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재 무사가 회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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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등록일 :
2023.07.31 2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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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1.31 2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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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10.30 2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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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쪽

아무 일도 없었다. (1)

DUMMY

짤랑─.



一.


‘당신이 왜 여기에?’


조휘를 보자마자 당운비의 머릿속에 든 생각이었다. 은은한 미소를 짓고 있는 사내는 그 자체로 한 폭의 그림이 되었다.


덜컥.


당운비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를 만나고 나서 묻고 싶은 것이 있었기 때문이다.


‘전검대 신입조의 조장인 당신이 왜 전검대를 찾지 않고 이상한 일에 휘말렸느냐.’ 따위의 생각과 ‘검대의 동기들이 당신을 얼마나 걱정하는지 알고 있느냐.’ 따위의 생각이 머릿속에서 순차적으로 떠올랐다 사라졌다.


그러나 그녀보다 먼저 입을 연 사람이 있었다.


“왔느냐. 수혁.”


“······예, 형님. 어르신들이 맡기신 일을 처리하고 오는 길입니다. 아, 옆에 이 친구는 조휘라고 요즘 광화신검이라는 별호로 강호에 이름을 떨치고 있는 친구입니다. 칼을 기깔나게 쓴다고 하더이다.”


“광화신검이라······.”


조휘가 포권했다.


“조휘입니다. 부끄럽게도 광화신검이라고 불리고 있습니다.”


“신검이라······ 후기지수의 별호 치고는 오만한 별호이긴 하지만, 강호의 소문은 헛되이 흐르지 않지. 그만큼 소협의 검이 고강하다는 뜻일 터이니 나중에 시간이 되면 한 수 배워보고 싶네.”


“영광입니다.”


마치 간신배처럼 허리를 굽히고 굽신거리는 조휘. 당운비를 그런 조휘를 보며 생각했다.


‘또 뭔 짓거리를 하려고 저러는 거야?’


그녀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손바닥을 싹싹 비비며 언진혁을 향해 다가간 조휘가 냅다 허리를 숙였다.


“악수 한 번만 부탁드립니다!”


극진한 공경의 자세로 언진혁에게 악수를 요청한 조휘였다. 그런 조휘를 보는 언진혁의 입꼬리가 기괴하게 말려 올라갔다.


그가 당운비를 바라보더니 피식 웃었다. 당운비의 귀에 재수 없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고작 이 정도의 녀석이었소?’


“······광화신검과 악수할 수 있다니, 내가 다 영광이지. 잘 부탁하오. 조휘.”


꾸우우우욱.


언진혁의 손에 힘이 들어갔다. 좌수검을 사용하는 검수의 왼손이다. 이대로 으스러뜨린다면 그 잘난 별호가 무색하게 병신이 되겠지.


‘악감정은 없다.’


언진혁의 입꼬리가 씰룩였다. 으드득. 거세게 힘을 주며 조휘의 손을 으스러뜨리고자 했다. 진주언가의 신공비기, 은형잠(隱形箴)이었다. 금나수법의 일종으로 상대 몰래 기운을 침투시키는 침투경이 적용된 상승의 무공이었다.


“······.”


언진혁은 무언가 이상함을 느꼈지만, 이미 늦은 뒤였다. 우득!


“어?”


불현듯, 제 손목에서 뼈 부러지는 소리가 나는 것이 아닌가!


화들짝 놀란 그가 손을 빼고자 했지만, 단단히 붙잡힌 손은 빠지지 않았다. 그제서야 언진혁은 조휘의 눈을 바라보았다.


“······!”


아무런 감정도 느껴지지 않는 공허한 눈. 그것은 자신을 바라보고 있지 않았다. 사람을 밥 먹듯이 죽여야 가질 수 있는 눈이 시선을 맞춰온다.


생물이면 거스를 수 없는 거대한 공포가 물밀듯이 밀려왔다. 전신이 덜덜 떨리고 오금에 힘이 풀렸다.


털썩.


“허억. 허억.”


