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능 제작 아포칼립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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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등록일 :
2022.08.12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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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8.27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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탱커 영입 (3)

DUMMY

어둠 속에서 밝은 빛이 나며 철문이 철괴 모양으로 조각났다.

아무래도 분해의 최소 단위가 있는 것 같았다.


“뭐야?”

“일단 구하고 나중에 설명해줄게요.”


그녀는 당황한 눈빛으로 철문 뒤에 있는 아주머니를 살폈다.

아주머니의 왼쪽 다리에 얇은 철근이 박혀서 보기만 해도 아파 보였다.

다행히 피는 나지 않은 것 같았지만, 파상풍의 위험이 있었다.


서둘러 이곳을 나가야 했다.

계단을 통해 충분히 1층으로 나갈 수 있을 것 같았다.


“괜찮으세요?”

“아... 고마워요.”


아주머니의 복장을 보아하니 이곳에서 일하는 직원이었다.


“여기로 내려가면 바로 출구죠?”

“맞아요.”


다행이다.

여진이 오기 전에 모두 나갈 수 있다.


“아주머니 부축해주세요. 제가 사람들을 데려올게요.”

“오케이. 조심해.”


서둘러 왔던 길을 되돌아가기 시작했다.

무너진 마트 안을 혼자 걸어가니 살짝 무섭기도 했지만, 소방관을 꿈꾼 사람으로서 이정도는 견뎌내야 한다.

그렇게 한참을 걸어서 겁을 먹은 사람들이 모여 있는 장소로 왔다.


“다들 나오세요. 출구를 찾았습니다.”


내가 말을 꺼내는 순간.

사람들의 눈에 희망이 들어오는 걸 볼 수 있었다.

그러나, 다들 일어나서 걷고 있는데 한 사람만 일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괜찮으세요?”

“다리에 나무 조각이...”


어두워서 몰랐지만, 손전등을 비추니 젊은 남자의 오른 다리에서 피가 줄줄 새고 있었다.


“으으...”

“일단 진정하시죠.”


이대로 걸으면 과다출혈을 위험이 있으니 우선은 지혈을 해야한다.

빠르게 옷을 찢고 그걸 감아서 지혈을 시켰다.

옷이 더러워서 세균에 감염될 수도 있지만, 지금은 그런 걸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


바닥에 먼지가 가득한 상태.

그냥 끌고 가는 것보다는 좋은 생각이 났다.


녀석을 들어서 쇼핑카트에 태웠다.

다만 성인 남자의 무게가 꽤 되었고 바닥이 울퉁불퉁하여 카트가 꿈쩍도 하지 않았다.


주위를 둘러보다가 내 또래로 보이는 젊은 남자에게 도움을 청했다.


“저기 도와주시죠.”

“나?”


그 남자는 주변 사람들을 바라보더니 다들 쳐다보는 눈빛에 마지못해 도와주는 느낌이었다.


“하나 둘.”


다행히 둘이 힘을 합쳐서 미니 그제야 카트가 앞으로 나가기 시작했다.

이대로라면 다친 이 남자도 무사히 나갈 수 있을 것이다.


“저쪽입니다.”


내 지시에 따라 다들 침착하게 비상계단이 있는 쪽으로 걸어가기 시작했다.

이대로 걸어가면 모두 무사히 빠져나갈 수 있을 것 같았다.


- 쿠우웅


젠장.

입이 방정이지.

아직 다 빠져나가지 못했는데, 여진이 몰려왔는지 주위가 점차 흔들리기 시작했다.

이런 곳에 계속 있다가는 결국 천장이 전부 무너져 죽는다.


“뛰어!”


다들 비상계단을 향해 달리기 시작했다.

갑갑한 먼지와 하나둘씩 떨어지는 천장.

그 사이에서 살기 위해 다들 열심히 달리기 시작했다.


다만, 바닥에 잔 물건들이 많아서 들고 있는 우리는 쇼핑카트의 속도가 나지 않았다.

게다가, 주변이 흔들려서 카트를 조작하기도 쉽지 않았다.

그렇다고 다친 사람을 버리고 갈 수는 없었다.


- 탁


그러나, 나와 함께 쇼핑카트를 밀던 녀석이 갑자기 손을 놓았다.


“뭐 하는 거야?”

“이대로는 나까지 죽어. 그냥 버려.”

“뭐?”


이런 싸가지 없는 놈을 봤나.

녀석은 거기에서 한 숟갈을 더 떠서 말했다.


“어차피 살아나와도 상처 때문에 곧 죽을 건데 뭐하러 구해?”


저게 사람 입에서 나올 말인가?

이런 녀석을 조심해야 한다.

자기만 생각하는 이기주의자는 생존을 위해 우리 숼터도 팔아버릴 것이다.


“그게 할 소리야?”

“너, 내가 누군지 알아?”

“궁금하지도 않으니까 꺼져.”


이 사람이 유명 연예인이든 대기업 사장 아들이든 지금 내게는 그냥 이기적인 녀석이었다.


건물이 무너지고 있는 상황.

이런 놈과 다툴 시간도 없었다.

