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능 제작 아포칼립스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전역함
작품등록일 :
2022.08.12 16:27
최근연재일 :
2022.09.02 15:00
연재수 :
14 회
조회수 :
2,143
추천수 :
111
글자수 :
70,615

작성
22.08.29 15:00
조회
125
추천
8
글자
12쪽

반전 (2)

DUMMY

당혹스러워서 아무런 말을 하지 못했다.

그저 레스토랑에서 튼 잔잔한 바이올린 소리만 들려올 뿐이었다.


소행성 충돌?

태양 폭풍도 아니고 갑자기?

머리가 아파오는 듯했다.


- 꿀꺽


뉴스를 끄고 시원한 물을 한잔 들이마셨다.

이제 와서 소행성을 피하고자 일주일 만에 모든 건물을 지하로 옮겨야 하는 건가?

대체 갑자기 이런 일이 내게 일어나는지.


- 우웅, 우웅


다시 재준이에게 전화가 왔다.

녀석도 당혹스러울 것이다.


“야, 미래 일기에서 태양 폭풍이라고 하지 않았냐?”

“어... 잠시만.”


녀석과 전화하면서 일기장을 살펴보기 시작했다.

분명 미래 일기라면 소행성 충돌에 대해 언급이라도 되어있을 것이다.

그러나, 마치 소행성이라는 존재는 허구였던 것처럼 일기장 어디에도 있지 않았다.


“소행성 충돌을 태양 폭풍으로 착각한 거 아니야?”

“그걸 어떻게 착각해.”

“그럼 이제 어떡해?”

“일단 일기를 더 찾아볼게.”


전화를 끊고 일기 내용이 적힌 시스템을 유심히 살폈다.

소방 공무원 시험 합격자 명단에 내 이름이 있는지 확인하는 것처럼 눈을 떼지 않았다.


그러나, 아무리 살펴봐도 미래 일기에는 소행성보다 태양 폭풍 이야기만 가득했다.


혼란스러운 상황.

한가지 간과한 게 있다면 어느 순간부터 귓가에 맴돌던 잔잔한 바이올린 소리가 들리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저기요?”


원래 같으면 종업원이 들어왔겠지만, 아무런 반응도 없었다.


- 끼익


방 밖으로 나왔지만, 복도는 쥐죽은 듯이 조용했다.

이곳의 공기 흐름이 바뀌었다는 걸 직감적으로 느낄 수 있었다.


밥을 먹던 사람들도 음식을 만드는 주방장들도 다 어디로 간 건지.

주위에 아무도 없었기에 혼자 남았다는 공포가 밀려왔다.


몰래카메라인가?

일단은 레스토랑 나가서 생각하려는 그 순간.


- 퍽


둔탁한 무언가에 머리를 맞아 그대로 기절하고 말았다.


#


눈을 떠보니 낯선 천장이었다.

마치 영화에서 보던 취조실 같았다.

눈앞에 책상이 하나 놓여있었고 내 손은 수갑이 채워져 있었다.


- 턱


수갑이 책상에 걸려 움직일 수 없었다.

대체 이게 무슨 일이지?

납치를 당한 건가?


돈을 노리고 했다기에는 이젠 돈도 별로 없는데?

주변을 살피고 있을 때, 철문을 열고 한 남자가 들어왔다.

형사라고 생각하기에는 옷차림이 이상했다.


“최관우 씨 맞으시죠.”


선글라스를 끼고 양복을 입은 남자는 자리에 앉아서 나를 바라봤다.

중저음으로부터 나오는 카리스마 때문에 나도 모르게 집중이 되었다.


“제가 봤을 때, 경찰은 아닌 것 같은데 이렇게 납치해도 됩니까?”

“여기서도 여유가 있는 걸 보니 이미 여기에 끌려오는 걸 알고 계셨군요.”


미래 일기.

다시 말하자면 그 일기가 적혀있는 날짜까지는 무조건 살 수 있다는 의미가 되기도 하였다.


여기서 죽을 일은 없을 것이다.

