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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근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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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5.10 2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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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7.28 1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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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화 사해방 (1)

DUMMY

199화 사해방 (1)




효친왕위가 세자 주문에게 순조로이 이어지고 나자, 천하를 도모할 준비를 마쳤다 여긴 사황 주고는, 그동안 머물던 광동 효친왕부 별원을 떠나 남경으로 향했다. 그동안 서역 상인들에게 당삼채로 벌어들인 은자로, 북경으로 천도하면서 비워져 있던 고관대작들의 장원들을 사들였다.


남경의 황궁은 북경으로 천도하기 전과 같은 규모는 아니어도, 불탄 황궁을 보수해 어느 정도 황궁 본연의 모습을 갖춰 가고 있었고, 주작대로 양편으로는 여전히 삼사를 비롯한 주요 관가와 고관대작들의 장원이 줄지어 있었다.


그동안 이런저런 사정으로 비어 있던 장원들의 대문이 다시 열리자, 인근 장원 사람들이 누가 주인인가 싶어 잠시 관심을 보였지만, 광동 효친왕부의 왕자들을 위한 별채로 사들인 것이라는 말에 관심을 거뒀다.


남경에 자리 잡으면서 사해련은 사해방으로 변화를 가졌다. 사해련주 한무보가 사해 방주였으니 변한 것이 없다 할 수 있지만, 사해련에 속해 있던 하오문과 화화방을 제외시키고, 따로 남해 섬에서 수련을 마치고 합류한 무인들로 꾸며진 문파가 사해방이었다.


주작대로에서 보기에는 몇 채의 장원으로 보였지만, 이어지고 포개진 장원들은 담장을 헐어 만든 문들로 이어져 있었다. 사해 방주 한무보는 수하들의 배치를 완료하고, 보고하고자 사황 주고가 머무는 장원으로 들어 대전 앞에 서자, 호원 무인들이 한무보 앞을 가로막았다.


"누가 들어 계시느냐?"


"예, 방주님.

태사령께서 들어 계십니다."


사해방주 한무보는 태사령 민장우가 들어 있다는 말에, 무슨 일로 들었는지 알겠다는 듯 고개를 끄덕여 보이고 말했다.


"아뢰거라."


"사해 방주 들었습니다."


허락이 있었는지 대전 문이 열리고 나인이 가볍게 고개 숙여 인사했다. 사해 방주 한무보는 나인에게 눈길도 주지 않고 지나쳐, 용상에 앉아 있는 사황 주고의 단하에 서서 인사했다.


"신 한무보

사황께 보고드리겠습니다.


절강성 항주를 비롯한 아홉 개 부와 사십오 개 현, 복건성 복주를 비롯해 여덟 개 부와 사십 개 현에 지부를 마련하고, 각 지부에는 유혼을 지부장으로 살귀와 색귀를 부지부장에 임명해 각지로 내려보냈습니다."


"모자란 인원은 어디서 채운 것이냐?"


"광동 별원의 호원 무인 중에서 무위가 비슷한 자들로 채웠습니다."


"적극적인 공세를 펼치되 광동, 복건, 절강, 세 성은 본 방의 근거이니, 민심을 잃어서는 절대 안 된다는 것을 명심하거라."


"예, 명심하겠습니다."


사해 방주 한무보가 사해방 무인들의 배치에 관한 보고를 마치고 나가자, 사황 주고는 태사령 민장우를 다시 돌아보며 말했다.


"태사령,

제 놈들이 꾸민 일이 아니라 한단 말이지?"


"재주는 있는 자들입니다. 돌아오면 전장을 맡기려던 자들이었습니다."


"뭐라 하는지 들어 볼 것이니 들이시오."


태사령 민장우가 입구 나인을 바라보자, 나인은 알아들었다는 듯 대전을 나가 갈 차사와 왕 사자 두 사람을 대전 안으로 데려왔다.


갈 차사와 왕 사자가 사황 주고 앞에 엎드리려 하자, 사황 주고는 단 아래로 내려가 손을 뻗어, 갈 차사의 머리채를 잡고 들어 올려 눈을 마주하고는, 사령겁안공을 펼쳐 갈 사자의 눈을 마주하고 물었다.


"네 놈의 계책이었더냐?"


갈 차사는 사황 주고의 붉은 눈을 마주하자, 머릿속에서는 살려면 아니라고 말하라 하는데도 입으로는 진실을 말하고 있었다.


"단삼채 대병을 만들기에는 황가요 놈들의 솜씨가 부족했습니다. 사황의 진노가 계실까 두려워 계책을 꾸며 대병을 만들었다 보고하고, 대병 크기의 질그릇에 색을 입혀 단삼채로 꾸미고 표행 중에 깨트렸습니다."


갈 차사의 말이 끝나자 사황 주고는 잡고 있던 손가락을 오므려, 갈 차사의 머리를 그대로 터트리고는, 왕 사자의 머리도 구음백골조로 터트려 버렸다.


