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룡검 시간을 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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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등록일 :
2023.06.06 22:54
최근연재일 :
2023.11.01 1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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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10.14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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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0화, 혈미상단

DUMMY

추명성의 도움으로 집사 모태기와 팽구정을 새로 들였다. 팽구정 집사가 소림과 무당, 화산, 개방 등 정파의 인물들이 도착했다고 해서 그쪽 장원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장원에는 이미 아미파의 장문인이 이백여 명이나 되는 전 인원을 데리고 왔고, 각 문파에서도 우선 오십여 명에서 백여 명이나 되는 제자들을 데리고 왔다.


불새단의 회계를 맡은 장원외가 파대봉 대협과 의논하여 각각 거처할 구역을 정해주었다.


불편한 점이 많았지만 지금 그런 걸 불평할 때가 아니라 사람들은 흔쾌히 지시를 잘 따랐다.


밤이 되어 두성이가 내공을 연마하고 있을 때 조서방의 방주가 추명성의 안내로 은밀하게 찾아왔다.


“우리 정보원들이 대마혈궁에 대해 조사한 정보에 따르면 엄청난 일이 벌어질 것 같습니다.

대마혈궁의 무인들은 칠천 명이 넘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더욱 위험스런 것은 이들이 서역의 군부와 손을 잡은 것 같습니다.“


“서역에서 군마가 움직인다면 나라에서도 군대를 움직이지 않겠습니까?”

“정말 그럴까요?”

“나라에도 정보망이 있을 텐데요.”

“발등에 불이 떨어져야 겨우 움직일 놈들입니다. 썩어빠진 지방 관리에게 말해봤자 코웃음만 치겠죠.

심하면 유언비어로 나라를 어지럽힌다고 관군을 동원해 오히려 우릴 공격할지도 모릅니다.”

“......”

“놈들의 세력이 이곳 사천에도 있습니까?”

“이곳엔 사천당문과 청성파가 굳건히 자릴 잡고 있어서 인원이 많지는 않겠지만 은밀히 움직이는 세력이 있습니다.

많아야 오륙백 명 정도 될 겁니다.

모두 장사꾼이나 실크로드로 가는 상단으로 위장하고 있지요.”


“혹시 짐작 가는 데가 있습니까?”

“가장 의심스런 곳은 혈미상단(血眉商團)인데, 그들의 특징은 모두 눈썹을 붉게 물들였다는 것입니다.

우리 중국인들을 비롯해 서역인, 몽골인, 토가족 등등의 이방인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음......”

“우리 측 사람들도 거의 모였으니 우선 혈미상단을 쳐서 놈들의 꼬리를 끊어버려야겠습니다.

방주님께선 계속 대마혈궁의 움직임을 수시로 알려주십시오.”

“참, 해룡방주도 사천성 내에 있다고 합니다. 그럼 이만.”


말을 마친 조서방의 방주는 그림자처럼 사라졌다.


두성이는 이번엔 해룡방은 물론 대마혈궁의 숨통까지 확실히 끊어 다시는 무림을 어지럽히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다짐을 하였다.


두성이는 그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내공을 연마하였기에 지금은 상당한 경지에 올라 있었다.


몸에서 뻗어나가는 내력을 통해서 영혼이 직접 느끼는 기감(氣感)이 더욱 예민해졌다. 정신을 집중하면 기척을 숨기고 십장 밖에 숨어있는 사람들의 숨소리까지 들을 수 있었다.


두성이는 다시 가부좌를 틀고 앉아서 온몸의 기를 순환시켜 탁기를 몰아내고 순수한 자연의 기를 받아들였다.


다음날 두성이는 각 문파와 세가의 수장들을 일일이 찾아뵙고 인사를 드렸다.


장원의 넓은 전각에 불새단의 요인들과 정파 무인들의 수뇌가 모두 모였다. 청성파와 당문과 아미파가 앞장서서 대마혈궁과 대적할 무림맹을 결성하자고 제의하였다.


청성파의 장문인이 인원도 가장 많고 이 모든 것을 주선한 불새단의 단장 장두성을 무림맹주로 추천하였다. 그러자 여기저기서 불평불만이 터져 나왔다.


“난 화산파의 목불견이라 하오.

아무리 이 모든 것을 주선했다고 하지만 이 자리엔 무림의 내로라하는 선배고인들이 많습니다.

그런데 어린 애송이..., 아 실례!

어린 공자가 무림의 안위가 걸려있는 중요한 직책을 맡다니 어불성설이요.”

“옳소! 말도 안돼요!”

“소림의 타불대사를 추천합니다.”

“무당의 무량진인 추천이요!”

“개방의 방주 추천이요.”

“......”


사람들이 중구난방으로 떠들자 마동탁이 의자에서 일어났다.


“조용히들 하시오! 무림에선 오직 실력으로 말하는 법!