물론 최근에는 미래 일기랑 다르게 흘러가고 있지만...


선글라스 남자는 몸을 내 쪽으로 옮기면서 진지한 표정으로 이야기했다.


“단도직입적으로 말하겠습니다. 당신은 미래를 볼 수 있습니까?”


뭐?

사람을 갑자기 납치하고는 미래를 볼 수 있냐고 질문하다니.

어이가 없었다.


“아니요. 전혀요.”

“마치 당신은 이미 종말이 다가오는 걸 아는 것처럼 행동했습니다.”

“예?”


그는 옆구리에 낀 서류를 책상 위에 펼쳤다.

거기에는 복권 번호와 내가 종말이 다가온다고 쓴 글이 적혀있었다.


“복권 번호를 맞추는 것부터 종말이 다가오는 걸 예상하는 듯 숼터를 짓는 모습까지. 이게 미래를 모른다고 할 수 있을까요?”


남자의 말은 그럴 듯하다.

간혹 소설에서 보면 이런 내용으로 회귀자를 찾고 미래를 이용하는 스토리가 나오기도 한다.


그러나, 이정도 증거만 가지고 미래를 안다고 생각하는 건 너무 멀리 간 거다.


“일단, 이 수갑 좀 풀어주시죠.”

“아. 죄송합니다.”


남자는 바로 일어나서 수갑을 풀어주었다.

이 사람은 내게서 정보를 캐려고 한다.

그렇다면 내가 이 대화에서 우위에 있다는 것이다.

오히려 이런 상황에서 내가 정보를 캐기 쉽다.


“어차피 세상이 일주일 후면 운석에 의해 망하는데, 미래를 보는 사람을 찾는 이유가 뭐죠?”

“저희는 당신이 도깨비와 관련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도깨비?

마치 시스템을 처음 봤을 때처럼 머리가 어지러운 느낌이었다.


“아, 설명이 늦었군요. 자신들이 미래를 안다고 주장하는 무리입니다. 저희는 도깨비라고 부르죠.”


나 말고 미래를 아는 사람이 있다니.

미래 일기 쓰레기인데?


“그럼 당신들은 누구죠?”

“저희는 세계의 평화를 위해 도깨비들을 잡는 무리죠.”

“예?”

“그냥 평범한 회사라고 생각하세요.”


미래를 보는 사람을 잡는 회사?

살면서 처음 들어봤다.


“도깨비들은 미래를 보고 인류를 위해서가 아닌 오직 자기들을 위해 움직이기에 세계의 큰 혼란이 옵니다.”


하긴 내가 만약 투자를 잘하는데, 미래 일기가 그런 내용을 알려준다면 순식간에 시장을 내 마음대로 움직일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그들이 소행성 충돌을 예상했죠.”

“그런데, 왜 저를 찾으시죠?”

“다만, 그들은 어째서인지 소행성을 막을 수 있는 장치를 만들고 실행에 옮기지 않았습니다.”

“왜죠?”


나도 모르게 질문이 나왔다.

지구를 막을 수 있는 기계를 만들었는데, 쓰지 않았다는 사실이 이해가 되지 않았다.


미래를 알아도 최소한 그들도 지구에는 살아야 하는 거 아닌가?


“아마 운석을 막아도 소용이 없다는 걸 아는 눈치였습니다.”

“예?”

“따라오시죠. 직접 보는 게 빠를 겁니다.”


남자는 자리에서 일어나서 취조실 밖으로 나갔다.

취조실 바깥 모습은 평범한 회사 같았다.

수많은 사무실과 컴퓨터.

전원이 들어오지 않는 걸 보니 위장용인 것이 분명했다.


한국에 이런 곳이 있나?

아니면 여기는 한국이 아닌가?


의문점은 많았지만, 도깨비에 대해 흥미가 생겼기에 일단 요원을 따라갔다.

내가 있던 고층이 아니라 엘리베이터를 타고 지하로 내려가니, 마치 아까의 풍경은 꿈인 것처럼 느껴졌다.


