람의 계승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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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스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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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3.21 0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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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9.01 0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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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4.09 0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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람의 계승자 - ep.3 - 이름없는 자(6)

DUMMY

데루루피아와 마리네의 얼굴에도 화색이 돌았다. 안개송곳니가 퇴각한 것도 그렇지만, 당장 그람이 싸움을 그만둘 의지를 보였다는 게 무엇보다 다행이었다. 데루루피아는 당장에라도 그람을 껴안을 것처럼 다가갔지만, 역시 해골과 포옹하기는 쉽지 않았다. 그람은 잘린 팔을 어깨에 둘러멘 채 말했다.


“지금은 네 장난에 어울릴 수밖에 없구나. 하지만 잊지 마라. 펠아람의 저주는 반드시 찾아온다. 저 소년이 예외일 거라는 보장은 없느니.”


“뭐 그건 잘 막아봐야겠죠. 어쨌든 고마워요 그람. 저와 알룬도를 구해준 거.”


“...놈들 역시 내 표적일 뿐이다.”


그람은 무미건조하게 내뱉고는 등을 돌렸다. 소년은 처음부터 싸울 마음이 없었기에, 그람이 전투를 포기하자 상황은 순식간에 종결되었다. 살 떨리던 순간이 지나가자 마리네는 진이 빠진 듯 한숨을 푹 내쉬었다. 휘몰아치는 마법과, 그걸 믿을 수 없는 속도로 피하는 소년. 여관으로 돌아가 디리터에게 얘기하면 거짓말하지 말라며 콧방귀 낄 것이 분명했다.

일행은 떠나는 그람에게 굳이 말을 걸진 않았다. 그러다 그의 심기를 건드려 다시 공격하기라도 한다면....생각만 해도 아찔했다. 그는 마법사답게 떠나는 방법도 독특했다. 그가 손을 들자 그의 등 뒤로 일렁이는 빛의 구체가 나타났는데, 그 크기는 딱 성인 남자 한 명이 들어갈 정도였다.

떠나기 직전 그람은 소년을 한 번 뒤돌아보았는데 그의 시선이 향한 게 소년인지, 아니면 루도의 검인지는 알 수 없었다. 소년의 눈은 원래 루도의 것이 그랬듯 검은색으로 돌아와 있었다. 그람이 말했다.


“그 검...”


“혹시나 해서 말하는 거지만, 절대 못 줘.”


그람은 다시 실소를 머금었다. 해골이 웃는 모습은 아무리 봐도 적응이 되지 않았기에 소년은 인상을 찡그렸다.


“검을 잘 간직하거라. 네가 그 검을 버리지 않는다면, 언젠가 놀라운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그게 그 아이에게 행운이 될지 불운이 될지는 모르겠다만...”


그렇게 말하고서 그는 빛 속으로 사라졌다. 사람이 눈앞에서 사라지는 광경에 마리네는 놀라 입을 다물지 못했다. 구체 너머로 그람의 마지막 당부가 들려왔다.


“네가 ‘저주’가 아니라면, 그 아이를 잘 보살피거라.”


후웅. 그람이 만든 빛은 언제 있었냐는 듯 순식간에 자취를 감추었다. 그와 함께 그의 모습도 더 이상 보이지 않게 되었다. 촛불이 꺼지듯, 막이 내리듯 짧은 그와의 만남은 종결을 고했다.

일행은 그가 떠난 후에도 빛이 있던 자리를 한동안 멍하니 바라보기만 했다. 멈춰 있던 시계가 다시 돌아간 건 알룬도가 소년에게 말을 걸기 시작하면서부터였다.


“너...어째서 힘을 다 쓰지 않았지? 그럼 그람 같은 건 간단히 제거할 수 있었을 텐데.”


소년은 그의 질문에 슬픈 표정을 지었다. 그는 대답하기에 앞서 땅바닥에 떨어진 과일 파편을 바라보았다. 산산이 부서진 채, 이리저리 흩어져 있는 붉은 조각들. 소년은 그 광경이 시릴 듯이 아파 눈물이 나올 것 같았다.

아, 나에겐 한 움큼의 열매도 허락되지 않는 걸까?


“힘을 늘릴수록 육체의 소유권은 나에게 넘어오게 돼. 그만큼 루도의 의식은 사라지는 거고.”


