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능 제작 아포칼립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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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8.12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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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8.23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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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간 (2)

DUMMY

밝은 빛이 나며 순식간에 망치가 만들어졌다.

이걸 본 노인은 장인의 모습은 온데간데 없이 그저 입을 벌린 채 아무런 말도 하지않고 나를 바라봤다.


“어떤가요? 이정도면...”

“자네는.. 이 시대 대장장이의 마지막 희망이야.”

“예?”

“수강료는 필요 없어. 너 같은 재능은 무조건 꽃을 피워야 해.”


할아버지는 작업복을 주시면서 돈을 그대로 돌려주셨다.

시스템 덕분에 순식간에 만들 수 있었는데, 할아버지는 재능으로 착각하신 것 같았다.


아니면 다른 사람에게는 내가 제작하는 모습으로 보이는 건가?

아무튼, 할아버지의 기준을 통과했기에 더는 생각하지 않기로 했다.


“지금부터 알려줄 기술들은 어디에서도 배울 수 없는 명품 기술이다. 잘 보고 따라 해봐.”


할아버지는 제자가 생긴 것에 신이 나셨는지 이것저것 알려주시기 시작했다.

그리고, 영화에서나 보던 담금질과 망치질을 하기 시작했다.


- 깡, 깡


눈앞에서 뜨거운 금속이 점점 장인이 원하는 모양으로 변하기 시작했다.

그건 마치 단순한 망치질이 아니라 예술을 하는 것 같았다.

망치질할 때마다 종소리가 울리는 것 같았다.


[ 굉장한 장인의 솜씨를 봤습니다. 숙련도가 소폭 상승합니다. ]


보는 건만으로 숙련도가 상승하다니.

역시 이곳에 와서 숙련도를 채우겠다는 생각은 틀리지 않았다.

나 또한 작업복을 입고 할아버지에게 본격적으로 배우기 시작했다.


“화력을 더 세게. 아니지. 거기서는 약하게 해야지.”


철을 녹이고 거품 집에 붓고 차가운 물에 식혔다가 망치질을 하고...

완전히 중노동이였기에 땀이 쉴 새 없이 흘러내렸지만, 버틸 만했다.

어차피 모든 것이 불타는 아포칼립스 속에서는 이정도 열기는 익숙해져야 한다.


[ 담금질을 배웠습니다. 숙련도가 상승합니다. ]

[ 낫을 제작했습니다. 숙련도가 상승합니다. ]

[ 호미를 제작했습니다. 숙련도가 상승합니다. ]


다양한 농기구나 도구를 만드니 순식간에 숙련도가 상승하기 시작했다.

이대로라면 숼터를 금방 만들 수 있게 될 것이다.


#


2주 정도 지났을 무렵.

대장간에 불청객이 찾아왔다.


“할아버지 아직도 장사하네?”


신나게 망치로 쇠를 때리고 있을 때, 누군가 할아버지를 불렀다.

아는 사람인가?


우선 쇠가 식기 전에 마무리를 해야한다.

녀석을 무시하고 다시 작업에 들어가려는 순간.


- 퍽


할아버지가 손님에게 밀쳐지며 뒤로 넘어지셨다.

뭐지?

당황한 나머지 뜨거운 망치를 들고 손님에게 다가갔다.

선글라스를 쓰고 양복을 입고 있는 남자는 손으로 부채질을 하면서 혼잣말을 하고 있었다.


“아후, 여기는 맨날 덥네.”


할아버지를 밀치고도 전혀 죄책감 없는 표정.

바로 이 뜨거운 망치로 참교육을 해주고 싶었지만, 자신의 도구로 사람을 패는 건 명예를 더럽히는 것이다.

내 모습을 보고 약간 겁을 먹은 남자에게 우선 침착하게 말을 걸었다.


“무슨 일이시죠?”


뜨거운 망치를 내려놓고 쓰러져있는 할아버지를 부축했다.

