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재 무사가 회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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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7.31 2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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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1.31 2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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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9.23 2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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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쪽

조감도(鳥瞰圖) (1)

DUMMY

一.





백경채의 채주, 백연위(白然衛)는 얼마 전 개방으로부터 받은 한 통의 서신을 떠올렸다. 지금도 그의 품속에 들어있는 ‘그것’은 절대 외부로 노출되어서는 안 될 정보였다.


백경채의 위치부터 시작해서 그들의 사업망, 세력 확장을 위한 구체적인 계획들의 상황 증거, 각 전투조의 무공 수위와 그들이 보유한 배와 화포의 수까지.


백경채에 대해서 샅샅이 기록된 서신의 말미에는 그리 적혀 있었다.


-이 서신을 받은 일로부터 사흘 뒤, 절강을 통해 빠져나가는 쾌속선 한 척이 안경을 지나갈 것이오. 자세한 이야기는 그날 나누겠소. 이 서신에 적힌 정보를 어찌 알았는지, 보낸 목적이 무엇인지, 보낸 사람이 누구인지까지도.


백연위는 서신을 본 그날 잠을 홀딱 새웠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백경채는 장강수로채 총단에서 알고 있는 것보다 더 강한 세력을 구축하고 있었고, 머지 않아 장강수로채를 통째로 집어삼킬 계획에 있었다.


아무래도 수적인지라, 개방이나 하오문이 그들을 파헤치면 못 파헤칠 정도는 아니었다. 그러나 지금 상황이 어떤 상황인가.


무림맹은 얼마전에 신입들을 뽑았고, 천성맹은 절강으로 전쟁부를 보냈다. 얼마 전에 확인한 바로는 무림맹 측에서도 전검대를 절강으로 보냈다고 확인했다.


천성맹이 알려준 정보가 아닌, 그들이 지닌 독자적인 정보망으로 알게된 정보였으니 오히려 더 신뢰가 갔다.


흑백 양측에서 백경채를 신경쓸 겨를이 없기 때문에 백연위는 지금이 가장 적기라고 생각했다. 반란을 일으켜서 악덕한 총채주를 죽이고 천성맹의 그늘에서 벗어나는 것이 그의 계획이었다.


그러나 그 한통의 서신으로 인해 계획은 무마되기 직전이다.


“어떤 새끼인지 낯짝이나 보자꾸나.”


채주의 으르렁거림을 듣자 백경채의 수적들의 등줄기에 소름이 오소소 돋았다. 그들의 수장인 백연위가 누구인가. 비열함이 판 치는 흑도 무림에서도 낭만 하나로 사람들을 이끄는 호인(豪人)이다.


수적 일을 하고 있지만, 군부에 투신했으면 만인대를 이끌 장수가 되었을 것이고, 명문 정파에서 자랐으면 세상을 뒤흔들 희대의 협사가 될 인물이 바로 그들의 채주였다.


그래서 인간 말종 짓이나 하고 다니던 그들이 백연위의 인품에 반해서 백경채로 모인 것이 아니었던가!


채주가 화내는 것을 보지 못한 것은 아니었으나, 진심으로 화내는 것은 본 적이 없었다.


백연위의 얼굴이 일그러져갔고 그와 동시에 푸른색 운무가 퍼지기 시작했다. 백경채만의 독자적인 내공심법, 청경심공(靑鯨心功)의 발현이었다.


백연위가 만들고, 그가 개량한 청경심공은 강호에 등장하면 능히 일류 소리를 들을 신공이었다. 그의 무공에 대한 자질을 알 수 있는 방증이었다.


더군다나 종사가 발현하는 내공심법은 그 위력과 효율이 차원이 다르다. 백연위의 청경심공은 이제는 고작 수적의 무공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였다.


“멈추어라─!”


백연위의 쩌렁쩌랑한 소리가 장강을 울렸다. 청경심공의 진기를 발기발기 흩뿌리며, 백연위가 쾌속선을 향해 다가갔다.


“아주 조금, 시간을 뺐겠다. 협조해주면 아무런 피해가 없을 것이라 약속하지. 그러나······ 협조하지 않는다면.”


백연위가 뒤로 손을 뻗었다.


