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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글산책
작품등록일 :
2023.05.10 10:16
최근연재일 :
2023.09.14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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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5.17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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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18화 아악! 송현민!

DUMMY

경기 시작 전.


그는 현민의 몸 상태를 세심하게 점검했다.


현민이 그에게 말했다.


“경기 중에 담음만 장난질을 치지 않으면 우루과이를 이길 자신이 있습니다.”


“그럼요. 꼭 이길 겁니다. 제가 그 놈의 담음이 요동치지 못하게 혼구녕을 냈으니, 적어도 이번 경기에서는 그런 일은 없을 겁니다. 제가 다 점검했으니까요.”

“감사합니다. 저는 원장님만 믿습니다. 원장님이 괜찮다면 괜찮을 겁니다.”


두 사람은 서로 손을 맞잡고 가슴을 부딪쳤다.


#


우루과이와의 조별 예선 첫 경기.


이 경기는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렸다.


관중석은 빈자리가 없이 꽉 찼다.


붉은 색이 하늘색을 압도했다.


“고국에 계신 국민 여러분. 이곳은 월드컵 H조! 조별 예선, 우리 대한민국과 우루과이의 첫 경기가 벌어질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입니다. 오늘도 해설에는 안정훈 해설위원이 수고해 주시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안정훈 위원님.”


김성진 아나운서의 멘트를 안정훈 위원이 받았다.


“안녕 하세요. 안정훈입니다. 아! 오늘 관중석은 우루과이의 하늘색 물결보다 우리 한국의 붉은 물결이 훨씬 더 많이 일렁입니다. 오늘 느낌이 아주 좋습니다.”


경기 시작 몇 분전.


양 팀 선수들은 그라운드에서 몸을 풀고 있었다.


벤치에 앉아 있던 준영은 깊은 고민에 빠져 있었다.


사실은 카타르에 온 이후 계속하던 고민이었다.


그는 이 문제에 대해 계속 고민만하고 있을 수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잠시 후면 경기가 시작될 것이다.


그 전에 이 고민에 대한 결론을 내려야한다.


침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침법이 자침 후 일정 시간동안 유침(침을 꽂은 상태)한다.


얼마동안 유침을 해야 한다는 정해진 법이 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는 지금까지 15분 정도 유침 후 발침하는 것을 원칙으로 해왔다.


그러나 이런 유침은 경기 중이 아닐 때는 큰 문제가 없다.


그래서 카타르에 도착하자마자 홍일범 선수에게 자침할 때도 15분 정도 유침 후 발침한 것이다.


‘그러나 경기 중엔?’


부상을 당해 그라운드에 쓰러져 있는 선수에게 자침한 후,


“심판님. 15분 동안 침을 꽂은 상태로 있어야하니, 경기 중단해야 합니다. 다리 아프시면 어디 가서 좀 쉬다 오세요.”


심판은 뭐라고 할까?


한마디 대꾸도 없이 콧방귀만 낀 후, 레드카드를 꺼낼 게 분명하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하나?’


그는 며칠 째 이 고민에 빠져 있었던 것이다.


경기가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그라운드 안에서 유침은 불가능하다.


한 번 교체돼서 나간 선수는 해당 경기에는 재투입이 되지 않으니까 말이다.


그러니 부상 선수가 발생하면 다른 팀의 닥터들은 뭘 들고 그라운드로 뛰어 들어가는지 모르지만, 그는 침통을 들고 뛰어 들어가 재빨리 침을 놓고 나와야한다.


재빨리.


탁월한 효과도 중요하다.


하지만 무엇보다 재빨리가 중요하다.


그러니 기존의 침법은 이런 상황에 맞지 않는다.


다행히 이런 상황에 안성맞춤인 침법이 있다.


8체질침법!


얼마 전 101 세로 타계하신 권도원 선생님께서 처음으로 주창하신 8체질침법이 바로 그것이다,


이 8체질 침법도 사암침법처럼 오수혈에만 자침한다.


오수혈은 전신에 분포되어 있지 않다.


상체에는 팔꿈치에서 손끝까지, 하체에는 무릎아래에서 발끝까지만 분포되어 있다.


그래서 8체질 침법은 이 부위에만 침을 놓는다.


또 한 가지 독특한 점은 유침을 하지 않는다.


침을 찌르자마자 뽑는다.


8체질 침법에 능숙한 자라면 침 시술에 30초 정도면 가능하다.


그러니 경기 중 쓰러진 선수에게 활용하기엔 더 없이 좋은 침법이다.


그러나 이 방법 또한 문제는 있다.


경기 중인 선수는 당연히 온 몸이 땀투성이 일테고, 그러니 온갖 더러운 것들이 몸에 묻어 있을 수밖에 없다.


