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재 무사가 회귀했다.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글자속
작품등록일 :
2023.07.31 20:39
최근연재일 :
2024.01.31 20:35
연재수 :
163 회
조회수 :
305,467
추천수 :
4,907
글자수 :
1,070,016

작성
23.10.25 20:35
조회
1,382
추천
25
글자
15쪽

물유본말(物有本末) (2)

DUMMY

一.




투두둑.


바람에 창틀이 흔들렸다. 세기에 한 번도 나기 힘든 불세출의 천재, 제갈유섬은 창밖을 바라봤다.


태양이 물러가고 있었다. 전각을 반으로 나누어 왼쪽 지붕에는 달이, 오른쪽 지붕에는 태양이 걸쳐 있었다.


푸르스름한 하늘은 점차 어두워지고 있었다. 가을 하늘은 무척 높고 광활한지라 오늘따라 하늘을 좀먹는 어둠이 무섭게 느껴졌다.


“아버님······.”


제갈유섬이 어딘가를 응시했다. 그의 아비가 있을 군사부의 높은 전각이었다.




二.



텁.


제갈병건이 책을 덮었다. 군사부는 연맹체의 심장과도 같은 법. 항상 첨예하게 감각을 새워둔 제갈병건의 기감을 이질적인 감각이 파고 들었다.


일전에 느껴본 적이 있는 그것은 격정적이고도 폭력적인 불꽃이었다. 그러나 그것이 주는 따스함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오늘은 정 반대군. 어디서 한기로 가득찬 설삼이라도 주워 먹고 왔나. 불꽃이 무척 냉랭하군.’


이 정도로 고요할 수 있나 싶었다. 새해얀 불꽃에는 아무런 감정도 담기지 않았다. 그저 뜨거움만이 있을 뿐. 제갈병건은 알고 있었다. 저 불꽃에 감정이 담기기 시작하는 순간. 세상 그 어떤 것보다도 위협적이고 무서운 불꽃이 되리라는 것을.


“오셨는가.”


제갈병건이 창밖을 바라봤다. 바쁜 와중에도 미치지 않기 위해 틈틈이 가꾼 정원이 달빛을 받아 아름답게 빛나고 있었다. 그리고 그 달빛을 가르며 한 사내가 모습을 드러냈다.


흠뻑 달빛을 만끽하며 걸어오는 사내는 무척 고고했다. 하늘 아래 존귀한 자는 많다지만, 저자만큼 독보적인 사내는 없을 터였다.


상단전이 활짝 열린 제갈병건의 눈에는 조휘라는 사내가 또렷하게 보였다.


“군사님.”


“앉지.”


제갈병건은 자신이 밖으로 나섰다. 잔뜩 펼쳐둔 진법을 뚫고 들어온 사내였다. 그것만으로도 좋은 의도를 가지고 찾아온 것은 아님을 알 수 있었다.


‘굳이 이곳에서 싸울 필요는 없겠지.’


오랜만에 꿍쳐둔 술 두 동이를 들고 밖으로 나선 제갈병건이 조휘의 앞에 마주 앉았다.


그가 앉기 무섭게 조휘가 포권했다.


“인사가 늦었습니다. 무림맹 소속 군사부 휘하 특작대 임무를 받은 조휘가 임무를 마치고 조속히 복귀했습니다.”


“조속한 복귀는 아닌 것 같네만······ 내상을 치료하느라 천천히 온 것을 나무랄 정도로 나는 악덕한 상사가 아니라네. 고생했네.”


제갈병건이 조휘에게 병을 건넸다.


“음? 잔으로 들지 않으시는 겁니까?”


“아쉽게도 잔이 없어서 말이지. 공부가주일세. 본가에도 오 년에 한 동이 들어올까 말까 한 귀한 술이지. 이십여 년간 가주 자리를 해 먹으면서 딱 두 동이뿐이 훔치지 못했네.”


“귀한 술이었군요. 감사히 받겠습니다.”


“사람이 말이야. 뺄 줄도 알아야지.”


“허허허허. 다른 거면 모르겠으나, 공부가주는 안 될 것 같습니다. 술이라는 것이 익히면 익힐수록 향이 깊어지고 맛이 좋아지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가주님의 손 아래에서 익은 술이 얼마나 좋은 향을 자랑할지 궁금합니다. 그려.”


“애늙은이 같은 말투는 여전하군. 자네 다워서 좋네. 그래, 서신으로 보낸 보고는 잘 받았네. 어디 직접 경험한 당사자에게 대면 보고를 받아볼까 하는데.”


“누구의 명인데 바로 말씀드려야지요. 우선 시작은······.”