"치우거라."


대전 안에 있던 호위들이 갈 차사와 왕 사자의 시신을 치우고 바닥에 흥건한 피를 닦아 냈다. 변명할 기회라도 주었으면 재주를 생각해 도움을 주려 했던, 태사령 민장우는 갈 차사가 사실 그대로 말하고 죽고 나자, 서 있던 자리에 엎드려 벌을 청했다.


"신 태사령 민장우

사황께 대죄를 지었나이다."


"회계에 능한 사람이 귀하다지만, 주인을 속이려는 놈을 앉힐 자리는 아니지 않느냐? 본 황은 태사령을 믿으니 사령들 가운데 회계를 아는 자에게 보천 전장을 꾸리라 하거라."


"감사합니다. 서둘러 전장을 꾸리겠습니다."


"본 장이야 이곳 남경에 먼저 세워야겠지만, 절강과 복건 열일곱 부에도 빠르게 추진해야 할 것이오. 현에는 조금 늦어도 되겠지만, 사해방이 자리 잡으려면 무엇보다 전장이 중하니, 현지 전장을 그대로 인수하는 것도 생각해 보시오."


"예, 명심해서 진행하겠습니다."


절강성과 복건성 부현 백두 곳의 시전에 객잔이 새로 생기거나 객잔 주인이 바뀌었다. 새로 지어진 객잔은 주위 객잔들보다 크고, 어디서 데려왔는지 숙수들의 솜씨도 좋았다.


주인이 바뀐 객잔도 나름 솜씨 좋은 숙수를 새로 들이고, 기존에 있던 숙수와 점소이들도 내보내지 않았다. 시전 어느 곳에나 서너 곳씩 있기 마련인, 사파의 주인이 한둘 바뀐 것도 비슷한 시기였다.


바뀐 사파들은 일제히 사해방이라 현판을 갈아 달았지만, 아직은 다른 부현의 소식이 전해지지 않은 탓에, 그저 사파 가운데 한 곳이 주인이 바뀌자 현판을 바꿔 달았구나 하는 정도에 불과했다.


더구나 절강성과 복건성은 사파라 해도 오대 세가의 지배를 받고 있었기에, 오대 세가의 눈치를 살펴야 하는 사파들은 세를 불리고 싶어도, 오대 세가에서 입을 맞추고 나서면 얼마 가지 못해 사라지곤 했으니, 사파들이 세를 불린다는 것은 그리 녹녹한 일이 아니었다.


절강성 태주부 시전에 새로 문을 연 사해 객잔에서, 개업 기념으로 사흘간 국수를 무료로 준다고 하자, 시전 상인들마저 장사를 잠시 접고 몰려들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심지어 거지들에게도 빈 바가지를 들고 오면 가득 채워 보낸다고 했다. 소면이나 도삭면이라도 족했을 것인데, 숙수의 솜씨를 보이겠다며 원하는 국수를 주문하라고도 했다.


역시 우육면이 최고라는 사람, 소내장탕면을 먹어 봤느냐는 사람, 볶음면에 든 해물은 봤느냐는 사람, 야채면이야 말로 진미였다는 사람, 뭐니 뭐니 해도 장수면이 아니냐는 사람, 북경에나 가야 먹을 수 있다는 탄탄면이라는 사람.


사흘간의 무료 시식이 끝나고도, 사해 객잔은 연신 들어서는 손님들로 발 디딜 틈을 찾기 어려웠다. 그렇게 팔아서 어찌 남기느냐는 인근 객잔들의 항의가 있었지만, 사해 객잔은 아랑곳하지 않고 인근 객잔들과 같은 가격에, 배는 푸짐하게 고기와 해물을 넣어 냈다.


시전 상인들은 당장 맛있고 양도 푸짐하니 날마다 때마다 찾고 있었지만, 그러면서도 언제 망하는지를 두고 내기를 걸고 있었다. 그렇게 팔고도 이문을 챙기고 살아남으면, 그다음으로는 시전 각다귀나 아호파에게 당할 것이 분명했다.


각다귀들 정도로는 객점주가 나름 힘을 갖춘 부호라면 어찌하기 어렵겠지만, 아호파는 막 나가는 사파는 아니라 해도 보호비는 꼬박꼬박 잘 챙기는 사파였다. 아직 문을 열고 며칠 되지 않아 아호파 놈들이 다녀가지 않았어도, 아호파 놈들이 군침을 삼키며 지켜보고 있을 것은 분명했다.


시전에 버려져 시전 상인들에게 구걸하며 자란 아호파 두령 아호는, 떠돌던 개방 걸개에게 한 초식 얻어 배운 것만으로 상인들을 괴롭히던 각다귀들을 누르고, 상인들이 붙여준 아호라는 별호를 그대로 방파의 명문으로 삼았다.