다행히 크게 다치신 곳이 없는 것 같았다.

다만 힘에 부치시는지 자리에서 일어나지 못하셨다.


“뭐냐, 할아범 제자냐?”

“그래.”

“그럼, 여기에 사인 좀 해라.”


남자가 건넨 주름진 종이에는 이곳을 철거하고 공장을 세우겠다는 계약이 적혀있었다.


“내가 왜?”

“이젠 대장간은 과거의 산물이야. 기계가 찍어내는 우리 공장만 못해.”

“뭐?”

“그리고, 21세기에 이름이 대장간이 뭐냐? 철공소도 아니고.”


뻔하디뻔한 이야기.

재개발을 하고 공장을 세우기 위해 대장간을 철거하겠다는 소리였다.

영화나 소설에서나 보던 일이 내게 일어나니 약간 웃기기도 했다.


아직 배울 것이 남았는데, 다른 곳을 가는 건 시간 낭비였다.

게다가, 이젠 이곳을 제외하면 다른 대장간을 찾기 힘들었다.

이럴 때는 좋은 방법이 있었다.


“내기하는 거 어때?”

“무슨 내기?”

“너희 공장이 제품이 좋은지 우리 대장간이 좋은지 확인하는 거야.”


녀석은 황당해하며 말을 이어나갔다.


“내가 그 제안을 받아야 하는 이유가 뭐지?


소설과 다르게 자기가 손해 보는 제안은 받지 않았다.

그러나, 내게는 돈이 있었다.

그것도 아주 많은 양의 돈이 있었다.


“내가 지면 너에게 100억을 주지.”

“네가? 무슨 수로?”


당당하게 휴대폰 화면을 보여주었다.

이정도 돈이면 녀석은 충분히 거래를 성사할 것이다.

0의 개수를 천천히 세던 녀석의 눈이 커진 것이 선글라스 넘어 보이는 듯했다.


“그런 돈을 갖고 있는 녀석이 왜 이런 거나 하고있는지 궁금하긴 하네.”

“그래서 내기할 거지?”


녀석은 이미 넘어왔다.

공장도 세우고 100억도 준다고 하면 거절할 사람이 얼마나 될까.

나라도 바로 수락할 것이다.


“그 돈 잘 갖고 있어라. 바로 내기를 수락하지. 그럼 내기 종목은...”

“곡괭이로 하지. 어때?”

“좋아.”

“일주일 후에 이 장소에서 만나지.”


100억.

내기에 걸기에는 상당히 큰돈이었지만, 어차피 내겐 장인 할아버지가 계신다.


게다가 이참에 그동안 올린 숙련도를 확인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다.

남자가 대장간을 떠나고 나니 눈앞에 시스템이 나타났다.


< 특수 퀘스트 >

[ 선글라스 남자와의 대결에서 이겨라. 보상: 숙련도 대폭 상승, 철에 대한 이해도 증가. ]


특수 퀘스트라니.

마치 게임 같았다.

이거 잘하면 다른 퀘스트를 발생하게 만들 수도 있을 것 같았다.


퀘스트를 수락할지 고민하는 찰나.

강제로 퀘스트가 진행되었다.

뭐, 어차피 이길 생각이었으니 그리 상관은 없었다.


우선 지금 당장 할아버지에게 기술을 배우기 위해 할아버지를 바라봤다.


“할아버지?”


할아버지의 상태가 이상했다.

숨은 쉬고 계셨지만, 정신이 돌아오지 않았다.


설마?

불안한 생각이 머릿속에 들어오기 전에 서둘러 병원을 향해 달려갔다.


#


“잠깐 뇌에 충격이 가서 기절하신 겁니다. 별다른 이상은 없습니다.”


다행히 병원에 늦지 않게 온 모양이었다.

의사 선생님의 침착한 말투에 안심이 되었다.