쿠구구구구─


무언가 육중한 것이 갑판 저편에서 세찬 속도로 날아왔다.


“몰살이다.”


여포의 무기로 잘 알려진 방천화극이었다. 붉은색으로 색칠된 창대 끝에는 악귀 머리가 달려 있었는데, 백연위의 손에 잡히자 악귀의 두 눈에서 빛이 뿜어졌다.


방천화극을 쾌속선으로 향해 겨눈 백연위가 무언가 말을 하려는 그 순간.


“실망인데. 백경채주.”


쾌속선에서 한 줄기 목소리가 들려왔다.


저벅.


바람과 파도 탓에 주변은 무척 시끄러웠으나, 백연위의 귓가에 사내의 발소리는 그 무엇보다도 크게 들렸다.


선실로 향하는 계단을 저벅저벅 올라오는 사내는 그림자 속에서도 무척 밝았다. 오랜만에 햇빛을 보는 것인지, 인상을 찌푸렸지만 사내의 얼굴은 빛을 발했다.


오히려 태양보다도 더 밝은 빛을 뿜는 사내가 허리춤의 세검을 툭 건들인 순간.


서걱!


그로부터 떠나온 참격이 백경채의 닻을 베어 갈랐다.


“몰살이라? 내가 잘못 알고 찾아온 것인가?”


모습을 드러낸 사내의 얼굴이 일그러져 있었다.


“난 백경채의 채주의 호협함이 하늘을 울린다고 듣고 찾아왔네만. 내가 알던 호인은 다 뒤지고 웬 수괴 하나가 그 자리를 차지하고 있구먼?”


사내, 조휘가 백연위를 노려봤다.


“몰살이라······. 백경채주. 진심으로 그 말을 하신 거요?”


그의 검 끝에 아롱진 백색의 검기는 이전과는 다르게 무척 단단해 보였다. 흐르는 기운이 아닌 단단한 고체처럼 보이기 시작한 검기는.


‘검강?!’


조화경 무인의 전유물이라는 그것을 무척이나 닮아 있었다.





二.





방천화극을 앞으로 쭉 뻗은 백연위의 팔이 덜덜 떨려왔다. 조휘로부터 흘러나온 가공할 기세가 다른 누구도 건들이지 않고 백연위만을 강타한 것이다.


기겁할 정도로 굉장한 내공조예였다. 백연위의 실제 무위는 장강수로채의 총채주보다도 몇 수는 더 위였다.


청경심공을 극한으로 발전시키고 그 너머를 넘보며 조화경의 문을 두들기고 있던 그였지만, 조휘의 기세를 거스를 수는 없었다.


‘······빌어먹을.’


백연위의 이마에 식은땀이 맺혔다.



한편, 사내와 채주의 기묘한 대치에 수적들의 똥줄은 타들어가고 있었다. 큰 사람 곁은 보고 배울 것이 많았기 때문에 백연위와 함께 성장한 백경채의 수적들의 안목 역시 꽤 뛰어났다.


전적으로 백연위가 수하들을 잘 길렀다는 방증이리라.


그러니 아무도 나서지 않았다. 채주의 명이 떨어지기 전까지는.


“모두 무기를 내려두고 뒤로 물러나라.”


백연위의 목소리가 떨리고 있었다. 수적들은 뒤도 돌아보지 않고 무기를 내던지고는 갑판 아래로 내려갔다.


“고인의 성함을 말씀해주시오.”


백연위가 방천화극을 내리고서는 포권했다.


“이 백모, 하늘을 우러러 부끄럽게 살지 않았다고 자부할 수는 없소. 그러나 그 부끄러움에 책임을 지기 위해 하루하루 살아가고 있소이다. 오늘 일은 분명히 내 잘못이지만, 진짜로 몰살할 생각은 없었소.”


“그걸 내가 어찌 믿지?”


“믿지 마시오. 한낱 수적 따위를 쉽게 믿으셔서야 되겠소? 그냥 내 진심을 말하는 것뿐이니 오해만 하지 말아 달라는 것이오.”


백연위가 조휘에게 전음을 보냈다.


[백경채는 모종의 계획을 세웠고, 그 계획을 성사시키기 위해서라도 사실을 아는 사람이 있으면 안 되었소. 그래서 이 쾌속선을 잠시 억류해둘 생각이었소.]