녀석을 무시하고 쇼핑 카트에서 남자를 들어서 업었다.


성인 남성의 무게는 대략 70kg.

아주 무거웠지만, 평소에 꾸준히 운동해서 이정도는 들 수 있었다.


“저 버리고 가세요... 저는 괜찮아요.”

“아, 괜찮습니다.”


남자의 목소리가 떨려오는 게 느껴졌다.

누가 이렇게 어두운 곳에서 혼자 죽고 싶겠는가.


“흡.”


크게 심호흡을 하고 계단을 내려가기 시작했다.

그 사이 이기적인 녀석은 혼자 도망갔다.

다신 저런 녀석을 보지 않기를 빌면서 출구를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뜨거운 공기.

어두운 공간.


힘겹게 빛이 나는 쪽으로 몸을 움직였다.

가는 길에도 다친 사람이 기절하지 않게 계속 말을 걸었다.


“여기 부상자가 또 있다!”


밝은 빛이 새어 나오는 출구에 도착하니 다른 분들이 나를 도와주었다.

다친 남자는 치료를 받으러 가고 오랜만에 힘을 써서 지친 몸을 이끌고 전봇대 옆에 앉았다.


“후우...”


신선한 공기가 콧속에 들어오는 것이 느껴졌다.

역시 사람 일은 모른다더니 재앙을 피할 숼터를 만들고 그냥 죽을 뻔했다.


완전히 폐허가 되어버린 마트.

재앙이 시작되면 온 세상이 저렇게 된다는 건가?


“저희 아들을 구해주셔서 정말 고맙습니다.”


자리에 앉아 무너져 내린 마트를 바라보고 있는데, 뒤에서 누군가가 말을 걸었다.

나이가 지극하신 어머님이 눈물을 흘리며 내게 인사를 하셨다.


“고마워요. 정말로...”


악수를 건넨 어머님.

먼지 묻은 손을 털고 손을 잡았다.


“전 괜찮으니까. 어서 아들에게 가보세요.”

“고마워. 총각.”


어머님은 눈물을 닦으시며 의료진이 몰려는 곳으로 달려가셨다.

그때와는 다르게 이번에는 그 약속을 조금이라도 지킨 것 같았다.


- 탁, 탁


그렇게 온몸에 묻은 먼지 덩어리를 털면서 집으로 가려고 할 때, 그 재수 없는 녀석이랑 눈이 마주쳤다.


꼭 영화든 현실이든 저런 녀석은 잘 살아남더라.

그때, 사람들의 수군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저 사람 배우 김성훈 아니야?”

“오, 맞아.”


어두워서 잘 몰랐는데, 자세히 보니 방송에서 한 번 본 것 같은 얼굴이었다.

그 남자를 중심으로 순식간에 기자가 메워 싸기 시작했다.


“김성훈 씨. 마트에서 사람들을 직접 구해서 나오신 건가요?”

“괜찮으신가요?”


녀석은 갑자기 사람 좋은 미소를 보이며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


“마트 안은 마치 지옥 같았습니다. 다만 그 속에서 제가 해야 할 일을 할 뿐이었습니다.”


뻔뻔한 녀석.

재앙 이후에는 다시 안 봤으면 좋겠다.

크게 다친 곳도 없었기에 그냥 집으로 걸어갔다.


생각해보니 마트에 주차한 내 차도 박살 나고 기본적인 물품도 다시 사야 한다.

돈은 많은데, 시간이 없네...


#


재앙의 날까지 3개월.

마트에서 지진을 경험한 지 사흘이 지났다.

그래도 그동안에 운동도 안 하고 집에서 푹 쉬니 몸이 가벼웠다.


새로운 차를 끌고 오랜만에 숼터가 있는 곳으로 왔다.

이왕이면 물건 옮기기 편하게 트럭을 구매했다.


- 탁


트럭에서 내려 숼터에 가까이 갔다.

멀리서 봐도 웅장한 크기.

그러나, 한가지 문제가 있었다.


거대한 콘크리트 외벽이 지진으로 인해 살짝 갈라졌다.

지진의 충격이 여기까지 오다니.


콘크리트 벽 빈틈에 손을 넣으니 들어갈 정도의 틈.

다시 시멘트를 발라야 하나?


[ 외벽을 수리하시겠습니까? Y/N ]


그때, 눈앞에 시스템이 다시 나타났다.

수리도 자동으로 되는 건가?

이렇게 사기적인 능력이라니.

기분 좋게 수락 버튼을 눌렀다.


[ 시멘트가 부족합니다. ]


역시 세상의 공짜는 없었다.

이것도 일일이 발라야 한다니.


재료를 구하기 위해 다시 차에 탔다.

이런 거는 그냥 수리해주면 안 되나?

아포칼립스에서 자동 수리만큼 사기적인 능력은 없을 텐데..


#


시멘트를 사고 돌아오는 길.

숼터에 거의 도착했을 무렵.

내 휴대폰이 울리기 시작했다.

모르는 번호였다.


“여보세요.”

“그 숼터 제작자분 맞으시죠?”


예전에 숼터에 같이 살 동료를 구하기 위해 인터넷에 내 번호를 올린 적이 있었다.


