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파일 48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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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Hi에나
작품등록일 :
2023.10.06 10:58
최근연재일 :
2024.03.22 08:00
연재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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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2,1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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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1.30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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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쪽

제82화. 신출귀몰

DUMMY

두 차 사이의 숨 막히는 추격전은 계속되었다. 느낌상 놈도 미행이 붙었다는 걸 아는 것 같았다.


그 누구도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었다.


우리와 적당한 거리를 유지한 채, 자기 갈 길을 가는 듯 보였다.


“좀 이상한 거 같은데, 옆으로 좀 대 봐.”


“아까부터 놓치지 않고 계속 따라 왔는데, 뭐가 이상하다는 거야?”


신호대기를 하기 위해 멈췄을 때, 그의 얼굴을 확인하기 위해 그 옆으로 차를 갖다 세웠다.


운전석에 앉은 그의 얼굴을 확인한 우리는 모두 차에서 내렸다.


차를 운전하던 이는 완전 다른 사람이었다. 더군다나 차도 달랐다.


그에게 양해를 구하고 차를 수색했지만, 우리가 미행하던 김 기자와 관련된 것은 찾아 볼 수가 없었다.


“젠장! 어디서부터 엇갈린 거야?”


지금껏 용의자를 미행하는 데 있어 단 한 번도 실패한 적 없었던 서 반장이었는데, 놈은 우리를 감쪽같이 따돌리고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혹시나 해 차적조회를 요청하고 그가 근무하던 신문사에 연락해 물어봤는데, 역시나 차는 등록이 안 된 대포차였으며, 신문사에는 애초에 우리 경찰서 쪽으로 기자를 파견한 적도 우리가 알던 김 기자의 이름을 가진 사람은 없다고 한다.


부랴부랴 그의 핸드폰으로 전화를 해보니, 없는 번호라는 안내가 들려왔다.


“분명 오늘 아침에도 연락을 했는데..”


정말 귀신이 곡할 노릇이었다.


김 기자를 처음 본 건 10년 전, 경찰에서였다.


경찰서에서 불합리한 일이 일어나는 걸 방지하고자 경찰서 내에도 기자실을 두라는 지시가 내려왔다.


바로 그때, 자기가 근무하던 신문사에서 우리 경찰서 기자실로 발령을 받아 왔었다.


그 당시만 해도 누가 보더라도 입사한 지 얼마 안 된 어리바리한 티를 내던 신삥이었다.


허둥대던 그 모습이 재밌기도 하고 예전 나 신입 때 생각도 나고 해서 이것저것 챙겨 주다가 친해지게 되었다.


그러다가 내가 태은이와 헤어지던 때부터 몇 년 보이지 않더니, 몇 달 전부터 다시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다.


그동안 왜 안 보였는지 이유를 물어보니, 갑자기 몸이 안 좋아 쉬었다고 했다.


“에잇! 그때 눈치를 챘어야 했는데.”


지금에 와 생각해 보니 그의 말에 그러려니 하고 그냥 넘긴 게 화근이었다.


“됐어. 그만 가자.”


우린 씁쓸한 마음으로 차를 돌렸다.


한바탕 난리를 치른 형사들이 차를 타고 돌아가는 모습을 고가다리 위에서 지켜보고 있던 K 조지원 역시 그의 아지트로 가기 위해 차에 올랐다.


형사들이 자신을 미행한다는 사실을 안 그는 기회를 엿보다가 때마침 골목에서 나오는 차를 발견하고는 그 차와 교차하는 타이밍에 맞춰 재빠르게 크로스 오버 해 그들을 따돌릴 수 있었다.


“이제 이 가면은 필요가 없겠군.”


그는 지금껏 쓰고 있던 가면을 벗어 차 밖으로 던져 버렸다.


가면을 벗은 그의 얼굴에는 길게 칼자국이 나 있었다.


“그때 최 부장이 아니었으면, 지금의 나도 없겠지.”


그가 어둠의 사도 조직원이 된 지 얼마 안 된 시점에서 일어난 일이다.


조직원이 되기 위해 받는 훈련은 말로는 표현조차 어려울 만큼 혹독했다.


누가 훈련받는 것과 죽는 것 중 선택하라고 하면 당연히 죽음을 택할 것이다.


그래서일까 많은 수의 조직원들이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죽어 나갔다.


그 혹독한 훈련을 참다 견디지 못한 그가 모두가 잠든 새벽에 탈출을 감행했지만, 얼마 가지 못해 다시 잡혀 왔다.


조직의 규율과 비밀 유지를 위해 그의 처형이 간부 회의에서 내려졌다.


그들이 장검을 가져와 그의 몸을 난자하려던 그때, 최 부장이 나타나 자신의 몸으로 날카로운 칼날 받아냈다.


그 결과 최 부장은 심한 상처를 입었고, 그도 얼굴에 긴 칼자국이 남았다.


