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룡검 시간을 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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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등록일 :
2023.06.06 22:54
최근연재일 :
2023.11.01 1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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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10.11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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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8화, 마동탁의 활약

DUMMY

잠시 후, 밖으로 나갔던 여인이 난처한 얼굴로 되돌아왔다.


“언니, 그 애들이 보이지 않아요.

좀 전까지도 눈물을 흘리며 쪼그리고 있었는데··· ”

“그 그럴 리가, 혹시 입을 막으려고 누군가가 납치를?

이곳 일은 잠시 미루고, 주위를 샅샅이 찾아봐라.

무슨 단서라도 있을 것이다.”


여인들이 주위를 샅샅이 뒤지고 탐문했지만 별 소용이 없었다. 이미 어둠이 깔렸고 상점에서 내건 등불들이 휘황찬란하게 거리를 밝히고 있었다.


낮에 있던 노점상들은 모두 들어가고 밤거리의 노점상들이 새로 자릴 잡아 야시장을 방불케 했다.


그때 이곳을 순찰하던 청성파의 외당 당주 주유가 제자들과 함께 안으로 들어왔다. 여인들과 대치하고 있는 두성이를 보며 놀라서 물었다.


“아니 공자님, 무슨 일입니까? 왜 여인들이 모두 검을 빼들고···.”

“뭔가 서로 오해가 있어서, 난처한 상황이 되었습니다.”

“여보시오, 이곳은 우리 청성파의 관할인데 괜히 소란을 일으키지 마시오.

우리 청성파의 은인인 공자께 실례를 범한다면 우리가 가만있지 않을 것이오!”


두성이가 간략하게 그동안의 일을 설명하자 주유는 크게 웃으며 말했다.


“여인 둘이 사라졌다고요? 아까 지나다니다 보니 웬 여인들과 한 사내가 말을 타고 급히 달려가는 것을 보았소.

한 여인은 초록색 옷을 입었고, 다른 여인은 뒷모습만 보였는데 붉은 옷을 입었더군요.”


“언니, 소홍과 춘매가 맞는 것 같아요.”

“말까지 타고 도망을?”


우두머리 여인의 말에 다른 여인들이 저마다 한마디씩 했다.


“언니, 우리가 혹시 그년들한테 속은 건가요?”

“우린 같은 여자의 입장에서 가련하고 측은해서··· ”

“얼굴은 반반한 것들이 눈에 색기가 넘치더니만, 나쁜 년!”

“그럴 수가.....”


여인들이 중구난방으로 떠들어대자 우두머리가 손을 들어 제지시켰다.


“공자한테는 미안한 일이지만 우린 명령을 받은 몸이라 이대로 돌아갈 수는 없어요.

공자님, 우리와 함께 곡주를 만나 이 일을 매듭지었으면 합니다.”

“혹시, 무정림에서 오셨습니까?”

“네.”


두성이는 그렇지 않아도 무정림에 대해 알고 싶었는데 울고 싶은데 뺨을 때려주니 잘됐다고 생각했다.


“알겠습니다. 나도 확실하게 누명을 벗어야겠습니다.”


* * *


깊은 밀림, 울울창창한 밀림은 낮인데도 어둑했고 울긋불긋한 모양의 파충류들이 자신들의 영역을 침범하는 인간들을 노려보고 있었다.


그러나 여인들의 발걸음은 거침이 없었다.


여인들이 사는 마을은 계곡물이 흐르는 곳에 자릴 잡고 있었다. 나뭇잎으로 지붕을 엮은 모옥들은 굵은 나무기둥 위에 지어져 있어서 짐승들의 공격이나 습기를 피할 수 있었다.


사명명과 제자들, 홍조심과 부하들, 마동탁과 초대봉, 탁일문과 두성이가 여인들과 같이 마을 안으로 들어가자 나이 지긋한 마을의 원로가 손을 들어 이들의 움직임을 막았다.


“이자들은 누군데 함부로 데려왔느냐?”


여인이 머리를 숙이며 자초지종을 말했다. 눈살을 찌푸리며 듣고 있던 마을의 원로가 두성이를 노려보며 거친 목소리로 말했다.


“이렇게 몰려온 걸 보니 우리한테 따지러 온 건가?

아니면 죄를 빌러 온 건가?”


사명명이 두성이에게 살짝 고개를 숙인 후, 웃으면서 한 발 앞으로 나섰다.


“이곳은 평소에 버림받고 억울한 누명을 쓴 여인들을 도와주어 자립할 수 있게 거둬준다고 들었습니다.

사람들에게 칭송을 받는 곳인데, 어찌하여 명성에 흠을 내는 일을 한 것입니까?”


“뭐라고? 명성에 흠을 내는 일을 했다고?

뚫린 입이라고 함부로 내뱉다니 이곳에 뼈를 묻고 싶은 것이냐?

여봐라! 이 발칙한 것들을···. ”


꼬장꼬장하게 생긴 원로의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곳곳에 몸을 숨기고 있던 여인들이 활시위를 당기며 두성이 일행을 겨냥하고 모습을 드러냈다.