우린 그동안 사막의 여우를 비롯해 해룡방의 살수들은 물론, 삼백여 명의 대마혈궁 낭인부대를 쳐부수며 숱한 싸움을 해왔소.

물론 나의 주공이신 장 공자님의 지휘아래!

이래도 경험이 없다니, 무공이 형편없다니 하는 소릴 할 수 있소?

그런 사람이 있다면 나오시오, 내가 상대해드리리다.”


떡 버티고 좌중을 노려보는 마동탁의 기세에 중구난방으로 떠들던 사람들의 입이 다물어졌다. 그때 사천당가의 가주가 일어나 점잖게 말했다.


“우리도 장 공자의 도움으로 위기를 모면했지요. 난 장 공자께서 맹주의 자격이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청성파도 장 공자의 도움을 받았습니다. 해룡방과 대마혈궁이 무림을 집어삼키려는 음모를 밝혀낸 것도 장 공잡니다.”


두 사람의 말에 대부분 고개를 끄덕이며 토를 달지 않았는데 화산파의 목불견이 잔뜩 얼굴을 구기며 말했다.


“눈으로 직접 본 것도 믿기 힘든 세상인데, 난 믿지 못하겠소.

내가 도전하겠소!“


화산파의 매화검 목불견은 삼십 대로 화산파에서 차기 장문인감으로 기대하는 인물.


무위는 일류를 넘어선 절정의 수준으로 날카로움을 특징으로 하는 “이십사수매화검법”의 달인이었다.


여러 문파와 세가를 대표하는 수장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마동탁과 목불견의 대결이 시작되었다.


목불견은 화산파의 경공인 암향표를 시전하며 검을 뽑아들고 민첩하게 신형을 날려 마동탁을 향해 검빛을 뿌렸다.


마동탁의 주위에 아홉 개의 매화가 허공에 떠오르며 마동탁의 전신요혈을 화살처럼 공격하였다. 마동탁은 커다란 도를 요리조리 움직이며 날카로운 공격을 모두 막아내었다.


무지막지한 힘을 바탕으로 한 마동탁의 도가 수평으로 길게 공간을 찢으며 목불견의 가슴을 노렸다.


“으헉!”


길고 넓적한 도가 피할 수 있는 좌우의 공간을 선점하고 베어오자 목불견의 안색이 변했다.


좌우론 피할 수가 없어서 얼른 허리를 구부리고 자세를 낮추자 머리를 살짝 스치며 육중한 도가 지나갔다.


도가 지나가는 그 짧은 순간에 목불견은 땅을 박차고 뛰어오르며 마동탁의 목을 향해 검을 찔러 넣었다.


검의 기세가 너무나 빠르고 예리했기에 미처 피할 수 없는 절체절명의 위기였다. 마동탁은 재빨리 왼손을 들어 검을 막았다.


“푹!”

“음.....”


목불견의 예리한 검이 마동탁의 팔뚝을 뚫는 순간, 마동탁은 발을 들어 힘껏 내질렀다.


“욱!”


마동탁의 뻗어 차는 발길질에 목불견은 가슴을 채여 입에서 한줄기 선혈을 내뿜으며 뒤로 나가떨어졌다. 누가 봐도 두 사람의 실력은 막상막하, 난형난제였다.


소림의 타불대사는 한쪽에서 미동도 없이 서 있는 두성이를 주의 깊게 지켜보고 있었다.


이곳에 모여든 정파의 인원들은 어림잡아도 천오백여 명이 넘었다. 그들을 뒷바라지하려면 엄청난 돈이 들어갈 터였다.


무림에 잘 알려지지도 않은 단체가 부담하기엔 천문학적인 거금이 필요할 텐데도 현재까진 잘 돌아가고 있었다.


타불대사가 보기엔 한낱 어린 공자에 지나지 않았는데 그를 따르는 자들의 무위는 모두 일류의 경지를 벗어난 듯했다.


게다가 그들에게서 느끼는 기운은 삿되지도 경망스럽지도 않았다.


더구나 독하고 까탈스러워 모두 거리를 두는 당가에서도 그를 옹호하는 것을 보면 뭔가 뛰어난 점이 있을 것 같았다.


소림의 타불도사는 큰소리로 싸움을 말렸다.


“그만! 그만들 하시오!

적과 싸우기도 전에 우리끼리 싸우다니..., 아미타불!”

“......?”

“우리 소림사도 장 공자를 지지하겠소.”


신망이 높은 타불대사가 지지하고 나서자 모두 따를 수밖에 없었다.


결국 두성이가 어린나이에 무림맹의 맹주가 되었고, 무림맹의 군사로 제갈세가의 제갈문을 군사로 추대했다.


제갈 군사의 지시로 특별기동대 오백 명이 선출되었다. 특별기동대의 대장은 무당의 무량진인이 맡았다.