바닥에 두 무릎을 꿇은 그가 주변을 살폈다.


‘보지 마라.’


무어라 입을 열고자 하지만 입이 열리지 않았다. 내공을 가득 담아 일갈하고 싶었지만, 눈앞의 사내가 그것을 허락하지 않을 터였다.


‘보지 마!’


모두의 시선이 이곳으로 향했다. 아니, 시선이 맞나? 잘 모르겠다.


“허억. 허억.”


숨이 제대로 쉬어지지 않는다. 눈앞이 흐려지고 정신이 아득해진다. 세상에 모든 소리가 사라지고. 그래, 심장. 심장박동 소리만 귓가에 고동쳤다. 하늘이 무너지고 바닥이 꺼짐과 동시에 어디론가 의식이 빨려 들어갔다.


“······!”


그러자 언진혁은 조휘와 자신이 마주 서 있음을 깨달을 수 있었다. 그 어떤 이야기도 하기 전. 처음 얼굴을 마주친 그때였다.


-왜 그러십니까. 대공자.


조휘의 눈에 스치듯, 흑색의 먹물이 퍼졌다가 사라졌다.


-혹, 무언가라도 보고 오셨습니까?


심연의 괴물이 입을 벌렸다.





二.




‘익혀두길 잘했군.’


회귀 전, 광명종의 본산을 털며 읽어둔 서책에 도움을 받았다.


마공비기, 몽시안(夢時眼).


마주친 눈동자를 통해 마기를 흘려보내 상단전을 타격, 마기로 손상된 상단전은 환각을 보여주게 된다. 그 환각으로 말미암아 내상을 유발할 수도, 충성을 맹세시킬 수도 있었다.


어디까지나 비급엔 그렇게 나와 있었지만, 조휘는 믿지 않았다. 눈을 마주친 것만으로 충성을 받아낼 수 있으면 명시안을 대성한 이야말로 고금제일이 아니겠는가.




한편, 조휘와 언진혁의 대치를 보는 후기지수들은 저들끼리 전음을 나누었다.


-뭘 하고 계시는 건가요?


-정확히는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광화신검을 살피는 대공자의 눈초리가 심상치 않습니다.


예민한 기감을 지닌 사람이면 전음이 울려퍼지고 있다는 사실 정도는 눈치챌 수 있었다. 언진혁이 눈을 부라리며 두 남녀를 노려봤다.


“······히끅.”


화들짝 놀란 여인이 제 입을 틀어 막았다.


“광화신검. 혹시······ 내게 무엇을 했소?”


“제가요?”


“아니오. 본인이 조금 예민했나 보오. 수혁의 소개로 이곳을 찾아왔으니, 세가 연합이 뭐 하는 곳인지는 대강 눈치챘을 것 같고.”


언진혁이 좌중을 둘러봤다.


“몸을 의탁할 가문을 생각하고 오셨소?”


“의탁할 가문이라······.”


“형님. 그건.”


언수혁이 무어라 말하고자 한 그 순간.


파지직─!


샛노란 금광과 함께 누군가가 허공을 가르며 나타났다. 그 자리의 모두는 마치 세상이 느려진 것 같은 착각을 받았다.


불어닥친 바람에 찻잔이 밀려나고, 식탁 보가 흔들리고. 햇빛이 일렁이는 그 모든 순간이 명징하게 보였다.


그리고 그 느려진 시간선을 유유히 걸어오는 한 사내가 있었다.


“그 친구는······.”


거대한 검을 패용한 학사풍의 사내. 이 자리의 누구보다 키가 거대했다. 샛노란 뇌전을 흩뿌리며 기루의 한복판에 나타난 그를 세인들은 이렇게 불렀다


“차······ 창천호검!”


“남궁! 남궁이다!”


“남궁진천!”


후기지수들이 저마다 경악하고 있는 와중, 오롯이 조휘만을 바라보며 천천히 걸어오는 남궁진천.


언진혁은 갑자기 나타난 불청객을 노려봤다.


