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귀환자는 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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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감자세상
작품등록일 :
2023.05.10 11:25
최근연재일 :
2023.09.15 0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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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6.01 0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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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경고야

DUMMY

류신은 무시무시한 표정으로 류민을 노려봤다. 하지만 류민은 코어를 이리저리 만지며 류신의 표정 따위에는 아무런 관심이 없었다. 마치 류신이 어떤 결정을 내릴지 알고 있다는 듯이.


“다시 말해봐. 뭐라고?”

“들었잖아. 두 개랑 거래한다고. 코어 하나는 한 사람 몫이야. 내가 알려줄 정보는 두 명이니까, 코어도 두 개여야지.”


류신의 차가운 말투에도 류민은 전혀 개의치 않았다.

류신은 어이가 없었다. 부모보다 더 독한 양아치 기업가가 태어난 셈이다.


“남 국장이 그러더군. 그 코어 하나가 5억이라고.”

“5억? 고작 5억? 이정도 순수하고 깨끗함이라면 7억은 할걸?”

“화폐 가치도 과거와 달라졌고.”

“잘 아네. 10배의 차이가 나지. 예전으로 따지면 무려 70억의 가치야.”

“그러니까 말이야. 그 두 사람이 과연 코어 두 개의 가치가 있는 걸까? 140억의 가치가?”


류신이 류민을 보며 물었다.

류민이 곰곰이 생각해 보더니 이내 빙긋 웃었다.


“솔직히 아니지. 코어가 훨씬 더 가치가 높아.”

“그러니까. 그런데 왜 너는 코어를 두 개나 달라고 하는 걸까?”

“내가 너에게 팔려는 건 그 두 사람의 완전한 죽음이니까.”

“완전한 죽음?”

“그래. 너에게 알려주면 왠지 확실히 끝내 버릴 것 같거든. 둘의 미래를 완전히 끝장낼 기회를 내가 주는 거야.”


류신은 곰곰이 생각했다. 확실히 뭔가 있다. 부모가 죽은 것도 아니고 살아있는 것도 아니라고 했다. 좀비나 언데드가 아니라면 도대체 뭘까?


“다른 사람들에겐 몰라도 너에겐 그만큼의 가치가 있잖아. 안 그래? 난 예비 형수 마음에 들었어.”


순간 류신의 인상이 확 일그러졌다. 갑작스러운 표정의 변화에 류민이 깜짝 놀랄 정도였다.


“어이쿠 놀래라.”

“다시 한번 네 입에서 그 이야기가 나온다면 너도 똑같은 운명을 맞이하게 만들어 줄 거야.”

“알았어. 알았어. 어쨌든 내 말은 진짜야. 그러니 복수해야지. 안 그래?”


류민이 아픈 곳을 찔러왔다.

신의 대리인이 되어 480만 년이라는 세월을 보내면서 인간의 감정은 무뎌졌다고 생각했던 류신이었다. 하지만 지구로 돌아와서 그런 것인지 고작 이정도의 말 한마디에 가슴이 아렸다. 과거의 기억들과 함께.

류신은 잠시 심호흡을 했다.


“후- 좋아. 정보는 정확해?”

“물론 정확하지. 편지가 있거든.”

“편지?”

“그래. 거기에 주소가 적혀있어. 그것보다 더 정확한 정보가 어디에 있을까?”

“이사라도 갔다면 어쩌려고?”

“아냐. 이사 같은 건 가지 않았어.”

“어떻게 확신하지?”


류민이 다시 빙긋 웃었다. 마치 자신이 승자라는 듯이.


“나중에 사실이 아니면 다시 찾아와. 코어는 돌려주지.”

“네 말이 거짓일 시에는 단순히 코어만 돌려받는 걸로 끝나지 않아. 날 속인 대가까지 지불해야 할 테니까.”

“오호! 이런 걸 보면 너도 장사를 하는 게 맞아.”


류신은 코어를 하나 더 꺼내 건넸다.

류민은 날아갈 듯이 기뻐했다. 코어 두 개로 그렇게 좋아하다니.


“좋아. 이제 말 해봐.”

“말해야지. 우리 부모는······ 이제 인간이 아냐. 흡혈귀가 되었거든.”

“흡혈귀?”


류신은 너무 어처구니가 없어 다시 물었다.


