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한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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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글산책
작품등록일 :
2023.05.10 10:16
최근연재일 :
2023.09.14 09:10
연재수 :
15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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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4,667

작성
23.05.16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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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2쪽

17화 허준영! 카타르 월드컵에 가다!

DUMMY

“송현민 선수. 혹시 이 시간 이후 스케줄이 있나요?”

“아뇨. 없습니다. 원장님께 진료 받고 나서 곧바로 호텔로 가서 쉴 생각입니다.”

“좋은 생각입니다. 이젠 발침 하겠습니다.”


그는 발침했다.


“아! 너무너무 개운하네요. 선생님. 혹시 저한테 마약 침을 놓으신 건가요?”

“마약 침이요? 그런 것도 있나요? 저는 처음 들어보는데요.”

“하하하. 농담입니다. 농담입니다, 선생님. 너무 신기해서요. 죄송합니다.”

“괜찮습니다. 송현민 선수. 곧바로 호텔로 가시는 게 좋습니다.”

“왜요? 증상이 또 발작할 수 있나요?”

“그래서 드린 말씀이 아닙니다. 두 어 시간 후 대변을 볼 겁니다. 오늘 내로 서 너 번 정도요. 쫘아악, 쫙. 콸콸.”

“아 예. 설사요?”

“몸속에 있는 찌꺼기들을 다 쏟아낼 겁니다. 지금도 몸 컨디션이 좋으시겠지만, 다 쏟고 나면 속이 시원할 겁니다.”


현민의 표정이 밝아졌다.


“아마 하늘로 날아갈 것 같은 기분일 겁니다.”

“아 예. 감사합니다.”

“그러니 다 쏟을 때까지는 화장실을 멀리 하시면 안 됩니다. 안 그러면 아주 큰 곤란을 겪으실 수도 있습니다. 오늘밤만큼은 변기를 애인처럼 사랑하시기 바랍니다.”

“하하하. 알겠습니다, 원장님. 말씀대로 하겠습니다. 감사 합니다.”

“아닙니다. 오히려 제가 영광입니다.”

“사실은 이틀 후엔 영국으로 다시 돌아가야 하는데 내일 하루 더 침을 맞으면 안 될까요?”

“물론 됩니다. 내일 예약해 둘 테니 한 번 더 오셔서 침을 맞으시죠.”


그러나 현민은 예정된 날짜에 영국행 비행기를 타지 못했다.


뭐든지 삼세번이라고!


이왕 맞는 거 하루 더 맞고 싶다면서 출국을 하루 더 미뤘기 때문이었다.


현민은 비행기를 타기 전 공항에서 그에게 전화했다.


“원장님. 저 지금 몸 컨디션이 너무 좋아요. 원장님 말씀대로 하늘을 날 것 같은 기분입니다.”

“그러실 겁니다.”

“비행기 안 타도 영국까지 날아갈 것 같은데요. 하하하. 십 년은 젊어진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원장님. 정말 감사합니다.”

“그래도 웬만하면 비행기 타고 가세요. 하늘을 날다가는 감기 걸릴 수 있습니다. 잘 아시겠지만 위쪽 공기는 꽤 차거든요.”


#


송현민 선수가 영국으로 떠나고 난 한달 후.


대한 축구협회 부회장이 그에게 전화를 걸어왔다.


-원장님. 한 번 찾아뵙고 상의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시간은 좀 내주시겠습니까?-


그는 축구협회 부회장을 조용한 음식점에서 만났다.


부회장이 먼저 말문을 열었다.


“한 달 쯤 전에 송현민 선수에게 침을 놓으신 일이 있으셨죠? 한약도 지어주셨고요?”

“예. 그렇습니다.”

“송현민 선수가 원장님께 치료를 받고 다 나았다고 합니다.”

“아 예. 그렇습니까? 다행입니다.”


부회장은 고개를 숙여 감사의 뜻을 표하더니 말을 이었다.


“잘 아시겠지만 송현민 선수는 우리 대표팀엔 꼭 필요한 선수입니다. 그런 선수가 그렇게 힘든 일을 겪고 있는 걸 부회장이라는 사람이 모르고 있었으니 정말 부끄럽습니다.”

“별 말씀을요. 제가 듣기로는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았다던데, 모르고 계시는 게 당연하지요.”

“사실은 송현민 선수가 국가 대표 팀의 벤또 감독님에게 원장님을 국가대표팀 닥터로 특별 채용해달라는 요청을 했습니다.”

“예? 저를요?”

“그렇습니다. 원장님도 잘 아시겠지만 월드컵이 한 달 뒤부터 열립니다.”

“저도 그건 알고 있습니다.”

“송현민 선수가 지금은 다 나았지만 언제 다시 재발할지 몰라 불안해하고 있습니다.”

“월드컵이 코앞인데 재발하면 큰일이죠. 송현민 선수는 우리 대표 팀의 핵심 중 핵심인데 말이죠.”

