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능 제작 아포칼립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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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8.12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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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8.22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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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간 (1)

DUMMY

어두운 자취방에서 휴대폰 화면을 켰다.

화면에는 400억이 찍혀있었다.

아무래도 이상한 번호였기에 나 혼자만 당첨돼서 수령금이 많았다.


은행 직원은 이런 번호에 당첨된 사람이 있다는 것에 많이 놀란 표정이었다.

인터넷에나 보던 당첨 후기를 듣고 사람없을 때, 다녀오기 잘했다.


돈을 안전하게 보관할 수 있다며 보험을 추천하던 직원의 말도 뿌리쳤다.

어차피 지구가 멸망하면 보험도 쓸모없다.


어차피 세상이 망하는 김에 사채라도 써서 돈을 모으려고 했는데, 이정도 돈이면 그럴 필요도 없었다.

이제 이 자본을 바탕으로 재앙을 막을 준비를 해야한다.


- 띵동


저녁 시간.

갑자기 초인종이 울렸다.

딱히 올 만한 사람이 없는데?


“306호 청년. 월세가 많이 밀렸어. 공시 준비 중인 거 알지만, 요새 경기가 안 좋은 거 알잖아...”


집주인 아주머니.

내가 복권 당첨된 걸 아나?

돈 냄새를 기가 막히게 맡은 것 같았다.


“이번에도 돈 없다고 하면 짐 싸. 이게 마지막 경고야.”

“당연히 내야죠. 밀린 돈이 100만 원 맞죠?”

“어? 그래...”


이미 통장에 400억이 있는데, 고작 100만 원으로 아주머니랑 실랑이하고 싶지 않았다.


“돈 보냈어요. 확인해보세요.”

“다 들어왔네? 복권이라도 당첨됐어?”


귀신이다.

귀신.

하지만, 능청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당첨됐으면 한강뷰로 이사 해겠죠.”

“허.”


집주인 아주머니는 황당한 표정으로 휴대폰을 확인하고 계단을 내려갔다.

저번 달에만 해도 100만 원이면 굉장히 큰돈이었는데, 사람이 돈이 생기니 여유가 생겼다.


지구가 멸망하지만 않았다면 참 좋았을 텐데...


6개월 후면 돈은 종이 쪼가리가 된다.

이젠 돈보다 시간이 더 귀해졌다.


문을 닫고 다시 방으로 들어왔다.

마침 동기화도 끝났기에 우선 제작 능력을 확인해보기로 했다.


“제작.”


말하는 순간.

눈앞에 수많은 도면이 나타났다.

사물함처럼 네모난 칸 안에 각각의 모양과 물건의 이름이 적혀있었다.

누르면 그냥 만들어지는 건가?


물건들을 전부 살펴보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다행히 검색 기능과 카테고리로 나누어져 있어서 원하는 건 쉽게 찾을 수 있었다.


“재앙을 막을 수 있다는 기계는 뭐야?”


사실 그 기계만 제작하고 종말을 막으면 이제 400억으로 행복한 생활만 하면 그만이다.

400억에 나도 모르게 미소를 지으며 시스템을 바라봤다.


[ 검색 중입니다. ]


화면이 빠르게 내려가기 시작했다.

맨 마지막.

네모난 칸이 전부 검은색으로 칠해져 있는 곳에서 화면이 멈췄다.


어떤 물건인지 모르겠고, 게다가 이름 대신 물음표가 적혀있었다.

이게 재앙을 막을 수 있다는 그 기계?

우선 화면을 클릭했다.


[ 숙련도가 부족합니다. ]

“어?”


다시 한번.

화면을 꾸욱 눌렀다.

이걸 제작하면 세상도 구하고 남은 돈으로 행복한 생활을 할 수 있는데...


[ 숙련도가 부족합니다. ]


젠장.

몇 번을 클릭했지만, 시스템은 오직 숙련도가 부족하다는 말뿐이었다.


[ 숙련도가 부족합니다. ]

[ 숙련도가 부족합니다. ]

[ 숙련도가 부족합니다. ]


그 밖에 다른 물건들도 눌러보았지만, 거대 방공호, 전투기, 자동차 모두 숙련도가 부족하여 만들 수 없었다.


“숙련도는 어떻게 올리지? 재앙 후 등장하는 괴물이라도 잡아야 하는 거야?”

[ 다양한 활동을 통해 숙련도가 증가합니다. 간단한 제작을 통해 숙련도를 높여보세요. ]


아쉽지만, 우선은 숙련도를 높이는 것에 집중해야겠다.


“지금 내가 만들 수 있는 것만 보여줘.”


작은 물병, 가방, 식칼 등.

기초적인 물건들이 화면에 나타났다.

그중에서는 음식이나 장난감 등 특이한 물건들도 있었다.


“이 중에서 도구만 보여줘.”


도끼 없이 나무를 벨 수 없는 것처럼 도구 없이 제작할 수 없다.

