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일본 교환유학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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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사이타니야
작품등록일 :
2014.07.07 20:34
최근연재일 :
2015.07.08 1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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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7.25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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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쪽

2012. 04. 22일 일요일 유학생활 스물 여섯 번째날

DUMMY

2012. 04. 22일 일요일 유학생활 스물 여섯 번째날


음냐음냐,,,,,눈을 떴는데 오늘도 습관대로 일찍 일어나버렸을까, 하고 더듬더듬 휴대폰을 찾아 시계를 보니 10시 45분이었다. 억, 정말 오래잤다. 정말 기분 좋았다. 음, 근데? 광표랑 오늘 고기부페 가기로 한게 11시인데? 아니나 다를까 눈을 뜨니까 무섭게 광표에게 전화가 왔다.

“어, 광표야. 나 지금 일어났는데...”

“응, 나두”

우히히히 다행이다. 그런고로 11시 30분으로 변경하고 얼른 씻고 나서 광표네 집으로 향했다.

고기를 구워먹는 이른바 야키니쿠는 한국에서 내려 온 문화인 탓인지 김치가 준비 되어있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놀란건, 곱창! 일본에서 이걸 먹게 되다니! 얼른 곱창의 사진을 찍고 1시간의 시간제한이 있었기 때문에 얼른얼른 구워다가 먹었다. 고기를 가져오기 전에 점원의 주의사항을 들었다.

1. 절대 음식을 남기지 말 것, 경우에 따라 추가요금을 청구할 수 있음

2. 음식을 더 가져다 먹을때는 반드시 똑같은 그릇에 담을 것

3. 불판은 표를 뽑은 다음 직원에게 신청할 것, 불판을 갈땐 추가로 50엔을 받습니다.

한국에서도 물론 1번같은 벌금에 대한 문구는 다 붙어있지만 실제로 받는 경우는 본 적이 없다. 하지만 여긴 일본이니까 철저히 뜯어낼거라고 생각되어 주의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2번 역시 일반적으로 같은 그릇에 담아오니까 그렇다치고, 물론 한국에서는 그릇을 어떻게 쓰던 자유이다. 근데 3번 뭐냐, 불판을 갈때마다 50엔이 든다고? 나랑 광표는 뭐가 어찌되든 한 불판으로 계속 먹기로 했다. 일본김치를 처음먹었는데 야키니쿠점이라 한국에서 얻어온건지는 몰라도 별 차이를 느낄 수 없었다. 그냥 조금 맵지않은 김치정도? 그리고 신기한건 일본이 생선을 제외하고 예로부터 유일하게 먹었던 짐승이 닭이어서 그런지 고기부페에도 닭가슴살, 닭다리살 등이 있었다. 난 곱창을 주로 신나게 구워먹었다. 찬물을 뜨려고 정수기 앞에갔는데 거기에 놀랍게도 카라아게가 있었다. 놀랄일이다. 우리나라 고기부페에 치킨이 있다고 생각하면 되게 신기한 일이지 않은가, 그래가지고 그냥 집어먹었다가 돈을 지불하는거 아닌가 싶어서 직원에게 물어봤다. 자유롭게 가져간다고 해도 된다했다. 이럴 수가! 치킨도 실컷 먹어도 된다! 신나서 몇 개 담아서 가지고 오니까 광표가 하나를 집어먹고는

“......맛없어”

라고 했다. 나도 하나 먹어보니 확실히 맛이없긴했다. 그래도 치킨이니까 기쁘게 먹기로 했다. 하지만 내가 치킨을 먹고 맛이없다고 느끼다니, 난 지금까지 치킨이라는 음식은 무슨짓을 해도 맛있는거라고 생각했다.

미친 듯이 먹으니 제한시간 1시간이 가지도 않았는데 일어나서 가게를 나왔다. 아, 배부르다. 생각지도 못했던 곱창을 먹으니 기분이 참 끝내줬다. 원래대로의 스케쥴이라면 이제 광표랑 같이 중고샵을 가기로 했지만 비가 몇방울씩 내려서 그냥 포기를 하려고 했다. 비를 맞는걸 정말 싫어하는 광표다. 그냥 집으로 가기전에 약쿠스 드러크에 들렀다. 나는 고기를 먹은 후에 꼭 아이스크림을 먹는 습관이 있는데, 그래서 아이스크림을 사먹었고 광표는 입욕제를 샀다. 약쿠스 드러크에서 나오니까 비가 그쳐있었다. 온다고 해도 몇방울이라 안온다고 해도 무방할 정도였으나, 아예 그쳐있었다. 그래서 원래 하려던대로 중고샵을 향해 자전거를 달렸다.