마리네는 소름이 돋는 것을 느꼈다. 그 말은 즉, 조금 전 보랏빛 오오라를 뿜어낸 것만큼 루도가 사라져간다는 뜻이 아닌가?! 알룬도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말했다.


“그럼 너에게 이득 아닌가? 각성이라는 게 보통 신의 아이가 육체를 점거하는 걸 의미하는 거잖아?”


소년은 쓴웃음을 지었다.


“이건 루도의 몸이야. 난...그냥...”


시선을 돌리던 그는, 문득 데루루피아와 눈이 마주쳤다. 그녀는 두려움 반, 놀라움 반의 눈빛으로 소년을 응시했다. 그녀는 뚫어져라 소년을 쳐다봤는데, 그 눈빛이 어찌나 애절한지 소년 쪽에서 먼저 고개를 숙일 정도였다. 자신에게 꽂히는 시선을 느끼며 소년은 눈물을 삼켰다.

자신은 루도가 아니니까. 그들이 사랑하는 것은 자신이 아닌 루도니까.


“미...안해요. 그냥 바람을 맞으며 걸어보고 싶었어요. 새콤한 봄 과일도 먹어보고...그냥 그러고 돌아오려 했는데...미안, 미안해요. 역시 여관에 누워 있을 걸 그랬나 봐요.”


누구도 그를 다그치지 않았건만, 소년은 뭐가 그리 미안한지 연방 고개를 숙였다. 그 풀죽은 모습에 다른 이들은 섣불리 말을 걸지 못했다. 무거운 침묵이 흘렀다. 그는 펠아람의 아이다. 루도가 아니다. 말하자면, 소년은 일행에겐 처음 보는 인물이었다.

소년은 그게 견딜 수 없이 괴로웠다. 하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다. 모든 것은 자신이 감내해야 할 숙명이고, 그걸 알면서도 루도와 약속한 거니까.

가만히 있던 마리네가 물었다.


“루도는...어떻게 된 거죠? 혹시 이대로 사라지는 건...”


대답하려던 소년은 목소리를 내면 눈물도 함께 흘러내릴 것만 같아 입을 다물었다. 목구멍까지 올라온 뜨거운 무언가는, 누구의 것도 아닌 소년의 감정이었다.


“걱정 마. 루도는 잠들어 있으니까. 몸 안의 독이 완전히 중화되지 않았어. 그때까지만...있을 거야. 너무 염려하지 않아도 돼.”


“어째서 지금까지 나오지 않았던 거예요? 루도는 그동안 죽을 고비를 수도 없이 겪어왔는데...”


시선은 내리깐 채로, 소년이 답했다.


“나도 몰라. 슬라크를 죽이고 10년간 이런 적은 한 번도 없었어. 뭔가 계기가 돼서 나와 루도의 입장이 뒤바뀐 거겠지. 정말 신경 쓰지 않아도 돼. 내일 아침이면 루도가 깨어날 테니까. 놀라게 해서 미안해.”


그렇게 말하고서 소년은 서둘러 여관을 향해 걷기 시작했다. 그토록 바라왔던 일인데 무엇이 그를 이리도 서두르게 만드는 걸까. 바람을 헤치는 기분도, 흙을 밟는 느낌도 더 이상 소년을 기쁘게 하지 못했다. 그저 이 자리를 빨리 떠나 사라지고 싶은 심정뿐이었다.


“저기, 당신은 정말 신의 아이인 건가요?”


마리네의 조심스럽고 공손한 목소리가 소년을 멈춰 세웠다. 그가 보기에 소년은 자신과 다름없는 여느 또래였다. 신의 아이라면 지진을 일으키고 번개를 부르고 - 물론 초월적인 능력은 어느 정도 보여주긴 했지만 - 그리고 뭔가 우월하고 거만한 태도를 보일 거라 생각했기에 소년의 소극적인 모습은 그가 생각하던 신의 아이와는 많이 달랐다.

소년은 잠시 머뭇거리다가 입을 열었다.


“난...람을 믿고 사랑했어. 비록 그가 사랑한 건 내가 아닌 루도였을지라도...”


“....”


“독수리는 없잖아?”


그렇게, 그는 자신의 존재를 부정했다.