[그 계획이라는 것은.]


이어진 사내의 목소리에 백연위가 놀라서 펄쩍 뛰었다.


[수로채의 수좌를 차지하는 일인가?]


“······!”


어찌나 놀란 것인지 그의 손에서 애병이 떨어졌다. 쿠웅! 갑판에 꽂힌 방천화극이 애처롭게 떨렸다.


[내가 개방을 통해 그대들을 조사해보라고 말한 사람일세. 시일은 딱 칠 일을 줬건만 내 생각보다도 더 훌륭하게 조사해줬나 보군.]


[누구시오?]


백연위의 눈동자가 좌우로 떨렸다.


[누구신데 나를, 아니 우리를 조사하라고 시키신 것이오. 어디선가 우리의 계획이 흘러나간 것이외까?]


거짓말은 소용없다고 판단한 것인지, 백연위는 놀란 표정조차 숨기지 않았다.


[누가 더 알고 있소. 혹시 총채주도 알고 있는 것이오?]


조휘가 당황에 빠진 백연위를 잠시 바라봤다.


‘참······ 순진한 사내외다. 당신은.’


회귀 전에는 몇 번 검을 부딪쳐 보기만 했었다. 중원 전체를 누벼야 하는 무림맹의 입장에선 장강을 틀어막는 수적들은 무척 거슬리는 장애물이었다.


그렇기에 전검대주 시절의 조휘는 백연위와 몇 번 부딪쳤었다. 백연위는 책임질 것이 많았기에, 조휘의 제안을 받아들였고 그 덕에 무림맹은 출혈을 아낄 수 있었다.


그때 그가 백연위를 설득했던 말은 딱 하나였다.


-천하가 아파하고 있소.


백연위는 심각하게 고민하더니, 조휘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내 아무리 못 배우고 잘난 것 하나 없는 수적이지만······ 사내로 태어나서 수적질이나 하고 있는 비루먹을 놈이지만.


그때 백연위의 눈빛을. 조휘는 아직도 잊지 못했다.


-내가 살아가고 사랑하는 천하가 아프다는데, 수적질이나 하고 있을 정도로 소인배는 아니오. 전검대주. 그대는 그대의 일을 하시오. 나는 내 위치에서 최선을 다할 것이니.




과거를 잠시 회상한 조휘가 백연위에게 말했다.


“백경채주. 진정하시오.”


“······어찌! 내가 어찌! 진정한단 말이오!”


백연위의 눈에 핏발이 섰다.


“내 아이들은 모두 그날만을 위해 발버둥쳤소. 나만 잘 먹고 잘살자고 한 짓거리가 아니라! 사내로 태어났지만 부끄럽게 살지 않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놈들이란 말이오!”


백연위가 답답한지 가슴을 쿵쿵 때렸다.


“이 계획이 물로 돌아가면, 놈들의 그 각오는! 그것을 이뤄주겠다는 내 다짐은! 아무것도 아니게 되는데, 어찌 내가 진정한단 말이오!”


“아무도 모르오.”


조휘가 나지막이 말했다.


“그 사실을 아는 것은 나와 후개 뿐이오.”


백연위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내가 누구냐고 물었소?”


조휘가 백연위를 향해 손을 건넸다. 비록 거리가 멀어 바로 붙잡을 수는 없는 손이었으나, 이어진 조휘의 말을 들은 백연위는 홀린 듯 손을 뻗었다.


“나는 당신의 꿈을 이뤄줄 사내요. 무림맹에서 온 조휘라고 하외다.”






三.




조휘는 쾌속선에서 백경채의 범선으로 건너갔다. 넘어가기 전, 쾌속선의 주인인 상단주에게 톡톡한 사례를 하는 것을 잊지 않았다.


“혹여나, 오늘 있었던 일이 밖에서 나돈다면······ 나도 상단주를 다시 봐야 할 것 같습니다.”


“허허허. 걱정하지 마십시오. 우리 금련상단은 무림맹과 좋은 관계가 아닙니까. 무림맹의 행사에 우리가 끼어들 일은 절대로 없을 겁니다.”


