심적인 교수일 것인가가 너무나 궁금했었다. 오늘 수업으로 그게 확실해졌다.

‘일본은 원자폭탄 두 방으로 많은 피해를 입고 항복을 했다. 그러나 미군은 일본이 그만큼 당하는게, 아니 더더욱 심한 타격을 받는게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그동안 일본이 아시아 각국에 준 피해는 이보다 훨씬 더 크기 때문이다. 일본은 아직도 그 때의 원폭 피해를 끄집어 내면서 피해자인 듯 언제나 강력하게 호소한다. 하지만 이는 잘못 된 것이다. 일본은 다른나라에 준 피해를 잊고 자기만 피해를 입은 듯이 말해서는 안된다.’

일본인들은 잘못된 역사교육을 받아서 다들 전쟁을 미화시키는 쪽으로만 생각하고있다고 생각했는데 큰 착각이었다. 앞으로의 수업이 너무나 기대됐다. 역시 난 역사광이다.

역사수업이 끝나고 희애가 나한테 이 수업을 들을거냐고 물어봤다. 뭐 그런걸 물어보나, 다른건 몰라도 역사수업을 왜 포기해. 희애는 포기를 한다고했다. 가뜩이나 역사에 흥미가 없는데 한국어로 설명해도 못알아들을걸 일본어로 설명하니 짜증만난다고 했다. 희애 실력에 일본어를 못해서 못알아들을리는 없다. 하기사 역사에 대한 배경지식이 없다면 저런 이야기는 들어도 이해하기 힘들 것도 같았다. 이윽고 유선이도 역사수업을 포기한다고 선언했다. 결국 일본의 역사수업도 앞으로 나 혼자 듣게 됐다. 뭐 상관은 없지만말이다. 무엇보다 지금은 점심시간이다. 내가 싼 도시락을 까먹는 시간! 두근두근. 감격스러워서 먹기전에 사진부터 찍었다. 사먹는거보다 훨씬 싸면서 영양가 있고 양도 많다! 돈도 아끼면서 맛있게 배불리 먹는다니 얼마나 좋은가! 사먹는 사람들이 너무나 불쌍하게 느껴졌다.

3교시 비즈니스 일본어 시간이 끝나고 이제 집으로 향했다. 아스카랑 에미는 수업이 이미 2교시에 끝나서 카호에 집에서 기다리고 있는다고 했다. 이대로 그냥 집에가면 된다. 어쩌다인지는 기억나지 않는데 아침에 설거지 이야기가 나왔다. 그래 말 나온김에 확실히 하자고 생각하여 자전거를 세우고 내려서 철이랑 이야기를 했다.

“니 솔직히 아침에 그 후라이팬 그냥 안 씻고 나간거 어이가 없었다”

“그게 뭐가 문제가 되는데, 너는 아침밥먹을때마다 설거지하냐, 그리고 나 수업가고 넌 수업안가지, 너 집에서 밥먹잖아. 그럼 점심까지 모아뒀다가 내가 하던 니가 하던 한꺼번에 설거지 하면 될거아냐, 맨날 귀찮다는말 달고 사는 애가 그런거는 꼬박꼬박 나눠서하려고 그러냐”

“야 그래도 애들 오는데 설거지를 하고 가야 할거아냐”

“니 점심먹을 때 그 그릇하나 설거지 같이해주면 안되나, 나라면 기꺼이 하겠다. 뭐 그런거까지 하나하나 니꺼내꺼 따져가며 할려고 그래. 그리고 내가 안한다고 했냐?”

아마 이게 나랑 철이의 첫 싸움일 것이다. 그러고 집으로 돌아와서 우리가 돌아왔다고 아스카에게 연락을 한 뒤 얼마 후, 아스카, 카호, 에미가 집으로 왔다. 우리 집 구경을 조금 한뒤에, 평일 6시 이전이므로 가라오케가 100엔밖에 하지 않는지라 가라오케를 갔다. 2시간정도 불렀다. 철이는 역시 노래를 참 잘 부른다.

카호가 스시가 먹고싶다고 해서 평일에 한 접시 94엔 하는 하마스시에 들어갔다. 이번주 스시집 참 많이 온다. 에미가 전차 시간 사정 상 7시 15분에 나가야해서 에미가 가는김에 아스카도 그 전차를 타고 돌아갔다. 카호도 치바역에 볼일이 있다고 같이 가버렸다.

그런 뒤에 갑자기 지은이랑 명인이랑 맥주나 먹으며 수다가 떨고싶어서 명인이에게 가도 되냐고 연락을 했다. 그동안 우리가 얻어먹은게 많으므로, 약쿠스 드러크에 들러서 맥주랑 과자를 사왔다. 얘네랑 같이 이야기를 하면 정말 즐겁고 막 웃게된다. 거기서 3시간이 넘게 떠든 것 같았다.

집으로 돌아오니 11시가 훌쩍넘은 시간이었다. 일본에와서 정말 알차게 잘 논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버지 말씀대로 여기선 그냥 내가 재미있는대로 실컷 사람을 만나는데에만 신경을 쓸 것이다.


오늘의 지출 – 가라오케 200엔

하마스시 658엔

과자, 맥주 284엔


총 1142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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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1

  • 작성자
    Lv.18 메틸아민
    작성일
    14.09.29 16:28
    No. 1

    진짜 친한 친구들이 같이 방얻은 후 사이가 갈라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바로 글에서 나온 것처럼 작은 일 때문에 말이죠...
    님은 잘 모르셔도 친구분 입장에선
    단지 이번 일 때문이 아니라 전부터 쌓아둔 문제일수도 있습니다.
    남자들끼리라 더 말하기 구차한 문제가 계속 쌓인게 폭발한거죠.
    부디 잘 해결하시길 바랍니다.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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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2012. 04. 26일 목요일 유학생활 서른 번째날 +2 14.07.29 1,142 11 5쪽
29 2012. 04. 25일 수요일 유학생활 스물 아홉 번째날 14.07.28 1,072 9 6쪽
28 2012. 04. 24일 화요일 유학생활 스물 여덟 번째날 14.07.27 1,129 8 9쪽
27 2012. 04. 23일 월요일 유학생활 스물 일곱 번째날 +1 14.07.26 1,226 12 6쪽
26 2012. 04. 22일 일요일 유학생활 스물 여섯 번째날 +4 14.07.25 1,165 7 8쪽
25 2012. 04. 21일 토요일 유학생활 스물 다섯 번째날 14.07.24 930 6 5쪽
» 2012. 04. 20일 금요일 유학생활 스물 네 번째날 +1 14.07.23 1,167 9 7쪽
23 2012. 04. 19일 목요일 유학생활 스물 세 번째날 +2 14.07.22 1,230 9 8쪽
22 2012. 04. 18일 수요일 유학생활 스물 두 번째날 +2 14.07.21 1,245 16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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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2012. 04. 04일 수요일 유학생활 여덟째날 +2 14.07.10 1,437 16 9쪽
7 2012. 04. 03 화요일 유학생활 일곱째날 +6 14.07.09 1,277 20 11쪽
6 2012. 04. 02 월요일 유학생활 여섯째날 +3 14.07.09 1,260 19 7쪽
5 2012. 04. 01 일요일 유학생활 다섯째날 +2 14.07.08 1,634 24 9쪽
4 2012. 03. 31 토요일 유학생활 넷째날 +2 14.07.08 1,743 22 8쪽
3 2012. 03. 30 금요일 유학생활 셋째날 +2 14.07.07 2,199 26 9쪽
2 2012. 03. 29 목요일 유학생활 둘째날 +6 14.07.07 2,502 33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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