지하 감옥 같은 공간.

이런 곳에 도깨비를 가두는 건가?


- 끼익


내가 있던 곳과 다르게 완전 녹이 슨 철문을 여니 피 냄새가 콧속을 파고들었다.


햇빛은커녕 작은 전구만 켜져 있는 방.

피가 흥건한 바닥.

철제 의자에 앉아있는 누군가.


중세 흑마법사가 있다면 저런 느낌이었을 것이다.

게다가, 도깨비 가면을 쓰고 있어서 더욱 비밀스러운 느낌이 들었다.


“야.”


정적을 뚫고 선글라스 요원이 소리치니 벽 옆에서 내 또래로 보이는 여자 요원이 나타났다.


“네.. 넵!”


늦게 대답한 걸 보니 잠을 자고 있었던 것 같았다.

이런 곳에서 잠이 오나?


“우리 신입이 엘리트라고 그랬는데, 실망이 크네.”

“죄송합니다. 오랜 시간 고문을 해서 그만...”


어두워서 얼굴이 잘 보이지 않았지만, 상당히 예쁜 외모.

게다가 엘리트라니.


이런 사람을 고작 교도관으로 사용하는 여긴 대체 뭐 하는 회사지?

유심히 주변을 둘러보고 있을 때, 그녀가 내게 말을 걸었다.


“제가 세게 때렸는데, 괜찮으시네요.”

“어?”


가까이에서 보니 단번에 알았다.

요리를 서빙하면 그 예쁜 종업원이었다.

설마, 내가 그 레스토랑에 가는 걸 알고 있었나?

미슐랭 3스타 레스토랑에 잠복했다면, 이 회사 평범한 곳이 아니다.


“요즘 애들은 빠졌네. 잠도 자고...”


내가 놀라는 동안 선글라스 요원은 혀를 치며 도깨비 가면에 가까이 다가갔다.


“이 가면 좀 치울 수 없나? 애들 장난도 아니고.”

“그게 얼굴과 가면을 완전히 붙었는지 떨어지지 않습니다.”

“뭐?”

“가면을 강제로 떼어내면 얼굴의 살이 떨어집니다.”


21세기에 저런 이상한 녀석이 있다니.

도깨비라는 단체는 대체 뭐하는 곳이지?


“이 녀석이 저희가 잡은 녀석 중에 유일하게 살아있는 놈이죠.”


별로 보고 싶지 않은데, 요원은 내게 도깨비를 소개했다.

가면에는 피가 흥건했기에 공포심을 불러오기 충분했다.

요원들만 보다가 일반인처럼 생긴 나를 본 도깨비는 말을 걸었다.


“넌 누구지?”


평범한 남성의 목소리.

그저 가면을 쓰고 있는 것 외에는 별다른 차이점이 없는 것 같았다.


“이놈이 먼저 말을 걸다니 의외네.”


선글라스 요원은 손가락으로 가면을 콕콕 찔렀다.

도깨비는 요원을 신경 쓰지도 않고 오직 나만 바라봤다.


“이 녀석은 입을 잘 열지 않거든.”

“네 녀석들은 고문만 하니까. 말도 섞기 싫거든.”


이게 정상적인 대화인가?

그동안 내가 살아온 세상이 망가지는 느낌이었다.


“그냥 평범한 일반인인가?”

“왜, 소행성을 막을 수 있어도 막지 않았지?”


먼저 선수를 쳤다.

만약 내가 미래를 볼 수 있다는 걸 알면 이들은 나를 이용하고 고문할 것이다.


“그걸 수리해도 지구는 망한다. 더 큰 재앙이 찾아오거든.”


맞는 말이다.

소행성도 찾아오고 태양 폭풍도 오고 아주 지구가 인기가 많다.


“더 큰 재앙. 대체 그게 뭐지?”


선글라스 요원은 도깨비를 바라보며 말을 걸었다.


“태양 폭풍...”


젠장.

나도 모르게 입 밖으로 말이 새어 나왔다.

