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힘법사가 된 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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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만화책
작품등록일 :
2022.07.23 00:38
최근연재일 :
2022.08.13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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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1,4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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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8.08 1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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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탑의 소문 3

DUMMY

나는 그런 소문에 가장 민감할 것 같은 아이를 찾아갔다. 그런데 안으로 들어갈 수는 없어서 그냥 밖으로 불러내었다. 어차피 얼마 안 기다릴 것 같아서 문 앞에서 기다리기로 했다. 역시 예상대로, 아니 예상보다 빨리 그 아이는 밖으로 나왔다.

"레온이 직접 찾아오다니 별일이네. 어쩐 일이야?"

마이는 똘망똘망한 눈으로 나를 바라보며 말했다. 별일인 게 아니라 내가 그녀를 직접 찾아오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기에 놀라는 것도 이상한 일은 아니다. 평소 같았으면 내 쪽에서 그녀에게 먼저 접촉하는 일은 절대 없었겠지만, 오늘은 사정이 사정이니 어쩔 수 없다. 빠르게 용건만 해결하고 가도록 하자.

"마이야, 물어볼 게 있는데 잠깐 괜찮겠니?"

"응! 레온이 하는 말이면 뭐든 들어줄게."

방금 대화를 보면 알겠지만, 최근 마이는 내가 하는 말을 잘 듣게 되었다. 아무래도 내가 마법사인 걸 들켰을 때 늘어놓았던 장황한 허언을 아직도 믿고 있는 것 같다. 뭐, 말 잘 듣게 된 건 좋은 일이니까 신경 쓰지 않기로 했다.

주위에 듣는 사람이 있으면 곤란했기 때문에 나는 마이를 데리고 인적이 드문 숲속으로 갔다.

"마이야, 요즘 학교에서 유행하는 소문에 대해 아는 게 있니?"

"응? 학교에서 유행하는 소문이라면, 너무 많은데?"

···우리 학교에는 내가 모르는 비밀이 많이 있는 모양이다.

"그, 그러니? 지금 물어보는 건 학생들이 실종된다는 소문인데······"

"아, 그거. 사라진 사람이 벌써 10명이 넘었다지?"

역시 마이는 뭔가 알고 있나 보다. 그것도 꽤나 자세하게 알고 있는 듯했다.

"그, 그래? 혹시 더 자세하게 들려줄 수 있겠니?"

"응. 사라진 사람이 벌써 10명이 넘는데도 학교에서는 아무 말도 없는 거야. 그래서 학생들 사이에 이런저런 말들이 오갔는데, 사실 그중에서 믿을 만한 건 몇 개 없어. 아까 말한 10명 넘게 사라졌다는 거랑, 사라진 학생들 대부분이 성적이 우수한 학생들이었다는 것 정도?"

음, 그렇군. 마이 얘기를 들어 보니 사건이 커지면서 믿을 수 없는 소문도 더러 생겨난 것 같다. 다행히 이런류의 소문에는 빠삭한 마이였기에 그녀에게서는 보다 정확한 사실을 들을 수 있었다.

"그리고 이건 내가 스스로 생각해 본 건데 말이야, 아무래도 이번 사건과 저번의 그 비밀 장소가 연관되어 있는 것 같아. 사실 그 비밀 장소가 학생들을 감금하기 위한 장소였다, 이러면 굉장히 재밌을 것 같지 않아?"

마지막에 덧붙인 마이의 의견은 사족인 것 같다. 재미있을 것 같다는 지극히 개인적인 의견이니 무시해도 되겠지.

"그래서 말인데, 거기 다시 한번 가보자!"

"······응? 다시 가다니, 어디를?"

"그 비밀 장소 말이야. 그때 못다한 모험을 다시 시작하는 거야. 그리고 그 소문의 진상도 밝혀내는 거지."

마이 이 녀석, 비밀 장소로 학생을 납치하고 있다는 자신의 의견을 꽤 많이 신봉하고 있는 것 같다. 그런 허무맹랑한 의견을 주장할 수 있는 것도 아이의 특권인 것일까?

"됐어. 그날 다친 거로는 모자랐던 거냐? 그리고 학생을 납치하다니, 도대체 누가 말이야?"

"응, 그건 아직 모르곘는데······. 하지만 학교 안에 그런 숨겨진 장소가 있다니 굉장히 수상하잖아, 그치?"

확실히, 그날 이후로 줄곧 궁금하긴 했다. 그곳이 도대체 뭘 하는 장소인지. 하지만 그냥 학교 시설이겠거니 하고 대수롭지 않게 여겼었다. 그곳이 정말 학생들을 납치하기 위해 마련한 장소였다면? ······아냐, 역시 너무 비약이 심하다. 수상하다고 해서 무조건적으로 의심해서는 안 된다. 아직 조사가 더 필요하다.

"거기는 나중에 또 가 보는 걸로 하고, 오늘은 이만 들어가 봐. 이른 아침부터 나와줘서 고마워."

