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따 이등병의 1차 대전 생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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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rrhks404
작품등록일 :
2020.11.21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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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1.19 2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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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격전

DUMMY

‘이제 놈들은 우리의 전차 전력을 알고 있다..내가 놈들이라면 가장 효과적으로 전차를 방어할 수 있는 수단은..’


한스는 잠시 뒤, 베르너 대위를 찾아갔다. 베르너 대위가 말했다.


“파이퍼 중사, 무슨 일인가?”


그 날 밤, 이등병 파울, 알베르트, 프리드리히는 켐머리히 상병과 함께 숲을 정찰하러 갔다. 정찰 전에 켐머리히 상병이 신신당부했다.


“가능하면 교전은 무조건 피하고, 적의 동태만 살피라는 명령이 내려왔다! 위험한 상황이 아니면 가급적 사격은 하지 않도록!”


프리드리히는 소총을 쥐고, 벌벌 떨며 동료들을 따라갔다.


‘제..젠장..아무것도 안 보이잖아!’


‘이 숲에서 놈들이 뭘 할 수 있다는 거야!’


사각사각


프리드리히는 자신의 발소리가 너무나도 크게 느껴졌다.


‘빌어먹을! 이러다 놈들한테 들통나겠어!’


그 때, 켐머리히 상병이 작은 소리를 냈다.


“쉬잇!”


켐머리히 상병의 신호에 병사들은 모두 그 자리에서 멈추었다. 순간, 병사들은 숲 속에서 작은 불빛이 반짝이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프리드리히는 자신의 숨소리까지 들을 수 있었다.


“허억···헉···”


하필 지금 서 있는 자세가 엄청나게 불편했지만 소리가 날 까봐 다리도 움직일 수 없었다. 총을 먼저 쏘지 말라는 명령에도 불구하고, 프리드리히는 불빛이 있는 쪽을 향해서 소총을 천천히 겨냥했다. 손바닥에서 땀이 줄줄 흘러내리고 손가락이 부들부들 떨렸다. 불빛은 울창한 숲 속 30m 쯤 떨어진 곳에서 살짝 흔들리고 있었다. 켐머리히 상병이 조심스럽게 뒤로 걸었다. 병사들도 켐머리히 상병을 따라서 뒷걸음질쳤다.


사삭 사삭


숲 속에서는 보이는 불빛은 오른쪽으로 1m 정도 움직였다. 프리드리히가 생각했다.


‘드..들킨 건가?’


방아쇠에 걸려있는 손가락이 덜덜 떨렸다. 프리드리히는 훈련소에서도 사격 실력이 좋지 못했기에 여기서 소총을 쏘아도 적군을 맞출 수 있을 리는 만무했다. 괜히 자신의 위치만 노출시키는 꼴이 될 것이 뻔했다. 프리드리히는 소총 말고도 수류탄이 2개 있었다.


‘수류탄···수류탄..’


그렇게 1분 정도 정지한 뒤에, 켐머리히 상병이 한 발자국 조심스럽게 다시 뒤로 움직였다. 다른 병사들도 켐머리히 상병을 따라 뒤로 움직였다. 숲 속에 보이는 불빛은 움직이지 않았다. 프리드리히는 오줌이 미친 듯이 마려웠다. 순간, 불빛이 오른쪽으로 다시 1m 쯤 움직였다. 프리드리히는 자신도 모르게 바지에 오줌을 지렸다.


쉬이이이···쉬이이..


프리드리히의 동료들과 켐머리히 상병은 폭포처럼 쏟아지는 오줌 소리를 들었다.


‘어떤 새끼가 오줌 싸는 거야!’


그렇게 2분 정도 멈춰 있다가 다시 병사들은 천천히 후퇴했다. 독일 병사들은 겨우겨우 적에게 들키지 않고 정찰을 완료했다. 켐머리히 상병이 보고를 마치자, 베르너 대위가 말했다.


“그래. 이 지점에서 불빛이 있었다는 거지? 더 자세히 본 것은 없는가?”


“어두워서 무엇을 하는지는 볼 수 없었습니다!”


