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부신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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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웅곰
작품등록일 :
2010.05.28 06:29
최근연재일 :
2010.05.28 0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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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5.25 1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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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부신공 - 3화. 노예 아니면 남편

DUMMY

하면 된다.


군대에서 배운 이 용어 앞에 이런 수식어를 넣어주고 싶다.


죽을 위기에 처하면, 하면 된다.

난 최선을 다해서 요리를 신경 쓰며 저녁을 만들었다.

내가 먹어보고 괜찮다고 생각이 들어 부인들에게 가져갔는데 금화는 다시금 밥상을 뒤집어 버리고 내 멱살을 잡아 들었다.

그리고는 어김없이 내 복부에 강타

[ 퍼억! 퍼억! 퍼억! 퍼억! ]

정말 끔찍하게 아팠다. 이렇게 아픈 건 처음이다. 잠깐 숨도 못 쉬고 어떤 행동도 못할 정도로 격한 파괴력이었다.

고통으로부터 정신이 들면 난 금화가 뒤집은 밥상을 정리하고 다시 부엌으로 되돌아가서 요리해야 했다.


몇 번의 시행착오…. 그때마다 난 죽을 것 같은 고통을 당해야 했다.


당신은 혹 나에게 겨우 주먹으로 몇 대 맞고 죽는소리한다고 할지도 모르겠지만, 단순히 주먹에 맞아서 별거 아닌 것으로 생각한다면 한번 맞아 봐라. 온몸이 찌그러질 것 같은 상상할 수 없는 고통이었다.

여섯 번째 만든 저녁식사.

난 부들부들 떨리는 손으로 방으로 음식을 가져갔다.

금화는 젓가락을 집어 들고 지금까지 맛없는 요리만 먹었기에 이번엔 아예 대놓고 맛없을 것이라 여긴 표정을 하며 먹었다.

난 조용히 그녀의 표정을 살펴야 했다.

제발…. 제발…. 이번엔 입맛에 맞기를…. 이젠 더는 맞고 싶지 않아.

무표정하게 음식을 씹던 금화는 활짝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아하하 또 맛없다. 너무 맛없어서 웃음이 나온다."

오~ 안돼~

금화가 다시 주먹으로 날 때리려고 하는데 은화가 말렸다.

"금화 멈춰."

"왜 그래?"

은하 부인님…. 설마 절 보호해 주시는 겁니까? 흑흑흑! 저 감격했습니다.

은화 : "단지 때리는 걸로는 정신을 못 차리는 것 같아. 좀 더 강한 고통을 줄 필요가 있겠어."

응?? 방금 그녀가 무슨 말을 한 거지. 더 강한 고통?? 설마??

은화는 나에게 다가와서 너무도 무섭게 말했다.

"요리할 때 다리는 쓸 필요가 없지?"

"그…. 그렇습니다. 왜 그러십니까?"

"잠깐 다리를 꺾어두려고, 배를 맞을 땐 잠깐 고통스럽고 끝나겠지만, 다리를 부러트려 두면 계속 아플 거야."

"자…. 잠깐만요. 그러지 마세요. 제발 살려주세요."

은하는 거침없이 내 다리를 양손으로 살포시 잡고 그대로 꺾어 버렸다.

[ 우드득! ]

"크오오오!!! 크아아아!"

이어서 은하가 말했다.

"또 맛없는 저녁을 가져오면 다른 다리도 꺾어 버릴 거야. 그러니 이번엔 부디 맛있는 저녁을 만들어봐."

이 미친년들~ 나에게 왜 이러는 거야. 난 요리를 한 번도 한 적이 없단 말이야. 이래도 날 죽일 셈이야? 크흐흐윽~~ 난 왜 이런 재수 없는 여자들을 만난 거야!

상냥한 엘프를 원한단 말이야. 차라리 드래곤을 다오~


* * *


요리를 하기 전 난 마음을 집중했다. 부러진 다리는 여전히 고통을 전해왔다. 한쪽 다리만을 이용해서 서 있는 것은 매우 고통스러웠다. 혹여나 다친 다리를 사용하게 되면 전해져 오는 충격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고통스러웠다.