“그럼, 내일 퇴원하실 수 있나요?”

“아마, 일주일은 입원하셔야 할 것 같습니다.”

“네?”


젠장.

할아버지의 기술을 믿고 당당하게 내기를 걸었는데, 이젠 파기할 수도 없었다.

할아버지의 도움 없이 내가 직접 최고의 곡괭이를 만들어야 한다.


- 깡, 깡


병원에서 돌아오자마자 열심히 망치질했지만, 원하는 모양이 나오지 않았다.

망치를 잡은 지 고작 2주.

벌써 원하는 모양을 만들 수 있으면 재앙을 막을 기계도 완성했을 것이다.


“아니야. 이것도 아니야... 하..”


바닥에 주저앉아서 잠깐 쉬면서 이마에 맺힌 땀을 닦아냈다.

2000도가 되는 불 앞에서 무거운 철을 다루는 건 생각보다 훨씬 고되었다.

가뜩이나 손재주가 없는 편인데, 할아버지까지 쓰러졌으니 눈앞이 깜깜했다.


“시스템, 할아버지 기술을 다시 보는 방법은 없어?”

[ 장인의 기술을 다시 보시겠습니까? Y/N ]


그렇지만, 내게는 시스템이 있었다.

장인의 제작 과정을 다시 보면 제대로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수락 버튼을 누르는 순간.

눈앞에 홀로그램처럼 할아버지의 모습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고작 일기에 이런 최신 기술까지 있다니.

넋을 놓고 할아버지가 곡괭이를 만드시는 모습을 바라봤다.


- 깡, 깡


확실히 막무가내로 내가 두드리는 것과 달랐다.

특히나 맑고 명쾌한 소리.

마치 마음속의 모든 불안한 감정이 사라지는 느낌이었다.


“후우...”


다시 심호흡하고 할아버지가 했던 그대로 곡괭이를 만들어보기 시작했다.

할아버지의 움직임 하나하나를 흉내 내었다.


“제작.”


[ 제작을 시작합니다. ]


망치를 결합하는 그런 간단한 행위와 완전히 달랐다.

몸이 멋대로 움직였지만, 움직임에 전혀 불편함이 없었다.


망치질하는 위치.

쇠를 꺼내야 하는 최적의 타이밍.

시스템이 알려주기 시작했다.

마치 물 흐르듯이 몸이 움직이며 곡괭이가 만들어졌다.


[ 제작에 성공했습니다. ]


이번에는 쉽게 부서지지 않은 곡괭이를 만들었다.

손잡이 부분이 조금 부실했지만, 처음 만든 것보다는 나름 괜찮은 결과물이었다.


제작에 재능은 없지만, 누구든 같은 걸 여러번 제작하면 몸이 저절로 기억한다.


[ 숙련도가 올라서 더 정교한 곡괭이를 만들 수 있습니다. ]


만들면 만들수록 할아버지가 만들었던 곡괭이에 더 가까워는 느낌이 들었다.

그렇게 작업에 열중하기 시작했다.


내기 날짜까지 3일 전.

드디어.

할아버지가 했던 것처럼 망치질에서 맑은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이제 거의 다 왔다.

며칠 동안 밤을 새우면서 이거 하나에만 열중했다.

그렇기에 목소리가 쉰 상태로 겨우 말했다.


“제작.”


[ 정신력이 부족합니다. 휴식을 청하십시오. ]


시스템에 말에 바닥에 누워서 휴식을 청했다.

그동안 이렇게 무언가에 열중한 적이 있을까?

물론 100억이 걸려있기도 했지만, 무료한 인생에 무언가가 채워지는 느낌이었다.


사실 종말이 다가오지 않고 일기에 대한 사실도 몰랐다면...

지금쯤 필기시험에 떨어진 충격으로 자살을 하거나 아니면 다시 공부하고 있었을 것이다.


6개월 후에 지구가 망한다는 사실 하나로 인생이 완전히 달라졌다.


