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렐 전투
육군 최고 사령관 한스는 저격을 피하기 위해서 자신의 부관과 참모들에게까지 모조리 사병용 복장을 입고 있었다. 2기갑집단의 구데리안 사령관이 한스와 다른 참모들과 한스의 부관을 참호로 안내했다.
병사들은 구데리안 사령관이 사병용 복장을 입은 무리에게 경례를 하는걸 보고 쑥덕거렸다.
"누구지?"
"육군 최고 사령관이잖아! 한스 파이퍼!"
"으아아!!!"
한스는 현재 최전선의 상황을 직접 보고 받기 위해서 위험을 감수하고 참모용 차량을 타고 현재 최전선에 있는 셉스크에 온 것 이었다. 오렐에는 비행장이 있기 때문에 오렐 점령에 성공한다면 한스는 슈트리히를 타고 자주 오갈 수 있을 것 이었다.
그런데 한스는 이렇게 사병용 복장을 입으니 뭔가 자신감이 위축되었다. 경례를 받는 것이 불편하고 구데리안에게 뭔가 존댓말을 써야할 것 같았다. 군에서는 군복이 계급과 지위를 정했기 때문이었다.
'젠장! 이럴 줄 알았으면 원수봉 가져오는건데!'
한스는 임시 사령부에 자신의 짐과 원수봉을 놔두고 왔던 것 이다. 구데리안이 현재 상황을 보고했다.
"적 진지를 정찰하고 놈들의 무선을 도청한 결과, 놈들은 어제까지 아군의 기습을 예상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소련군은 구데리안 2기갑집단의 오렐 공격을 예상하지 못했고, 이렇게 되면 2기갑집단은 기습의 효과를 노릴 수 있을 것 이었다. 구데리안 2기갑집단은 계속해서 많은 수의 소련군을 포위, 섬멸하는 전술을 반복하며 모스크바로 진격하고 있었다.
한스는 쌍안경을 통해서 포격을 받고 있는 오렐 지역을 바라보았다. 엄청난 폭발로 인해 시커먼 연기가 하늘로 뿜어지며 거대한 구름 층을 형성하고 있었다. 그 어마어마한 광경에 시커멓게 먼지를 뒤집어쓴 통신병이 전화기를 들고는 멍하니 하늘을 쳐다보았다.
그 때, 한스는 쌍안경을 통해서 소련군의 전폭기가 오는 것을 발견했다.
"전폭기다!!!"
"엎드려!!"
한스와 구데리안, 그 외 독일 병사들은 모조리 참호 안에 납작 엎드렸다. 대공포 사수들이 하늘을 향해 대공포를 발사했다.
펑! 펑! 펑! 펑! 펑!
쿠궁!! 쿠과과광!!
소련군의 IL-2는 어제 독일군이 가짜로 만들어진 위장 참호에 컨테이너 한 개에 들어있는 소형폭탄 48발을 떨구고 갔다. 참고로 IL-2에는 이렇게 소형폭탄이 48발씩 들어있는 컨테이너가 총 4개 있다. IL-2가 소형 폭탄을 떨어트린 그 위장 참호는 대충 무릎 높이까지만 파두고 나뭇잎을 덮어둔 가짜 참호였다.
펑!! 쿠과광!! 퍼벙!!
현재 소련군 전폭기는 독일군 전차 부대의 공격을 막는 것이 중요했기 때문에 이 쪽 방어선에는 컨테이너 한 개에 들어있는 폭탄만 떨구고는 돌아갔다. 한스는 지휘소로 참모들과 함께 달려간 다음, 유선 통신을 통해 항공군에 전투기 지원을 강화해달라고 요청했다. 마침 하늘에서는 노란 코의 매서슈미트들이 편대를 이루어 이쪽으로 오고 있었다. IL-2는 매서슈미트들의 밥이었다. 한스가 하늘을 바라보며 속으로 생각했다.
'이제야 오냐!!'
그렇게 한스는 구데리안과 함께 책상에 지도를 깔고는 앞으로의 전투를 의논했다.
"현재 3기갑사단의 위치는 어디인가?"
그 때, 어마어마한 중포탄이 지휘소로부터 얼마 멀지 않은 곳에 떨어졌다.
쿠과광!! 콰과광!!
그 압력으로 인하여 창문이 모조리 박살났고 탁자에 있던 컵이 떨어졌다.
와장창!!
"으익!!"
"지하실로!!"
그렇게 한스와 참모들은 손전등을 들고 지하실로 달려갔다. 한편, 슐레프 중대는 빠른 속도로 진격하며 오렐에 있는 소련군을 향해 포위망을 형성하고 있었다. 한 T-34 전차가 3시 방향에서 오토의 티거의 길쭉한 88mm 포신을 노리고는 철갑탄을 발사했다.
퍼엉!!!
공기를 가르며 날아간 철갑탄은 티거의 88mm 포신 아래로 스쳐지나갔다.