“남궁형. 이곳은 본 공자가 주최한 연회요. 초대받지 못한 이가 낄 자리가 아닐텐데. 객이면 주인에게 먼저 인사하는 것이 순리가 아닐까 싶소만.”


여전히 시선은 조휘에게 고정한 채로 남궁진천이 언진혁을 향해 말했다.


“대공자셨군. 그러나 이곳이 세가 연합이라는 이름으로 모인 후기지수들의 모임이라면, 본인이 껴도 문제 될 건 없을 것 같소. 아니면······.”


천천히.

아주 천천히 남궁진천의 고개가 돌아간다. 지금 바라보고 있는 조휘에게서 시선을 떼기 싫다는 식이었다. 그 짧은 시간마저 아까워 무척 더디게 고개를 돌린 남궁진천이 언진혁을 바라봤다.


“혹, 언가의 대공자께선 우리 남궁가가 세가 연합의 사람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것인지?”


“······그럴 리가 있나. 그러나 본 공자가 생각하기로, 남궁형의 행동은 분명한 실수였소. 사죄를 해주시길 바라오.”


“흐음······.”


다시 조휘를 바라본 남궁진천이 그에게 물었다.


“자네도 그리 생각하나? 조제(朝弟)?”


조휘는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고 싱글벙글 웃고만 있었다.


“언진혁.”


“반말은······.”


“언제부터 진주언가의 사람이 대 남궁세가의 장남에게 존칭을 붙이지 않았지? 자네의 조부가 와도 내게 꼬박꼬박 존칭을 붙이거늘, 언가의 대공자면 그 자리에 맞게 말을 해야지. 대공자가 가주보다 높은 자리는 아닐 거니 말이네.”


“······!”


언진혁의 얼굴이 서서히 붉게 물들었다.


“그리고······ 자네의 조부께서도 내 행실을 지적하지 못하거늘, 감히 언가의 대공자가 내 행실을 지적하는가? 연배로도, 직위로도 나보다 한참 아래인 그대가?”


“······.”


남궁진천이 피식 웃었다.


“참 귀한 구경하고 가네. 언가의 대공자. 오늘 있었던 일은 가문의 어르신들게 그대로 전해주겠네.”


“남궁형!”


“자네 같은 아우 둔 적 없네. 내 아우는 저기 예쁘게 웃고 있는 조휘랑 눈에 넣어도 안 아픈 린이 뿐이니.”


남궁진천이 뒷짐을 지었다.


“오랜만에 맹에 돌아왔는데 익숙한 기도가 느껴져 만사를 제치고 찾아왔거늘, 우형이 되어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아우를 방해해서는 안 되겠지.”


남궁진천이 조휘를 향해 작게 웃었다.


“이만 가겠네. 조만간 연통을 넣지.”


“살펴 가십시오.”


조휘가 남궁진천을 향해 고개를 숙였다. 그는 이 자리에 나타난 것처럼 한 줄기 번개와 함께 사라졌다.


“······.”


상황이 이렇게 되자 기루의 분위기가 요상하게 흘렀다.


남궁진천에게 물 먹은 언가의 대공자. 그런 그와 사이가 좋지 않은 언가의 이공자. 당가의 여식을 비롯한 명문 세가의 자제들의 시선까지.


“호오······.”


조휘의 입꼬리가 천천히 올라갔다.


‘재밌는 그림을 그릴 수 있겠는데.’


언수혁의 뒤통수를 뻔히 바라보던 그가 전음을 보냈다.


짤랑─.



一.




-언형.


언수혁은 별안간 들려온 전음에 흠칫 놀랄뻔 했으나 초인적인 인내심으로 움직임을 멈췄다. 들려온 목소리가 익숙했기 때문이다.


-티 내지 말고 들으십시오. 돌아가는 상황을 보니, 언형은 저기 대공자와 사이가 별로 좋지 않아 보입니다. 맞습니까?


언수혁이 티 나지 않게 고개를 끄덕였다. 빈 자리를 가리키며 언수혁이 말했다.