그런 선수의 몸에 침을 놓았을 때 침구멍을 통해 감염의 위험성이 있다.


바로 이 점 때문에 그는 고민을 하고 있는 것이었다.


또 한 가지 방법이 있기는 하다.


테이프 침을 활용하는 방법이다.


사각형의 테이프 안쪽에 ♀와 비슷한 모양의 아주 작은 침이 붙어 있다.


이 침을 혈자리에 붙이기만 하면 된다.


그러니 경기 끝날 때까지 떨어져나가지만 않는다면 괜찮은 방법이다.


그러나 이 방법도 약간의 문제가 있다.


일상적인 활동으로 인해 테이프가 떨어져 나가는 경우는 거의 없다.


그러나 잠시도 가만있을 수 없는 축구 선수의 몸에 붙어있을 것인가?


‘땀에 쓸려 떨어지지는 않을까?’


바로 이것이 문제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그의 경험으로는 유침하는 침법이나 8체질 침법에 비해 효과가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다.


이 고민은 현민의 요청을 받아들이고 난 이후 지금까지 해 온 고민이었다.


그는 고민 끝에 이미 시판되는 침을 변형 활용하기로 했다.


시중에 나와 있는 침을 찾아보았다.


그 중 변형 활용 가능한 침을 구입해서 며칠 동안 고민했다.


그런 과정을 거쳐 대 여섯 가지 침을 후보 침에 올려놓았다.


그리고 그 침들을 이곳 카타르에 올 때 가져왔다.


그는 어떤 침을, 어떻게 변형 활용할 것이냐를 지금까지 고민하고 있는 것이다.


마침내 어젯밤 결정을 내렸다.


‘경기장 밖에서는 일반적인 침으로 유침하는 기존의 침법을 쓰자!’


그리고 경기 중의 부상 선수에게는 두 가지 침을 사용하기로 했다.


즉 선수의 부상이 경미할 때는 테이프 침을, 심할 때는 자신이 만든 새로운 침과 침법을 활용하기로 마음먹었다.


치료박스를 열었다.


박스 한 쪽에는 일반적인 침통이, 그리고 테이프 침이 비치되어있었다.


또 한쪽에는 자신이 선택한 침들이 제법 요염한 자태를 뽐내며 있었다.


#


휘이익.


준영은 그라운드를 쳐다봤다.


“아! 경기가 시작되었습니다. 우리 선수들 잘 싸워주기를 기대해봅니다.”


김성진 아나운서의 멘트.


현민이 정우성에게 패스해줬다.


정우성은 다시 홍일범에게 패스했다.


“이 경기 승부의 관건은 누네스와 수아레즈를 우리 수비가 얼마나 잘 막아내느냐에 달려있다고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부상! 우리 선수들 부상을 조심해야합니다.”


안정훈 해설가의 말에 김성진 아나운서가 동의했다.


경기는 일진일퇴의 양상을 보였다.


당초 우루과이가 우세할 거라는 예상은 전반 25분까지는 빗나갔다.


비기는 것도 가능해보였고, 이기는 것도 결코 욕심은 아닌 것처럼 보였다.


현민은 그라운드를 마음껏 휘젓고 다녔다.


그는 양발을 자유자재로 다 쓸 줄 아는, 드문 재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때로는 왼쪽에서 상대 수비수를 가볍게 제친 다음 골문 앞으로 공을 올려주기도 했고, 때로는 오른쪽에서 찔러주기도 했다.


전반 32분경.


그는 우루과이 진영에서 사이드라인을 타고 공을 몰고 가다가 갑자기 오른쪽으로 방향을 틀어 드리블을 했다.


그는 우루과이 선수가 달려들자 한 번 더 제친 후 슛을 날렸다.


[송현민 존]


저 위치에서의 슛 성공률이 매우 높아서 이름 붙여진 송현민 존.


그 위치에서 날린 슛은 우루과이 골키퍼 손에 살짝 닿은 후, 크로스바를 맞고 튕겨 나왔고, 이 공을 우루과이 선수가 간신히 걷어냈다.


와아!


관중석에서 탄성이 터졌다.


“송현민 존에서의 멋진 슛이었어요. 좋아요. 저런 슛 아주 좋아요. 우루과이 선수들이 오줌을 지렸을 겁니다.”


안정훈 해설가의 박수소리가 마이크를 통해 방송에 나갔다.


“저기, 안 위원님. 중계방송인데 오줌을 지렸다는 말씀은 좀. 크크크.”

“앗. 죄송합니다. 나의 실수에요. 앗! 나의 실수.”


현민의 멋진 슛을 계기로 경기의 주도권은 우리 팀으로 완전히 넘어온 분위기였다.


“전반전에 우리가 한 골을 넣고 끝낸다면 후반 경기가 훨씬 편해질 텐데 말입니다.”