상인들의 도움을 받고 자라서인지 시전 상인들을 괴롭히는 일은 없었지만, 방파를 유지하려니 은자가 소홀치 않게 들어간다며, 보호비를 거두었는데 이익금의 일 할이라고 명시하고는, 이익금을 줄여 보호비를 안 내거나 적게 내려는 상인들은, 본보기로 삼는다며 가혹하리만치 두세 배 더 거둬들이곤 했다.


"잡새야 알아봤느냐?"


"두령,

거지새끼들이 긴장하며 분주히 다니기에 넌지시 물어보니, 면와현, 두갈현, 정모현에도 사해방이 자리 잡았다고 했습니다."


"소리 소문 없이 흑호파를 쳐냈을 때 위험한 놈들이라 여겨지더니, 그만한 무공을 갖춘 놈들이 시전 각다귀들이나 상대하려는 건 아닐 것이고, 흑호 놈이 당한 것을 보면 준비는 해야 한다는 말인데, 흑호파가 어찌 당했는지 아는 놈이 있느냐?"


"서문 시전 짝귀 놈 말이 자다가 일어나 보니, 어찌 당했는지도 모르는 사이에 모두 당했다고 하더이다."


"짝귀도 흑호파가 아니었느냐, 흑호파 놈들은 지금 어디 숨어 있다 하더냐?"


"사해방으로 바뀌었어도 졸개들은 그대로 받아들였다고 합니다. 흑호 두령하고 연두 파파, 흑저 부두령은 팔다리가 잘린 병신이 돼, 수레에 실려 그날 서문을 나갔다고 하는데, 그 후로는 보지 못했다며 죽었는지 살아 있는지도 모른다고 했습니다."


"며칠 더 지켜보거라."


"두령,

북문 아귀파 놈들이 우리더러 두려우면 물러서라는데요?"


"그렇다면 아이들을 모두 물리거라."


"두령,

그랬다가는 어찌 보호비를 거두려 하시오?"


"잡새야 네놈 생각에 흑호파가 아귀파만 못했더냐? 어찌 되는지 지켜보고 나서 판단할 것이니, 더는 아이들에게 사해 객잔 주위에 머물지 못하게 해라."


"소제는 모르겠으니 두령이 알아서 하시오."


아호파 두령 아호는 잡새의 말을 듣고 곰곰이 생각을 거듭했다. 남문 시전은 아호파가 자리하고, 서문 시전에는 아귀파가 자리 잡고 있었다. 아귀파와 아호파는 모두 시전 상인들의 보호비로 방파를 유지하고, 시전이 겹치지 않아 그동안 서로의 영역을 넘보지 않았다.


아호파 두령 아호가 사해 객잔과 사해방을 같은 무리로 여겨, 흑호파를 하룻밤 사이 처리한 사해방의 무력을 생각하느라, 사해 객잔의 보호비를 거두는 일에 미적거리는 것을 보고 있던 아귀파 무리들은, 아호파가 겁을 먹고 움직이려하지 않는 것으로 판단하고, 기회라 여겨 아호파의 구역까지 넘보고 있는 것이었다.


태주부에 주루 거리와 다루 거리가 이어져 있는 동문 흑호파는 사해방으로 바뀌었고, 태주부 빈민촌이 위치하고, 냄새나는 육방의 도부꾼들이 모여 있을 뿐 아니라, 선술집과 도박장에 매음굴이 늘어서 있는 북문에는 혈묘파가 자리하고 있었다.


사해방이 흑호파를 쳐낸 것은 나름의 계산이 깔려 있었다. 각다귀나 다름없는 아귀파, 아호파, 흑호파였지만, 아귀파와 아호파는 말이 많이 나오는 시전을 끼고 있었고, 그에 비해 혈묘파는 근거지 곳곳에 흩어져 사업체를 운영하며, 따로 방파를 두고 있지 않아 일시에 쳐내기 어려웠으니, 태주부 네 개 사파 가운데 흑호파가 나름 손쉬운 먹잇감이었다.


아호파 두령 아호는 시전 상인들의 손에 자라서인지, 남문 아호파 두령이 되어서도 시전 상인들과 관계가 그리 나쁘지 않았다. 특히 시전 미곡상 남궁 대인은 어려서부터 많은 도움을 주었고, 영파루를 운영하고 있는 황보 대인도 아호와는 가까이 지내고 있었다.


'어려서는 몰랐어도 이제는 읽을 수 있지.'


'흑호가 황보 대인께 죄를 지었다 했던가?'


'흑호가 아니라 연두 파파가 죄를 벌었겠지.'


'누구를 잡고 도와 달라 해야 하나?'


'남궁 세가가 조금 더 가깝기는 하지만, 도움을 청한다고 움직일지 알 수 없으니.’


'아귀 놈이 당하고 나면 움직이지 않겠는가?'


'이미 만나 봤을지도 모르지.'


'거지새끼들이 분주하다 했으니, 조금만 더 기다려 봐야겠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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