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씩 다녀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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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주안작가
작품등록일 :
2020.11.16 20:49
최근연재일 :
2021.04.18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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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27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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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 검권천하] 제17화 -비적단의 소굴(4)

DUMMY

한 번씩 다녀왔습니다.

[1부 검권천하] 제17화


정인과 성진은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었다. 성진은 불안한 마음을 지울 수 없었다.


“진용쿤은 의심이 많은 사람이라능. 진용쿤의 함정일 수 있다능!”

“딱히 방법이 없잖아요.”

“크흠······.”

“일단 만나보고 결정할게요.”

“조심하라능. 섣부르게 행동했다가는 위험해질 수 있다능, 히토리짱.”


성진은 종종 정인을 히토리짱이라고 불렀다. 처음에는 무슨 의미인지 몰랐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정인은 그가 푹 빠져있는 2D 캐릭터의 이름이 히토리짱이라는 걸 알게 되었다.


분위기라든지, 땡그란 눈이라든지 정인 스스로가 생각했을 때도 어느 정도 닮기는 했다. 그러나 그렇게 불리는 건 싫었다. 오타쿠의 대상물이 된 것 같아 살짝 불쾌한 기분이 든 것도 사실이었다.


“저기요, 마성진 씨! 제 이름은 최정인이에요. 이상하게 부르지 말라고요!”

“알았다능. 까칠한 히토리짱.”

“하······, 말해 뭐해······.”


만난 지 얼마 되지도 않았지만 정인과 성진은 티격태격을 반복했고, 그럴수록 서로 친해지고 있었다. 둘만 모를 뿐!


인적이 드문 경기도 외곽의 국도, 비상등을 깜빡이며 흰색 세단 한 대가 모습을 드러냈다. 멀찍이서 몸을 숨기고 있던 성진은 더욱 허리를 숙여 자신의 모습을 완전히 감췄다.


차에서 내린 여성은 정인이 유엔더블유 서버실에 해킹용 USB를 꽂으려고 할 때 말린 그 여직원이었다.


“많이 기다리셨죠? 갑자기 일이 많아져서요.”

“검권천하 때문인가요?”

“네. 정확하게 말씀드릴 수는 없지만, 손봐야할 게 많네요.”

“류한영 씨와 관련된 일인가요?”

“그, 그걸 어떻게······.”


이건 기밀 중의 기밀이었다. 그런 비밀을 정인이 알고 있다는 듯이 받아쳤기에 여직원은 더더욱 놀랄 수밖에 없었다.


정인은 여직원의 반응을 유심히 관찰했다. 살짝 떠보는 것처럼 말을 꺼냈지만, 너무나도 당황해하는 여직원의 모습에 정인은 기자의 감을 발동시켰다. 분명, 뭔가가 있어! 정인이 말했다.


“솔직히 말씀드릴게요. 저는 류한영 씨를 찾고 있습니다.”

“왜죠? 왜 류 대표님을······.”

“물어볼 게 많거든요. 히든 퀘스트부터 검권천하에 관련된 일들 전부를요.”

“네? 히든 퀘스트요?”


무슨 말이냐는 듯 한 여직원의 되물음, 이 반응 역시 정인의 촉을 자극시켰다. 윤진용에게 히든 퀘스트의 존재를 물었을 때와 똑같은 반응이었기 때문이다.


검권천하에 존재하는 숨겨진 퀘스트, 그런데 왜 검권천하를 서비스하는 유엔더블유의 직원들은 이걸 모른단 말인가?


기자와 의심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였다. 기자는 사실 즉, 팩트를 두 눈으로 확인하기 전까지 의심을 멈추면 안 된다!


현재까지 류한영과 검권천하의 관계를 유추할 수 있는 간접적인 정보들만 있었을 뿐, 직접적인 사실은 없었다. 그래서 여전히 의심인 상태로 정인은 모든 것을 바라보았다.


히든 퀘스트의 존재를 알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자신이 검권천하를 만들었다는 말을 믿을 수 있을까? 더군다나 그런 말을 한 류한영이라는 사람을 실제로 만난 것도 아니었다.


