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파일 48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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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Hi에나
작품등록일 :
2023.10.06 10:58
최근연재일 :
2024.03.22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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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2.21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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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쪽

제98화. 방화범

DUMMY

가만히 누워있던 최 부장의 몸에서 뚝뚝 소리가 나기 시작했다.


권 서장이 그를 가만히 지켜보니 자기의 팔을 뽑는 게 보였다.


“그만하시오. 최 부장!”


고통스러운지 그가 인상을 잔뜩 찌푸렸다.


“죄송한데, 제가 머리가 나빠서 이 방법밖에는 생각이 안 나더라고요.”


말을 하면서도 그의 탈골 작업은 계속되었다.


한참 만에야 작업을 마친 그가 뒤로 묶인 팔을 앞으로 돌려 밧줄의 매듭을 푸는 데 성공했다.


그가 벽에 세게 부딪쳐 빠져 버린 팔을 다시 원위치에 돌려놓고는 두 사람도 풀어 주었다.


짝!


“다시는 이런 무모한 짓 하지 마세요!”


그녀가 최 부장의 뺨을 때린 뒤, 그를 꼭 껴안았다.


그런 두 사람의 모습을 권 서장은 그저 지켜만 볼 뿐이었다.


그들은 자신들의 짐을 챙겨 서둘러 그곳을 빠져나왔다.


“잠시만요. 우리를 이렇게나 환대 해줬는데, 그래도 선물은 주고 가야 되겠죠.”


최 부장이 자신의 짐 속에서 작은 폭탄들을 꺼내 곳곳에 설치했다.


나가는 도중 자신들에게로 오고 있던 최고 존엄과 맞닥뜨렸다.


최 부장은 서둘러 그를 붙잡았다.


“우리가 여기 지리를 잘 몰라서 길안내 좀 해줘야 되갔어. 동무.”


신이 난 건지 최 부장이 그쪽 사투리를 따라했다.


세 사람은 인질로 잡은 그를 방패 삼아 자신들이 갇혀 있던 건물을 빠져 나왔다.


“나도 나쁜 짓을 많이 해 지옥 가겠지만, 너희 삼부자도 천국엔 못 들어가. 나중에 지옥에서 만나자!”


그 말을 한 최 부장이 총을 꺼내 그를 제거하려는데, 권 서장이 그를 급하게 말렸다.


“지금, 이놈을 죽이고 이후에 일어날 일에 대해 감당을 할 수 있겠습니까?”


권 서장의 말에 잠시 생각하던 최 부장은 무릎을 꿇고 앉아 두려움에 떨며, 바지에 오줌을 지리고 있는 그놈을 기절시켰다.


“어서 가시죠!”


그들은 쫓아 오는 놈들을 피해 산으로 올랐다.


“여기서부터는 좀 많이 힘드실텐데, 저한테 업히시겠어요?”


“괜찮아요. 이 정도는 견딜 수 있어요.”


그녀는 최 부장의 어깨를 뿌리쳤다.


힘에 부치고, 조금 버거웠지만, 그들 역시 무사히 휴전선을 넘어 올 수 있었다.


목숨은 간신히 건질 수 있었지만, 이 세 사람 앞에 또 다른 난관이 기다리고 있었다.


***


최 부장 놈들이 우리가 살아 있다는 사실을 아는 마당에 우리의 정체를 숨길 이유가 없어졌다.


목숨을 걸고 탈북을 감행한 그날 아침, 우리는 바로 경찰서로 출근했다.


장례식도 다 치른 마당에 죽었던 우리가 다시 나타나니 동료들의 뜨거운 야유가 쏟아졌다.


우리를 향해 대놓고 욕을 하는 동료도 있었다.


지은 죄가 있으니, 우리는 그 수많은 야유와 질타를 겸허히 받아 들였다.


순간 욱한 내가 그들에게 대들었다가 이번에는 진짜 초상을 치를뻔했다.