이번엔 무슨 일이 있어도 맛있는 요리를 만들어야 한다.

변명은 필요하지 않다. 내가 요리를 배우지 못했건 미각이 없더라도 난 그것을 만들어 내야만 했다.

못 만들면 난 끝이다. 만들어 내지 못하면 난 결국 온몸의 관절이 꺾여 죽고 말 것이다.

정신집중!

해내 본다. 절대로 해낸다. 맛있는 요리 따위 만들어 버릴 거다!


* * *


"부인님들…. 정말로 혼신의 힘을 다해서 만들었습니다. 그러니…. 맛있게 먹어 주세요."

난 너무 정신력을 쏟아 부으며 요리를 해서 그런지 모르지만, 요리상을 방으로 가져오고 바로 쓰러져 잠들어 버렸다.

금화는 천천히 내가 만든 요리를 집어 먹었다. 그리고 이내 놀란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맛있다. 정말 맛있다."

은화도 젓가락을 들어 음식을 먹기 시작했고 이내 살짝 미소 짓고 말했다.

"해냈네."

은화는 나에게 걸어와 부러진 다리를 잘 맞춰 주고는 내공을 불어 넣어 치료해 주었다.


* * *


"으음…."

거리며 난 눈을 떴다. 침상 천장이 보였다.

난 침대에 누워 잠을 자는 것 같았다. 이어서 내 양쪽에서 포근한 느낌이 들어서 좌우를 확인했는데 금화와 은화가 내 양쪽에서 나에게 가까이 다가온 채 잠들어 있었다.

같이 자는 건가?

좀 의외인 것 같았다. 다짜고짜 날 부려 먹던 그녀들이 나와 같은 침대에서 잠을 자니까.

왼쪽의 은화가 나에게 말했다.

"일어났어?"

"네. 부인."

"그럼 시작할까."

은화는 건너편에 있는 금화를 발로 쳐서 깨웠다. 금화가 일어나며 내가 깨어난 것을 확인하고 미소를 띠며 말했다.

"여보야 깨어났네."

"네. 부인."

"자. 그러면 첫날밤을 시작해야지."

첫날밤…. 창가를 보니 새벽인 듯 푸른색 빛이 새어들어 오고 있었다.

은화 : "우리는 결혼한 부부니까. 어젯밤 여보야가 멋대로 잠들어 버려서 그냥 자게 두었어. 아침이 되기 전에 얼른 끝내야지. 안 그래?"

무엇을??


* * *


난 설거지를 하면서 오늘 아침 새벽에 일어난 일을 생각해 보았다.

어제는 다짜고짜 말도 안 되는 양의 설거지를 시키더니 오늘 새벽에는….

그녀들은 날 뭐라고 생각하는 거지? 날 좋아하는 건가? 좋아하는 사람에게 설거지를 시키는 문화라도 있는 건가? 이 세상에는 그것도 폭력을 사용해서?

하지만, 오늘 아침에 나에게 해준 건 뭐란 말인가?

이해할 수 없다.

하지만, 기분이 좋은 건 어쩔 수 없다. 설마 내가 여자랑…. 그것도 그토록 아름다운 여자랑…. 그것도 두 명이랑 동시에 한 침대에서 잠을 잤을 줄 상상이나 했을까.

이상하게 설거지하는데 힘들지 않았다.


* * *


역시 설거지는 힘들다. 온종일 하게 되니…. 안 힘들 수가 없다.

설거지 말고도 아침, 점심, 저녁도 해야 하고. 집 안 청소도 해야 한다.

부엌을 볼 때마다 생각나는 게 있는데. 이 많은 그릇을 정말로 내가 전부 설거지할 수가 있을까? 다.

설거지 중에 금화가 찾아와서 말했다.

"여보야. 설거지 속도가 느려."

"네?? 죄송합니다. 서두르겠습니다."

"일단 맞고."

"네? 크허헉!!"

오늘도 거침없이 금화에게 맞았다. 그리고 저녁엔 절대미각이라도 가진 듯 그녀들의 내가 혼신의 힘을 다해 만든 저녁 밥상을 뒤집어 버리고 은화가 가볍게 내 다리를 꺾어주었다.