조휘의 보고는 흔히 말하는 명품 보고였다. 사건의 경위가 직관적으로 드러나 있었으며, 그 순서와 개연(蓋然)에 어색함이 없었다.


그의 듣기 좋은 목소리와 함께 실감 나는 연기가 더해지니 제갈병건의 뛰어난 상상력과 상승효과를 불러 일으켰다. 마치 그 사건의 현장을 직접 경험한 것처럼 제갈병건은 이야기에 심취했다.


“그랬군.”


“아무튼 고생 깨나 했습니다. 제 공적으로 바꿀 수 없어서 좀 아쉽긴 하다만······ 그래도 알아서 잘 챙겨주시리라 믿습니다.”


“당연한 말을.”


제갈병건이 입을 적셨다.


“해서 이 야밤에 본 군사를 찾아온 이유가 무엇인가.”


“하하하. 무슨 이유가 있겠습니까. 임무도 성공적으로 마쳤겠다. 오랜만의 실전이라 맹에 돌아오는 내내 찌뿌둥하고 적적하지 뭡니까. 군사님은 제 이상한 질문을 모조리 받아주시니 적적함을 깨기 위해서 이리 달려오는 수밖에요.”


“······그런가.”


제갈병건이 고개를 끄덕였다.


“해서. 이리 급하게 나를 찾아온 것은 물어보고 싶은 것이 생겼기 때문인가?”


“그렇다고 할 수도 있고. 아니라고 할 수도 있지요. 요는 군사님의 마음에 달렸다는 겁니다.”


“내 마음에 달렸다······ 라.”


조휘는 여전히 웃는 얼굴을 하고 있었다.


‘저게 웃는 얼굴이 맞을 리가.’


제갈병건이 속으로 한숨을 쉬고는 조휘에게 물었다.


“해서. 무엇을 물어보려고 하는가?”


조휘가 술로 입술을 적셨다.


“크으. 날이 적적한데, 술로 목을 축이니 이만한 낭만이 따로 없습니다. 이런 사소한 시간이 쌓이고 쌓여 행복이 되지 않겠습니까? 군사께서는 행복이 뭐라고 생각하시는지요.”


“행복이 뭐 다를 게 있겠는가. 하루를 죽을 걱정 없이 보내며, 집에 돌아가 토끼 같은 아내를 보고,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내 새끼를 바라보는 것이지. 그러다 가끔 강호를 나와 사귄 친우들과 창밖에 걸린 달을 보며 술 한잔하고. 때로는 책을 읽으며 무공의 성취를 얻으면 그것이 곧 행복이야.”


“그리 거창할 것이 없다는 의미겠습니다.”


“누구에겐 그러한 삶이 거창할 수도 있고, 누구에겐 그러한 삶이 소박한 것일 수도 있겠지. 관점의 차이니.”


“만약에. 만약에 말입니다.”


조휘의 얼굴에서 점차 표정이 사라졌다. 서로를 비추는 촛불이 바람결에 일렁였다. 그 탓에 조휘의 얼굴 역시도 일렁이는 것 같았다.


“한 사내가 있다고 해봅시다.”


조휘가 손을 펼쳤다.


“그 사내를 행복하게 만드는 열 가지가 있다고 가정해봅시다. 그리고 그 열 가지를 사내에게서 천천히 빼앗아 가는 겁니다. 하나까지는 아무렇지 않겠지요. 두 개까지도 괜찮을 겁니다. 그러나 그것이 세 개가 되고 네 개가 되면. 사내는 어떤 반응을 보일 것 같습니까?”


어느덧 여섯 손가락이 접혀 남은 것은 네 개 뿐이었다.


“지금 상황처럼 네 개가 남았을 때는 초조하겠지. 거기서 하나가 더 줄어들면, 슬슬 불안할 걸세.”


조휘가 손가락 두 개를 더 접었다.


“하나가 더 줄어들면 그자는 하나 남은 행복에만 의존하게 될 거야. 그것을 맹렬히 추종하게 되겠지. 일종의 광신도랄까. 자신 내부의 신앙에 갇혀서 생살을 파먹는 미치광이가 되는 것이지.”


“그럼.”


텁.


남은 손가락은 아무것도 없었다.


“그것마저 빼앗으면?”


제갈병건이 조휘를 바라봤다.


“죽겠지.”


조휘가 제갈병건을 바라봤다. 두 사내의 눈이 마주쳤다.


“군사님.”


“말하게.”


“군사님의 생각에 간자는 누구일 것 같습니까?”