요원들과 도깨비 녀석을 나를 바라봤다.


“네가 그걸 어떻게?”


도깨비는 당황한 듯이 태양 폭풍이라는 걸 인정했다.

역시 태양 폭풍이 밀려온다는 사실은 변함이 없었다.


“네 녀석이 소행성을 막지 않은 이유를 알려주면 나 또한 알려줄게.”


도깨비는 내게 호기심이 생겼는지 술술 말을 하기 시작했다.


“우리는 소행성을 막아도 희망이 없다는 걸 알았다. 그 재앙에서 살아남는 것이 오히려 고통스러울 뿐이다.”


소행성이 지구와 충돌하면 고통을 느낄 새도 없이 죽을 것이다.

살아남은 사람도 없겠지.


하지만, 태양 폭풍은 일기에 적힌 것처럼 생각보다 많은 사람이 살아남았었다.

괴물도 나오고 잠도 제대로 자지 못하는 그런 지옥.


도깨비들이 소행성을 막지 않으려는 이유였다.


“게다가, 우리는 태양 폭풍을 막을 수 없다. 하지만, 소행성을 막을 기계 정도는 만들 수 있었지.”


아무리 미래를 안다고 해도 지구를 멸망시킬 소행성을 막을 기계를 만들 수 있나?

고위층이 돕지 않으면 절대 불가능하다.

생각보다 규모가 커지는 느낌이었다.


“우선 그 기계가 있는 곳으로 가시죠.”


도깨비가 나에 대해 정체를 캐묻기 전에 대화를 마치고 밖으로 나갔다.


#


다시 엘리베이터를 타고 이리저리 움직였다.

내가 숼터를 만든 곳보다 거대한 공간.

이 녀석들도 도깨비들을 이용하여 미리 미래를 준비한 것 같았다.


몇 분 동안 걸어서 도착한 장소.

누가 봐도 소행성을 막을 수 있는 거대한 광선포가 준비되어있었다.

만화에서나 보던 게 실제로 존재하다니.


“저희가 압수하기 했습니다. 다만...”

“왜 그러시죠?”

“수리해야 사용할 수 있는데, 도깨비들만 고칠 수 있어서...”


어쩐지 도깨비들을 고문한 이유가 있었다.

거대한 회사.

유능한 엔지니어도 고칠 수 없는 기기라니.


다른 엔지니어들은 이미 포기한 듯 맥주를 마시며 휴대폰 게임이나 하고 있었다.


소행성은 변수다.

이걸 막아야 살아남을 수 있다.

어차피 태양 폭풍은 내가 막을 수 있다.

우선은 소행성에 집중해야 한다.


광선포 앞에 가까이 다가갔다.

아파트랑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거대한 크기.

대자연 앞에 무기력했다는 미래 일기 구절이 생각났다.


이제 어떡하지?

이런 거대한 회사에서도 수리할 수 없는 기기라면 나 역시 방법이 없을 것이다.


[ 소행성 파괴 장치를 수리하시겠습니까? Y/N ]


뭐야?

이게 수리가 되냐?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만능 제작 아포칼립스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14 D-DAY (3) 22.09.02 70 3 12쪽
13 D-DAY (2) 22.09.01 78 4 12쪽
12 D-DAY (1) +1 22.08.31 95 5 11쪽
11 반전 (3) 22.08.30 107 5 12쪽
» 반전 (2) 22.08.29 126 8 12쪽
9 반전 (1) 22.08.28 126 8 12쪽
8 탱커 영입 (3) 22.08.27 141 9 12쪽
7 탱커 영입 (2) 22.08.26 159 9 12쪽
6 탱커 영입 (1) 22.08.25 178 9 12쪽
5 대장간 (3) 22.08.24 179 11 12쪽
4 대장간 (2) +3 22.08.23 192 8 12쪽
3 대장간 (1) +1 22.08.22 205 10 12쪽
2 불타는 세계에서 살아남는 법 22.08.21 226 11 12쪽
1 프롤로그 22.08.21 262 11 4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