“물론 그렇습니다. 우리 선수들이 경기 주도권을 잡고 있기 때문에 언제든지 골이 나올 수 있는 상황입니다.”


걱정했던 담음은 현민을 전혀 괴롭히지 못했다.


현민은 그라운드를 마음대로 휘젓고 다녔다.


그러나 양 팀 다 골을 넣지 못했다.


두 팀은 전반전을 0:0으로 마쳤다.


“잘 했어요. 우리 선수 전반 경기를 완전히 압도했습니다.”


안정훈 해설가는 라커룸으로 들어가는 우리 선수들을 보면서 박수를 쳤다.


#


후반전.


진영을 바꾼 두 팀은 조금도 밀리지 않으려고 기를 썼다.


이젠 세계적인 수비수로 성장한 길명재 선수가 있어 어느 때보다 믿음직한 수비 라인이었다.


후반 17분 경.


우리의 골문을 향해 누네스 선수가 공을 몰며 질주했다.


그러자 우루과이 선수 두 명이 같이 달리더니, 어느 순간 날개를 펴듯 좌우로 갈라졌다.


현민은 혼신의 힘을 다해 누네스의 뒤를 쫓았다.


위기를 직감한 것이다.


순간 길명재 선수가 누네스가 드리블 하던 공을 걷어냈다.


공은 우루과이 골문을 향해 십여 미터 튕겨 나갔다.


최대의 위기 이후 최대의 기회가 온 것이다.


누네스의 뒤를 쫓던 현민은 몸을 틀어 우루과이 진영으로 튕겨 날아가는 공을 향해 달렸다.


그의 눈에 공이 보였고, 우루과이의 골문이 보였고, 골문을 지키는 골키퍼가 보였다.


양 팀 선수들 대부분이 자신의 등 뒤에 위치해있는 상황.


우루과이가 순간적으로 수비 라인을 올렸기 때문에, 수비수는 겨우 두 명 뿐이었다.


그 두 명조차 좌우로 많이 벌어진 상태였다.


그러니 마치 우루과이 골키퍼만 마주한 것 같은 상황이었다.


그는 절호의 골 찬스를 맞이한 것이었다.


저 공을 잡아 드리블 하면 상대 선수들이 달라붙겠지만, 그는 두 선수를 따돌릴 자신이 있었다.


이와 비슷한 찬스에서 골을 넣은 경험이 여러 번 있었다.


‘이보다 더한 상황에서도 골을 넣었는데’


첼시 전에서의 골!


70여 미터를 단독 드리블한 끝에 깨끗한 골을 성공시켜 전 세계 축구계를 흥분에 빠트렸던 골!


그는 바로 그 골을 떠올리며 자신감을 가졌다.


그는 전력 질주했다.


절대로 놓칠 수 없는 기회이다.


그러나?


“아악!”


현민은 비명을 질렀다.


왼쪽 발로만 몇 걸음 뛰더니 그 자리에 쓰러지고 말았다.


와아아아∼!


관중석에서도 탄식이 터져 나왔다.


벤또 감독이 그라운드를 향해 몇 걸음 다가가다가 멈췄다.


벤토 감독의 얼굴이 심하게 일그러졌다.


벤치에 앉아 있던 선수들도 놀란 표정을 지으며 벌떡 일어났다.


햄스트링.


우측 엉덩이에서 무릎 뒤 오금까지 이어지는 근육에 파열이 온 것이다.


최대의 위기 이후 맞은 최대의 기회가 다시 최대의 위기로 변하는 순간이었다.


현민은 햄스트링 부위를 만지지도 못하고 괴로워했다.


“아! 햄스트링이 왔네요. 아아!”


안정훈 해설가는 햄스트링이 오면 이 경기에서는 더 이상 뛸 수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남은 가나와 포르투갈과의 경기도 나가기 어렵다는 것도 예감하고 있었다.


끝났다.


‘이렇게 되면 16강 진출은 완전히 물 건너갔다.’


안정훈은 그렇게 직감했다.


김성진도 마찬가지였다.


많은 축구팬들도 불길한 예감을 떨칠 수 없었다.


그러나 안정훈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끝났습니다, 16강 진출은 물 건너갔습니다.”


중계방송을 통해서 이런 말을 할 수는 없었다.


현민의 상태를 확인한 심판은 우리 벤치를 향해 들어오라고 손짓했다.


의료팀이 치료가방을 들고 달렸다.


준영도 침가방을 들고 달렸다.


현민은 울면서 그에게 말했다.


“원장님. 너무 아파요. 너무 아파요.”


현민은 그만 찾았다.


“울지 마세요. 송현민 선수. 제가 반드시 고쳐드릴 테니 너무 염려하지 마세요.”


그는 현민을 그렇게 다독였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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