어차피 가만히 두면 대부분 태양 폭풍에 휩쓸려 죽는다.

그저 방관하는 것보다는 최대한 사람을 살리는 것이 맞을 것 같아서 한 행동이었다.


그러나, 너튜버나 기자처럼 숼터를 이용해서 돈을 벌고 싶은 사람만 몰려와서 글을 내린 적이 있었다.


“네, 맞습니다.”

“한번 숼터를 구경하면서 왜 재앙이 다가온다고 생각하는지 이유를 묻고 싶은데 혹시 시간 되시나요?”


숼터에 들어오겠다고 전화를 건 사람은 처음이었다.


“오늘은 제가 아직 수리해야...”

“사실 벌써 숼터 앞에 왔습니다.”

“예?”


저 멀리 익숙한 덩치가 숼터에 앞에 서 있었다.

전화를 끊고 차에서 내렸다.


가까이 가니 놀라고 말았다.

나보다 큰 키.

왼쪽 눈 아래 십자가 문신.

마트에서 본 문수빈이었다.


“어?”

“또 만나네요.”


확실히 그녀는 아포칼립스 같은 것에 관심이 많아서 오래 살아남았던 것 같았다.

그래도 이런 사람이 숼터에 들어오면 큰 힘이 될 것이다.

이 사람을 영입할 수 있다면...


“저기.. 저번에는 죄송했습니다.”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려 바라보니 그녀의 거대한 덩치 뒤에 한 남자가 서 있었다.


마트에서 본 그 이기적인 녀석.

배우 김성훈.

녀석의 얼굴만 봐도 치가 떨리는 것 같다.


“안녕하세요. 여기는 왜 오셨죠?”


떨떠름하게 인사를 건넸다.

녀석은 다시 사람 좋은 미소를 연기하며 말을 꺼냈다.

저렇게 쉽게 가면을 쓰다니.


“제가 평소에 이런 거에 관심이 많아서...”


생각해보니 전화를 건 사람의 목소리는 젊은 남자의 목소리였다.

그렇다면 문수빈이 아니라 이 사람이 숼터에 들어오고 싶어 하는 그 녀석이었다.


“저희가 아포칼립스에 굉장히 관심이 많거든요.”

“그래요?”

“사실 저희만의 모임이 있거든요.”


별별 모임도 다 있네.

그렇게 두 사람을 바라보니 시스템이 눈앞에 튀어나왔다.


[ “김성훈, 문수빈” 에게 파티 신청을 하시겠습니까? ]


이왕 이렇게 된 거 숼터 수리라도 돕게 만들어야겠다.


“근데, 이런 숼터까지 만드셨는데, 정말 지구가 망한다는 증거라도 있어요?”


녀석은 그 와중에 자존심을 챙기려는 지 비아냥거리기 시작했다.

이런 녀석을 이해시키는 데에는 시스템이 최고다.


“신청.”


내가 말하는 순간.

두 사람의 눈동자가 커지는 게 보였다.


“뭐야?”

“어...”


문수빈은 내가 분해 능력을 보여줬기에 나를 무조건 믿는 눈치였다.


“우선 수락하시면 다 알려드리죠.”

“이런 능력이 있으시다니.”

“진짜로 종말이 다가온다고?”


그들은 아무 생각 없이 수락을 눌렀다.

사람들을 휘어잡을 때는 좋은 방법이 있다.

생각할 시간을 주지 않는 것이다.


“수리 시작.”


김성훈과 문수빈의 몸이 제멋대로 움직이며 내 차에서 시멘트를 꺼내기 시작했다.


“이거 비싼 옷인데...”


그들은 빠르게 움직이며 벽을 보수하기 시작했다.

같이 일을 하면서 두 사람에게 재앙에 관해 설명했다.


시스템.

복권 당첨 사실

구체적인 계획.


어느 정도 말하니 그제야 내 말을 믿는 눈치였다.

김성훈 녀석도 내가 보고 있어서 그런지 양복입은 상태로 열심히 시멘트를 바르기 시작했다.

저것도 연기일까?


[ 외벽 수리를 완료했습니다. ]


“헉.헉...”


김성훈은 시멘트 가루를 뒤집어쓴 상태로 자리에 주저앉았다.

혼자 하기에는 너무 양이 많았는데, 덕분에 편하게 보수를 완료했다.

하지만, 보수 공사로는 숙련도가 오르지 않아서 아쉬웠다.


“수고하셨습니다. 이제 그럼 숼터로 들어가시죠.”


쉬고 있는 김성훈을 무시한 채 문수빈만 데리고 숼터로 들어가려고 했다.

문수빈은 의야 한 표정으로 내게 물었다.


“저 사람은 안 데려가요?”

“네.”

“뭐?”


자기 마음대로 움직여서 나를 죽일 뻔한 녀석이다.

수리를 도와준 건 고맙지만, 굳이 위험하게 숼터에 데리고 들어갈 이유는 없었다.

녀석의 삐쭉 튀어나온 입을 바라보며 말했다.


“어차피 곧 죽을 건데 뭐하러 데려가요.”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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