"흠······, 알겠어. 그럼 이따 봐."

마이가 기숙사 안까지 들어가는 것을 확인하고 나는 다시 내 방으로 돌아왔다. 오는 길에 겸사겸사 만나는 학생들에게 실종 소문에 대해 물어보았는데, 마이의 말대로 믿을 수 있는 근거 있는 이야기는 몇 되지 않았다. 그나마 신빙성 있는 것들도 전부 마이가 이미 이야기해 주었던 것들이었다. 역시 정보의 집합체 같은 마이가 모르는 사실은 없었던 것일까?


나는 증거 모으기를 그만두고 내 방에서 지금까지 알게 된 사실들을 정리해 보기로 했다. 여기저기 흩어진 정보들을 뭉뚱그려 생각해 보면 뭔가 새로운 사실이 발견될지도 모른다.

그러나 내 기대와는 달리 그다지 쓸 만한 정보는 발견되지 않았다. 아무래도 벌써 첫 번째 난관에 봉착한 것 같다. 학생들 사이에서 수집한 정보로 알 수 있는 사실은 우리 학교에서 우수하다고 불린 학생들이 차례차례 자취를 감추고 있다는 것이었다. 마치 누군가에게 납치된 것처럼 말이다. 그러나 이 정보만 가지고는 도저히 사건의 진상에 가까워 질 수가 없었다. 무언가 학생들은 모르는 사실이 감추어져 있는 것 같다.

학생들이 모르는 사실이라면 교사들이 알고 있을까, 그렇게 생각해서 교사들을 상대로도 탐문했는데, 역시 이렇다 할 정보는 없었다. 오히려 교사들이 더 사건에 대해 모르고 있는 것 같았다. 학교에서 비밀로 하고 있는 대상은 학생들만이 아닌 모양이다. 나처럼 이런류의 소문에 관심이 없는 교사 중에는 아예 사건 자체를 모르는 사람도 있었다.

학생도 모르고, 교사도 모른다면 다음은 학장이라도 찾아가야 하나 생각했는데, 내 신분으로는 거기까지 찾아가기는 힘들어서 관두었다. 전례도 있어서 그런지 더욱 만나기 힘들었다. 그래서 나는 이제 스스로의 힘으로 새로운 정보를 알아내야 하기로 했다. 전에 다짐했던 것처럼, 이제는 스스로 이야기를 만들어 나가야 하니까.

마이의 이야기가 무의식 중에 떠오른 것인지, 그런 내가 홀린 듯이 이끌린 장소가 바로 여기다. 계단 근처에 있었기에 찾아오는 건 그리 어렵지 않았다. 그런데 오랜만에 오니까 어느 벽이었는지 기억이 안 난다. 역시 그때처럼 열릴 때까지 막 눌러 보아야겠다.

"푸하하핫. 레온 웃기다."

벽을 더듬거리면서 만지고 있었는데 뒤에서 마이가 말을 걸었다. 쟤는 보면서 웃고만 있고 도와줄 생각은 추호도 없나 보다.

"너는 좀 도와 주······가 아니라, 네가 왜 여기 있어?"

마이가 여기 온 건 처음이 아니었지만, 그때는 엄연히 무단 침입이었다. 그렇다는 얘기는, 오늘도 마찬가지라는 것일까.

"에헤헤, 역시 여기로 올 줄 알고 기다리고 있었어. 요기 계단에 숨어있었는데 들킬 뻔했다?"

위로 올라가는 계단은 뒤에 작은 틈이 있어서 수그리면 사람 한 명은 들어가 숨을 수 있었다. 그렇다 쳐도 여기까지 오려면 뺑 돌아서 와야 하는데, 용케 다른 학생들에게 안 들키고 왔다.

"들키면 안 되는 줄 알면은 애초에 오지를 않으면 되잖아."

"그치만 재미있을 것 같았는 걸."

정말 막무가내다. 아직 젊어서 험한 꼴을 당해본 적이 없어서 그런가. 들키면 최소한 하루는 기숙사 퇴실 처분을 받을 텐데, 밖에서 한번 찬바람 쐬면서 자 보면 다시는 저렇게 마음대로 행동하지 못할 것이다. 마이 같은 애는 밖에서 고생 좀 해봐야 한다. ······아니면 혹시 믿을 구석이라도 있나?

"어휴, 됐다. 너를 누가 막겠냐."

믿을 구석이 있든 없든 그런 건 내 상관 아니다. 내가 쟤 보호자도 아니고, 원래 자기 인생은 자기가 책임 지는 거다. 나도 죽을 각오로 마왕에게 덤볐던 거고, 비록 환생하기는 했지만 죽었을 때 후회는 없었다. 오늘 마이를 데리고 다니면서 그 사실을 깨닫게 해 주어야겠다.

"······너도 올 거지?"

"응, 당연하지."

때마침 문이 열렸고, 나는 마이와 함께 안으로 들어갔다. 어떤 시련이 닥치든, 나를 원망하지는 마라 마이야. 오늘은 너를 도와주지 않을 거야.