“맞습니다. 대표 팀에 송현민 선수가 있고 없고는 큰 차이가 납니다. 전술 면에서도 그렇고 정신적인 면에서도 꼭 필요한 선숩니다.”

“부회장님의 말씀은 이해합니다만, 저는 현재 한의원을 운영하고 있어서 대표 팀 닥터로 가는 건 곤란합니다.”

“그래서 월드컵 기간만이라도 팀 닥터를 맡아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월드컵 기간만요?”

“예. 사실 이런 말씀 드리는 게 어떨지 모르겠습니다만, 한의사를 대표 팀 닥터로 발탁하는 거에 대해서 반대 의견도 많았거든요. 송현민 선수와 벤또 감독님께서 워낙 강하게 요구하셔서 어렵게 이뤄진 일입니다. 제발 수락해주십시오. 부탁드립니다.”

“하아, 이것 참. 월드컵 기간 동안이라면 한 달 이상 한의원 문을 닫아야 되는데. 제가 이제 겨우 자리 잡아가고 있는데 그건 좀 곤란합니다.”

“축구협회에서 섭섭하지 않게 예우해 드리겠습니다. 그리고 송현민 선수가 자신의 사비를 써서라도 원장님을 꼭 모시고 싶다고 했습니다.”


부회장은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그에게 허리를 90도로 굽혀 간청했다.


그는 고민에 빠졌다.


그는 수락하는 것도 힘들었지만 거절하는 것은 더 힘들었다.


그러나!


‘송현민 선수는 저런 몸으로 나리를 위해 자기 한 몸 던지겠다고 의지를 불태우는데. 그래. 나도 이번 기회에 나라를 위해서 이 몸 한 번 던져 보자. 이번 기회가 아니면 내가 언제 애국하겠나?’


그는 벌떡 일어서더니 갑자기 구호를 외쳤다.


대에∼한민국! 짝짝짝 짝짝!


대에∼한민국! 짝짝짝 짝짝!


그러자 부회장도 따라했다.


대에∼한민국! 짝짝짝 짝짝!


#


월드컵 역사상 여름이 아닌 늦가을에 대회가 열리는 것은 처음이 아닐까?


춥지도 않고, 덥지도 않아 축구하기에 적당한 기온이었다.


현민은 그를 보자마자 와락 안았다.


“와 주셨군요, 원장님. 오신다는 말씀은 이미 들었습니다만 혹시 못 오시는 건 아닌지 얼마나 걱정을 했는데요?”

“약속을 했으니 당연히 와야죠. 아, 송현민 선수만 애국자 아닙니다. 저도 나름 애국잡니다. 아무도 안 알아줘서 그렇지.”

“그럼요. 그럼요. 원장님도 애국자시죠. 하하하.”

“저한테 치료 받으신 후로 몸 컨디션은 어떻습니까?”

“좋습니다, 너∼무 좋습니다, 원장님. 지어주신 한약 꼬박 꼬박 잘 챙겨 먹었습니다. 그 후론 한 번도 그런 증상이 나타나지 않았어요.”

“아! 그래요.”

“정말 신기해요. 아니, 어떻게 감쪽같이 증상이 없어질 수 있어요? 아프기 전보다 몸이 더 좋아졌어요.”

“저는 송현민 선수가 더 신기한데요. 아니, 그런 몸으로 어떻게 훈련도 하고, 경기도 하고, 사람이라면 그럴 수가 없는데 말이죠.”

“하하하. 아무튼 와 주셔서 너무 너무 고맙습니다, 원장님. 식사는 하셨나요?”

“비행기 안에서 도시락을 줘서 잘 먹었습니다. 오랜만에 국제선을 타서 잘 몰랐는데, 요즘은 비행기에서 도시락도 주더군요.”

“아 예. 저도 몇 번 먹어봤는데 맛있더라고요. 가시죠, 원장님. 제가 벤또 감독님을 소개시켜 드리겠습니다.”


#


그는 여독을 풀 여유도 없었다.


송현민 선수가 얼마나 자랑을 해놨던지, 그가 숙소에 도착했다는 소문이 나자마자 선수들이 몰려들기 시작했다.


“선생님. 저 허리 좀 봐 주세요. 작년에 상대팀 선수가 뒤에서 치고 들어오는 바람에 허리를 제쳤거든요. 그 후론 비가 오면 그 전날부터 허리가 쑤셔서 죽겠어요.”


홍일범 선수가 그의 앞으로 나서더니 하소연을 했다.


“그래요. 침대위에 엎드려 보세요. 어디 한 번 봅시다.”


그는 침대 위에 엎드린 홍일범 선수의 허리를 손으로 만졌다.


허리 이곳저곳을 아주 정성껏 눌러보았다.


“홍일범 선수는 바지 벨트 바로 윗부분에 통증을 느끼시겠네요. 가로 방향으로요.”

“예. 맞습니다.”

“평소에는 그렇게 아프다가 비가 오면 허리에서부터 등 전체가 다 쑤시고요.”

“예. 원장님 말씀하신 그대롭니다.”