류한영이 만나보라고 했던 마성진, 그 역시 그렇게까지 믿음이 가는 존재는 아니었다. 2D 애니메이션 캐릭터가 그려진 쿠션과 사랑에 빠진 남자가 최고의 프로그래머라고? 웃음이 먼저 나왔다.


그러나 윤진용과 여직원이 히든 퀘스트를 모른다는 점, 전남친인 선배 기자가 진실을 은폐하도록 기사를 썼다는 점, 무엇보다 지금 자신의 앞에 있는 여직원이 류한영을 ‘류 대표님’이라고 표현한 것 등!


이 모든 것들이 정인의 머릿속에서 하나로 연결되고 있었다. 그리고 느껴지는 합리적인 의심! 정인이 물었다.


“서버실에서 왜 절 도와준 거죠?”

“그게······.”

“망설일 거였으면 여기 오지 말았어야죠! 왜죠? 왜 절 도와줬죠?”

“알았어요. 말 해줄게요.”


여직원은 집안 형편이 어려웠다. 거기에 홀어머니 병간호로 회사를 계속 다닐 여력도 없었다. 게임 개발사라는 꿈에 그리던 직장에서 어쩔 수 없이 사직서를 제출한 그날, 대표였던 한영이 그녀를 찾아갔다.


자신보다 한 살 많았을 뿐이지만, 대표인 한영은 의젓하고 멋있었다. 한영은 그녀에게 꿈을 포기하지 말라고 말했다. 그저 말뿐이 아니었다. 정말로 그녀가 꿈을 이어나가도록 지원을 했다.


어머니가 돌아가셨을 때 가장 많이 위로해준 사람도 한영이었고, 그녀가 슬픔을 이겨낼 수 있도록 특별 휴가까지 보장해줬었다.


한영은 그런 대표였다. 그녀뿐만 아니라 ‘리얼리티 인사이드’에서 근무하는 모든 직원에게 진심으로 다가갔었다.


비록, 유엔더블유로 이직을 하긴 했지만 여직원의 마음 한 구석에는 한영의 딱한 사정을 모른 척 한 자신에 대한 원망이 자리 잡고 있었다.


하지만 한영을 도와줄 길이 없었다. 언론이며, 법원이며 한영의 편이 전혀 없었다. 오히려 나섰다가는 자신도 한영처럼 추락할 거라고 느껴졌다.


그러나 오늘, 지금까지 보지 못했던 기자를 만났다. 겁도 없이 유엔더블유의 서버실을 해킹하려는 정인! 모두가 칭찬일색인 기사를 썼지만, 이 여기자라면 진실을 알릴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니, 그렇게 믿고 싶었다.


“서버실은 해킹이 불가능해요. 모든 게 감시되고, 아주 작은 외부적인 접촉이라도 허용되지 않아요. 만약 그 USB를 꽂았다면, 평생 감옥에서 살아야 했을 거예요.”


뭐? 불가능? 그리고 감옥? 배신감도 이런 배신감은 없을 것이다. 정인은 눈에 쌍심지를 켜고 성진이 있는 곳을 바라보았다. 내가 저 오타쿠를 가만두나봐!


정인의 눈초리에 찔렸던 걸까, 몸을 숨기고 있던 성진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와 동시에 눈가가 촉촉해진 여직원은 성진에게 달려가고 있었다.


“마 팀장님!”


*****


한영은 믿을 수 없었다. 정말 금시조가 사람처럼 생각하고 행동한다고? 한영은 놀란 눈으로 금시조를 바라봤다.


‘에휴, 의심 많은 인간 같으니.’ 딱 이런 눈으로 한영을 보던 금시조는 지루하다는 듯이 입을 쩌억 벌리며 하품을 했다.


이게 정말 어떻게 된 일이지? 설마 내가 검권천하에 들어와서 이런 것들이 가능해진건가? 현재로서는 알 길이 없었다. 그렇다면 방법은 하나! 직접 물어보는 수밖에!


새의 형상인 금시조는 말을 할 수 없었다. 그러나 레벨 20이 되면 사람 형체인 ‘붕’으로 진화가 가능해지는데, 이때는 말을 할 수 있었다.