쉬이잇!!!
오토가 외쳤다.
"3시 방향!! 적 전차!! 거리 800!! 철갑탄 연속 발사!!"
에밀은 패달을 밟아서 빠른 속도로 포탑을 회전시켰다.
스으으 스으으으
"빨리!!!"
그 때 다시 T-34 전차가 철갑탄을 발사했다.
퍼엉!
T-34가 발사한 철갑탄은 티거의 주포 끝에서 4cm 옆을 스치고 지나갔다. 조금만 옆으로 빗겨갔으면 티거의 포신이 아작났을 것 이었다. 마침내 티거의 주포가 T-34를 향했다.
"발사!!!'
티잉!!! 쉬잇 쿠과광!!
오토가 외쳤다.
"격파 완료!! 저 교회 쪽으로 진격한다!!"
트으응 트드드등
소련군은 구데리안 기갑집단의 기습에 당황한 것이 분명했는지 제대로 방어 태세를 갖추지 못한 상태였다. 소련군이 제대로 방어선을 구축하면 얼마나 막강한지 알고 있었기에 지금 최대한 진격해서 놈들을 포위해야 했다.
오토의 티거는 우측에 교회 건물을 끼고 천천히 나아가고 있었다. 전차장용 해치는 살짝 열어둔 상태였다. 오토는 살짝 헤드셋을 귀에서 때보았다. 그 때, 우측에서 전차의 엔진음이 들렸다.
'???'
이건 독일 전차의 엔진음이 아니었다. 비교적 익숙한 T-34의 엔진음도 아니었다. 오토가 외쳤다.
"포탑 우측으로 선회해!! 2호 차량은 뒤따라오지말고 반대 방향으로 간다!!"
오토의 티거를 30m 쯤 뒤에서 따라오던 2호 차량 판터는 교회 우측으로 우회했다. 만약 이 교회 너머에 소련군의 전차가 있다면 판터가 놈의 뒤통수를 칠 수 있을 것 이었다. 그렇게 오토의 티거는 포탑을 선회하며 앞으로 전진하고 있었다.
트으으 트으으으으
오토가 말했다.
"속도 최대한 늦추게. 경심철갑탄 장전"
이제 티거의 포신은 3시 방향을 향하고 있었다. 그렇게 오토의 티거는 천천히 앞으로 전진했다. 판터가 소련군의 전차를 포위할 수 있을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 좋을 터였다. 그런데, 우측 길목에서 소련군 전차의 거대한 포신이 튀어나오기 시작했다.
'으아아!!!!'
"멈춰!! 포신 0시 방향으로 돌려!! 빨리!!"
"으악!!!"
포수 에밀은 재빨리 포탑 선회 패달을 반대 방향으로 밟아서, 3시 방향을 향하고 있는 주포를 다시 0시 방향으로 선회시키기 시작했다.
트으으으
그 소련군의 전차는 얼마 전에 독일군에게 공포감을 보여준 그 괴물 전차, IS-2였다. 포탑 측면에는 [파시스트를 죽이자!]라고 쓰여져 있었고, 이제 그 전차도 포탑을 오토의 티거 쪽으로 선회하기 시작했다.
트으으으으
"으아악!!!"
고작 30m 거리에서 두 전차는 육중한 포탑을 서로에게 선회하고 있었다. 그리고 티거가 먼저 IS-2를 겨누는 것에 성공했다.
"발사!!"
퍼엉!!!
카앙!!
IS-2의 측면 장갑이 관통되더니 유폭이 일어나서 거대한 포탑이 하늘 위로 솟구쳤다.
쿠과광!! 콰과광!!!
이 엄청난 폭발로 인하여 사방에 파편이 날아갔고, 지난 번에 수리해둔 티거의 전조등과 공구상자, 연막탄 발사기, 예비궤도도 박살이 났다. 오토와 전차병들은 어마어마한 충격을 느꼈다.
'으아악!!!'
그렇게 해서 오토의 1소대는 계속 앞으로 진격했다. 오렐은 상당히 번화한 곳이었고, 철도역, 비행장과 여러 공장 시설이 있고 주요한 도로가 교차되고 있는 이 곳은 독일군으로서는 꼭 점령해야하는 요충지였던 것 이다.
슐레프 중대장이 무선으로 오토의 1소대에게 명령을 내렸다.
"1소대는 12구역으로 전진하여 공장을 점령할 것!! 우군 사격 유의한다!!"
"1소대 수신 완료!"
그 때, 하이에 소대장이 달려와서 정보를 전달해주었다.
"12구역 공장 시설에 T-34 7대!!"
오토의 소대는 천천히 공장 시설로 전진하기 시작했다. 오토의 소대에 3번, 4번 차량인 뷜리겐과 슈뢰어의 4호 전차들은 단포신, 일명 동강난 포를 달고 있었다. 오토가 뷜리겐과 슈뢰어에게 무선으로 외쳤다.