“하지만 이 부위보다 윗부분에 더 심각한 문제가 있네요. 척추기립근의 상부가 더 심하게 굳어 있습니다. 특히 좌우 근육의 밸런스가 깨져 있네요. 좌측 근육보다 우측 근육이 더 뭉쳐 있네요.”

“그렇습니까? 그런 말은 처음 듣는데요.”

“뭉친 근육을 풀어주고, 좌우 근육의 밸런스를 맞춰줘야 합니다. 안 그러면 잠깐 덜 하다가 또 아프고를 반복하게 됩니다.”

“그러면 어떻게 치료해야 하죠?”

“제가 지금 침을 놔 드리겠습니다.”

“감사 합니다, 원장님. 저 허리 좀 고쳐 주세요.”


옆에서 지켜보고 있던 현민이 나섰다.


“야. 이 분은 내가 모시고 온 분이야. 내 전담 주치의시라고.”

“아아. 선배님. 왜 그러세요. 저 허리 아파 죽겠다고요. 한 번 봐 주세요.”

“짜식이 엄살은!”


현민이 씨익 웃더니,


“원장님. 얘 침 좀 아프게 놔 주세요. 그냥 비명이 절로 나올 정도로요. 키킥킥.”

“선배님. 저 안 그래도 겁나는데 왜 그러세요. 저, 주사도 잘 못 맞는 거 아시면서 왜 그러세요. 선생님 저 안 아프게 놔 주세요. 부탁드립니다.”


현민은 엎드려있는 홍일범의 머리를 장난스럽게 쥐어박으며,


“가만있어, 인마. 원장님. 제일 큰 침으로 놔 주세요.”

“예. 알겠습니다. 나중에 제일 큰 침으로 송현민 선수한테 놔 드리겠습니다.”


그 곳에 모인 선수들이 일제히 웃음을 터트렸다.


그러자 현민도 씨익 웃었다.


홍일범.


이 선수 엄살이 정말 좀 심하긴 했다.


자, 침을 놓겠습니다, 라는 그의 말이 떨어지자마자 죽는다고 비명을 질러댔다.


킥킥킥.


옆에서 지켜보던 김윤권 선수가 홍일범을 윽박질렀다.


“아, 이 자식. 정말 엄살 심하네. 아직 침놓지도 않았어.”

“아직 안 놨다고요? 그런데 왜 이렇게 아프죠?”


그는 그 틈을 이용해 자침했다.


딱 하나만.


“차라리 빨리 놔주세요. 더 미칠 것 같아요, 원장님.”

“조금 전에 놨습니다.”

“예? 놨다고요? 정말이요?”


김윤권이 홍일범의 머리통을 쥐어박으며,


“그래 놨어, 인마.”

“어! 그런데 왜 침이 하나도 안 아프죠? 거짓말 하는 거 아니에요?”

“킥킥킥. 놨어. 네 허리에 지금 침 꽂혀있어. 하하.”


현민이 그렇게 말하자, 홍일범 선수는 안도의 한숨을 푹 내쉬었다.


15분 후.


발침을 완료한 그가 홍일범 선수에게 말했다.


“자! 이제 일어나서 허리를 움직여 보세요.”


홍일범 선수는 조심스럽게 허리를 돌렸다.


마치 훌라후프를 돌리듯이.


그러자 현민이 휴대폰의 음악 파일 버튼을 눌렀다.


<링딩동>이 흘러나왔다.


홍일범 선수는 그 노래에 맞춰 춤을 추면서 허리 상태를 체크했다.


“어! 이거 왜 이래? 허리가 막 돌아가는데? 너무 잘 돌아가는데? 하나도 안 아파. 정말 안 아파요, 원장님.”


그러자 그 방에 있던 선수들이 다 같이 <링딩동> 에 맞춰 춤을 추었다.


마치 골 세러머니를 하듯이 춤을 추었다.


우하하하, 우하하하.


치료실은 순식간에 축제 분위기로 변했다.


#


월드컵 조별 예선.


포르투갈, 우루과이, 가나, 그리고 대한민국.


축구전문가들은 포르투갈과 우루과이가 16강에 진출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우리나라의 16강 진출 가능성을 그렇게 높게 보지는 않았다.


우리나라는 우루과이와 첫 경기를 가진다.


우루과이는 피파랭킹이나 역대전적에서도 우리보다 앞서있어 만만치 않은 팀이다.


많은 축구전문가들은 우루과이와의 경기를 비기고, 그 다음 가나를 이겨 승점 4점을 얻어 16강에 진출을 노려볼만 하다는 전망을 했다.


그러나 현민은 그런 생각을 전혀 하고 있지 않았다.


그는 자신의 라이벌을 우루과이의 세계적인 선수 수아레즈도 누네스도 아니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는 자신의 최고 경쟁자로 담음을 꼽고 있었다.


준영이 말했던 바로 그 담음!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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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26화 세상은 요지경! +1 23.05.21 2,547 37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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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18화 아악! 송현민! 23.05.17 2,697 39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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