“상단주께서 그리 약속해주시면 저도 믿고 떠날 수 있겠습니다.”


조휘가 한쪽 눈을 찡긋하며 그의 품속에 무언가를 찔러 넣었다.


[들고 후개를 찾아가시면 좋은 정보를 알려줄 겁니다. 아, 그리고 개인적으로 산서의 자하상단과 연을 트시는 것을 권하고 싶습니다. 그 상단주가 눈치도 빠르고 처세도 좋습니다. 금련상단의 비자금을 운용하는 것에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제가 개인적으로 밀고 있는 곳이니 도움을 주시면 그 은혜는 잊지 않겠습니다.]


상단주가 고개를 끄덕였다.


“하하하. 날이 무척 좋습니다. 이번 상행이 성공적으로 돌아가길 진심으로 바라고 있겠습니다.”


“광화검의 덕담을 들으니 더 열심히 힘을 낼 수 있겠습니다. 돌아오면 차나 한잔하십시다.”


“차로 되겠습니까?”


“허허허. 호탕하십니다, 그려. 좋습니다. 지부대인이나 오시면 마시려고 몰래 숨겨둔 극상품 공부가주(孔府家酒) 한 통이 있는데, 대협과 함께 하는 자리에 들고 가도록 하겠습니다.”


상단주와 조휘가 서로 포권을 취했다. 두 사내가 시선을 교환하고 고개를 한 번 끄덕였다. 그 뒤로 서로 갈 길을 가는 두 사내는 서로가 그리는 그림을 무척 잘 이해했다.


‘광화검이라. 어리지만 무위가 뛰어난 무사인줄로만 알고 있었거늘. 정치적 수단도 무척 뛰어나단 말이지.’


금련상단의 상단주, 거금장(巨金場) 가역진(可易進)의 마음에 조휘라는 사내가 자리 잡은 순간이었다.


‘이번 상행만 끝나면 그에게 공격적으로 투자해야겠어. 어영부영 끌다간 뺏기겠군.’


그는 몰랐지만, 이미 중원 상계의 가장 큰 거부(巨父)가 조휘를 눈독 들이고 있었다. 만일, 가역진이 그 사실을 알고 있었다면, 그 길로 부상단주를 보내 조휘와 연을 틀었으리라.


그러나 이번 상행은 중원 십대 상단으로 발돋움하기 위한 금련상단의 큰 고비였기에, 거기까지는 생각이 미치지 못한 가역진이었다.


가역진에게는 안타까운 일이지만, 강호에선 이런 일이 일상이었다. 어쩌겠는가, 그가 운이 부족했던 것을.




시간이 조금 지난 뒤, 백연위와 독대를 한 조휘는 대뜸 그에게 말했다.


“백채주. 장강수로채······ 이번에는 포기하는 게 어떠시오?”


백연위는 버럭 소리를 지르는 대신, 조휘를 바라봤다. 그러면서 그의 말에 담긴 속뜻을 파악하고 있는 것이다.


조휘는 그가 스스로 생각할 시간을 일각 여정도 준 뒤, 말했다.


“장강수로채는 여전히 천성맹의 휘하에 있소이다. 그리고 나는 얼마전에 흑제를 만나고 왔소.”


“······!”


“백채주에게는 미안한 말이지만, 내가 흑제를 깨워버렸소. 지독한 권태에 빠져 있던 노망난 늙은이가 총기 가득한 무림의 현자로 돌아온 순간이었지.”


백연위의 등줄기에 소름이 돋았다.


‘드디어 일어나셨단 말인가!’


비록 그가 원해서 흑도가 된 건 아니지만, 백연위 역시도 흑도의 사내다. 그가 나고 자란 내내 혁련무강이라는 사내는 흑도의 전설과도 같았다. 그를 동경하고 자란 백연위에게 조휘의 말은 무척 크게 다가왔다.


“그는 이전과는 달라질 것이오. 더 공격적으로 외부 활동을 시작하겠지. 그러나, 흑제 영감의 성격이라면 내부 단속을 무척 철저히 할 것이외다.”


조휘가 고개를 저었다.


“채주의 계획은 아쉽지만 시일을 뒤로 미루는 것을 말하고 싶소.”


백연위가 고개를 저었다.