“우리는 여기에 앉지. 조제. 그나저나 호검과 친분이 있으면 내게 언질이라도 주지 그랬나.”


-제가 대공자에게 물을 잔뜩 먹여 주겠습니다. 언형의 능력이라면 그 틈을 노려서 대공자가 지닌 배경을 가져올 수 있을 겁니다.


‘······!’


언수혁이 자리에 앉으며 턱을 굈다. 그러고는 자연스럽게 고개를 끄덕였다.


-제가 따르기로 한 사람은 형님이지 언가의 대공자가 아닙니다. 솔직히 이 자리의 모두, 제 눈에 차지 않습니다. 이깟 애송이들로 뭘 도모하는 지도 모르겠습니다.


그건 언수혁도 동감하는 바였다.


-그러나 언형은 제게 손을 내밀어준 사람입니다. 군사와 함께 싸워주겠다고 의지할 등을 내어줄 사람입니다. 그것이 언 형의 의지가 아니라 어르신들의 의지라고 하더라도, 저는 언형을 믿고 따르기로 맹세했습니다.


‘조휘······.’


언수혁은 순간 눈시울이 붉어지는 것을 느꼈다. 턱을 괸 손으로 자연스럽게 얼굴 반을 가린 그가 숨을 조절했다.


-제가 모시기로 한 사람은 누군가의 그늘에 있어선 안 됩니다. 우선은 후기지수의 머리를 잡는 걸 도와드리겠습니다. 더 나아가 어르신들과 자웅을 겨룰 수 있도록 보좌하겠습니다.


“크······.”


언수혁이 입이 살짝 열리며 탄식 아닌 탄식이 터져나왔다. 제빨리 술을 털어 마신 언수혁이 중얼거렸다.


“크으······ 오늘은 술이 잘 안 받는군.”


-우선 대공자부터 무너뜨리겠습니다. 이건 제 능력을 입증하기 위함입니다. 그러나 언형께서도 제게 능력을 보여주셔야 합니다. 대공자가 무너진 그 틈을 타서 후기지수들을 모두 사로잡으십시오.


언수혁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것을 확인한 조휘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짤랑─.


혼자 심각한 얼굴이 된 언진혁의 앞자리까지 걸어가자 언진혁이 조휘를 올려봤다.


“볼 일이라도 있나?”


“그러게 누울 자리는 보고 뻣대시지 그러셨소. 나 정도 되는 사람을 영입하려고 하는데, 뒷조사도 하지 않았나? 내가 강소성에서 온 사실을 아는 사람이라면, 당연히 창천호검과 연고가 있으리란 것 정도는 예상할 수 있었을 건데.”


“······지금 뭐 하자는 거지.”


“뭐긴. 이러자는 거지.”


조휘가 언진혁의 잔을 향해 손을 뻗었다.


‘이놈이?’


타닥. 방향을 읽은 언진혁이 금나수법을 펼쳤다. 술이 가득 든 잔을 두고 서로의 손이 얽히고 섥혔다. 구렁이 담 넘어가듯, 기이한 각도로 꺾인 언진혁의 손이 조휘의 손목을 붙잡았다.


‘잔상?’


츠즛. 예상도 하지 못한 순간, 조휘의 손이 잔을 붙잡았고.


주르륵.


“······!”


그대로 언진혁의 머리 위로 술이 부어졌다.


“이······!”


콰아아아아앙!


언진혁의 머리칼이 나부꼈다. 극성으로 끌어올린 공력, 분노를 담아 후려친 일권이었다. 언가권의 진수를 담아 후려친 권경에 얻어 맞은 조휘가 그대로 날아갔다.


“언형! 지금 무슨 짓을!”


“무슨 짓? 지금 이자가 나에게 한 짓거리를 보고도 그런······!”


순간 자신에게로 쏟아지는 시선을 느낀 언진혁이 주변을 돌아봤다.


“······멀쩡해?”