안은 역시 어둑어둑했다. 이곳은 조명이라고는 횃불밖에 없는 원시적인 공간이다. 오늘은 나와 마이, 둘이서 각자 하나씩 불을 들고 앞으로 나아갔다. 한번 와본 적 있었기에 초반에는 순조롭게 진행할 수 있었다. 그런데 한 몇 분 걷다 보니 점점 발걸음이 느려졌다. 사방이 막힌 곳 없는 넓은 방인데 더해 주위가 어둡기까지 하니 저번에 사감과 만났던 곳이 어디었는지 도무지 분간이 안 되었다. 그래서 앞으로 갈수록 점점 긴장이 되어 발걸음이 느려진다.

체감상 그때보다 많이 걸은 것 같다고 느꼈을 때 즈음, 드디어 끝이 보였다. 아니, 끝이라기 보다는 새로운 시작이라고 불러야 정확할까? 나는 이 넓은 방에서 처음으로 문을 발견했다.

"······들어가보자."

긴장한 탓인지 마이는 속삭이는 것처럼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이제와서 무를 수도 없어서 우리는 안으로 들어갔다.

다행히 문 안쪽에는 조명이 있었다. 그래서 횃불은 두고 안으로 들어갔다. 문을 여니까 안으로 좁은 길이 하나 나 있었다. 지금까지 넓은 방안을 헤매고 다녔던 참이라 그런지 그 좁은 길은 답답하게 보였다. 마치 어떤 방으로 향하는 복도가 연상되는 그런 길이다. 이 길은 우리들을 어딘가로 이끌기 위해 마련된 것 같이 느껴진다. 이 비밀 공간을 이용하는 사람이 사용하는 길인 것은 알겠는데, 어디로 향하는지는 모르겠다.

나는 앞장서서 걸어갔다. 길이 좁아서 둘이 나란히 걷기는 힘들어 보였기 때문이다. 마이도 내 뒤에 바짝 붙어서 따라온다. 처음에는 뭐가 있을지 몰라서 조심스럽게 나아갔는데,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아서 이제는 점점 대담하게 성큼성큼 걷게 된다. 가끔가다가 뒤를 흘깃 보면서 마이가 잘 오나 확인했다.

그리고 얼마 뒤, 나는 막다른 길에 도착했다. 그런데 또 뭐가 있었다. ······이건, 처음보는 게 아니었다.

"이건······"

"응? 뭐야, 뭐 있어?"

내가 시야를 가려서 마이는 앞에 있는 이게 보이지 않나 보다. 그러나 나는 당황해서 그녀의 말에 대답할 수 없었다.

"설마, 정말로 완성할 줄이야."

"뭐야, 뭔데 그래? 나도 좀 보자."

마이는 폴짝 폴짝 뛰면서 필사적으로 내 앞에 있는 물건을 보려고 했다. 그런 그녀가 안쓰러워 나는 고개를 살짝 숙여서 편하게 볼 수 있도록 했다.

"으잉? 저건 뭐야?"

그런데 마이는 봐도 뭔지 모르겠는 모양이다. 이번에 한해서는 마이가 멍청해서 모르는 게 아니다. 아마 마이가 아니라 다른 사람이 와도 저게 뭔지는 모를 거다. 그래, 저걸 만든 당사자, 학장이 아니라면 말이야. 아, 나도 알고 있었지. 정정한다. 나랑 학장, 둘밖에 모를 거다.

나는 다행히 저 물건의 동작 원리를 알고 있다. 말보다는 직접 보여주는 게 빠를 거라고 생각해서 나는 앞에 달린 버튼을 눌렀다. 얼마 지나지 않아 치익 소리를 내면서 문이 열렸다.

"우와와와, 뭐야 뭐야?"

내가 고개를 든 탓에 다시 앞이 보이지 않게 된 마이는 갑자기 이상한 소리가 나니 깜짝 놀란 모양이다. 아니다. 마이 성격에는 놀랐다기 보다는 신났다고 해야 맞을 거다.

"들어와."

나는 먼저 안으로 들어간 다음 마이를 불렀다. 마이는 처음 보는 물건에 신기해 하면서도 순순히 안으로 들어와 주었다. 마이까지 들어오자 문이 닫혔고, 나는 앞에 달린 버튼을 눌러 기계를 동작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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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보상금 소동 3 22.08.02 53 1 15쪽
10 보상금 소동 2 22.08.01 31 0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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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기숙사 탐험 3 22.07.30 44 1 14쪽
7 기숙사 탐험 2 22.07.29 38 1 14쪽
6 기숙사 탐험 22.07.28 44 1 14쪽
5 학교생활 22.07.27 54 1 14쪽
4 편입 시험 22.07.26 68 1 14쪽
3 나의 장례식 22.07.25 94 1 14쪽
2 환생 후의 기억 22.07.24 156 1 15쪽
1 그날의 기억 22.07.23 271 0 2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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