“맞아. 흡혈귀.”

“흡혈귀? 설마 당한 건가?”

“당하긴, 그럴 사람들이야? 돈이랑 재산을 바리바리 싸들고 직접 찾아갔어. 흡혈귀가 되고 싶다고.”

“뭐라고?”

“진짜야. 농담 아냐.”


류민이 자신의 책상 서랍 안에서 편지 하나를 가지고 돌아와 류신에게 건넸다.

편지는 어머니란 인간이 보낸 것이었다.

내용은 간단했다. 자신들은 드디어 진화하고 완벽한 종족인 흡혈 종족이 되었다는 것과, 류민에게도 와서 같이 흡렬 종족이 되자는 이야기였다.

류신이 류민을 물끄러미 봤다.


“왜 그런 눈으로 봐. 미쳤어? 내가 저런 말을 듣게?”

“편지는 왜 보관한 거야?”

“핸드폰에 통화하기 싫은 사람 전화번호를 저장해 놓는 이유가 뭔지 알아? 정보를 알아야 피할 수도 있는 거야.”


류신이 고개를 끄덕였다.

언제나 류민은 이런 쪽으로는 치밀하고 확실했다. 싫은 것도 피하기 위해 간직하는 치밀함.

류신이 편지 봉투의 주소를 봤다.


“티베트? 포달랍궁?”


아이러니하다. 흡혈귀가 티베트 불교의 성지인 포달랍궁에 살고 있다니.


“맞아. 포달랍궁. 이미 그곳은 흡혈귀들의 성지가 되었어. 하나의 왕국이랄까. 두 사람은 그곳에 있어. 이제 정보는 줬으니 그들을 어떻게 할지는 네가 알아서 해.”


류민은 골치 아픈 것을 떨쳐냈다는 듯이 시원한 표정을 지었다.


이제 부모에 대한 것은 류신에게 넘어왔다. 갑자기 류신의 입가에 미소가 번졌다.

즐거웠다. 그들을 만나서 어떻게 해줄까를 생각하니 너무 즐거워서 웃음이 나왔다.


“큭큭큭!”

“흐흐흐!”

“하하하!”

“푸히히히!”


류신과 류민은 서로 바라보며 미친 것처럼 웃었다. 모르는 사람이 봤다면 정말 미쳤다고 할 수도 있을 것이다.


“바로 갈 거야?”


류민이 물었다.


“어디에 있는지 알았는데 가 봐야지. 얼굴 비추고 인사도 드리고, 마지막 배웅도 하고······ 그게 예의 아니겠어?”


류신도 웃으며 대답했다. 그리고 더 이상 볼일 없다는 듯이 일어섰다.


“또 좋은 거래 하자고.”

“앞으로 거래는 없을 거야.”


류민의 인사에 류신이 차갑게 대답했다. 그렇게 밖으로 나가다 말고 류신이 뒤돌아 류민을 봤다.

류민은 고개를 갸웃하며 역시 자신을 바라보는 류신을 봤다.


“네가 이 회사에서 뭘 만들고 있는지 나는 아무런 관심이 없어.”

“······”

“하지만 소문이 좋지 않다는 것 정도는 알아.”

“······”

“문제 생길만한 거는 지금 포기하는 게 좋아.”

“문제 생길만한 거라니?”

“부작용 심한 약물 같은 거.”


순간 류민의 얼굴이 굳었다.

가장 인기가 많은 물건 중 하나였다. 동물실험으로 능력치의 향상이 검증된 약물이지만 부작용 문제가 있다.

물론 정상적인 유통이 아닌 비밀리에 유통되는 것이다. 그리고 그 거래를 위해 암시장을 찾았던 그였다. 류신은 그것을 눈치채고 류민에게 경고를 한 것이다.

류민의 표정이 굳는 것은 당연했다.


“무, 무슨 소리야? 난 그런 약물 취급 안 해.”


류민이 말했다. 하지만 당황한 바람에 약간 더듬거리는 말투였다.


“웃기는군. 지하에서 지금도 비명이 들려. 귀가 따가울 정도다. 이건 경고야. 그만둬.”


류신이 밖으로 나갔다.

류민이 주먹을 쥔 채 부들부들 떨었다.


“씨발 개새끼! 별것도 아닌 게······”


이까지 뿌드득 가는 류민이었다.