"티거와 판터가 놈들 T-34의 눈길을 끌때, 자네들이 뒤에서 접근해서 T-34의 후면 엔진을 노린다!!"
"3호차 수신 완료!'
"4호차 수신 완료!!"
잠시 뒤, 오토의 소대는 소련군이 필사적으로 방어하고 있는 공장 시설에 도착했다. 놈들은 공장 시설과 각종 산업 설비를 철수시키지도 못한 상태였는지 산업 원자재와 공구, 기기들이 눈에 띄었었다. 공장에서 T-34 전차들은 미리 자리를 잡아둔 상태로 티거와 판터를 향해 불을 뿜어대고 있었다.
펑! 퍼엉! 펑!
하지만 그래봤자 위치만 발각될 따름이었다. 티거는 공장 뒤에 숨어서 주포를 발사하는 T-34 전차를 향해 철갑탄을 발사했다.
퍼엉!! 티잉!! 쿠과광!! 콰광!!!
2시간의 교전 끝에 슐레프 중대는 공장 지대를 점령하는데 성공했다. 수 많은 소련군 보병들이 탈출하려고 하고 있었고, 슐레프 중대는 이들을 향해 기관총을 발사했다.
드득 드드득 드득
슐레프 중대장이 무선으로 외쳤다.
"1소대!! 포로 놓치지 말고 잡아!!"
그렇게 오토의 1소대 차량들은 소련군이 도망가고 있는 곳으로 전진했다. 아까 전에 달아나던 소련군들은 갑자기 코빼기도 보이지 않았다. 오토는 MP40을 들고는 조심스럽게 해치 위로 머리를 내밀었다. 그 때, 전차 바로 옆에 있는 작은 덤불 속에 한 소련군 장교가 무전기를 들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그는 현재 상황을 상부에 보고하고 지원 요청을 하고 있었던 것 이다.
오토가 그 소련군 장교를 겨누자 그는 양손을 들고 항복했다.
슐레프 중대는 이 공장에서 잠시 전차를 정비하고 연료를 보충했다. 전차병들은 소련군이 놓고 간 원자재들이 가득 들어있는 창고를 구경했다. 조종수 마티아스가 외쳤다.
"완전 땡 잡았습니다!"
오토가 말했다.
"오렐 점령에 성공하면 민간인들은 다시 공장에서 일을 하고 군수 용품을 생산할 수 있을 것 이다!"
민간인들 입장에서도 공장이 재개되어서 돈을 벌 수 있게 된다면 좋을 것 이었다. 또한 독일 입장에서는 군수품을 생산할 수 있게되니 이득이었다. 오렐에는 생각보다 사람들이 많이 거주하고 있었던 것 이고, 슐레프 중대는 민간인 오인 사격을 하지 않도록 보병과 협동을 하고 있었다. 그 때, 슐레프 중대장이 통신 차량으로부터 무선을 받고 외쳤다.
"1시간 뒤 23구역에 있는 비행장으로 간다!!"
그렇게 슐레프 중대는 정비를 마친 후 바로 전투를 하기 위해 비행장으로 갔다. 한편, 한스는 오렐에서 2기갑집단이 성공적으로 점령을 하고 있다는 소식을 전달 받은 후, 셉스크를 둘러보고는 마을 주민들의 이야기를 들었다. 마을 주민들이 뭐라고 요청을 했고 통역가가 이를 통역해주었다.
"이 마을 주민들은 교회를 다시 쓰고 싶어합니다!"
"교회? 지금 우리 군이 그 교회를 쓰고 있나?"
"아닙니다! 현재 군은 그 교회를 쓰고 있지 않습니다! 스탈린 집권 이후 종교 탄압으로 그 교회는 오래 전부터 창고로 쓰이고 있었는데, 이들은 다시 교회에서 예배를 드리고 싶다고 합니다!"
한스가 말했다.
"원하는대로 해드리게."
통역가가 이를 통역해주자 마을 주민들은 기뻐하며 돌아갔다. 셉스크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미처 피난을 가지 못한 상태였다. 그리고 셉스크에는 많은 문화재가 있었다. 한스는 은으로 만든 멋진 촛대와 그 외에 문화적으로 가치가 있을만한 몇 작은 조각상을 바라보았다.
'이..이거 팔면 얼마나 될까?'
융커들은 이런 문화재를 갖고 있는 것이 일종의 사회적 지위를 상징했다. 하지만 한스는 셉스크를 둘러보고는 민간인들과 문화재들을 보호하라는 명령을 내렸다.
"전시를 틈타서 문화재가 약탈당할 수 있으니 현지 관리인들에게 문화재들을 잘 관리하도록 하게!"
그리고 한스는 전차 부대와 함께 오렐에서 현재 점령이 완료된 지역으로 들어갔다. 여기저기서 기습을 받아서 박살이 난 소련군의 전차, 장갑차, 트럭 등이 널려 있었다.
'기습이 제대로 성공했군!!'
Comment ' 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