나무와 바위 뒤나 높은 집의 창문에서, 심지어 지붕 위에서도 여인들의 모습을 드러냈는데 오십여 명이 넘었다. 심지어 같이 온 여인들은 검을 뽑아들고 사명명을 노려보았다.


그러나 두성이를 비롯한 일행들은 담담히 그들을 쳐다볼 뿐 낯빛하나 변하지 않았다.


사명명이 여전히 웃는 낯으로 원로를 보며 자신을 소개했다.


“나도 이곳 지근거리에 사는 데, 세간에선 오독선자라 부르는 사명명이라 합니다.

무조건 화를 내지 마시고 우리 단장님과 웃는 얼굴로 차나 한 잔 하시지요.”


사명명의 입에서 오독선자란 말이 나오자 원로를 비롯한 여인들의 얼굴이 모두 하얗게 변했다.


이들과 서로 부딪친 적은 없었지만 귀신같이 독을 사용하는 오독선자를 모르는 사람은 없었다. 특히 운남지방에서는···.


손만 슬쩍 흔들어도 주위 사람들이 독에 중독되어 쓰러진다는 얘길 들었다. 여인들은 자신들도 모르게 주춤주춤 뒤로 물러나며 사명명과 제자들을 경계하고 있었다.


분위기가 어색하게 흘러가자 두성이가 원로를 향해 두 손을 맞잡고 인사를 했다.


“저는 장두성이라 합니다. 사천당문의 문주님과 청성파의 장문인과도 잘 알고 지내는 사이이니 결코 파렴치한 사람이 아닙니다.

억울하게 누명을 썼기에 직접 해명하러 왔으니 오해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두성이가 사천당문의 문주와 청성파를 팔아가며 점잖게 얘기하자 원로 여인은 더욱 깜짝 놀라 눈을 크게 떴다.


기껏해야 약관의 나이에 불과한 청년이 당문의 문주와 청성파의 장문인과 잘 알고 지내는 사이라니.


그때, 미소를 띠고 있던 두성이의 미간이 씰그러지며 잔뜩 긴장했다. 무언가 위험을 감지한 것이다.


옆에 있던 마동탁이 갑자기 뒤를 돌아보며 눈살을 찌푸렸다. 두성이가 원로를 보며 외쳤다.


“다들 뒤로 물러나시오!”


두성이가 땅을 구르며 공중으로 몸을 날렸고, 뒤를 이어 마동탁과 초대봉이 몸을 돌리며 무기를 뽑아들고 가슴을 보호했다.


허공을 가르는 날카로운 바람소리가 사람들의 귓속을 어지럽히자 두려움에 심장이 세차게 뛰었다.


멀리 보이던 까만 점이 순식간에 눈앞으로 다가오자 번쩍이는 화살촉이 되어 마동탁의 심장을 노리고 파고들었다. 마동탁은 도에 잔뜩 내력을 실어 파고드는 화살촉을 막았다.


“까앙!”

“우웅웅!”


강철과 강철이 부딪치는 소리가 천둥소리처럼 터져 나왔고 마동탁의 커다란 도에선 그 떨림이 종소리처럼 긴 여운을 남기며 멀리 퍼져나갔다.


섬전처럼 날아온 화살은 마동탁의 도와 부딪친 후에 방향을 바꿔 땅바닥을 뒤집으며 깊이 파고들어 화살 깃만 남겼다.


마동탁은 커다란 쇠망치로 얻어맞은 것 같은 엄청난 충격으로 손바닥이 찢어져 피가 흘러 흘렀지만 한 발자국도 뒤로 밀리지 않았다.


마동탁은 두 눈을 부릅뜨고 화살이 날아온 곳으로 몸을 날렸다. 저 멀리 장두성이 커다란 강궁을 휘두르는 괴한과 격렬한 싸움을 벌이고 있었다.


두성이의 주위에는 경장 차림의 괴한들이 두성이의 빈틈을 노리고 있었다.


마동탁은 마음이 급했다. 기합소리를 내지르며 호랑이처럼 허공으로 뛰어올랐다.


마동탁은 늘어진 나뭇가지를 밟고 그 반동을 타며 괴한들을 향해 커다란 독수리처럼 두 팔을 벌리고 날아 내렸다.


괴한들이 위치를 잡아 마동탁을 둘러싸고 공격을 했다. 마동탁은 도를 좌우로 휘두르며 틈을 주지 않았다.


산을 두 쪽으로 쪼갤 것 같은 마동탁의 기세에 눌린 괴한들은 감히 맞받아치지 못하고 몸을 피하며 마동탁의 뒤를 노리고 검을 찔러 넣었다.


마동탁은 도를 뒤로 휘두르며 괴한들의 검을 받아치자 괴한들의 검이 부러져나갔다. 마동탁은 여유를 두지 않고 잽싸게 다가가 강철 같은 억센 발로 상대의 턱을 올려 찼다.


으지직! 턱뼈가 부셔지는 소리가 났고 괴한의 머리가 뒤로 꺾이며 부러졌다.