뭔가 만들기 상대적으로 쉬워 보였기에 여러 물건 중에 망치를 선택했다.


[ 재료가 필요합니다. ( 소량의 철, 약 30cm 나무 ) ]

[ 망치 모양을 만들 대장간이 필요합니다. ]


망치 하나 만드는데, 대장간이 필요하다니.

그냥 게임처럼 클릭만 하면 뚝딱 만들어지는 줄 알았는데, 너무 현실성 있었다.


사실 망치는 그냥 나가서 사버리면 되는 건데, 뭔가 대책이 필요했다.


일단 나가서 철물점에서 망치를 사서 들어왔다.

바닥에 망치를 내려놓고 자리에 앉아서 망치를 바라봤다.


기초적인 물건들은 사실 돈 주고 사면 된다.

그렇지만, 재앙 후에는 모든 물건을 구하기도 힘들고 미리 한 번쯤은 만들어야 숙련도가 올라갈 것 같았다.


망치를 바라보고 있으니 시스템이 내게 말을 걸었다.


[ 분해를 통해서도 숙련도를 높일 수 있습니다. ]


제작만 되는 게 아니라 분해도 된다니.

능력이 마음에 쏙 들었다.

망치를 손을 대고 말했다.


“분해.”


밝은 빛이 방출하면서 자취방을 뒤덮었다.

손잡이와 망치의 머리 부분이 깔끔하게 분해되었다.


[ 망치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졌습니다. 숙련도가 소폭 상승합니다. ]


분해만으로 숙련도가 오른다니.

좋은 생각이 났다.

과학의 결정체인 휴대폰을 바라보고 외쳤다.


“분해.”


휴대폰이 빛을 내며 여러 부품으로 나누어졌다.

무엇이든지 분해가 되다니.

생명체에게도 사용 가능한 건가?

그러면 재앙 후에 나타나는 괴물에게 이 능력을 쓰면 된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휴대폰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졌다는 문구가 뜨지 않았다.

설마?

휴대폰 재료를 바라보면서 말했다.


“제작.”


[ 숙련도가 부족합니다. ]


아.

망했다.

숙련도를 올리겠다는 생각에 그냥 핸드폰을 분해했다.


다만 아직 제작할 수 없는 물건은 숙련도조차 오르지 않고 그냥 분해될 뿐이었다.


진정하자.

아직 휴대폰 약정이 남았지만, 400억이 있는 지금 그냥 새로 하나 사면 된다.

지나간 휴대폰을 잊고 다시 망치를 바라봤다.


“제작.”


[ 제작을 시작합니다. ]


몸이 멋대로 움직였다.

쇠 부분과 나무 부분을 양손에 들고 결합하기 시작했다.


아주 간단한 제작이었지만, 이상한 부분이 있었다.

보통 그냥 힘으로 끼워 넣으면 결합한 부분이 헐렁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건 마치 접착제를 바른 것처럼 원래 상태 그대로 다시 제작되었다.

시스템을 사용해서 제작하면 뭔가 다른가?


[ 망치를 제작했습니다. 숙련도가 소량 상승합니다. ]


약간의 꼼수가 있었다.

미리 어느 정도 완성된 재료가 있으면 대장간도 필요없다는 것이다.

중간 가공된 재료를 사서 만들기만 하는 되는 것이다.


이번에는 시스템을 의지하지 않고 망치를 직접 만들어보았다.

손재주가 없지만, 망치 머리 부분과 손잡이 부분을 집에 있는 접착제로 결합해서 완성했다.

결합 부분이 조금 헐렁거리긴 했지만, 나름 괜찮았다.


[ 망치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졌습니다. 제작 속도가 증가합니다. ]


시스템을 이용하는 것도 좋지만, 직접 만드는 것이 다음번 제작 속도를 증가시켰다.


“분해.”

“제작.”

“분해.”

“제작.”


그 밖에도 집 안에 있는 다른 물건들을 분해하고 제작하는 것을 반복했다.

어떤 걸 제작할 수 있는지 모르니 그냥 책상, 의자, 매트리스 등 전부 분해했다.

물론 집안이 엉망이 되었지만, 어차피 이젠 돈이 많아서 그런 건 신경 안 써도 된다.


순식간에 숙련도가 쌓여서 소방 도끼를 만들 수 있는 정도가 되었다.

게다가 가장 많이 만들었던 망치는 제작만 외쳐도 순식간에 제작되었다.


“숼터 검색.”


아직 숙련도가 부족해서 1인용 숼터도 만들 수 없었다.

시스템이 보여주는 숼터에는 1인용부터 수백 명 아니 수천 명을 수용할 수 있는 곳도 있었다.


우선은 숙련도를 높여서 기초 쉘터를 건축하는 것을 목표로 잡았다.


시스템을 통해 다시 한번 일기를 정독했다.

재앙은 6개월 후에 일어난다.

미리 계획을 세워야 한다.


1. 안전한 쉘터.

2. 식량과 물.

3. 무기와 사람.