나중에 그가 최 부장에게 자신을 구한 이유를 묻자, 최 부장은 웃으며 그냥 구하고 싶었다고 대답했다.


그때부터 그는 목숨을 바쳐 최 부장을 위해 충성할 것을 다짐했다.


그를 어둠의 사도 조직원으로 먼저 스카웃 한 것도 최 부장이었다.


조직원이 되기 전, 그는 종합 격투기 선수였다.


나름대로 실력은 있었으나 그렇다 할 빽이 없어 프로 진출은 꿈도 꾸지 못하고, 얼마의 페이를 받으며 스파링 상대를 해 주며 살고 있었다.


좋은 말로 해서 스파링 파트너였지, 움직이는 인간 샌드백에 지나지 않았다.


그는 점점 자신이 하고 있는 일에 대해 회의를 느끼고 있었다.


선수라고 했지만, 정식 경기는 해 보지도 못하고, 이러다 고질병에 걸려 쓸쓸히 죽어가는 자신의 모습이 문득 떠오르곤 했다.


그는 얼굴도 모르는 자신의 부모를 원망했다.


아주 갓난아이였을 적에 어느 보육원 문 앞에 버려져 어린 시절을 오로지 보육원에서 자랐다.


최 부장을 처음 만나던 그날도 오만가지 잡다한 생각을 앉고 링에 올랐다.


공이 울리고, 문득 앞을 보니 주먹이 날아오고 있는 게 보였다.


그는 무심결에 상대의 공격을 피하고 자신에게 돈을 주기로 한 선수의 얼굴에 주먹을 뻗었다.


빨리 정신을 차린 탓에 크게 다치지는 않았지만, 그날의 스파링은 즉시 중단이 되고, 그는 돈도 받지 못한 채 쫓겨나야만 했다.


스파링 파트너는 절대로 상대 선수에게 공격을 가해서는 안 되는 암묵적인 룰이 있었기에, 그는 아무런 변명도 하지 못했다.


자신을 스스로 자책하며, 소주 한 병을 사 자췻집에 다다랐을 때, 어떻게 알았는지 좀 전의 그 상대 선수가 깡패들을 대동하고 기다리고 있었다.


그는 그 깡패들에게 연신 두들겨 맞고 길바닥에 쓰러졌다.


그런 그의 앞에 누군가 나타났다.


“깡패놈들은 내가 처리해 줄 테니, 선수는 선수가 상대해야 하겠죠.”


의미심장한 말을 남긴 의문의 남자가 떠난 뒤, 그는 미친 듯이 울부짖었다.


다음날, 어제 자신을 내쫓았던 체육관에 복수하기 위해 가고 있는데, 공터에서 전날 밤 자신을 죽일 듯이 팼던 깡패놈들이 처참한 모습으로 죽어 있었다.


그렇게 그는 체육관을 찾아가 복수를 하고는 어제 그 남자가 자신의 앞에 놓고 간 명함을 보고 그를 찾아갔다.


탈출 사건이 있고 난 뒤에도 조직원이 되는 과정은 혹독했다.


그러나 그는 더는 도망치지 않고 그 훈련을 묵묵히 견뎌냈다.


그 이유는 단 하나 자신을 사람대접해준 최 부장에게 보은하기 위해서였다.


한때 너무 힘들어 모든 것을 포기하고 도망치려고 했던 그가 마침내 조직으로부터 인정을 받았다.


「용맹한 호랑이 하리마오!」


조직에서 K를 부르는 또 다른 별명이었다.


최 부장은 그에게 기자로 위장해 강태혁 형사를 감시할 것을 지시받았다.


노력 끝에 환심을 사는 데 성공한 그는 아무런 의심 없이 감시 대상에게 접근할 수 있었다.


그가 맡은 임무는 조직의 새로운 수장이 정해지고 잠시 중단되었다가 몇 달 전부터 재개되었다.


그는 서둘러 아지트로 갔다.


아지트는 얼마 전 일어났던 쿠데타로 어수선했다.


그 어수선한 분위기를 잡고자 지금껏 필리핀에 있던 권 서장이라는 자가 새로 합류했다.


최 부장이 믿을만한 인물이라 했으나, 긴장을 늦추어서는 안 될 것이다.


쿠데타가 일어났다고 해서 꼭 나쁜 것만은 아니었다. 그로 인해 최 부장이 조직을 완전히 장악해 버렸기 때문이었다.


최 부장은 이번 기회에 틈타 그동안 눈엣가시였던, 그 간부 꼰대 놈들을 모조리 숙청할 계획이었다.


자연스럽게 K 자신과 최 부장의 몸에 흔적을 남긴 그들에게 복수도 하게 되었다.


“내리신 임무에 실패했습니다. 벌을 내려 주십시오.”


아지트에 도착한 그는 최 부장 앞에 무릎을 꿇었다.


“천만에요. 그동안 쓸데없는 걸 지시했는데, 하리마오란 별명에 맞게 임무를 충실히 해 주었습니다.”


