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일본 교환유학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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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사이타니야
작품등록일 :
2014.07.07 2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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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7.08 1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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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7.13 1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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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04. 11일 수요일 유학생활 열 다섯 번째날

DUMMY

2012. 04. 11일 수요일 유학생활 열 다섯 번째날


1교시 가족론이라는 수업을 듣기 위해 역시 일찍 일어났다. 어김없이 바나나로 아침을 먹고 자전거를 달려 학교에 도착했다. 가족론 교수님은 딱 봐도 가정적이게 생긴 분이었다. 저기에 기모노만 입히면 옛날일본의 현모양처 이미지가 딱 나올 것 같았다.

첫 수업이라 앙케이트를 하고싶다고 했는데 여러 질문이 있었다. 가족문제에 대해 생각나는 것, 본인이 생각하는 가족의 범위, 그리고 가족의 정의란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당연히 같은 집에 살고있는 혈연집단이라고 쓰려고 하다가 멈칫했다. 난 지금 일본에서 따로 살고있으니 가족이 아니란 이야기가 아닌가. 음, 그럼 태어날 때 같이 살던 사람들? 잠깐 그럼 입양아들이 가족이 아니란소리가 되잖아. 참으로 어려운 문제였다. 시험문제도 아닌데 괜히 오기가 생겨 적당한 답을 찾으리라고 떼를 쓰며 생각에 생각을 거듭했으나 딱히 오는게 없어서 ‘어릴때부터 한 집에 살 던 서로 사랑하는 집단’이라고 써서 넘겼다.

가족론 수업이 일찍 끝나고 그 다음은 토익시간이었다. 일본여학생들과 같이 듣는 그 토익시간이다. 어, 잠깐만, 얘들이랑 같이 듣는데 그 바로가 점심시간이라면? 으헤헤 같이 밥을 먹자고 자연스레 꼬실 수 있다. 그런데 오늘은 명인이랑 지은이와 함께 오코노미야키를 먹기로 약속하지 않았는가. 이거 참 난감했다. 난 착한 아이이므로 당연히 오코노미약속을 지키고 싶었다. 얘들이랑 밥먹는거야 매주 할 수 있는것이까. 어? 그런데 그렇게 따지면 명인이랑 지은이랑은 더욱 많이 접촉하니까 언제든지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일본학생들이랑 밥을 먹어야겠다. 그러하다. 그게 합리적이다. 그런데 얘들은 도시락을 싸와서 먹는다고 했다. 우린 학생식당에서 사먹는데, 도루묵이 됐다고 생각했던 찰나, 그 도시락을 학생식당에서 까먹으니 같이 먹으면 된다고 하였다. 오예! 그때 명인이에게 어디냐고 전화가 왔다. 이거 어떻게 하나. 그런데 창 밖을 보니 비가 오고있었다. 이래선 오코노미야키를 먹으러 갈 수가 없다. 결국 일본학생들과 명인이, 지은이, 나랑 철이. 전부가 다 학생식당으로 가게 되었다.

학생식당에 갔더니 사람이 엄청많아서 비어있는 자리가 없었다. 그리하여 일본학생들은 다른곳에서 도시락을 까먹는다고하여 자연히 헤어지게 되었고 원래 약속했던 명인이, 지은이, 철이, 나 이렇게 남게되었다. 밖에 나가보니 비가 아예 안오는건 아니지만 우산이 필요없을만큼 밖에 내리지 않았다. 그래서 오코노미야키를 먹으러 자전거를 출발했다.

자전거를 타고 학교와 그 오코노미야키집 딱 중간쯤에 왔을 때 갑자기 비가 쏟아졌다. 우린 무방비로 그냥 비를 맞을 수 밖에없었다. 하필이면 딱 중간에서 이런 비를 만날게 뭐람. 결정을 해야했다. 다시 돌아가 학교식당에 가느냐, 여기까지왔으니 비를 뚫고 오코노미야키를 먹으러 가느냐! 여러 생각이 돌고있을 때 철이가 오코노미야키로 전진을 하자고 결단을 내려서 앞장섰다. 우리도 거기에 뒤따라서 오코노미야키집으로 다시 출발했다.