“마교 측은 백리. 내가 모르는 다른 미지의 어딘가는 청성.”


“제가 생각하기엔 군사님도 예외가 되진 않을 것 같습니다.”


“그럴 수 있네.”


“명천(明天)을 아십니까?”


“금시초문일세.”


“다시 묻겠습니다. 명천(明天)을 아십니까?”


“모른다고 했네.”


“명천(明天)을 아십니까?”


“모르오.”


제갈병건의 몸에서 심상치 않은 기파가 퍼져 나왔다.


“그냥 넘어가기엔 굉장히 오만하고 불손한 발언이군. 조 무인. 지금 본 맹의 군사를 의심하는 것인가? 아직 입맹한 지 일 년도 채 되지 않은 자네가?”


“의심은 누구나 할 수 있는 것 아닙니까.”


“미쳤군. 단단히 미쳤어. 강호의 기강이 거꾸로 돌아가는게야. 예를 가르칠 사부와 부모가 없어서 그런가!”


제갈병건의 기파가 강맹하게 터져나왔다. 고고한 한 마리의 학 같은 기도가 어느 순간 폭풍우를 불러일으키는 한 마리의 용으로 변했다.


“나가게. 그리고 자네에게 어떤 처분이 내려질지. 기대하게. 내 능력껏 자네를 구렁텅이로 밀어주겠네.”


“군사. 나는 아직도 군사를 향한 의심을 거두지 않았소. 그렇게 윽박지른다고 무언가가 달라질 것 같소? 되려 내 눈엔 겁을 먹고 꼬리를 만 개새끼처럼 보이외다.”


“나가라!”


“다음에 또 뵙겠소. 공부가주는 두고 가겠소이다.”


조휘가 거칠게 검을 뽑았다. 군사부 근처에 펼쳐진 진법을 모조리 부숴버리며 밖으로 나섰다.





三.



간밤에 군사부에서 일어난 사태가 어느새 저잣거리까지 소문이 퍼졌다. 신흥 고수, 광화신검이 무림맹의 군사인 제갈병건에게 핏대를 새우며 소리쳤다는 풍문이었다.


검까지 뽑아가며 제갈병건과 대적한 그가 화를 못 이겨서 군사부의 진법을 모조리 부쉈다는 풍문이 세간에 돌았다.


“그런 짓을 벌이고도 내 앞을 찾아오다니. 간이 배 밖으로 나온 게지.”


천화세가의 가주. 천화빈이 조휘를 노려봤다.


“너. 원하는 게 뭐냐?”


“나는 있는 그대로 물었소. 마교에서 파견한 첩자가 당신이냐고 했소이다. 내 물음에 바른대로 답을 하시오. 개소리 지껄이며 빙빙 돌리지 말고.”


“미친놈이었군.”


“그걸 이제 알았소? 무림맹에서 군사와 척을 진 그 순간부터 내가 취할 수 있는 태도는 하나밖에 없소이다.”


“······계속해서 군사와 대립각을 세우는 것이겠군.”


“군사는 봉공 중에 간자가 없다고 주장하지만, 내 생각은 다르오. 봉공 중에는 무조건 타 세력의 간자가 숨어 있소. 그것을 증명해냄으로써 내 무고함을 밝혀야겠지. 지금 벌어지는 이깟 소란쯤이야 내가 공적 두어 개만 더 벌어오면 잠잠해질 소란이오. 그만큼 사람들의 입은 가볍지.”


“이제보니 개호로새끼였군. 맹원들 사이에선 협객으로 이름이 높던데, 이제보니 그냥 승냥이였구나. 연소백에게 미안하지도 않더냐?”


“대주와 나는 서로가 필요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을 뿐이오. 거래 관계에 다른 부차적인 이유를 갖다 붙일 필요는 없지.”


“호오······.”


천화빈이 턱을 괴고 조휘를 바라봤다.


“그래서. 지금 네 눈깔에 비친 본 가주가 간자로 의심되니 진의를 토해내라?”


“그렇소.”


“어떤 방법으로 증면해주면 될까?”


“맥문을 주시오. 마기와 상극인 신공을 익혔소. 맥을 한 번만 짚을 수 있으면 단박아 알아차릴 수 있소이다.”


“······그게 무슨 의미인지는 알고 말하는 것인가?”


“군사에게 이 말을 하니 미친놈 취급을 하더군. 무서울 게 없으면 그깟 맥문 하나 주지 못할 이유가 어디 있소?”


천화빈이 조휘를 노려보다가 코웃음을 쳤다. 그가 입을 달싹였다. 그러나 입 모양과 조휘의 귀에 들려오는 소리가 서로 달랐다.


