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였다고 해줘
엄마는 사랑했다
시골 집 화장실은 무섭다.
그땐 엄마랑 귀신이랑 둘다 무서웠지만
둘이 싸우면 엄마가 이길거 같아
엄마를 깨워 앞세워 화장실로 갔다
무슨일인지
가끔 엄마일때가 있는데
그때가 이때라서 참 다행이다 싶었다.
그래서 얼른 졸졸 따라 화장실로 들어갔다
불을 켜지 않는게 더 나은 변소
나는
"엄마 거기 있지~"
이 물음을 되풀이 하며
"어 있어 얼른 싸
졸려 ~"
나른한 엄마의 핀잔에 안도하며 네번째 엄마를 부를때부터였다.
" 엄마 어디안갔지?"
".........."
"엄마 거기 있지? 있어?"
".........."
대답이 없는 엄마
나는 옷도 제대로 입지 못한채 허겁지겁 문을 박차고 나왔다
난 그날 이후로 엄마와 변소를 같이 가지않는다
묵묵 부답
무표정한 얼굴로 그저 변소를 바라보고 서있는 엄마는
귀신보다 더 무서웠다.
난 그냥 본능적으로 그 곁을 빠르게 지나쳐 들어왔다.
나는 그날 엄마와 화장실을 간 것이 맞을까?
아직까지 물어보지 못하고 있다.
엄마 그날 나랑 같이 간 거 맞지?......
그리고 그런 장난은 치지말아줘
두번다시는.....
나는 살아냈다
- 작가의말
기억은 다르게 쓰인다
너의 장난이 혹은 배려하지 못함이
평생 공포의 기억속을 헤매이는 한 꼬마를 만들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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