최 부장이 그를 일으켜 세웠다.


“다른 지시를 내릴 때까지 당분간 아지트에 머물며, 배신자들을 처단하는 데 힘을 보태주기 바랍니다.”


“네! 잘 알겠습니다.”


“최 부장님, 제가 조언을 드려도 되겠습니까?”


“뭐죠?”


“똑같은 일이 반복되는 걸 막기 위해 배신자들의 싹을 제거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긴 합니다. 그런데.”


“근데요?”


“그렇게 되면 조직 내 출혈이 너무 심해 조직이 계획하던 것이 늦춰지거나 자칫 잘못하면 중단될 수도 있습니다.”


“그건 저도 권 서장님과 같은 생각입니다.”


최 부장과 권 서장의 얘기를 듣던 K 조직원이 둘 사이의 대화에 끼어들었다.


최 부장 역시 수장을 지키겠다는 마음과 그녀를 죽이려 했던 놈들에 대한 분노가 앞선 나머지 무턱대고 숙청을 감행하고 있었다.


그는 누군가가 자신의 악행을 멈춰줬으면 하는 마음도 가지고 있었다.


“그러면 앞으로 어떻게 하면 좋을지 말씀해 주십시오.”


한참을 고심하던 끝에 최 부장을 바라보던 권 서장이 마침내 입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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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9 제119화. 애이불비(哀而不悲) 24.03.21 40 5 9쪽
118 제118화. 경계선에서.. 24.03.20 39 5 9쪽
117 제117화. 무법천지 +2 24.03.19 51 5 9쪽
116 제116화. 신약개발 24.03.18 41 5 9쪽
115 제115화. 신군부 24.03.15 42 5 9쪽
114 제114화. 새로운 간부 24.03.14 42 5 9쪽
113 제113화. 숙청 작업 24.03.13 44 6 9쪽
112 제112화. 세상에 악인은 없다 24.03.12 43 6 9쪽
111 제111화. 박수 칠 때 떠나라. 24.03.11 40 6 9쪽
110 제110화. 실종자를 찾습니다 24.03.08 42 6 9쪽
109 제109화. 범죄도시 24.03.07 45 5 9쪽
108 제108화. 맨땅에 헤딩 24.03.06 41 5 9쪽
107 제107화. 굿 파트너 +2 24.03.05 40 5 9쪽
106 제106화. 너는 자연인이다 +2 24.03.04 47 5 9쪽
105 제105화. 해커와 크래커 +2 24.03.01 46 5 9쪽
104 제104화. 대반격 24.02.29 40 5 9쪽
103 제103화. 후유증 24.02.28 43 5 9쪽
102 제102화. 장화와 홍련이(3) 24.02.27 40 6 9쪽
101 제101화. 장화와 홍련이(2) 24.02.26 42 6 9쪽
100 제100화. 장화와 홍련이 24.02.23 45 6 9쪽
99 제99화. 소방서 옆 경찰서 24.02.22 46 6 9쪽
98 제98화. 방화범 +4 24.02.21 52 6 9쪽
97 제97화. 탈북 24.02.20 44 5 9쪽
96 제96화. 최고존엄 24.02.19 43 5 9쪽
95 제95화. 열병 24.02.16 49 5 9쪽
94 제94화. 북으로 24.02.15 47 4 9쪽
93 제93화. 눈치작전 24.02.14 43 5 9쪽
92 제92화. 강화인간 24.02.13 46 5 9쪽
91 제91화. 베를린 24.02.12 41 5 9쪽
90 제90화. 비밀경찰(Secret Guardians) 24.02.09 46 6 9쪽
89 제89화. 고스트 24.02.08 48 5 9쪽
88 제88화. 사건의 지평선 24.02.07 46 5 9쪽
87 제87화. 도착 예정 시간 24.02.06 55 5 9쪽
86 제86화. 자폭 24.02.05 44 5 9쪽
85 제85화. 다크 나이트 24.02.02 54 5 9쪽
84 제84화. 내 손을 잡아 24.02.01 49 5 9쪽
83 제83화. 베테랑의 품격 24.01.31 47 5 9쪽
» 제82화. 신출귀몰 24.01.30 51 5 9쪽
81 제81화. 새로운 시작 24.01.29 48 5 9쪽
80 제80화. 초대받지 않은 손님 24.01.26 45 5 9쪽
79 제79화. 카오스 24.01.25 50 5 9쪽
78 제78화. 파괴 도시 24.01.24 51 6 9쪽
77 제77화. 악의 도시 24.01.23 48 5 9쪽
76 제76화. 동상이몽 +2 24.01.22 50 5 9쪽
75 제75화. 질투 24.01.19 49 5 9쪽
74 제74화. 술래잡기 24.01.18 47 5 9쪽
73 제73화. 크리스마스의 기적 24.01.17 50 5 9쪽
72 제72화. 악귀 24.01.16 52 5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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