대저 인간을 규정짓는 기준은 무엇일까. 어린 마리네는 이 물음에 대한 답을 내놓을 수가 없었다. 인간다움이란 대체 뭘까? 이성, 관용, 합리적인 판단? 그건 알 수 없다. 단 하나 확실한 것은, 마리네의 눈에 소년은 분명히 하나의 인간으로 보인다는 것이었다.

그 증거로, 그는 지금 울고 있지 않은가.

일행은 그 후 별다른 대화 없이 숙소로 돌아왔다. 광장에 들어설 즈음엔 이미 해가 저물어 어둠이 깔리고 있었다. 알룬도도, 데루루피아도 물어보고 싶은 게 산더미처럼 있었지만, 소년의 심경을 고려해 자제했다. 마리네는 그의 뒤에서 걸으며 계속 손을 잡거나 어깨동무를 하려고 시도했지만, 그때마다 왠지 아련한 기분이 들어 그렇게 하지 못했다.

광장에 들어서자 멀리서 디리터가 부르는 소리가 들려왔다. 워낙 밤눈이 좋은 그인지라 어둠 속에서도 쉬이 일행을 발견한 것이었다.


“어어이! 루도! 기분은 좀 나아졌냐?”


소년은 대답하지 않았다. 그게 기분이 나빠서 그런 게 아님을, 일행은 이제 알고 있었다.

여관으로 들어가기 전, 마리네는 용기를 내 소년의 손을 붙잡았다. 소년이 고개를 돌렸다.


“저기, 생긴 건 루도지만...어쨌든 당신은 다른 사람이잖아요? 전 마리네 캄블러에요. 잘 아시겠지만...그래도 잘 부탁드려요.”


루도가 아닌, 자기 자신의 인연. 마리네는 소년에게 있어 처음으로 친구가 되자고 말을 걸어온 것이다. 그 상냥함에 소년은 가슴 한편이 울컥 치밀어 오르는 것을 느꼈다. 눈물이 주르륵 흘러내렸다.


“나...는...”


소년은 숨이 턱 막히고 머릿속이 새하얘졌다. 그의 혼란스러워하는 모습에 마리네는 혹 자신이 무례한 행동을 한 건 아닌가 싶어 조마조마했다. 인기척을 느끼고 여관 안이 소란스러워졌다. 아나이스와 에레이시아가 헐레벌떡 입구로 달려오는 소리도 들렸다.

소년은 이윽고 입을 열었다. 그리고 그의 대답을 들었을 때, 마리네 뿐 아니라 그 자리에 있던 모두가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


“난 이름이 없어...”



***



루도는 다음날 아침 깨어났다. 나흘간 사경을 헤매다 깨어난 그가 가장 먼저 호소한 것은 허기도, 갈증도 아닌 근육통이었다.


“으으윽...나 자는 동안 얼마나 팬 거야?”


그가 깨어났을 때, 다른 사람들은 그가 잠들어 있을 때 일어났던 일에 대해 함구하려고 했다. 하지만 루도는 비록 목격하진 못했어도 무슨 일이 있었는지 어느 정도 짐작하고 있었다. 그는 약을 가져온 마리네에게 물었다.


“어땠어? 녀석은.”


“으..응?”


“펠아람의 아이인지 그놈 말이야. 나왔었지?”


“....”


동료들은 루도가 깨어났을 때 자신의 정체를 알았으니 얼마나 괴로워할까 고민했었다. 하지만 루도는 생각했던 것만큼 공황상태에 빠지진 않았다. 말수가 조금 줄고, 재미없던 얼굴이 더욱더 무심하게 변했긴 했어도 그는 여느 때와 다름 없이 행동했다. 오히려 그는 자신 때문에 다른 사람들이 위험해진 것에 대해 미안해했다.

루도가 의식을 회복하자 일행의 움직임도 바빠졌다. 데루루피아와 알룬도는 즉각 마을을 떠날 채비를 했다. 그들은 일행과 함께 항구로 가, 거기서 배편을 구해 에메랄드 섬으로 갈 계획이었다. 항구까진 열흘 정도의 거리로, 비록 여행길이 험하진 않다 하더라도 준비해야 할 게 많았다. 에레이시아 역시 루도를 간호하느라 수도로 가는 차편을 놓쳤기 때문에 다시 분주히 움직였다. 다행히 수도로 가는 상단은 두어 개 남아있었고, 그녀는 바로 다음날 떠나기로 결정되어 있었다.

