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능 제작 아포칼립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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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8.12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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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8.26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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탱커 영입 (2)

DUMMY

제작을 외치는 순간.

다행히 재료가 있는지 제작 능력이 발동되었다.

몸이 제멋대로 움직여서 잡동사리들을 막 들고 왔다.


“그거로 뭐하게?”

“기다려봐.”


이 자리에서 믹서 트럭을 뚝딱 만들어낼 수 없다.

하지만, 간이 콘크리트 믹서기 정도는 만들 수 있었다.


둥근 원통에 시멘트가 잘 섞이게 돌아가는 형식의 기계다.

살면서 거의 본 적없는 물건이지만, 제작 능력이 있는 상황에서 이정도 물건은 망치 만드는 것처럼 쉽게 만들기 시작했다.


[ 간이 콘크리트 믹서기를 제작했습니다. 숙련도가 상승합니다. ]


대야 2개를 붙인 후 돌아갈 수 있게 손잡이를 연결했다.

시스템 덕분인지 대야의 연결 부분이 쉽게 떨어지지 않았다.

마치 바비큐 구이를 굽는 것처럼 간이 믹서기가 만들어졌다.


“오, 잘 돌아가는데?”

“이걸 그 자리에서 만들었다고?”

“대단하네.”


생각보다 기계는 잘 돌아갔다.

시멘트, 모래, 물을 넣고 돌리기 시작했다.


가만히 앉아서 손가락만 빨고 있을 뻔했지만, 다시 모두 열심히 일하기 시작했다.


#


그렇게 시스템 덕분인지 숼터를 만드는 건 빠르게 진행되었다.

대략 2개월이 지나니 어느 정도 완성이 되었다.

장마가 시작되기 전에 일을 마친 것이 다행이었다.


모두가 퇴근한 저녁 시간.

나 혼자 숼터 앞에 섰다.


[ 88% 숼터를 완성했습니다. ]


재앙을 막을 숼터를 거의 다 만들었다.

완전히 만족스럽지는 않았지만, 그럭저럭 외견은 그럴듯했다.


물을 저장할 물탱크.

태양 폭풍을 피할 방공호.

잠을 청할 숙소.


음식을 저장할 냉동 창고.

감자 같은 작물을 농사할 공간.

콘크리트로 만들어 괴물들과 약탈자들을 막을 수 있는 벽.


필요한 건 많았지만, 나름대로 있을 건 다 있었다.

아파트 2층 정도 되는 높이의 외벽은 심지어 위에 올라가서 망을 볼 수 있었다.


- 휘이잉


사다리를 타고 외벽 위로 올라오니 시원한 바람이 불어오기 시작했다.

대략 두께가 3m 정도를 콘크리트로만 채워서 완성했는데, 나름 단단했다.

콘크리트 특유의 까끌까끌한 표면을 느끼며 고개를 들었다.


넓은 평야 지대라서 주변에 뭐가 다가오는지 쉽게 확인할 수 있었다.

그곳에서 노을 진 태양을 바라봤다.

저걸 맨눈으로 볼 수 있는 날도 얼마 남지 않았다.

외벽에서 내부를 바라봤다.


마치 컨테이너처럼 있는 정사각형 모양의 숙소.

다만, 숙소의 내부는 꾸미지 않았다.

어차피 태양이 한 번 휩쓸고 가면 불타기 때문에 그냥 틀만 잡아두었다.


재앙 이후.

필요한 가구들을 제작하면 된다.


방공호 아래 서늘한 공간에 미리 목재를 사두었기에 나중에 필요할 때 꺼내 쓰면 된다.

다만 묘목은 자라는 데 오래 걸리기에 보관만 하고 있다가 나중에 심어야겠다.


외벽에서 사다리를 타고 내려왔다.

정문을 만들지 않았기에 자동차를 끌고 들어올 수 없었다.

나중에 자동차를 제작할 때를 대비하여 미리 정문을 만들어야겠다.


게다가, 생각해보니 따로 대장간을 넣을 공간이 없었다.

열기 때문에 조금 멀리 두어야 한다.


화장실도 만들고, 샤워실, 동물들을 넣을 공간도 만들어야 했다.

완성했다고 좋아했는데, 아직은 고칠 점이 많이 남아있었다.


거의 현대판 노아의 방주를 만드는 느낌이었다.

그렇지만, 이정도로 꼼꼼히 재앙을 대비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


- 하암


하품을 크게 하면서 몸을 풀었다.

어제도 운동해서 피곤하지만, 몸을 움직였다.

이제는 시간이 더 귀하다.


단 하나의 재앙을 막기 위해 이런 노력을 하는 걸 사람들은 알고 있을까?

다들 돈 낭비나 하고 있다고 생각하겠지?


그렇게 잡생각을 하면서 숼터를 수정하기 시작했다.

나머지 부분을 채우기 위해 또다시 체력과 돈을 갈아 넣었다.


#


“쇼핑카트를 밀 때는...”


숼터도 슬슬 완성되었기 때문에 기초적인 물건을 사러 대형 마트에 왔다.