서둘러서 레벨을 올려야 할 이유는 충분했다. 운기조식으로 피로도를 회복한 한영은 동굴에 남아있는 몬스터들을 더욱 빠르게 경험치로 만들었다.


그저 소환수일 때보다 진짜 동료가 된 금시조의 위력은 한영의 예상을 훨씬 능가했다.


금시조가 나몰라라 했던 전투에서는 한영 혼자서 비적단 30여 명을 상대하는 것도 벅찼다. 물론, 회복술사가 포함되었다는 악조건이 있었지만 죽을 위기까지 몰리지 않았던가!


그러나 금시조의 본격적인 활약으로 한영은 90여 명까지 한꺼번에 상대가 가능했다.


한영의 지시 없이도 금시조는 회복술사와 주술사를 먼저 격파했고, 관통 공격으로 한영이 몰이한 몬스터에게 다량의 피해를 입히기도 했다.


무엇보다, 가장 유용한 것은 금시조가 스스로 공력을 개방한다는 점이었다. 데미지 지속 효과가 있는 화(火) 속성 공격은 체력이 높지 않은 비적단원들을 잿더미로 만들기 충분했다.


두 개의 광장에 있는 몬스터들을 거의 잡았을 무렵, 기분 좋은 알림이 울렸다.


-레벨이 상승하였습니다.


“상태!”


이름: PLAYER38769155

레벨: 13

생명: 448/448(+50)

공력: 103(+15)

소속: 파천문 제13천인대 제6조원

칭호: 회색 평야의 포식자

--------

근력 31 (+5) 체력 24 (+5)

민첩 32 (+5) 재능 29 (+7)

운 37 (+5)

분배 가능한 능력치 - 0

--------

금시조 레벨 12

활성화 능력:

운기조식 숙련치 보조 +10%


비적단의 소굴에서의 두 번째 레벨 업이었다. 어쩌면 15까지 오를 수도 있겠군! 두 주먹이 불끈 쥐어졌다.


앞으로 남은 건 두 번째 중간보스인 ‘비적단 정예 주술사’와 소소한 전투 그리고 보스인 ‘단적비연수’였다.


여러 명이 파티를 구성해야 완료할 수 있는 서브 퀘스트였지만, 솔플 중인 한영은 전혀 걱정되지 않았다. 든든한 동료 금시조가 있었으니!


이제는 어느 정도 금시조의 비위를 맞출 수 있기도 했다. 한영은 당근 같은 말을 했다.


“고마워, 금시조.”

“꺅!”


고맙다는 말이 더 잘 싸우라는 채찍 같은 의미겠지만, 금시조는 기분이 나쁘지 않았다. 이제야 서로의 위아래 즉, 기강이 바로 잡혔다고 여겨졌다.


심호흡을 크게 한 한영은 천막을 걷으며 규모가 제법 큰 방으로 들어갔다. 두 번째 중간 보스인 ‘비적단 정예 주술사’의 거처였다.


*


[천둥의 분노가 전해지리라!]


한영은 몸을 돌려 자신을 향해 날아오는 하얀 빛을 피했다. 벽과 충돌한 하얀 빛은 굉음을 내며 폭발했다.


‘콰강!’


비적단 정예 주술사의 주 공격은 음파 날리기였다. 지팡이를 흔들 때마다 작은 공기의 파장이 생겼고, 이는 미사일처럼 대상자를 향해 날아갔다.


그리고 조금 전의 하얀 빛은 일반 공격에 비해 강력한 음파였다. 이 패턴 뒤에는 잠시 동안 몸을 비틀거렸다. 플레이어들에게는 마음껏 공격할 기회이기도 했다.


정권지르기를 할 때처럼 양 주먹을 허리춤으로 옮긴 한영은 질주로 달리기에 가속도를 붙인 다음, 정예 주술사와 가까워지자 두 주먹을 동시에 뻗었다.


두 대를 한꺼번에 허용하자 데미지는 두 배가 되었고, 가속도까지 더해지자 치명타가 들어갔다.


비적단 정예 주술사 ( 20089/ 41350)


정예 주술사는 공격 패턴이 2번 바뀌게 설정되어 있었다. 체력 50%까지는 일반 공격을 가했고, 반 피에서 15%로 떨어질 때까지는 조금 강한 공격을, 15%이하면 상당히 위협적인 공격을 한다.