“그만 가보게.”


베르너 대위는 지도를 보며 곰곰이 생각한 이후에 한스에게 말했다.


“자네 말이 맞는 것 같군. 놈들은 이 숲 속에 지뢰를 매설했을 걸세.”


“혹시 공병들이 지뢰를 제거할 수는 있을까요?”


베르너 대위가 고개를 저었다.


“이렇게 나무가 빼곡한 숲 속에는, 지뢰를 설치하기 매우 용이하네. 나무 사이에 인계 철선을 걸어두고, 지나가다가 그 선을 건드리면 지뢰가 폭발하는 식으로 말일세.”


“포복으로 지나가며 철선을 제거 한다면..”


“불가능하네. 놈들은 주로 발목 높이에다가 인계 철선을 설치하지. 아무리 낮은 포복으로 가도 철선을 건드리지 않을 수는 없네. 더군다나 낮에 작업한다면 놈들의 저격수가 공병을 노릴 걸세. 이 쪽으로는 진입하지 못한다고 봐야 하네. 하지만 영국 보병 놈들도 이 쪽으로는 우리에게 기습을 하지 못할 테니, 그걸 역이용할 수도 있지 않겠나?”


한스가 숲의 다른 쪽을 가리키며 베르너 대위에게 물었다. 그 쪽은 나무가 가늘고 듬성듬성했다.


“혹시 이 쪽에는 적 보병의 움직임이 없었습니까?”


“이 쪽에서는 정찰대가 아무 것도 발견하지 못했다는군. 놈들도 우리를 공격해올 길은 있어야 할 테니..”


한스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가, 자신의 생각을 베르너 대위에게 건의했다. 베르너 대위의 눈썹이 꿈틀거렸다.


“자네, 제정신인가?”


한스 또한 이 작전을 입 밖으로 내뱉은 것을 후회했지만, 말을 이었다.


“이것이 이번 작전을 성공시킬 수 있는 유일한 방법입니다.”


한 시간 뒤, 한스는 전차를 정비하러 갔다. A7V 전차병들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화염방사기 담당의 오토가 말했다.


“내 자리에서는 바깥을 볼 수가 없어서 너무 답답해. 관측창이 하나도 없다고! 그냥 손잡이 잡고 여기저기 흔들릴 뿐이라니까?”


“전차병이 이렇게 엿 같을 줄 알았으면 안 하는 건데..”


운전병 딕스가 말했다.


“난 수송부대 운전병이었다고. 생전 전투는 해본 적도 없는데 이런 뜨거운 통조림 속에서 가스나 마셔야 한다니..”


닉이 말했다.


“내가 전차병이란 것을 우리 엄마가 알면 분명 기절하실 거야.”


한창 대화를 하던 전차병들은 한스를 보자 자세를 바로잡았다. 한스가 말했다.


“내일 전투가 있으니 지금은 편히 쉬게.”


한스의 말에 전차병들은 마치 유령이라도 본 것 같이 하얗게 질린 표정이 되었고, 5초 정도 정적이 흘렀다. 한스는 마음이 불편해지는 것을 느꼈다. 그 때, 요제프 디트리히가 양 손에 슈납스(독일 과일 술)를 가지고 왔다. 디트리히가 한스에게도 물었다.


“중사님! 한 잔 하시겠습니까?”


“나는 괜찮네.”


한스는 전차병들을 뒤로 하고 저벅저벅 걸어갔다. 요제프 디트리히가 술병을 까는 소리가 들렸다.


“한 잔들 하라고!”


한스는 아무도 없는 구석에 걸터앉아 담배를 입에 물었다. 담배에 불을 붙이는 손가락이 부들부들 떨렸다.


다음 날, 영국 저격수, 포터 상병은 스코프가 달린 저격총으로 나무 위에서 보초를 서고 있었다. 그 날은 포격은 커녕, 정찰 오는 독일군도 보이지 않았다. 포터 상병은 슬슬 눈이 피로하고 집중이 잘 되지 않았다.


‘쥐새끼도 안 보이는데..’