포스트잇에 중요한 것들만 우선 적어보았다.


나 혼자서는 숼터를 운영하기 힘들다.

식량을 유지하기 위한 농사 인원.

괴물과 약탈자에게서 기지를 막을 경비 인원.

재앙 속에서도 내 말을 듣고 나를 도와줄 사람들이 필요했다.


그리고 숼터를 지을 곳을 찾아야 한다.

다행히 분해하지 않은 컴퓨터 화면에 대한민국 지도를 펼치고 어디에 숼터를 만들지 고민했다.


마음 같으면 서울에 고급스러운 아파트를 사고 한강뷰를 보고 싶지만, 재앙이 다가오는 상황에서 그건 의미 없었다.


일기에 보면 사람들은 지하 대피소나 아니면 동굴 속으로 들어가서 태양 폭풍을 피했다고 한다.

게다가 엄청난 열기 때문에 지하가 아니면 건물 안에서 산 채로 익을 수 있기에 신중하게 숼터 위치를 정해야 한다.


무인도나 깊은 바닷속도 한 번 생각해 보았다.

그러나, 바다 근처는 순식간에 뜨거운 수증기가 덮치기 때문에 오히려 독이 될 수 있었다.


게다가 태양 폭풍이 일어난 다음에 한 가지 문제가 있었다.

태양 폭풍이 불어오면 지상의 모든 것이 불탄다.


건물 자체는 뼈대는 남아있겠지만, EMP 폭탄이 터진 것처럼 모든 전자기기가 파괴된다.


그렇기에 전자기기들은 재료만 사고 재앙 이후 제작 능력으로 만들어야 한다.


대략 6개월.

그전에 미리 땅을 사고 숼터를 만들어야 한다.

아직 시간이 남았기에 숙련도를 올리면서 차근차근 생각해 보기로 했다.


#


경기도 외곽에 있는 대장간으로 향했다.

살면서 처음 대장간에 와봤다.

1달 동안 이곳에서 기술을 배우고 순식간에 숙련도를 채울 것이다.


- 깡, 깡


요란스러운 금속음이 주위에 울려 퍼졌다.

소방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던 내가 지구를 구하기 위해 대장간에 오다니.

사람 일은 역시 알 수 없었다.


“저기요.”


금속음이 잦아들고 주인 할아버지가 땀을 뻘뻘 흘리면서 등장했다.

나이가 있지만, 그럼에도 보이는 팔의 잔 근육.

그가 장인이라는 것을 단번에 알아챌 수 있었다.


“혹시 제자를 받으시나요?”

“우리 대장간은 아무나 받지 않아. 내가 비록 늙었지만, 그래도 신념은 지키는...”


지갑에서 5만 원짜리 여러 장을 꺼내니 할아버지의 눈빛이 흔들렸다.


“물론 수강료를 내려고 했는데...”


할아버지가 눈에 보이지 않을 속도로 내가 들고 있던 돈을 가져가셨다.


“그렇지만, 특별히 한 번 기회를 주지.”


역시 돈이 최고다.

제작에 필요한 재료는 돈으로 사면 되고 기술은 장인에게 배우면 된다

이제 이곳에서 숙련도를 최대한 쌓고 거대한 숼터를 만들면 되는 것이다.


“다시 말하지만, 아무리 네놈이 돈이 많아도 재능이 없으면 알려주지 않는다.”

“재능이라고 하면 어느 수준을 말씀하시는 거죠?”


할아버지는 오래된 망치를 들면서 말했다.


“이거 한 번 만들어봐. 그럼 재능이 있다고 생각하고 기술을 알려주지.”


살면서 대장간을 오늘 처음 와본 사람에게 망치를 만들어보라니.

보통 화덕에서 나오는 엄청난 열기 때문에 일반인들은 숨을 쉬기도 힘들다고 들었다.


“무려 50도 정도 되는 온도에서 그보다 뜨거운 철을 단련해야 하는 일이다. 정말 할 생각인가?”

“물론이죠.”


이 노인은 이미 내게 기술을 알려줄 생각 따위 없는 것 같았고 열기에 겁먹어서 도망치는 걸 바라는 느낌이었다.


“예전에 기술만 홀랑 배우고 도망친 녀석이 있었다. 그래서 재능이 있지 않은 이상...”


할아버지의 말을 무시한 채로 화덕 가까이 다가갔다.

뜨거운 열기에 절로 땀이 나기 시작했다.


물론 필기시험에 떨어졌지만, 한때 소방관을 꿈꿨던 사람으로서 이정도는 버틸 수 있다.


“포기해. 손을 보면 알 수 있다. 넌 이런 걸 해본 적이 없어. 괜히 다치지 말고 포기해라.”


망치를 만드는데 필요한 도구와 재료가 전부 있었다.


시스템이 있는 이상.

재능 따위 상관없었다.

재료를 모아놓고 손바닥을 펼친 상태로 말했다.


“제작.”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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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프롤로그 22.08.21 262 11 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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