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일본 교환유학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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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사이타니야
작품등록일 :
2014.07.07 2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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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7.08 1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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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7.11 2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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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쪽

2012. 04. 09일 월요일 유학생활 열 세 번째날

DUMMY

2012. 04. 09일 월요일 유학생활 열 세 번째날


한국은 이미 개강을 한지 한 달이 훌쩍 넘었을 것이다. 일본은 이제야 개강을 했다. 입학식은 일주일 전. 정장입고 떨리는 마음으로 입학식에 임했던게 벌써 일주일, 그리고 곧 일본에 온지 2주일이다. 길다면 긴 시간. 난 과연 성장하고 있긴 한 것일까. 빨리 나에 맞는 동아리를 찾아서 들어가야할터인데, 딱히 오는게 없어서 서도부를 생각하고 있긴하다. 꼭 들어가서 일본인이랑 많이 대화를 해야겠다.

이제 정말 공부를 하러 학교를 가기 시작한다니 기분이 새로웠다. 난 도대체 지난 몇 달을 논 것일까. 일본에까지 왔으니 진짜 열심히 공부를 해야겠다는 다짐으로 자전거에 올랐으나 안타깝게도 오늘 첫 시간부터 영어수업이라는 생각을 하니 살짝 짜증이났다. 영어 제발 사라졌으면 좋겠다.

첫 시간은 토익시간이었다. 강의실을 찾아 문을 열고 들어갔더니 생각지도 못하게 세미나때 같이 놀았던 한국코스 일본여학생들도 이 수업을 듣는지 앉아있었다. 나를 보더니 다들 기뻐하고 놀라면서 ‘오빠!’를 외쳤다. 그 덕분에 강의실에 앉아있던 사람들의 시선이 다 나를향해 쏟아졌다. 무슨 연예인이 깜짝 등장한것마냥 반응하다니 이것 참 세상 오래살고 볼일이다.

교수는 켈리라는 여자사람이었는데 일본어를 꽤 잘해서 다행이었다. 다 영어로 할까봐 걱정이었는데 말이다. 또 다른걱정은 내가 영어를 못해서 친구가 된 일본여학생들이 꼴사나운 모습을 보일까봐이다. 한국에 있을때는 내 일본어 실력이 누군가에게 자랑할 수 있을정도여서 무기가 되었지만 일본에 왔으니 일본어를 하는건 당연한거니까 전혀 멋있게 보이지 않는다. 음, 역시 이런 이유를 대서라도 영어공부를 좀 해야겠다. 과목명은 토익문법이지만 우리들이 많은 영어단어를 외우게 하는 것이 본인의 목적이라고 했다. 어? 난 있다가 단어를 주로할 토익보카라는 과목도 들을텐데??

한국은 50분 수업인데 반해 일본인 90분 수업이라 이게 참 적응하기 힘들었다. 엄청나게 긴 수업 시간을 적응하는게 관건일 것 같았다. 시계를 쳐다봐도 답이 안나오는 긴 수업시간에 적응 하느냐 마느냐가 내 공부가 힘드냐 그래도 좀 할만하느냐가 결정된다.

그렇게 싫어하는 영어 수업을 끝내고 바로 2교시는 일본어학개론이라는 시간이었다. 과목명만 봐서는 뭘 하는건지 도무지 이해할 수 가 없었는데 그냥 시간표를 채우려고 써넣었던 과목이 의외로 괜찮았다. 칠판에 써가며 교수가 말을 하는 그냥 일반적인 수업이었는데 나도 모르게 경청을 하고 있었다. 너무나 재미있었다. 그래, 난 이런 수업을 들으러 온거다.

밥은 오늘 좀 비싼 것을 먹었다. 물론 내 기준에서 비싼밥이다. 430엔 짜리 학교 식당에서 카츠동을 시켰는데 일본에 와서 카츠동을 먹은적이 없어서 시켜먹었다. 다음 수업은 4교시부터 있으므로 3교시는 공강, 3교시는 도서관에 가서 가방에 넣어가지고 온 한국어교재를 펴서 읽었다. 이런식으로 설명을 하는구나, 우리 말이 이런구조로 되어있구나. 벌써부터 난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일본학생들에게 한국어를 가르칠 대비를 하고 있었다. 네이티브 스피커니까 잘 아니 잘 가르칠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오히려 네이티브 스피커이니까 하나도 모를 것이다. 어릴때부터 익숙해져버린 언어니 문법의 구조같은걸 생각하며 말하지않는다. 나에게 한국어는 그냥 당연히 말하는 것이기 때문에 내가 누군가를 가르치려면 한국어도 열심히 공부해야한다. 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이 생각은 옛날부터 한 것이므로 벌써부터 이렇게 대비를 하고있는것인지 모르겠다. 아무튼 집중해서 한국어공부를 하니 졸려왔고 잠깐 엎드려 자니 철이가 깨워줬다. 벌써 4교시가 시작 할 시간이 된 모양이다.