그람이 알려준 정보 덕에 일행은 한결 마음 편히 지낼 수 있었다. 그가 말한 대로 안개송곳니는 이후 전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알룬도가 꾸민 계략은 꽤 정통으로 먹힌 모양이라, 그는 안개송곳니가 길면 두어 달은 이곳에 나타나는 일이 없을 거라고 장담했다. 물론 아직 레이시에겐 아케니온이라는 카드가 남아있었지만, 그들이 알룬도나 디리터의 눈을 피할 정도의 실력자라곤 생각되지 않았다. 루도도 깨어났고, 류이덴사 이후 간만에 한가로운 나날이었다.

정오가 막 지날 무렵이었다. ‘여행자의 요람’ 여관은 여전히 루도 일행만이 숙박하고 있었기에, 홀 안은 휑하기만 했다. 그동안 여관 주인이 부서진 가구를 어느 정도 보완해 놓았지만, 도시처럼 재고를 쌓아놓고 파는 가게가 드물어 지금도 홀의 절반은 텅 빈 채였다. 마을의 유일한 목수는 지금쯤 욕을 하며 식탁을 만들고 있을 터였다.

마리네는 홀로 계산대에 앉아 책을 읽는 중이었다. 아직도 망가진 가구를 보수할 게 많아 아나이스는 날이 밝으면 바삐 돌아다녔다. 여관에 머문 것도 열흘쯤 되어가고, 특히 마리네와는 급속도로 친해졌기에 그녀는 부모님 몰래 그에게 가게를 맡기고 나갔다. 아무리 친하다고 해도 만난 지 열흘밖에 안 된 사람에게 가게를 맡기다니, 지나치게 순진한 소녀였다.

마리네는 직접 주방에서 차를 끓여와 홀짝였다. 이제 날씨는 완연히 풀려, 민소매로 돌아다니는 사람도 간혹 보였다. 여관 1층엔 마리네 혼자뿐이었다. 디리터는 이미 떠날 준비를 마쳤는데도 쇼핑을 한다며 에레이시아를 데리고 나갔고, 데루루피아와 알룬도, 베리어스는 여행준비를 위해 상점가로 나간 상태였다.

루도는 근육통 때문에 꼼짝없이 침대에 누워 있어야 했고, 이칼롯은 지난 며칠간 숙면을 취하지 못해서인지 낮잠을 자는 중이었다. 그리고 제리온은 아침부터 술을 거나하게 마시고 뻗어 있었다.


“으음...”


손님이 없으니 몇 개 안 되는 의자는 전부 탁자 위에 뒤집어 얹어놓은 채였다. 여름까지는 계속 이 꼴일 거라고 하니, 아나이스의 가게도 보기만큼 여유롭진 않은 것 같았다.

한가롭게 책갈피를 팔랑거리던 그는, 2층에 있는 루도를 위해 음료를 준비했다. 음료라고 해서 대단한 건 아니고, 맥주에 레몬즙을 섞은 것이었다. 술을 마셔서 계속 소변을 봐야 몸 안의 독소가 배출된다나 뭐라나.

주방에 놓인 오크통을 뒤적거리는데, 누군가가 여관 문을 부숴버릴 듯이 박차고 들어왔다. 마리네는 깜짝 놀라 홀 밖으로 고개를 내밀었다.


“마...마리네...”


“응? 무슨 일이야?”


또 무슨 난리인가 싶어 긴장했던 그는, 땀을 뻘뻘 흘리는 아나이스의 모습을 보고 살포시 미소 지었다. 저 애가 심각할 일이 있어봤자 얼마나 있겠는가. 몇 차례 죽을 고비를 넘기고 나자 이젠 세상만사가 무심하게 느껴졌다.

물론 그건 나이 어린 10대의 치기였다.


“이...이거, 오늘 마을 게시판에 붙은 건데...”


“뭔데 그리 호들갑이야?”


“이거...이거 너희들 아니야?”