기름을 발라 고이 빗어 넘긴 머리카락도. 한껏 힘을 주어 꺼내 입은 장포도 모두 멀쩡했다. 술이 가득 담겨 있는 잔도 제자리다.


“왜?”


“그건 형님께 들어야 할 문제인 것 같습니다.”


언수혁이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다.


“제 손님께 뭐하는 짓입니까!”


“아니다.”


언진혁이 허망한 눈으로 벽에 처박힌 조휘를 바라봤다.


‘웃어?’


입꼬리가 기이한 각도로 틀어 올라간 조휘가 자신을 보며 키득 거리고 있었다.


“저놈을 봐라! 웃고 있지 않느냐! 이게······!”


“대공자······! 대체 무슨 말을 하는 겁니까!”


당운비도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다.


“가만히 서 있는 사람한테 권경을 날리다니요! 그것도 모자라서 기만하는 겁니까!”


“뭣!”


“아니면 설명이라도 해보십시오! 지금 이게 무슨 상황인지!”


당운비의 이글거리는 눈동자와 눈이 마주치자, 언진혁은 숨이 막혀오는 것을 느꼈다.


머리를 가득 채우는 생각은 이것 하나였다.


‘당했다.’


어떤 술수에 걸린 건지는 모르겠지만, 자신은 저놈에게 당했다. 그것도 아주 지독하게.


파르르 떨리는 눈동자로 쓰러진 조휘를 바라봤다. 언진혁은 여전히 착각 속에서 살고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아니다. 아니야! 모두 저놈의 사악한 미소를 봐라! 무언가 간악한 술수를 쓴 것이 분명하다!”


조휘는 여전히 웃고 있었다.


.

.

.

.

.


짤랑─.


어디선가 작은 방울 소리가 들려왔다. 두 사람을 제외한 모두는 들을 수 없는 그런 소리.


방울 소리를 들은 언진혁은 감각이 이상해지는 것을 느꼈다. 마치 꿈속에서 살아가는 느낌이랄까. 몽환적이고 아득한 감각이 느껴짐과 동시에 모든 시간선이 뒤죽박죽 섞이는 것이 느껴졌다.


남궁진천과 먼저 만나고 조휘와 만난 뒤, 다시 남궁진천을 만났다.

아니.

아니다.

남궁진천을 만나고 조휘를 만나고.


“어?”


코에서 피가 터졌다.

남궁진천을 만나고 조휘를 만났다.

아니.

남궁.

어.

아니.


“허억허억허억허억.”


숨이 가빠진다. 머리가 아득해지고 눈앞이 흐려진다. 무언가가 어깨를 짓누른.


“허억허억허억허억허억.”


남궁진천. 아니 조휘였나? 누가 먼저지? 내가 언수혁? 아니 언진혁. 조휘? 남궁진천.


“흐.”


“형님.”


순간 언진혁의 명문혈에 손을 얹은 언수혁이 기운을 불어넣었다. 그러자 숨이 제대로 쉬어지고 시야가 돌아왔다.


“자리를 피하시지요. 제가 정리하겠습니다.”


“수, 수혁아.”


언수혁의 부축을 받아 자리를 나서는 언진혁. 형을 부축하던 동생은 뒤를 바라봤다.


아무렇지도 않게 자리에 앉아 차를 홀짝이는 사내는 조휘였다. 그의 옆에는 후기지수들이 가득했다. 얼굴을 붉히며 꺄르르 웃는 여인. 동경을 가득 품은 눈으로 그를 올려다보는 사내.


모든 후기지수의 관심을 받는 그가 언수혁을 바라봤다. 투명한 눈동자와 마주치기 무섭게 소름이 돋아왔다.


언진혁은 숨을 몰아쉬고 있다. 바람은 상쾌한데 숨결이 불쾌했다. 무언가에 홀린 느낌이라서 그렇다.


조휘와 함께 이곳에 올라온 그 순간부터.


아니, 처음부터.


대공자와 조휘, 둘 사이에서는.


아무 일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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