안으로 들어오려다 그런 류민의 모습을 본 오지현 비서실장이 재빨리 도로 밖으로 나갔다. 이럴 때 괜히 안에 있다가는 불똥이 튀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미 늦었다.


“오 실장!”


류민의 부름에 오지현 비서실장이 안으로 들어왔다.


“네! 회장님!”

“저 인간 어디서 뭐 하면서 지내는지 알아봐.”

“아! 형님 말씀이신가요?”

“형님은 무슨 얼어 죽을 형님이야! 저 새끼, 류신 저 빌어먹을 새끼 말이야!”


류민이 버럭 소리를 질렀다.


“네! 알겠습니다. 당장 알아오겠습니댜.”


오지현 비서실장이 후다닥 밖으로 뛰어나갔다.


***


중국 베이징에 있는 자금성.

정면을 장식하고 있던 거대한 마오쩌둥의 사진은 사라지고 없었다. 지금 이곳은 엘 하이가 지내는 장소이기도 했다.

엘 하이가 사람의 그림자가 하나도 없는 자금성 앞 광장으로 나섰다. 윤치성이 그 뒤를 쫓고 있었다.


“오늘 실행한다.”


엘 하이의 말에 윤치성이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네? 오늘 무엇을 실행하신다는 말씀이십니까?”

“멜렉을 처리하고 세계수를 차지한다.”

“허나······ 엘 하이 님! 마지막 귀환자를 걱정하지 않으셨습니까?”

“마지막 귀환자? 그는 지금 멜렉을 도울 수 없다.”


엘 하이가 빙긋 웃었다.


“그렇습니까? 그런데 그것을 어떻게 아셨습니까?”

“왜? 궁금한가?”

“그런 것이 아니라······”

“네가 계약한 악마를 불러내라.”

“네?”


윤치성이 화들짝 놀랐다. 그는 엘 하이가 자신이 계약한 악마의 존재를 모를 것이라 생각했다.

당황하는 윤치성의 등 뒤로 마법진이 나타나고 악마가 걸어 나왔다. 메피스토였다.


“이런, 이런, 뭘 그렇게 긴장하고 그래?”


메피스토가 나타나 윤치성의 어깨를 다독여 주었다. 그리고 엘 하이의 앞으로 다가가 고개를 숙였다.


“엘 하이 님을 뵙습니다.”


메피스토는 최대한의 예의를 차리고 있었다.


“그래. 메피스토. 나는 지금부터 세계수를 차지하기 위해 움직일 거다. 마지막 귀환자는 지금 그곳에 없다.”

“그렇습니까? 그러면 그리하시면 되는 일입니다.”

“그렇지. 그런데 왜 내 뒤통수가 근질근질할까?”

“무슨 말씀이신지 잘 모르겠습니다.”


메피스토는 표정의 변화가 없었다.


“그래? 모르지 않을 텐데. 내가 어떻게 움직이는지 마지막 귀환자에게 이야기하기로 되어 있을 텐데. 아닌가?”


그제야 메피스토의 표정이 굳어졌다.


“그게 무슨 말이야? 네가 배신을 한다고?”


윤치성이 발끈하며 메피스토에게 따지듯이 물었다.


“나는 그대를 배신하지는 않아. 그건 약속하지.”


메피스토가 웃으며 윤치성을 봤다. 그리고 굳은 표정으로 엘 하이를 바라봤다.


“대단하시군요. 그걸 알아내시다니.”

“내가 모를 거라고 생각한 게 더 대단한데.”


순간 머리 위 허공에 수십 개의 눈동자가 나타났다.

큰 것에서부터 작은 것까지 다양했다. 눈동자들은 일제히 메피스토를 향하고 있었다.

메피스는 그제야 엘 하이가 어떻게 정보를 알아내고 있었는지 눈치챘다.


“변명을 해도 되겠습니까?”

“해봐.”

“그때 그렇게 말하지 않았다면 아마 저는 물론 여기 있는 당신의 보좌도 그 자리에서 죽었을 겁니다.”


메피스토의 설명에 윤치성은 놀랐다. 그는 물론 의식을 잃고 있어 그때의 상황을 알 수 없었다. 그런데 죽었을 것이라니.

메피스토를 이길만한 상대는 전 세계를 뒤져봐도 손에 꼽을 정도다.