중고샵을 가는 중에 비가 다시 방울방울 내리기 시작했다. 뭐 어쩔수없었다. 맞으면서 가는 수 밖에. 중고샵에서 또 다시 재미있는 구경을 했다. 여기만 오면 괜히 텐션이 올라간다. 하나하나 감상을 했다. 오래 있다보니 이번엔 뭔가 하나 여기서 가져가고 싶었다. 그래, 기왕 사는거 일본에 왔으니 미소녀 피규어를 하나 가져가기로 마음먹었다. 마치 오타쿠 같았다. 스즈미야 하루히 피규어 중에 괜찮아 보이는 걸로 끝까지 고민했다. 그 중에 하나를 사려다가 그냥 그만뒀다. 피규어 모으는 취미가 없으니 그닥 꼭 필요한지 몰랐기 때문이다. 이제 집으로 돌아가 못봤던 드라마나 보며 푹 쉬면 됐다. 그런데 생각지도 못하게 거기서 오카상을 만나버렸다. 나랑 광표를 보고 잘됐다고, 지금부터 차를 마시러 갈건데 같이 가자고 했다. 일본인에게 ‘차를 마시자’라는 표현은 글자그대로 차만 마시자는 게 절대 아님을 이미 알고 있다. 글쎄, 분명 감사하지만 오늘은 참으로 귀찮았다. 그래도 별수없이 같이 갔다.

어쩌다보니 오카상이랑 만나 같이 페밀리 레스토랑에 오게 되었다. 나랑 광표는 이미 한 시간 전에 고기부페에서 넣을 수 있을 만큼 넣었기 때문에 또 무언가를 먹을 수 있는 상태가 아니었다. 그래도 공짜니까 난 디저트중에서 또 가장 비싼걸 주문했다. 철면피는 이럴 때 까는거다. 오카상과 별 도움되지 않는 이야기를 이런저런 하고 집으로 돌아왔다. 분명 11시 10분쯤 밥 먹으러 나갔는데 시간은 무려 오후 3시 반이 훌쩍 넘어있었다. 더 놀라운 것은 철이는 그 시간까지 잠을 자고있다는 것이다. 나는 야구를 보며 정신병을 키웠다. 내가 좋아하는 한화이글스. 정말 못한다. 이 야구를 보는건 담배보다 해롭다. 정신병이 생겨도 이상할게 없을것같다. 좀 잘좀했으면 좋겠다.

오늘은 이자카야 약속도 명인이, 지은이랑 있었는데 어제 그 시간을 5시가 좋겠다고 그냥 가볍게 말해버렸다. 설마 그걸 기억하고 있을까 했는데 5시에 초인종이 울렸다. 보나마나 지은이랑 명인이다. 어허... 나도 아무런 준비안했는데. 설상가상 철이는 자고 있다. 가엾은 여성들을 위해 나는 철이를 깨웠다. 우리집까지 온 명인이랑 지은이를 어쩔수 없이 돌려보내고 6시에 다시 만나기로 했다. 그리고 광표에게 전화를 걸어 이자카야를 갈거냐고 물어봤다. 얘는 술이 먹고싶은가 어떤가가 아니고 비가 오나 안 오나로 가는걸 결정하고 있었다. 나도 비를 싫어하지만 참 유별나다. 비가 안온다고 내가 말해주니 우리집으로 온다고 했다. 하늘을 보니 지금은 아니지만 곧 다시 쏟아질 것 같았다.

이자카야에서 각자 먹을 술을 시켰다. 일본은 우리나라처럼 소주 몇병이니, 맥주 3000이니 2000이니 시키는게 아니고 ‘잔’으로 시켰다. 정말 철저한 개인주의이다. 아 물론 안주는 한꺼번에 나온다. 7시까지 칵테일 류는 반값이기에 난 그걸 마셨다. 생각해보니 일본에 온지 거의 한달만에 이자카야는 처음으로 와보는것이었다. 생각보다 그렇게 비싸지는 않았다. 오랜만에 술집에서 술을 마시니 마치 한국으로 돌아온 기분이었다. 약 2시간정도 즐겁게 이야기를 하다가 각자 계산을 했다. 내가 돈을 모아서 계산대로갔다. 잉? 그런데 우리가 계산한거보다 1000엔이 넘는 돈이 오버가 되어서 나왔다. 뭐 설마 점원이 우리가 한국인이라고 덤탱이 씌웠을리는 없고 일단 내가 가진돈을 더해서 계산을 했다. 영수증을 꼼꼼히 확인해보니 ‘오토오시’라는 게 5개가 계산되어있었다.