4교시는 토익보카. 제기랄 월요일은 정말 빡센 하루가 될 것 같다. 토익보카는 4교시,5교시 연달아서 들어있다. 말이 4,5교시 연달아있는거지 수업이 90분이므로 총 180분, 즉 3시간을 앉아서 토익을 듣는다는 이야기이다. 아, 글로 쓰기만 하는데도 노트북으로 토사물을 쏟아버릴듯하다. 그래도 열심히 하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자리에 앉았다. 이번엔 좀 늙으신 서양인 할아버지가 들어왔다. 역시 일본어를 할 줄 알았고 수업을 굉장히 재밌게 하셨으나, 이 수업을 포기해야겠다는 생각만 스쳐갔다. 아까 1교시에 들었던 토익 역시 단어암기가 주 목적이라고 했고, 이 수업역시 단어암기가 목적이니 두 과목의 수업방식이 너무나 똑같았다. 더군다나 매일 주는 숙제형태까지 똑같았고 게다가 그 두 개를 다 하려면 엄청난 시간이 걸릴것같았다. 1교시의 토익을 포기하던가 지금하는 오후 토익을 포기하던가 아무튼 둘 중에 하나를 포기해야겠다고 결심을 했다. 수업은 지금의 할아버지가 더 쉽고 재미있을 것 같았으나 이 할아버지의 수업을 포기하기로 결심했다. 1교시가 비면 그만큼 더 자게 될것이고 그건 하루가 짧아지게 된다. 그건 고스란히 일본에서의 시간낭비로 이어진다. 그리고 할아버지의 수업이 없어지면 월요일은 1,2교시만 하고 완전끝이라는건데 그렇다면 오후수업이 없는 일본여학생 친구들과 놀 수 있게 된다. 유학 와선 놀면서 배우는게 훨씬 많다. 이러한 이유로 할아버지의 수업은 다음주부터 나오지 않고 일본여학생 친구들과 놀기로 마음먹었다. 대신 화요일날 5교시에 일본와 유럽이라는 수업을 추가했다.

집에 돌아와 밥을 먹고 오늘부터 첫방송하는 드라마를 봤다. 챙겨봐주려고 마음먹고 봤는데 도저히 지루해서 채널을 돌렸다. 예쁜 히가 마나미가 나와서 보려고 적어두기까지 했는데 실망이다. 헤이헤이헤이나 챙겨봐야겠다.

월요일 오후의 토익을 없애고 화요일에 일본과유럽 수업을 추가한 시간표로 확정하기로 했다. 이제부터는 개강을 했으니 하루하루가 똑같은 일상의 반복이 될 것이다. 따라서 이 일기에도 쓸말이 없어질지도 모르겠다. 실제로 오늘 하루 사진을 한 방도 찍지 않았다.

이제 월요일도 비었으니 일본학생들과 노는 그 월요일만 기다려 질지도 모르겠다.




오늘의 지출 – 카츠동 430엔

문구(공책, 파일) 360엔


총 790엔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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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4

  • 작성자
    Lv.99 Nuan
    작성일
    14.07.19 11:42
    No. 1
    비밀댓글

    비밀 댓글입니다.

  • 답글
    작성자
    Lv.12 사이타니야
    작성일
    14.07.20 22:09
    No. 2
    비밀댓글

    비밀 댓글입니다.

  • 작성자
    Lv.39 남철우
    작성일
    14.07.28 12:51
    No. 3

    어라? 한국도 90분 수업 아니었던가요?? 물론 2학점짜리는 1시간 수업이지만 3학점부터는 주 2회 90분 or 1회 180분으로 알고 있었는데...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12 사이타니야
    작성일
    14.07.28 21:26
    No. 4

    사실 다른 한국의 학교를 안 다녀봐서 확신은 하지 못하지만 무조건 1회 50분이었습니다.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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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2012. 04. 02 월요일 유학생활 여섯째날 +3 14.07.09 1,260 19 7쪽
5 2012. 04. 01 일요일 유학생활 다섯째날 +2 14.07.08 1,634 24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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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2012. 03. 30 금요일 유학생활 셋째날 +2 14.07.07 2,199 26 9쪽
2 2012. 03. 29 목요일 유학생활 둘째날 +6 14.07.07 2,503 33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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