“마지막 귀환자의 정체를 알고 있나?”

“이미 알고 계시지 않습니까?”

“케테르의 에흐예가 맞군.”

“그렇습니다.”


엘 하이가 고개를 끄덕였다. 자신의 예상이 맞았다는 듯이.


“제가 제안을 하나 드려도 되겠습니까?”

“말해봐.”

“지금의 멜렉은 약해져 있습니다. 당시에도 느꼈을 정도니까요. 저도 어렵지 않게 이길 수 있을 정도였습니다.”

“호오- 그래서?”

“멜렉은 위험이 되지 않습니다. 에흐예가 문제입니다. 사실 엘 하이 님 혼자서는······ 백중세가 될 겁니다.”

“흠-”

“하지만 제가 합류한다면 상황이 달라집니다.”


메피스토는 입꼬리가 올라가며 야비하게 웃었다.


“확실히 틀린 말은 아냐. 혼자보다는 둘이 낫겠지.”

“당연한 말씀입니다.”

“크하하하!”

“하하하하!”


엘 하이가 크게 웃었다. 메피스토도 따라 웃었다.

이 상황을 멍한 표정으로 윤치성은 보고만 있었다.


그 순간 엘 하이의 몸에서 촉수가 메피스토를 향해 뻗어 나왔다. 엄청난 빠르기였다.


퍽!


메피스토의 몸이 뒤로 날려져 바닥을 뒹굴었다.


“어? 어? 어, 어째서······”


윤치성이 영문을 모르겠다는 듯이 엘 하이를 봤다.

하지만 엘 하이는 윤치성에게 관심이 없었다. 그의 지금 관심은 오로지 메피스토였다.

바닥을 뒹굴었던 메피스토가 천천히 일어났다. 그의 표정에 이제 미소는 사라졌다.


“그것이 엘 하이 님의 선택이군요.”


메피스토가 싸늘하게 말했다.


“어라? 약했나? 빗나간 건가?”

“그럴 리가요. 치명적이었습니다.”


메피스토가 손을 치우자 옆구리의 일부가 뜯겨나간 것이 보였다. 하지만 메피스토는 태연한 표정이었다.


“하지만 덕분에 저 또한 이대로 물러날 순 없게 되었습니다.”

“기대하고 있어.”

“기대해도 될 겁니다.”


메피스토가 어둠의 주문을 읊조리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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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 이런 식으로 나온다 이거지? +2 23.06.27 840 17 13쪽
53 조건부 동맹 23.06.26 833 15 12쪽
52 의외의 손님 23.06.23 845 16 13쪽
51 살아야 하는 이유 23.06.22 847 17 14쪽
50 영입 제안 +1 23.06.21 865 15 13쪽
49 선전 포고의 효과 +1 23.06.20 940 16 13쪽
48 지배자들 23.06.19 934 16 13쪽
47 선전 포고 +1 23.06.18 955 15 16쪽
46 새로운 주인 23.06.17 967 15 12쪽
45 약속은 지켜야지 23.06.16 988 16 13쪽
44 드래곤 로드 +1 23.06.15 995 17 13쪽
43 돌려받았으면 하는데 23.06.14 974 14 12쪽
42 네가 주인공이야 23.06.13 979 14 12쪽
41 소란 한 번 일으켜볼까 23.06.12 998 16 12쪽
40 배신자 23.06.11 1,029 16 13쪽
39 드래곤의 신전 23.06.10 1,079 15 12쪽
38 회의 소집 23.06.09 1,097 17 11쪽
37 겨우 이거야? 23.06.08 1,110 15 13쪽
36 절대적인 위기(2) 23.06.07 1,094 15 13쪽
35 절대적인 위기(1) 23.06.06 1,146 16 14쪽
34 이제 정리할 건 정리해야지 23.06.05 1,138 15 13쪽
33 당신들이 부모라고? 23.06.04 1,148 16 11쪽
32 흡혈귀의 왕 23.06.03 1,081 15 12쪽
31 침공 23.06.02 1,129 14 12쪽
» 이건 경고야 +4 23.06.01 1,145 14 12쪽
29 위태로운 동업 +1 23.05.31 1,198 17 13쪽
28 가족은 비지니스 +1 23.05.30 1,282 17 13쪽
27 가족의 재회 +1 23.05.29 1,383 19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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