“가전 무공의 유출이 세가의 가주들에게 얼마나 민감한 사항인지를 알고서 그딴 망발을 지껄이는 것인가?”


-그깟 개소리도 믿으라고 하라는 건가? 이거······ 사람을 너무 무르게 봤소. 광화신검. 음. 그래. 군사와 후개. 그리고 자네까지 해서 세 명의 작품인가?


“당장에 본 가주가 검을 뽑아 네놈 목을 치지 않은 것만으로도 감사한 줄 여겨라. 농락에도 정도가 있는 법이다.”


-빠르게 맥을 쥐어봐라.


조휘가 재빨리 천화가주의 손목을 붙잡았다.


“이 새끼가!”


콰아아아아앙!


천화빈의 몸에서 기파가 터져 나왔다. 작렬하는 뇌전이 튀어 올랐다. 파직!


“감히 본 가주의 존체를 허락도 없이 함부로 만져?!”


-이만하면 되었는가?


“쫄릴 게 없다면 내어 주지 못할 게 무엇이 있소이까? 내 입장은 아까부터 같았소. 그런데 가주······ 계속 방어적인 자세로 나오는 거 보니 미심쩍은 부분이 있는 것 같소이다.”


-협조에 감사드립니다.


천화빈이 코웃음을 쳤다.


“썩 나가라! 꼴도 보기 싫다! 최근 위명을 떨치고 있는 무인이라 그래서 어떤 놈인지 얼굴이나 익혀둘까 했거늘. 감히 이딴 식으로 본 가주의 호의를 걷어차? 이곳이 맹 내부라서 망정이지 밖이었으면 그대로 목을 베었을 것이다!”


-일이 재미있게 돌아가는군. 자네와 나는 무척 비슷한 것 같네. 나중에 사건이 잘 풀리면 한 번 들러주시게. 재밌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을 것 같으니.


“지금 당장 칼부림도 괜찮은데 말이오. 뇌룡검 대협의 검. 예전부터 궁금했었는데 오늘 칼맛을 좀 볼 수 있겠군.”


-아무렴요. 조만간 찾아뵙도록 하겠습니다.


-나를 향한 의심은 끝난 건가?


-예. 가주는 마교의 끄나풀도 다른 곳의 끄나풀도 아닙니다.


-이유를 들어볼 수 있겠는가?


-제가 그쪽으로는 조금 예민해서 말입니다.


-백도의 무공을 익힌 간자일 수도 있지 않은가?


-그들은 몸에 특수한 표식을 세깁니다. 그 어떤 이도 벗어날 수 없지요.


대충 얼버무린 조휘가 천화빈을 향해 장력을 쏘아냈다. 화들짝 놀란 천화빈이 조휘를 향해 눈을 부라렸다.


“이노오오오옴!”


천화빈이 거칠게 발검했다. 황금빛 뇌전이 파지직 타오르며 조휘를 향해 내려꽂혔다.


콰과과과과─!


조휘의 신형이 벽을 뚫고 날아갔다.


-조금 미심쩍지만······ 알겠네. 의심을 벗어났다니. 군사에겐 안부인사나 전해주게. 곧 있을 봉공 회의에서 보자고.


-알겠습니다.


“쿨럭! 제길. 내상만 아니었어도!”


“썩 꺼지거라! 당장 꺼지지 못해!”


조휘가 파들파들 떨리는 팔을 들어올리며 천화빈을 향해 포권했다.


“다음에 또 뵙겠소. 천화가주.”


“미친놈이! 정녕 피를 봐야 정신을 차리겠구나!”


천화빈의 기도가 가일층 증폭됐다. 화들짝 놀란 가솔들이 뛰어나와 그의 몸을 붙잡았다.


“아니됩니다! 맹 내에서 맹원을 죽였다는 소문이 돌면······.”


-살펴 가시게.


-협조에 감사드립니다.


조휘가 피를 퉤 뱉고는 천화가를 나섰다.


.

.

.

.

.



“잘 하셨습니다. 가주님.”


천화세가가 사용하는 전각의 내부. 기다란 복도에는 어떠한 불빛도 없었다. 스산한 어둠이 복도 저끝부터 천천히 다가올 뿐.


“총관.”


“예, 가주님.”


“놓으시게.”


천화빈이 총관의 손을 붙잡아 떨어뜨렸다.


‘가문 내의 간자라.’


천화빈의 눈동자에 일순 금빛이 감돌았다 사라졌다.


‘존재한다면 총관일 확률이 크겠군.’


천화빈이 커다란 손이 총관의 얼굴을 붙잡았다.