“무림맹에서 온 당신은 모르오. 그분의 곁에서 강호를 누비지 않아본 사람들은 더더욱 알 수 없소. 흑제라는 사내의 진면목을.”


“······.”


“흑제라는 사내는 말이오. 멈추지 않으면 죽는 사내요. 그리고 자연스레 수하들에게 그런 삶의 자세를 관철하고 있지.”


“······!”


“내게 멈추라고 하였소?”


백연위가 고개를 저었다.


“아니오. 나는 멈추어선 안 되오. 여기서 멈추는 순간 백연위라는 사내는 자신도 잃어버릴뿐더러, 절대자에게 인정받을 수 없을 것이오.”


“인정 받기를 원하시오?”


백연위가 고개를 저었다.


“그분의 인정은 부가적인 것이오. 가장 중요한 것은 나를 잃어버리는 것이겠지.”


“······.”


“이제 알겠소. 내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백연위의 눈에 무언가가 차올랐다. 조휘는 한 사내가 각성하는 순간을 바라보며 세상사 참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수적의 눈에 차오르는 것은 무척이나 투명한 정심(情心)이었다. 그 순간만큼은 흑백의 논리에 구애받지 않았다.


뜻을 바로 세우고 거대한 창공을 웅비할 준비를 마친 백연위는, 흑백이라는 이념 논리에 묶어둘 정도로 그릇이 작은 사내가 아니었다.


그도 준비가 끝난 것이다.


무성(武星)이라는 머나먼 천하로 날아갈 준비가.


‘무위의 상승이 아니다. 뜻을 세우고 그것을 향해 질주할 준비가 끝난 것이다.’


백연위가 꿈에 걸맞은 무공의 성취를 얻는 순간, 강호에는 또 다른 무성이 등장할 터였다.


‘청하 도장도. 연소백 대주도. 그들만의 목표가 있다. 마음에 천하를 품었다. 그리고.’


조휘가 스스로를 돌아보기 시작했다.


‘나 역시도. 마음에 천하를 품었지.’


백연위와의 대담에서 스스로를 돌아본 조휘는 작은 깨달음을 얻었다. 날개를 활짝 피고 창공을 웅비할 준비는 이미 끝났다.


그러나 급하게 움직이지 않는다.


준비는 끝났지만, 얻어갈 것은 아직 남았으니까.


‘절강에서 얻을 수 있으면 좋겠군.’


조휘의 눈앞에 어두운 밤하늘이 나타났다. 밤하늘의 한가운데, 거대한 구멍이 뻥 뚫려 있었다.


거대한 구멍은 세상을 향한 심상의 통로였다. 조휘라는 무인 속의 세계를 ‘진짜’ 세계로 현현할 통로인 것이다.


그곳이 뻥 뚫려 있기에 조휘의 심상구현은 불완전할 수밖에 없다. 아니, 구현조차 할 수 없다.


저 거대한 공혈(空穴)을 보며 조휘는 생각한다.


‘나의 천하는 무엇인가. 강호의 구원이야말로 진정한 나의 목표인 것인가?’


그에게도.


‘나는 무엇을 위해 살아가는 것이지? 무엇을 위해. 무엇을 하고자 발버둥 치는 것인가.’


발아하기 시작했다.

미래의 무림맹주가 뿌린 작디 작은 씨앗이.


작가의말

집필 TMI


요즘 재밌게 읽고 있는 ‘혈귀무쌍’의 강민성 작가님께서 이런 식으로 독자 여러분들과 소통을 하시는 걸 보고 참 재밌다고 생각했습니다. 매일은 아니더라도 가끔 이런 식으로 제 글을 읽어주시는 감사한 분들께 인사를 드리고자 합니다.


알바 끝나고 글 한 편을 퇴고한 뒤에 마시는 맥주는 정말 맛있는 것 같습니다. 편의점에서 파는 포켓치킨 하나 데워서 맥주랑 마시면 그만한 극락이 없는 것 같더군요. 매일 매일 글 쓰고 과제하고 알바하는 삶을 살고 있지만, 요즘에는 무척 재밌는 것 같습니다. 글 읽어주시는 분들이 많아져서 글 쓸 맛이 납니다.


감사합니다. 좋은밤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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