우선 기본적인 도구들과 옷은 만드는 것보다 사는 게 편해서 미리 많이 사둬야 한다.

그중에서 여긴 창고처럼 대형으로 물건을 파는 곳이다.


“나, 저거 사줘.”

“쓰읍. 안된다고 했지!”


떼를 쓰면서 장난감을 원하는 아이.

그걸 웃으면서 지나가는 할머니.

장을 보는 게 지루한지 발을 동동 구르며 엄마를 바라보고 있는 꼬마.

하품하면서 커피를 집고 있는 다크서클이 짙은 남성.


이들은 과연 3개월 후에 지구가 망한다는 걸 알고 있을까?


가끔은 지구가 망한다고 모두에게 알려줘야 하는 게 아닌가 생각이 든다.

그러나, 지금 당장 지구가 태양 폭풍에 의해 망한다고 하면 80억 명 중에 몇 명이나 믿을까.


혹시 태양 폭풍이 빨리 일어날 수도 있으니 기상청에 찾아가서 진지하게 물어본 적이 있었다.


원래라면 문전박대당하겠지만, 금액 때문인지 진지하게 내 질문에 답을 해주었다.


2025년 10월 9일.

태양 폭풍이 불어서 지구가 망할 가능성은 0.0000001% 정도 된다고 했다.


직원은 코웃음을 치며 집에 가는 길에 교통사고로 죽을 확률이 더 높다면서 농담을 하기도 했다.

그러나, 그 직원은 그게 진짜로 일어날 줄은 상상도 못 했을 것이다.


태양 폭풍으로 지구가 망한다고 인터넷 커뮤니티에 올리기도 했다.

그러나, 돌아오는 건 비난과 조롱이었다.

뭐, 믿는 건 자유니까.


아무튼, 쉽게 상하는 음식을 제외한 나머지 편리 물품을 쇼핑 카트에 담았다.

커피나 차도 먹으면 좋겠지만, 재앙이 발생한 다음 가장 귀해진 것은 다름 아닌 물이다.


바다가 말라서 그냥 호수처럼 되어버리기에 물이 제일 귀한 자원이 된다.

우선 멸망 전까지 실컷 먹기로 하고 커피를 카트에 담았다.

돈은 많으니까 일단은 담아야겠다.


어느 정도 물건을 사고 선글라스가 있는 곳으로 왔다.

그렇게 어떤 종류의 선글라스를 낄지 고민하고 있은 순간이었다.


- 쾅


뒤에서 엄청난 굉음이 들리기 시작했다.

마트 안에 있는 모든 사람이 당황한 표정으로 주위를 둘러보았다.


“뭐야?”

“뭐지?”


사람들의 웅성거리는 소리가 주위를 가득찼다.

무슨 일인지 확인을 하려는 순간.

주위가 흔들리기 시작했다.

지진이 일어났다는 것을 본능적으로 느낄 수 있었다.


다들 손이나 가방으로 머리를 감싼 채로 마트 밖으로 빠져나가기 시작했다.

나도 서둘러 마트를 나가야 하는데, 이상하게도 일기에서 봤던 문구가 생각이 났다.


[ 그때는 몰랐지만, 재앙이 일어나기 전 다양한 징조가 있었다. 지하철이 탈선하고 멀쩡한 건물이 무너지는 것도 사실 재앙의 전조였다. ]


재앙이 다가오기 전에 동물들이 집단으로 이동하거나, 미리 전조 현상이 감지된다고 한다.

그리고, 이 지진은 단순히 지구가 망하기 전 경고 신호에 불과했다.


- 쾅


1층으로 내려가려는 바로 내 눈앞에 거대한 콘크리트 조각이 떨어졌다.

잘못하면 저기에 맞아서 그대로 죽을 수 있었다.


하지만, 재앙이 이미 일어날 것을 알고 있어서 그런가?

현실성이 떨어지는 기분이었다.

다들 출구를 향해 뛰어가는 동안.

건물은 더 심하게 흔들렸다.


몸을 제대로 못 겨눌 정도로 흔들리는 마트 안.

진열대에 있는 물건들이 떨어지고 주변이 아수라장이 되기 시작했다.


그러나, 가만히 있으면 죽는다.

겨우 물건 진열대에 몸을 의지한 채로 서서히 앞으로 걸어갔다.


- 끼익


그러나, 열심히 몸을 움직이는 나를 향해 거대한 진열대가 쓰러졌다.

젠장.


“후우...”


기대고 있는 진열대와 쓰러진 진열대 사이의 공간에 넘어져 살아남을 수 있었다.

재앙이 오기도 전에 죽을 뻔했다.


내 위로 떨어진 과자봉지를 무시하고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내용물이 단단한 캔이 아니라서 정말 다행이다.


완전히 건물이 무너지고 말았는지 주위가 어두웠다.

다행히 어딘가를 다치지 않았지만, 주변에 먼지가 가득해서 숨을 쉬기 힘들었다.

언제라도 저 콘크리트 더미에 깔려 죽을 수 있었지만, 이상할 정도로 몸은 침착했다.


굴착기를 만들어서 빠져나가야 하나?

이곳은 3층.