포터 상병은 눈을 감고 잠시 휴식을 취했다. 그런데, 북동쪽에서 어떤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끼기기긱 끼기긱


‘뭐..뭐지?’


포터 상병은 재빨리 저격총으로 북동쪽을 겨냥하였다. 그리고 저격총을 좌우로 움직이며 살펴보았다. 하지만 스코프 안을 가득 채우는 것은 듬성듬성 나있는, 가느다란 나무들뿐 이었다. 그런데 갑자기, 스코프 안에서, 곧게 뻗어 있던 지름 6센치 정도의 나무가 우지끈 앞으로 무너져 내렸다.


“저..저게 뭐야!”


힘없이 꺾여버린 나무 위로 거대한 마크 전차가 이 쪽으로 전진하였다. 스코프 안을 가득 채운 마크 전차의 정면 장갑에는 철십자기가 그려져 있었다.


끼기긱 끼기긱


포터 상병이 재빨리 하늘 위로 붉은색 조명탄을 쏘았다.


“전차다! 전차야!”


마크 전차의 전면 장갑에는 두 개의 관측창이 달려 있었다. 포터 상병은 왼쪽 관측창으로 저격총을 겨냥하고 발사했다.


타앙!


마크 전차를 운전하는 헤이든이 외쳤다.


“저격수입니다!”


한스가 스패너로 캉캉 벽을 두드리고, 속도를 올리라고 신호를 보냈다.


“그대로 돌격!”


헤이든, 에밋, 거너는 식은 땀을 흘리며 전차의 속도를 높였다. 거너가 외쳤다.


“이대로 가는 것은 미친 짓 입니다!”


마크 전차는 앞을 가로막고 있는 나무들을 우지끈 부러뜨리며 앞으로 전진했다. 아무리 나무가 가늘어도 이대로 가다보면 궤도가 작살날 것이 분명했다. 다른 마크 전차들이 한스의 뒤를 따르고 있었다. 거너가 얼굴 보호용 마스크 속에서 울부짖었다.


“으허억!!”


포터 상병은 계속해서 마크 전차의 관측창을 향해 저격총을 쏘았다.


탕!


하지만 총알은 전차 장갑에 아무 소용이 없었고, 포터 상병의 위치만 들통 낼 뿐이었다. 이 때, 숲 한 구석에 매복해 있던, 영국군 기관총에서 전차를 향해 총알을 쏟아내고 있었다.


드드득 드드드득


한스의 티거를 따라오던 요나스의 판터의 기관총에서 불꽃이 뿜어져 나왔다.


드드득 드드득


영국 기관총 부사수가 총알을 맞고 울부짖었다.


“으아악!!”


하지만 기관총 사수 해리슨 상병은 멈추지 않고 계속해서 기관총을 발사했다.


드득 드드드득


요나스의 판터 전차는 더 이상 기관총에서 불꽃을 뿜지 않고, 영국군의 기관총을 향하여 전진하였다.


끼기긱 끼기기긱


잠시 뒤, 영국군의 기관총과 사수, 부사수는 27톤의 암컷 마크 전차 판터 밑에 짓눌렸다. 이 때, 포터 상병은 잽싸게 나무에서 내려왔다. 포터 상병은 반대편 숲을 쳐다 보았다.


‘젠장! 저 쪽에는 지뢰가!’


어느 덧 한스의 티거는 포터 상병과 고작 10m 정도의 거리를 남겨두고 있었다. 한스가 외쳤다.


“돌격! 계속 돌격해!”


헤이든이 비명을 지르며 앞으로 전차를 전진시켰다.


“으아아악!!!!!”


한스가 중얼거렸다.


“잘했다! 그렇게 계속 가면 된다!”


헤이든은 양쪽 눈알이 모두 튀어나올 것 처럼 눈을 크게 뜨고 입을 벌리고 있었다. 전차 밑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굳이 생각하고 싶지는 않았다.


잠시 뒤, 영국군의 야포 3문이 독일군의 전차를 노리고 있었다.


쉬잇 쿠과광!!콰광!!