아나이스는 하얗게 질린 얼굴로 손에 쥔 종이 더미를 내밀었다. 그것은 일반 양피지와 달리, 고급 목재를 사용해 만든 종이였다. 마리네는 그런 재질의 종이는 쉽게 변질이 일어나지 않아 종종 공고문이나 대자보를 만드는 데 쓰인다는 걸 알고 있었다. 종이는 하나 같이 귀퉁이가 살짝살짝 찢어져 있었는데, 아나이스가 게시판에 걸려 있던 것을 뜯을 때 생긴 것이었다.

마리네는 종이가 훼손되어 있는 것을 보고 살짝 눈썹을 찌푸렸다.


“이거 관리들이 게시하고 간 거 아니야? 마음대로 가져오면 큰일 나.”


“그러니까아~! 일단 보기부터 해!”


“거 참...대체 뭐기에...”


그는 한 손엔 찻잔을 든 채 찬찬히 종이를 훑어보기 시작했다.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이리저리 뻗친 곱슬머리를 하고, 잔뜩 인상을 쓰고 있는 청년의 그림이었다. 제리온과 쏙 빼닮아 있는...


「제르카엘시온 멜피드」


“엥?”


아닌 게 아니라, 정말 제리온이었다. 무심하게 들여다보던 마리네의 눈이 점차 기괴하게 커져갔다. 그다음 장에는 디리터가, 그다음 장에는 이칼롯이 그려져 있었다. 자신의 얼굴도 있었다. 데루루피아와, 루도와, 심지어는 에레이시아까지. 휙휙 페이지를 넘기던 그는 루도의 그림을 마지막으로 시선을 아나이스에게 향했다. 그녀는 안절부절못하며 가게 창문을 모조리 닫는 중이었다. 마리네는 그녀에게 이 문서들에 대해 물어볼 생각이었지만, 그녀의 행동이 워낙 다급해 보여서 말을 걸 수 없었다.

마리네는 고개를 갸웃거리고는 다시 종이 더미를 찬찬히 훑어보기 시작했다. 그러자 처음 번에는 발견하지 못했던 내용이 눈에 들어왔다. 가게 안이 어둡기도 했고, 동료의 그림에 시선이 팔려 미처 발견하지 못한 것이리라.

이제 마리네의 안색은 아나이스보다 훨씬 창백해져 있었다.


“혀...현상금 수배서? 뭐야 이게!!”