잘못하다가 그대로 아래로 떨어질 수 있었다.

마트는 일반 건물보다 천창이 높기에 무턱대고 움직이다가는 크게 다칠 수 있었다.

위험한 상황에서는 신중해야 한다.


게다가, 이런 어둠 속에서 굴착기 재료를 찾고 있는 건 미친 짓이었다.

일단은 구조대를 기다리기로 마음먹었다.


태양 폭풍도 아니고 지진.

금방 구조대가 올 것이다.


캄캄한 어둠 속.

아이의 울음소리가 들려왔다.

나 말고도 이곳의 빠져나가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았다.


그때.

어둠 속에서 누가 손전등을 비추면서 큰 소리를 내었다.


“다들 침착하세요. 구조대가 올 겁니다.”


어?

저 사람은?


[ 문수빈이라는 젊은 여자가 있었다. 그녀는 재앙이 다가와도 희망을 잃지 않고 주변 사람들을 챙겼다. 그야말로 영웅. 그러나, 난 그들처럼 행동하지 못했다. ]


처음 보는 사람의 얼굴을 보고 내 일기에 등장하는 사람이라는 걸 알아채기는 힘들다.


그러나, 일기에는 남자처럼 근육질 몸매에 큰 키, 왼쪽 눈 아래 십자가 문신.

일기에서 설명한 바로 알아차릴 수 있는 특징이 있었다.


누구 보다 앞장서서 괴물을 퇴치하고 인류의 희망이 된 존재.

영웅이라는 이름에 맞는 사람이라고 일기에 적혀있었다.


“우선, 제가 길을 찾아볼게요. 다들 여기에 잠깐 계세요.”

“아, 잠깐만요. 저도 도울게요.”


정의롭고 믿을 수 있는 사람.

우리 숼터에 들어오면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친분을 쌓기 위해 가까이 갔다.


가까이 가니까 나와 덩치가 비슷했다.

그래도 내 키가 180 정도 되는데, 나보다 크가 크다니.

압도적인 피지컬이었다.

운동선수인가?


- 딸칵


우선 나도 매장에 있는 다른 손전등을 이용해 주위를 밝혔다.


바닥에 널브러진 물건들을 피하면서 앞으로 나아갔다.

우선 3층에서 1층으로 내려갈 계단을 찾아야 했다.

침착하게 걸어가고 있었는데, 그녀는 뭔가 불안해 보였다.


“왜 그러시죠?”

“지진이 일어난 다음에 한 번 더 충격이 올 수 있거든요. 최대한 빠르게 움직여야 해요.”


어둠 속에서도 다른 사람들을 생각해서 저렇게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다니.

사람은 극한의 상황에 오면 성격이 드러난다고 한다.

그래서, 결혼하기 전에 함께 술을 마셔보라는 말도 있다.


다른 사람을 먼저 생각하는 이런 사람이라면 우리 숼터를 맡길 만했다.

그렇게 무너진 마트 안을 한참 걸어가기 시작했다.


어둡고 숨쉬기도 힘들어서 계단을 찾는 것이 힘들었다.

게다가 마트나 백화점 같은 곳은 시간을 모르게 하려고 창문을 만들지 않아서 숨이 더욱 차오르는 느낌이었다.


“에스컬레이터는 막혔네요.”

“그러게요.”

“엘리베이터 아래로 내려가야 하나?”


어린아이도 있었기에 3층 아래를 엘리베이터 통로로 내려가는 건 힘들어 보였다.


“우선은 둘러보죠.”


에스컬레이터 말고 다른 계단을 찾는 도중 중년 여성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살려주세요!”


우리가 찾던 비상계단.

부서진 철문 뒤에서 누군가가 고통스러운 듯 소리를 내고 있었다.


철문이 찌그러지면서 뒤에 누군가가 갇힌 것 같았다.

내가 그녀의 말에 대답하기도 전에 문수빈은 바로 문에 돌진했다.


- 쾅


엄청난 소리가 마트 가득 울렸다.

저번에 곡괭이로 바위를 내려친 고릴라 녀석보다 힘이 센 것 같았다.

그러나, 인간의 힘으로 철문을 부술 수는 없었다.


- 쾅


그럼에도 그녀는 포기하지 않고 계속 문에다가 몸을 부딪치기 시작했다.

저러다가 그녀도 다칠 것 같았다.


“그만하시고 다른 방법을 찾아봅시다.”

“뭐? 안에 사람이 있잖아!”


그녀의 눈은 사람을 살리겠다는 다짐으로 가득해 보였다.

그녀의 힘으로 문을 옮겨보려고 했지만, 문은 움직이지 않았다.


“우선 진정하시고...”

“말만 하지 말고 도와주시죠. 아니면 좋은 방법이라도 있어요?”

“어...”


굴착기를 만들까?

아니면 소방 도끼?

고민하다가 가장 좋은 생각이 났다.

괜히 무리해서 찌그러진 철문을 밀다가는 뒤에 있는 사람도 다칠 수 있었다.


이 상황에서 내가 할 수 있는 건 단 하나.

철문에 가까이 가서 손을 대고 말했다.


“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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