체력이 반으로 줄자 한영이 알고 있는 것처럼 정예 주술사가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다.


[구오오오오! 정의를 목도하라!]


정예 주술사의 손에서 뻗어 나온 음파 공격의 수가 세 줄기에서 다섯 줄기로 늘어났다. 속도 역시 빨라졌다.


그러나 피하지 못할 정도는 아니었다. 문제는 다음이었다. 손바닥이 보이게끔 든 정예 주술사는 힘을 응축시켜 한영에게 던졌다. 가장 까다로운 공격, 유도탄이었다!


어떠한 공격인지 알고 있었기에 한영은 유도 음파를 보자마자 달렸다. 이 공격을 피하는 방법은 하나뿐이었다. 벽과 부딪쳐서 폭발시키지 않으면 끝없이 따라온다!


자신을 따라오는 유도 음파를 벽까지 끌고 온 한영은 갑자기 몸을 틀었고, 음파는 벽과 부딪치며 소멸했다. 아니, 소멸했다고 생각했다. 아직 하나가 남아있었다.


‘쾅!’


PLAYER38769155 ( 368/ 448)


데미지 80! 한 번의 공격에 깎인 체력이 상당했다. 캐릭터였지만 실제 사람이었기에 충격이 고스란히 전해졌다.


타격당한 부위도 하필 다리였다.


-다리에 충격을 입었습니다. 족쇄 효과로 이동 속도가 감소합니다.


정예 주술사처럼 원거리 유도 공격을 하는 적을 상대하기에는 특히나 좋지 않은 상태 이상이었다. 더군다나 80 데미지인 유도 음파 세 개를 전부 다 맞는다면······!


불길한 생각은 현실이 되었다. 정예 주술사는 같은 공격을 반복했다. 한영은 이전처럼 속도를 낼 수 없었다. 상태 이상이 풀리려면 5초나 남았지만, 유도 음파는 이 시간보다 더 빨리 한영을 덮치리라!


그 순간, 금시조가 한영의 앞으로 날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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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1부 검권천하] 제24화 -유전마을 +3 20.12.04 902 24 12쪽
23 [1부 검권천하] 제23화 -의로운 섬(3) +2 20.12.03 946 24 12쪽
22 [1부 검권천하] 제22화 -의로운 섬(2) +1 20.12.02 967 25 12쪽
21 [1부 검권천하] 제21화 -비적단의 소굴(8) +1 20.12.01 945 25 12쪽
20 [1부 검권천하] 제20화 -비적단의 소굴(7) +1 20.11.30 986 26 12쪽
19 [1부 검권천하] 제19화 -비적단의 소굴(6) +1 20.11.29 963 26 12쪽
18 [1부 검권천하] 제18화 -비적단의 소굴(5) +2 20.11.28 1,019 28 12쪽
» [1부 검권천하] 제17화 -비적단의 소굴(4) +2 20.11.27 1,082 29 12쪽
16 [1부 검권천하] 제16화 -비적단의 소굴(3) +3 20.11.26 1,047 30 12쪽
15 [1부 검권천하] 제15화 -비적단의 소굴(2) +2 20.11.25 1,124 3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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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1부 검권천하] 제11화 -유전마을(1) +2 20.11.21 1,203 33 13쪽
10 [1부 검권천하] 제10화 -파천문 본원 +1 20.11.21 1,244 35 12쪽
9 [1부 검권천하] 제9화 -천지림(4) +3 20.11.20 1,260 34 12쪽
8 [1부 검권천하] 제8화 -천지림(3) +2 20.11.20 1,292 36 12쪽
7 [1부 검권천하] 제7화 -천지림(2) +1 20.11.19 1,345 34 12쪽
6 [1부 검권천하] 제6화 -천지림(1) +2 20.11.19 1,413 38 13쪽
5 [1부 검권천하] 제5화 -천구마을(2) +2 20.11.18 1,524 35 13쪽
4 [1부 검권천하] 제4화 -천구마을(1) +3 20.11.18 1,886 38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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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1부 검권천하] 제2화 -파천문 훈련장(1) +5 20.11.17 2,259 46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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