포탄 파편에 작살난 나무조각들이 사방으로 날라 다니며 전차 장갑을 때렸다. 한스가 외쳤다.


“포 발사!”


벤이 후들거리며 재빨리 포를 발사했다.


“장전! 발사!”


쉬잇 쿠과광!!


뿌연 포연으로 가득해서 야포에 정확히 맞췄는지는 전혀 알 수 없는 상황이었다. 한스가 외쳤다.


“쉬지 말고 발사해! 시발 계속 발사하라고!”


“장전! 발사!”


슈웃 쿠광!


한스의 티거 뿐 아니라 다른 마크 전차들도 측면 포에서 불꽃을 뿜어내고 있었다.


쉬잇 쿠과광! 콰광!


영국군의 야포가 있던 곳에서 시커먼 연기가 대지를 덮고 하늘까지 높게 치솟았다. 전차병들은 연기로 인해서 제대로 볼 수 없는 상황이었다.


한스가 헤이든의 등을 발로 차며 외쳤다.


“계속 돌격! 돌격해!”


한스의 미친 명령에 헤이든이 비명을 지르며 계속 전차를 전진시켰다.


“으아악!! 아아아악!!”


헤이든은 자신도 모르게 바지에 오줌을 지리면서 육중한 28톤 마크 전차를 계속해서 앞으로 진격시켰다. 다른 전차들도 모두 한스를 따라서 앞으로 진격했다. 6호 전차 나스호른의 전차장 마르코가 잠망경으로 다른 전차들이 모두 앞으로 진격하는 것을 보고 질겁했다. 6호 전차의 전차병이 외쳤다.


“우리도 앞으로 가야 합니까!”


마르코가 벌벌 떨면서 운전병의 등을 발로 툭 치고 외쳤다.


“계속 가!”


독일군의 노획 마크 전차들은 야포와 그 근처에서 부상당한 영국 병사들을 짓밟으면서 계속 앞으로 나아갔다.

5.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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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3 한계 +8 21.01.19 1,494 56 11쪽
132 지옥 전투 +7 21.01.19 1,496 53 11쪽
» 전격전 +5 21.01.19 1,556 46 11쪽
130 다짐 +12 21.01.19 1,596 52 11쪽
129 한스, 위기의 순간 +11 21.01.18 1,651 52 11쪽
128 전차 대 격돌 +3 21.01.17 1,670 51 11쪽
127 생포 +3 21.01.17 1,599 46 11쪽
126 요제프 디트리히 +5 21.01.17 1,719 47 11쪽
125 한스, 중사로 진급하다 +15 21.01.17 1,863 54 11쪽
124 이동탄막사격 +9 21.01.16 1,755 50 11쪽
123 미치광이 +14 21.01.15 1,728 54 11쪽
122 +3 21.01.15 1,598 53 11쪽
121 참나무 +4 21.01.15 1,600 50 11쪽
120 버티기 작전 +6 21.01.15 1,602 44 11쪽
119 늦어지는 후퇴 +7 21.01.15 1,622 52 11쪽
118 연극 +6 21.01.14 1,713 53 11쪽
117 직감 +9 21.01.14 1,696 48 11쪽
116 어둠 속에 추격 +7 21.01.14 1,624 46 11쪽
115 어둠 속에 고요 +12 21.01.14 1,665 45 11쪽
114 야간 근무 +10 21.01.14 1,779 55 11쪽
113 추위 +14 21.01.13 1,778 59 11쪽
112 트랩 +12 21.01.12 1,802 59 11쪽
111 굴러다니는 통조림 +5 21.01.12 1,751 53 11쪽
110 정찰 +6 21.01.12 1,837 57 11쪽
109 헛짓거리 +6 21.01.12 1,754 55 11쪽
108 포위와 역포위 +6 21.01.12 1,773 60 11쪽
107 잡념 +15 21.01.11 1,855 59 11쪽
106 기만 작전 +8 21.01.11 1,780 56 11쪽
105 얼어붙은 마을 +8 21.01.11 1,792 59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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