“헉헉...”


거친 숨을 몰아쉬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다시 망치를 잡았다.

시스템으로 만들 수 있는 기본적인 제작.

직접 만들면 그 이상의 제작을 할 수 있었다.


마치 자동차의 수동과 자동 기어의 차이 같았다.

자동이 편하지만, 수동 기어가 더 빠른 속도를 낼 수 있는 것처럼 직접 만드는 것이 더 디테일을 챙기기 좋았다.


- 깡, 깡


마무리 작업을 마치고 뜨거운 열이 남아있는 곡괭이를 바라봤다.

아름다운 빛깔의 곡괭이.

드디어 완성했다.


#


“준비는 했겠지?”

“물론이지.”


시간이 지나서 결전의 날이 왔다.

할아버지는 다행히 몸이 좋아지셔서 대결하는 걸 보러오실 수 있었다.


재질과 크기가 같은 바위 2개를 준비했었다.

서로의 곡괭이를 이용해서 적은 횟수로 바위를 쪼개면 되는 내기이다.


누가 생각했는지 지금까지 내가 본 내기 중에서 가장 무식했다.

그러나, 단순하면서도 명확하게 곡괭이의 성능을 확인 할 수 있었다.


“내가 먼저 하지.”


선글라스 남자는 용병을 준비해왔다.

나보다 훨씬 키가 크고 덩치가 큰 남자.

마치 고릴라가 인간이 된 느낌이었다.

녀석은 곡괭이를 잡고 사정없이 바위에 내려치기 시작했다.


- 쾅, 쾅, 쾅


사람 머리만 한 바위를 고작 3번 만에 박살 내다니.

엄청난 괴력이었다.


대신 곡괭이를 내려칠 사람까지 구하다니.

생각보다 똑똑한 녀석이었다.


그러나, 나 역시 소방 공무원 실기 시험을 준비할 때 학원의 모든 성적을 갈아치웠다.

게다가, 종말이 다가오기에 더 강도를 높여서 운동했다.

힘에서 지고 싶지 않았다.


“후우...”


심호흡하고 바위에 가까이 다가갔다.

할 수 있는 건 다했다.

이젠 성과를 거둘 차례다.

힘껏 곡괭이를 내려쳤다.


- 콱


어라?

바위에 곡괭이가 부딪치는 순간.


쇠로 된 부분과 손잡이 부분이 분리되었다.

깔끔하게 잘려있는 단면.

이 부분에 누군가 미리 손을 쓴 것이 분명했다.


“왜 그래?”


아무렇지 않은 척 연기를 하고 있지만, 분명히 저 녀석이다.

미리 곡괭이에 이상한 짓을 하다니.

녀석은 생각했던 보다 더 악질이었다.


“너도 봤지? 역시 인간은 기계를 이길 수 없어. 당장 포기하시지.”


녀석은 이미 이겼다는 표정으로 나를 바라봤다.

100억에 양심 따위 이미 판 모양이었다.


“그러게 100억을 함부로 걸면 안 되지.”

“그래...”


아직 포기하기에는 기회가 한 번 남았다.

다시 부서진 곡괭이를 들고 바위 앞으로 가까이 다가갔다.


“그걸로 뭐 하려고? 그냥 포기해.”“그래, 그 정도면 수고했다. 너는 최선을 다했어. 내가 아프지만 않았다면...”


할아버지는 씁쓸한 미소를 지으며 나를 말리려고 하셨다.

부서진 곡괭이로는 바위를 한 방에 부술 수 없다는 걸 잘 알고 계신 것 같았다.


하지만, 할아버지의 말이 오히려 자극이 되었다.

그 정도면 됐다?

수고했다?


아직 난 포기하지 않았다.

곡괭이를 바라보면서 외쳤다.


“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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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불타는 세계에서 살아남는 법 22.08.21 226 1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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