싸다고 해서 온 오코노미야키 집인데 정말그랬다. 점심때 한정이지만 350엔이라는 엄청나게 저렴한 가격에 이 맛있는 오코노미야키를 배불리 먹을 수 있었다. 자주 이용해야겠다. 드링크바라는 것도 있었는데 여러종류의 음료수를 맘껏 먹을 수 있는 것이었따. 이걸 추가 한다고 쳐도 566엔. 하나미를 보러갔을 때 그 조그마한 오코노미야키 한 장을 500엔에 팔았던걸 생각하면, 꼭 그게 아니라 일반오코노미야키 가격을 생각해도 여긴 굉장히 싸고 맛있고 배불리 먹을 수 있는곳이었다. 3년전 일본여행을 왔을 때 못 먹고갔던 오코노미야키. 오늘 처음 그 맛을 보는데 정말 맛있었다.

다시 자전거를 달려 학교로 도착했다. 오늘의 마지막 수업인 한일통역기법이라는 수업이 있었다. 타이틀이 딱 봐도 전문적이질 않은가. 기대를 하며 들어갔다. 명인이의 어드바이저 장정희 교수는 오히려 그런수업이 안좋을수있다고 이야기 한적이 있었지만 이 사람이 추천한 과목은 완전히 다 꽝이었다.

한일통역기법 교수는 역시 한국인으로, 역사를 연구하고 있어서 그런지 나랑 잘맞았다. 게다가 교수 성격도 비즈니스일본어를 가르쳤던 교수만큼 밝고 재미있었다. 장정희 교수를 조사이국제대학교의 펠레라고 별명붙이고 싶었다.

한일통역기법이 끝나고 그 뒤는 쭉 없으므로 바로 돌아갔다. 명인이랑 지은이, 철이랑 함께 한번 가라오케를 가보기로 했다. 비쌀걸 각오했지만 나도 너무 가고싶었다. 그동안 가라오케에서 부르려고 연습한 일본노래도 몇 개 있었기 때문이다.

학생할인 100엔이라고 써있길래 100엔을 할인해준다는 이야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한 사람당 100엔만 내면 된단다. 한국노래방의 거의 3분의 1 수준가격이었다. 높은일본물가를 생각하고 굉장히 비쌀줄알았는데 오히려 거의 거저가격이었다. 100엔이면 3분카레 하나정도의 가격이다. 그렇다고 시설이 안좋은것도 아니다. 우리 모두 놀라면서 방에 들어가서 열심히 노래를 불렀다. 일본의 가라오케는 음식도 팔고있었다. 한참 노래를 부르는데 방안에있는 전화기가 울렸다. 10분남았다는 직원의 안내였다. 한국과 달리 많이 신기했다. 겨우 100엔인데 100엔 더 내고 한 시간 더 놀려고했으나 그냥 가라오케를 나와서 집으로 돌아왔다.

왜냐하면 6시가 넘어서는 1인당 450엔을 받는다고 했기 때문이다. 그러면 그렇지, 이래야 우리가 상상한 가격이다. 미쳤냐, 안 내. 그렇다 하더라도 오늘같이 수업이 일찍 끝난 날 100엔만내고 노래방을 이용할 수 있다는 좋은 정보를 얻었다.

집에 돌아와서 얼마 후 또 명인이랑 지은이가 집에 찾아왔다. 우리집 옆방이 옛날에 명인이의 친구가 살았던 방이라고 하는데 거기에 그 친구가 두고 간 짐을 자기네 집으로 좀 옮겨달라는 부탁이었다. 뭐 얼마나 되겠냐 하고 나갔는데 박스가 세 개였다. 물론 여자들이 옮기기엔 많이 벅찬거였다. 철이랑 나랑 박스들을 들고 지은이네 집까지 옮겼다. 지은이가 너무나 고맙다고 농담조로 갖고싶은거를 이야기하라고했다. 난 코즈에를 달라고했다. 막 웃으며 지은이가 고추참치 한 캔을 주었다. 여기에선 정말 귀한 반찬이다. 덕분에 철이랑 고추참치를 까서 오늘도 맛있는 저녁식사를 했다.

오늘도 토모미랑 카카오톡을 했다. 내 페이스북을 봤는지 가라오케에 다녀왔냐고 물어봤다. 나도 빨리 얘들이랑 가라오케에서 놀고싶다. 언젠가 얘들이랑 같이 가라오케를 갈 걸 생각해서 샤이니의 루시퍼를 오늘 연습했다. 내일은 수업이 3시부터이기 때문에 늦은시간까지 계속 반복해서 듣고 따라했다. 아이돌의 노래는 빠른만큼 가사가 많아서 외우기가 참 힘들다. 한국에서도 이런노력을 안했는데...내가 노래방을 그렇게 싫어했던 이유는 결국 아는노래가 없기때문이라는 결론이 나왔다. 일본노래를 계속 하나하나 배우니까 가라오케가 너무 가고싶다. 한국에선 돈을 내줘도 노래방을 안갔는데, 이런 변화를 알면 승현이가 뭐라고 생각할까.