뒤에서 달려들던 괴한은 여동탁의 뒷발질에 가슴을 채여 가슴뼈가 부러지며 피를 뿜고 뒤로 나자빠졌다.


마동탁은 여세를 몰아 도를 횡으로 크게 휘두르자 겁에 질려 있던 괴한들의 장검이 부러지고 가슴에 긴 상처를 남기며 나뒹굴었다.


실로 눈 깜짝한 사이었다. 그러나 시작에 불과했다. 아직도 힘이 남아도는 마동탁은 강궁을 휘두르는 거한을 향해 공중으로 몸을 띄웠다.


도끼로 내려찍듯 두 손으로 커다란 도를 잡고 두성이와 싸우는 거한의 뒤통수를 향해 내려쳤다.


무시무시한 바람소리가 뒤에서 일자 거한은 기겁해서 뒤를 돌아볼 사이도 없이 몸을 비틀며 강궁으로 맞받아쳤다.


“끄왕!”

“으읍!”


커다란 독이 깨어지는 소리가 나며 힘을 실은 강궁과 도가 맞부딪쳤다. 거한의 힘도 상상을 초월한 정도로 세었지만 위에서부터 체중을 실어 내려치는 묵직한 도의 기세를 당해낼 수가 없었다.


질 좋은 강철로 여러 번 담금질해서 만든 강궁은 부러지지는 않았고 심하게 휘어졌다.


강궁이 부러졌다면 그나마 다행이었지만 부러지지 않아서 내려치는 억센 힘을 고스란히 감당해야 했다.


손을 통해서 전해지는 엄청난 힘에 거한의 손아귀가 찢어졌고 그 힘은 고스란히 팔을 통해 거한의 심장을 강타했다.


거한은 울컥 피를 토하며 좌측으로 몸을 피했으나 두성이의 검을 피할 수는 없었다.


두성이의 검이 번쩍이며 거한의 어깨를 비집고 빠져나오자 어깨의 살점이 뭉텅 떨어져 나가며 어깨뼈가 허옇게 드러났다.


거한은 절체절명의 위기를 느끼고 재빠르게 품속에서 두 개의 붉은 구슬을 꺼내 앞으로 던졌다.


땅에 부딪친 구슬은 펑! 소리를 내며 붉은 연기를 내뿜었다.


두성이가 괴한을 노리고 공격해 들어가며 마동탁을 향해 소리쳤다.


“독연기, 빨리 피하시오!”


마동탁은 재빨리 뒤로 몸을 피했다. 거한이 있던 주위는 순식간에 붉은 연기로 뒤덮여 앞이 보이지 않았다.


“헉!”

“으으윽!”


난데없이 다급한 비명소리가 들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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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 제110화, 아, 취영아! - 완결- 23.11.01 125 4 16쪽
109 제109화, 무공을 폐하다 23.10.30 119 5 10쪽
108 제108화, 성녀 설중매 23.10.28 133 3 10쪽
107 제107화, 궁주 혁밀지 검을 뽑다 23.10.27 138 3 10쪽
106 제106화, 기동대의 활약 23.10.25 146 4 10쪽
105 제105화, 유아독존 (唯我獨存) 23.10.23 154 3 10쪽
104 제104화, 시간이 멈췄다 23.10.21 153 4 11쪽
103 제103화, 첫 승리 23.10.20 165 5 12쪽
102 제102화, 정사대전의 서막 23.10.18 164 5 10쪽
101 제101화, 척살대 척살하다 23.10.16 184 5 10쪽
100 제100화, 혈미상단 23.10.14 190 4 10쪽
99 제99화, 두 개의 장원 23.10.13 202 3 11쪽
» 제98화, 마동탁의 활약 +3 23.10.11 202 4 10쪽
97 제97화, 신궁 神弓 23.10.09 206 5 11쪽
96 제96화, 재회 23.10.06 213 4 10쪽
95 제95화, 독수방 방주 노팔보 23.10.04 225 3 12쪽
94 제94화, 궤멸 潰滅 23.10.02 234 3 10쪽
93 제93화, 낭인부대와 전투 23.09.30 252 3 10쪽
92 제92화, 낭인곡 십자검 채이평 23.09.29 248 4 10쪽
91 제91화, 모홍강의 말로 23.09.27 234 4 10쪽
90 제90화, 소인배 모홍강 23.09.25 240 4 11쪽
89 제89화, 오독교주 사명명 23.09.23 241 4 10쪽
88 제88화, 오독교 23.09.22 259 4 10쪽
87 제87화, 지피지기 백전불태 23.09.20 275 5 10쪽
86 제86화, 사천당문 23.09.18 282 4 11쪽
85 제85화, 외나무다리 23.09.16 310 5 11쪽
84 제84화, 걸개법사와 탈혼수 23.09.15 316 4 11쪽
83 제83화, 팔방풍우(八方風雨) 진정일 23.09.13 316 7 11쪽
82 제82화, 지하동굴의 노인 23.09.11 327 4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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