다시 만든 저녁으로 부인들이 만족해했고 은화가 너무도 간단히 부러진 다리를 치료해 주었다.

어떻게 이렇게 말끔하게 치료가 되는지 정말로 신기했다.

은하 : "여보야. 목욕물 받아놔. 이제 씻고 자야지."

"네? 알았습니다."

잔다고…. 흐흐흐…. 오늘도 기대된다. 날 이렇게 부려 먹으면서도 남편으로는 인정해 주는 건가? 아무튼, 이제 좋은 일만 있을 테니 난 슬슬 행복해졌다.

개울가에서 목욕탕 욕조로 물을 길어 오는 일은 좀 힘들었지만 그대로 서둘러 끝냈다.

난 방으로 들어가 목욕물이 준비됐음을 말씀드렸다.

"부인님들 목욕물이 준비되었습니다."

금화와 은화는 목욕탕으로 걸어갔고 은화가 뒤돌아서 날 보며 말했다.

"여보야도 따라와야지."

"저…. 저도요?"

"응. 우리 씻겨줘야지."

씻겨줘도 되는 거야? 그런 노동이라면 언제라도 봉사하겠습니다.


* * *


목욕탕에서 두 여인을 씻겨주는 건 좀 힘들었다. 목욕탕 때밀이들이 결코 보통사람들이 아닐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만큼 남을 씻겨주는 일은 힘들다.

힘들긴 하지만 결코 나쁠 순 없었다.

천상의 아름다움을 가진 부인들을 씻겨 줬으니 말이다.

목욕탕에서 그녀들의 잠옷까지 철저하게 입혀주었다.

여자옷을 입혀주는 건 뜻밖에 재밌고 흐뭇했다. 살짝 몸도 만져 볼 수 있으니까.

흐흐흐 나 변태 같아. 그래도 좋은 건 좋은 거다.

옷을 입혀주면서 옷을 잘 못 입혀 준다며 주먹으로 배를 한 대 맞긴 했지만, 그 정도는 별다른 고통도 아니었다. 요즘 좀 맞아 봐서 고통이 어느 정도 익숙해졌다.

그리고 오늘 밤도 난 아름다운 두 부인과 한 침대에서 잠들었다.


* * *


다음날 아침…. 일어날 때 양쪽 팔 근육과 엉덩이 근육과 허벅지 뒤편 근육 이어서 종아리 근육이 몹시 땅겼다. 생전 사용해 본 적 없는 근육을 어젯밤에 사용했으니 근육이 아프다고 외치고 있었다.

이 근육들이 땅기게 하는 운동이 무엇인지 설명하진 않겠다.

뜻밖에 허리는 아프지 않았다. 허리가 가장 아플 거로 생각했는데…. 오히려 허벅지 뒤편이 가장 아팠다.

내가 끙끙거리는 표정으로 깨어나자 내 왼쪽에서 내 어깨를 베고 자고 있던 은화가 깨어나며 나에게 말했다.

"근육이 아파?"

"네…. 부인."

"어디가 아픈데? 내가 치료해줄게."

난 내가 아픈 근육들을 말해주자. 은하가 말했다.

"엎드려 누워봐. 내가 그곳들을 치료해 줄 테니까."

난 일단 엎드려 누웠다. 내가 움직였기에 금화도 깨어났다.

은화는 엉덩이 근육부터 내가 아파하는 근육을 주물러 주기 시작했다. 손길이 매우 섬세하여 기분이 매우 좋았다. 그리고 손길 말고도 뭔가 상쾌한 기운이 몸으로 들어오는 기분이 들었다. 은화의 손이 약손인 듯 그녀의 손이 주물러 주고 지나간 곳은 하나도 아프지 않게 변하였다.

금화도 은화를 도와서 날 안마해 주기 시작했다.

지금 이 순간만큼은 그녀들이 나에게 어떤 고통을 주며 부려 먹었는지 기억나지 않을 정도로 행복했다.


* * *


다시 시작된 끝없는 설거지….

도대체 나의 부인들은 날 뭐라고 생각하는 걸까? 노예 아니면 남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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