-현상금 수배서-


「제르카엘시온 멜피드」 500골드

「디리터 아쟉스」 400골드

「이칼롯 제르비안」 800골드

「마리네 캄블러」 300골드

「데루루피아 아망초」 850골드

「에레이시아 그웬드린」 100골드

「루도 클로람」 4000골드


각 수배서의 하단에는 국왕을 상징하는 리크나이츠 왕실의 도장이 선명하게 찍혀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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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8 람의 계승자 - ep.3 - 펠아람의 저주(10) +3 15.04.04 947 32 14쪽
97 람의 계승자 - ep.3 - 펠아람의 저주(9) +2 15.04.04 890 26 12쪽
96 람의 계승자 - ep.3 - 펠아람의 저주(8) +1 15.04.04 1,091 26 14쪽
95 람의 계승자 - ep.3 - 펠아람의 저주(7) +1 15.04.04 984 28 15쪽
94 람의 계승자 - ep.3 - 펠아람의 저주(6) +3 15.04.04 1,029 26 15쪽
93 람의 계승자 - ep.3 - 펠아람의 저주(5) +2 15.04.03 1,149 33 11쪽
92 람의 계승자 - ep.3 - 펠아람의 저주(4) +2 15.04.03 798 29 18쪽
91 람의 계승자 - ep.3 - 펠아람의 저주(3) +2 15.04.03 952 27 13쪽
90 람의 계승자 - ep.3 - 펠아람의 저주(2) +2 15.04.03 750 30 13쪽
89 람의 계승자 - ep.3 - 펠아람의 저주(1) +2 15.04.03 1,081 32 11쪽
88 람의 계승자 - ep.3 - 추격자(11) +2 15.04.02 972 35 11쪽
87 람의 계승자 - ep.3 - 추격자(10) +1 15.04.02 952 34 13쪽
86 람의 계승자 - ep.3 - 추격자(9) +2 15.04.02 1,016 34 17쪽
85 람의 계승자 - ep.3 - 추격자(8) +1 15.04.02 924 36 15쪽
84 람의 계승자 - ep.3 - 추격자(7) +2 15.04.02 854 35 16쪽
83 람의 계승자 - ep.3 - 추격자(6) +2 15.04.01 1,084 32 14쪽
82 람의 계승자 - ep.3 - 추격자(5) +1 15.04.01 1,019 38 16쪽
81 람의 계승자 - ep.3 - 추격자(4) +3 15.04.01 1,088 34 18쪽
80 람의 계승자 - ep.3 - 추격자(3) +1 15.04.01 1,125 37 14쪽
79 람의 계승자 - ep.3 - 추격자(2) +2 15.04.01 928 39 19쪽
78 람의 계승자 - ep.3 - 추격자(1) +1 15.04.01 945 34 18쪽
77 람의 계승자 - ep.3 - 일어서다(6) +3 15.03.31 1,124 40 17쪽
76 람의 계승자 - ep.3 - 일어서다(5) +1 15.03.31 1,030 34 14쪽
75 람의 계승자 - ep.3 - 일어서다(4) +4 15.03.31 1,053 34 13쪽
74 람의 계승자 - ep.3 - 일어서다(3) +2 15.03.31 950 35 14쪽
73 람의 계승자 - ep.3 - 일어서다(2) +1 15.03.31 877 39 13쪽
72 람의 계승자 - ep.3 - 일어서다(1) +4 15.03.31 893 35 15쪽
71 람의 계승자 - ep.3 - 어느 좋았던 봄날(7) +7 15.03.30 1,026 44 23쪽
70 람의 계승자 - ep.3 - 어느 좋았던 봄날(6) +4 15.03.29 897 40 16쪽
69 람의 계승자 - ep.3 - 어느 좋았던 봄날(5) +2 15.03.29 945 35 17쪽
68 람의 계승자 - ep.3 - 어느 좋았던 봄날(4) +1 15.03.29 1,127 36 20쪽
67 람의 계승자 - ep.3 - 어느 좋았던 봄날(3) +1 15.03.29 1,124 33 16쪽
66 람의 계승자 - ep.3 - 어느 좋았던 봄날(2) +2 15.03.29 1,092 39 14쪽
65 람의 계승자 - ep.3 - 어느 좋았던 봄날(1) +4 15.03.29 1,300 36 13쪽
64 람의 계승자 - ep.2 - 소년과 라즈베리 파이(完) +7 15.03.28 1,179 45 17쪽
63 람의 계승자 - ep.2 - 소년과 라즈베리 파이(8) +3 15.03.28 1,261 36 14쪽
62 람의 계승자 - ep.2 - 소년과 라즈베리 파이(7) +2 15.03.28 1,083 40 12쪽
61 람의 계승자 - ep.2 - 소년과 라즈베리 파이(6) +4 15.03.28 1,147 38 15쪽
60 람의 계승자 - ep.2 - 소년과 라즈베리 파이(5) +2 15.03.28 1,131 39 16쪽
59 람의 계승자 - ep.2 - 소년과 라즈베리 파이(4) +2 15.03.28 1,074 35 14쪽
58 람의 계승자 - ep.2 - 소년과 라즈베리 파이(3) +3 15.03.28 1,023 36 17쪽
57 람의 계승자 - ep.2 - 소년과 라즈베리 파이(2) +3 15.03.27 1,127 40 10쪽
56 람의 계승자 - ep.2 - 소년과 라즈베리 파이(1) +5 15.03.27 1,133 46 10쪽
55 람의 계승자 - ep.2 - 루프리모의 아이(12) +2 15.03.27 1,073 47 15쪽
54 람의 계승자 - ep.2 - 루프리모의 아이(11) +4 15.03.27 1,059 42 20쪽
53 람의 계승자 - ep.2 - 루프리모의 아이(10) +2 15.03.27 1,114 45 17쪽
52 람의 계승자 - ep.2 - 루프리모의 아이(9) +2 15.03.27 1,163 51 15쪽
51 람의 계승자 - ep.2 - 루프리모의 아이(8) +4 15.03.27 1,243 39 16쪽
50 람의 계승자 - ep.2 - 루프리모의 아이(7) +2 15.03.27 1,082 42 12쪽
49 람의 계승자 - ep.2 - 루프리모의 아이(6) +3 15.03.26 1,151 46 9쪽
48 람의 계승자 - ep.2 - 루프리모의 아이(5) +3 15.03.26 1,129 41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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