‘오토오시? 뭐지, 입장료 같은건가’

그러다가 점원이 기본안주를 내올 때 ‘오토오시입니다’라고 말하며 내려놓은게 기억났다. 그렇다! 우리나라랑 달리 일본은 기본안주까지 다 돈인것이다! 우린 이걸 몰라서 돈이 왜 더 나왔는지 잠시 몰랐던 것이다. 이런 경험 전부가 공부라고 생각했다.

가게를 나오니 비가 엄청나게 쏟아졌다. 우리는 그 비를 맞으며 각자의 집으로 돌아갔다. 드라마를 보고 개그프로그램을 보며 밤을 보냈다. 내일부터는 다시 월요일이다. 요새는 화, 목요일만 너무 기다려진다. 부활동으로 일본어를 최대한 많이 쓰고싶다.


오늘의 지출 – 고기부페 1000엔, 아이스크림 98엔, 이자카야 1100엔 = 총 2198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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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 2012. 04. 29일 일요일 유학생활 서른 세 번째날 +2 14.08.01 1,248 8 6쪽
32 2012. 04. 28일 토요일 유학생활 서른 두 번째날 +2 14.07.31 1,397 15 14쪽
31 2012. 04. 27일 금요일 유학생활 서른 한번째날 +1 14.07.30 1,438 11 7쪽
30 2012. 04. 26일 목요일 유학생활 서른 번째날 +2 14.07.29 1,142 11 5쪽
29 2012. 04. 25일 수요일 유학생활 스물 아홉 번째날 14.07.28 1,072 9 6쪽
28 2012. 04. 24일 화요일 유학생활 스물 여덟 번째날 14.07.27 1,129 8 9쪽
27 2012. 04. 23일 월요일 유학생활 스물 일곱 번째날 +1 14.07.26 1,226 12 6쪽
» 2012. 04. 22일 일요일 유학생활 스물 여섯 번째날 +4 14.07.25 1,166 7 8쪽
25 2012. 04. 21일 토요일 유학생활 스물 다섯 번째날 14.07.24 930 6 5쪽
24 2012. 04. 20일 금요일 유학생활 스물 네 번째날 +1 14.07.23 1,167 9 7쪽
23 2012. 04. 19일 목요일 유학생활 스물 세 번째날 +2 14.07.22 1,230 9 8쪽
22 2012. 04. 18일 수요일 유학생활 스물 두 번째날 +2 14.07.21 1,245 16 8쪽
21 2012. 04. 17일 화요일 유학생활 스물 한 번째날 +4 14.07.20 1,203 13 8쪽
20 2012. 04. 16일 월요일 유학생활 스무 번째날 +2 14.07.20 1,004 9 6쪽
19 2012. 04. 15일 일요일 유학생활 열 아홉 번째날 +4 14.07.20 1,134 6 9쪽
18 2012. 04. 14일 토요일 유학생활 열 여덟 번째날 +7 14.07.17 1,141 10 7쪽
17 2012. 04. 13일 금요일 유학생활 열 일곱 번째날 +4 14.07.16 1,108 9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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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2012. 04. 11일 수요일 유학생활 열 다섯 번째날 +2 14.07.13 1,238 10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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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2012. 04. 08일 일요일 유학생활 열 두 번째날 +6 14.07.11 1,637 91 8쪽
11 2012. 04. 07일 토요일 유학생활 열 한번째날 +9 14.07.11 1,211 15 9쪽
10 2012. 04. 06일 금요일 유학생활 열 번째날 +4 14.07.10 1,262 17 9쪽
9 2012. 04. 05일 목요일 유학생활 아홉째날 +4 14.07.10 1,216 16 8쪽
8 2012. 04. 04일 수요일 유학생활 여덟째날 +2 14.07.10 1,437 16 9쪽
7 2012. 04. 03 화요일 유학생활 일곱째날 +6 14.07.09 1,277 20 11쪽
6 2012. 04. 02 월요일 유학생활 여섯째날 +3 14.07.09 1,260 19 7쪽
5 2012. 04. 01 일요일 유학생활 다섯째날 +2 14.07.08 1,634 24 9쪽
4 2012. 03. 31 토요일 유학생활 넷째날 +2 14.07.08 1,744 22 8쪽
3 2012. 03. 30 금요일 유학생활 셋째날 +2 14.07.07 2,200 26 9쪽
2 2012. 03. 29 목요일 유학생활 둘째날 +6 14.07.07 2,503 33 8쪽
1 2012. 03. 28 수요일 유학생활 첫째날 +11 14.07.07 5,265 6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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