샤이니의 루시퍼를 계속 듣다보니 오늘 하루가 다 갔다.



오늘의 지출 – 오코노미야키 + 드링크바 566엔

노래방 200엔


총 766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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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 2012. 05. 01일 화요일 유학생활 서른 다섯 번째날 +1 14.08.03 1,336 7 10쪽
34 2012. 04. 30일 월요일 유학생활 서른 네 번째날 +2 14.08.02 1,214 9 8쪽
33 2012. 04. 29일 일요일 유학생활 서른 세 번째날 +2 14.08.01 1,248 8 6쪽
32 2012. 04. 28일 토요일 유학생활 서른 두 번째날 +2 14.07.31 1,397 15 14쪽
31 2012. 04. 27일 금요일 유학생활 서른 한번째날 +1 14.07.30 1,437 11 7쪽
30 2012. 04. 26일 목요일 유학생활 서른 번째날 +2 14.07.29 1,142 11 5쪽
29 2012. 04. 25일 수요일 유학생활 스물 아홉 번째날 14.07.28 1,072 9 6쪽
28 2012. 04. 24일 화요일 유학생활 스물 여덟 번째날 14.07.27 1,129 8 9쪽
27 2012. 04. 23일 월요일 유학생활 스물 일곱 번째날 +1 14.07.26 1,226 12 6쪽
26 2012. 04. 22일 일요일 유학생활 스물 여섯 번째날 +4 14.07.25 1,165 7 8쪽
25 2012. 04. 21일 토요일 유학생활 스물 다섯 번째날 14.07.24 930 6 5쪽
24 2012. 04. 20일 금요일 유학생활 스물 네 번째날 +1 14.07.23 1,167 9 7쪽
23 2012. 04. 19일 목요일 유학생활 스물 세 번째날 +2 14.07.22 1,230 9 8쪽
22 2012. 04. 18일 수요일 유학생활 스물 두 번째날 +2 14.07.21 1,245 16 8쪽
21 2012. 04. 17일 화요일 유학생활 스물 한 번째날 +4 14.07.20 1,203 13 8쪽
20 2012. 04. 16일 월요일 유학생활 스무 번째날 +2 14.07.20 1,004 9 6쪽
19 2012. 04. 15일 일요일 유학생활 열 아홉 번째날 +4 14.07.20 1,134 6 9쪽
18 2012. 04. 14일 토요일 유학생활 열 여덟 번째날 +7 14.07.17 1,140 10 7쪽
17 2012. 04. 13일 금요일 유학생활 열 일곱 번째날 +4 14.07.16 1,108 9 9쪽
16 2012. 04. 12일 목요일 유학생활 열 여섯 번째날 +4 14.07.14 1,161 12 6쪽
» 2012. 04. 11일 수요일 유학생활 열 다섯 번째날 +2 14.07.13 1,238 10 8쪽
14 2012. 04. 10일 화요일 유학생활 열 네 번째날 +5 14.07.13 1,051 11 10쪽
13 2012. 04. 09일 월요일 유학생활 열 세 번째날 +4 14.07.11 1,056 12 7쪽
12 2012. 04. 08일 일요일 유학생활 열 두 번째날 +6 14.07.11 1,637 91 8쪽
11 2012. 04. 07일 토요일 유학생활 열 한번째날 +9 14.07.11 1,211 15 9쪽
10 2012. 04. 06일 금요일 유학생활 열 번째날 +4 14.07.10 1,262 17 9쪽
9 2012. 04. 05일 목요일 유학생활 아홉째날 +4 14.07.10 1,216 16 8쪽
8 2012. 04. 04일 수요일 유학생활 여덟째날 +2 14.07.10 1,437 16 9쪽
7 2012. 04. 03 화요일 유학생활 일곱째날 +6 14.07.09 1,277 20 11쪽
6 2012. 04. 02 월요일 유학생활 여섯째날 +3 14.07.09 1,260 19 7쪽
5 2012. 04. 01 일요일 유학생활 다섯째날 +2 14.07.08 1,634 24 9쪽
4 2012. 03. 31 토요일 유학생활 넷째날 +2 14.07.08 1,743 22 8쪽
3 2012. 03. 30 금요일 유학생활 셋째날 +2 14.07.07 2,199 26 9쪽
2 2012. 03. 29 목요일 유학생활 둘째날 +6 14.07.07 2,503 33 8쪽
1 2012. 03. 28 수요일 유학생활 첫째날 +11 14.07.07 5,264 6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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