그 밑에 오십 명이 한 조가 되어 소림, 무당, 아미, 청성, 당문, 개방, 화산, 불새단, 항산, 제갈세가의 뛰어난 인물들이 조장이 되었다.



해는 서산으로 넘어가고 어스름이 짙게 젖어들고 있었다.


홍조심의 정찰조가 이미 탐색을 마쳤기에 특별기동대는 각 조장의 인솔 하에 서쪽 성문 너머에 있는 혈미상단을 향해 은밀하게 움직였다.


두성이와 마동탁 그리고 초대봉과 육강수의 수하들이 퇴로를 차단하고 있었다.


특별기동대는 각 조장의 지휘아래 혈미상단의 높은 담장을 넘어 안으로 침투하였다.


혈미상단에는 오백여 명이나 되는 부하들이 저녁식사를 하고 있었다. 이들은 감히 적들이 침입하리라곤 꿈도 꾸지 않았다.


등불만 희미하게 밝혀진 넓은 장원에서 갑자기 단말마의 비명소리가 터져 나오며 진한 피 냄새가 바람을 타고 장원 안을 휩쓸고 있었다.


싸움에서 승리의 요체는 급습과 속전속결이었다. 오직 눈앞의 적을 죽일 뿐 구차한 말은 필요 없었다.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특별기동대의 기습에 적들은 당황하여 미처 전열을 갖추기도 전에 머리와 팔다리가 잘려나갔다.


기동대의 날렵한 몸놀림과 거침없는 공격에 적들은 피하거나 도망치기에 바빴다.


그나마 무공이 고강한 적의 수뇌부만이 큰소리로 부하들을 격려하여 흩어져 있던 무인들을 불러 모았다. 장원 가운데에 자리 잡은 본채로 집결한 혈미단원들은 악을 쓰며 특별기동대와 대적하고 있었다.


그러나 무량진인과 열 명의 조장들은 압도적인 기세로 적진 가운데로 파고들어 상단의 수뇌부와 맞닥뜨렸다.


무량진인이 내력이 실린 검을 좌우로 휘둘렀다. 바람소리를 동반한 검에서 한줄기 빛이 반짝이며 앞에 있던 상단주의 가슴을 베어나갔다.


눈썹에 붉은 칠을 한 혈미상단주 귀혈검 독야홍은 묵직한 도를 들어 가슴을 보호했지만 무량진인의 내력이 실린 검에 도가 잘려나갔다. 검에 베인 독야홍의 가슴에서 피가 분수처럼 뿜어져 나왔다.


특별기동대 조장들의 막강한 공격에 상단주 주위에 있던 적들의 허리와 팔다리가 잘려나가며 모두 바닥으로 나뒹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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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 제110화, 아, 취영아! - 완결- 23.11.01 125 4 16쪽
109 제109화, 무공을 폐하다 23.10.30 119 5 10쪽
108 제108화, 성녀 설중매 23.10.28 133 3 10쪽
107 제107화, 궁주 혁밀지 검을 뽑다 23.10.27 138 3 10쪽
106 제106화, 기동대의 활약 23.10.25 146 4 10쪽
105 제105화, 유아독존 (唯我獨存) 23.10.23 154 3 10쪽
104 제104화, 시간이 멈췄다 23.10.21 153 4 11쪽
103 제103화, 첫 승리 23.10.20 165 5 12쪽
102 제102화, 정사대전의 서막 23.10.18 164 5 10쪽
101 제101화, 척살대 척살하다 23.10.16 184 5 10쪽
» 제100화, 혈미상단 23.10.14 191 4 10쪽
99 제99화, 두 개의 장원 23.10.13 202 3 11쪽
98 제98화, 마동탁의 활약 +3 23.10.11 202 4 10쪽
97 제97화, 신궁 神弓 23.10.09 206 5 11쪽
96 제96화, 재회 23.10.06 213 4 10쪽
95 제95화, 독수방 방주 노팔보 23.10.04 225 3 12쪽
94 제94화, 궤멸 潰滅 23.10.02 234 3 10쪽
93 제93화, 낭인부대와 전투 23.09.30 252 3 10쪽
92 제92화, 낭인곡 십자검 채이평 23.09.29 248 4 10쪽
91 제91화, 모홍강의 말로 23.09.27 234 4 10쪽
90 제90화, 소인배 모홍강 23.09.25 240 4 11쪽
89 제89화, 오독교주 사명명 23.09.23 241 4 10쪽
88 제88화, 오독교 23.09.22 259 4 10쪽
87 제87화, 지피지기 백전불태 23.09.20 275 5 10쪽
86 제86화, 사천당문 23.09.18 282 4 11쪽
85 제85화, 외나무다리 23.09.16 310 5 11쪽
84 제84화, 걸개법사와 탈혼수 23.09.15 316 4 11쪽
83 제83화, 팔방풍우(八方風雨) 진정일 23.09.13 316 7 11쪽
82 제82화, 지하동굴의 노인 23.09.11 327 4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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