“가주······ 헙!”


순간 맥을 타고 들어오는 거친 진기에 총관이 재빨리 입을 다물었다. 이 순간 입을 열면 서로에게 위험했기 때문이다.


“흐음······. 이상하군.”


‘마, 말을!’


파스슷!


천화빈의 강렬한 뇌전지기에 총관의 소매 끝이 바스라졌다. 바닥에 철푸덕 주저앉은 총관을 바라보던 천화빈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이거였나?”


“예?”


“총관. 언제부터였나?”


“무엇을······?”


“하아. 됐다.”


파치이잉!


어느 순간 빛이 번쩍하더니 총관의 머리가 그대로 사라졌다. 머지않아 잘린 목구멍에서 꿈틀거리며 벌레 한 마리가 기어 나왔다.


‘고독······.’


총관이 허물어졌다.


“류야.”


“예, 형님.”


천화빈의 그림자에서 대답이 들려왔다.


“청소해. 우리 전각에서 사용하고 있는 본가의 사용인들 역시 싹 바꾸자꾸나. 누가 봤으면 문제가 생길 요소가 다분하니······. 아.”


눈이 마주친 시비 하나가 몸을 파들파들 떨었다.


“이리로.”


“가, 가주님.”


천천히 다가온 시비의 눈이 천천히 뒤집혔다. 천화빈에게서 뿜어진 살기가 뇌를 완전히 헤집어버린 것이다.


“이름이······ 소소였나?”


“가······ 주······ 님······.”


“죽은 자는 말이 없단다. 얘야.”


파가가각!


시비의 머리가 그대로 으스러졌다.


“일각이면 충분하지?”


“예.”


“좋아. 출동.”


천화빈의 그림자가 사라졌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2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천재 무사가 회귀했다.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75 물유본말(物有本末) (5) +2 23.10.28 1,301 23 13쪽
74 물유본말(物有本末) (4) +3 23.10.27 1,310 25 14쪽
73 물유본말(物有本末) (3) +2 23.10.26 1,368 23 13쪽
» 물유본말(物有本末) (2) +2 23.10.25 1,383 25 15쪽
71 물유본말(物有本末) (1) +2 23.10.24 1,592 22 15쪽
70 인연 (3권 完) +3 23.10.23 1,528 27 14쪽
69 마인(魔人) 조휘 (5) +2 23.10.22 1,514 27 15쪽
68 마인(魔人) 조휘 (4) +3 23.10.21 1,447 28 14쪽
67 마인(魔人) 조휘 (3) +4 23.10.20 1,537 28 15쪽
66 마인(魔人) 조휘 (2) +2 23.10.19 1,532 27 14쪽
65 마인(魔人) 조휘 (1) +3 23.10.18 1,592 29 15쪽
64 오마토벌전(汚魔討伐戰) (7) +2 23.10.17 1,480 27 14쪽
63 오마토벌전(汚魔討伐戰) (6) +5 23.10.15 1,491 31 12쪽
62 오마토벌전(汚魔討伐戰) (5) +3 23.10.12 1,589 31 14쪽
61 오마토벌전(汚魔討伐戰) (4) +3 23.10.09 1,638 34 12쪽
60 오마토벌전(汚魔討伐戰) (3) +4 23.10.05 1,768 31 14쪽
59 오마토벌전(汚魔討伐戰) (2) +3 23.10.02 1,910 32 15쪽
58 오마토벌전(汚魔討伐戰) (1) +2 23.09.30 2,019 36 14쪽
57 조감도(鳥瞰圖) (5) +2 23.09.28 1,949 35 14쪽
56 조감도(鳥瞰圖) (4) +2 23.09.27 1,989 36 13쪽
55 조감도(鳥瞰圖) (3) +2 23.09.25 2,071 36 13쪽
54 조감도(鳥瞰圖) (2) +3 23.09.25 2,196 39 17쪽
53 조감도(鳥瞰圖) (1) +4 23.09.23 2,325 36 16쪽
52 심월무, 성화만천 (2) +2 23.09.22 2,165 40 14쪽
51 심월무, 성화만천 (1) +3 23.09.21 2,171 43 15쪽
50 바람이 불어오는 곳으로 (2) +3 23.09.20 2,136 42 13쪽
49 049. 바람이 불어오는 곳으로 (1) +2 23.09.20 2,230 41 13쪽
48 전검대, 신입, 조휘. +2 23.09.18 2,283 40 14쪽
47 타초경사 (7) +2 23.09.17 2,187 39 13쪽
46 타초경사 (6) +3 23.09.16 2,171 44 16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