“그냥 죄송합니다. 한마디면 될 걸 괜히 발끈해 매를 버냐!”


자기의 목숨을 살려준 은혜도 모르고, 서 반장이 저들의 편에 서 핀잔을 늘어 놓는다.


우리는 일이 하기 싫어서 연락도 하지 않고 한 달 동안 지방에 짱박혀 있었다고 대충 둘러대고 일을 무마시켰다.


지난 한달 동안 생사고락을 같이 하며, 몇 번이나 죽을 고비를 같이 넘긴 팀원들도 내 협박과 꼬드김에 넘어가 피치 못할 선택을 했다고, 나를 팔아 넘겼다.


믿을 놈 없다더니, 서장님이 그럴 줄은 꿈에도 몰랐다.


놈들에게 이루 말할 수 없는 배신감과 깊은 빡침을 느꼈다.


“우리가 그 지랄을 하고 왔는데, 권 선배와 제수씨는 괜찮을까?”


“아마 괜찮을거야. 그렇지 않고서야 존엄 동생이 저렇게 빡칠 이유가 없지.”


뉴스에서는 연일 미사일을 해상에다 발사 했다는 소식이 나오고 있었다.


외국에 나가 있던 한 달 동안 한국은 어느새 봄을 맞이하고 있었다.


“봄이라서 그런지 불이 자주나네.”


미사일 발사 소식과 함께 어디에 불이 났다는 뉴스도 같이 들려 오고 있었다.


“재래시장에 불이 났는데, 서장님이 가서 지원 좀 해 주라는데요.”


“그렇게 개고생을 하고 왔는데, 쉴 틈을 안 주는구만.”


불이 나면 소방관들만 바쁜 게 아니다. 우리 경찰들도 그들 못지않게 바쁘다.


소방차가 화재 현장에 신속히 도착할 수 있게 교통통제도 해야 하고, 사람들이 접근 못 하도록 막는 것도 우리 경찰들이 할 일이다.


그리고 만에 하나 조사를 해 단순 화재가 아닌 누군가가 고의로 불을 낸 것이라면 그 방화범을 잡는 것 역시 우리 경찰들의 몫이다.


우리는 서둘러 현장으로 출동했다.


예상은 했었지만, 현장은 아수라장 그 자체였다.


거짓말 1도 보태지 않고, 총격이 있었던 베를린의 그 식당보다 훨씬 더 참혹했다.


“정 형사랑 동만이 나 따라와라.”


예상은 어느 정도 하고 왔지만, 차가 엄청나게 몰릴 시간대라 소방차가 도로에 갇혀 옴짝달싹 못 하고 있었다.


불은 활활 타오르고 있는데, 그걸 보고 있는 우리의 마음도 새까맣게 타들어 가는 거 같았다.


난 후배 둘을 데리고, 소방차 앞으로 갔다.


“어이! 거기 차 빼! 아저씨! 차 좀 빨리 빼라니까! 거 참! 말귀를 더럽게 못 알아 처먹네!”


소방차의 앞을 막고 있던 차의 앞 유리를 탕탕 치며 고래고래 소리를 질러댔다.


내 지랄 발광에 차들이 하나둘 빠지기 시작했다.


“쌍! 저건 또 뭐야!”


“전화를 해도 자는지 안 받는대요.”


전화기를 들고 동만이가 뛰어 왔다.


화재 현장으로 가는 길목에 불법으로 주차 해놓은 차들이 문제였다.


정 형사와 동만이는 연신 전화를 걸고 있었다.


“소방도로가 소방차 지나가라고 만든 도로지 지들 집 앞에 차 세워 놓으라고 만들었냐고!”


난 화가 나 괜히 소리를 질렀다.


“이봐. 아저씨. 내가 책임질테니까 그냥 밀고 들어가.”


“저 정말 형사님, 말만 믿고 진입합니다.”


대답대신 빨리 가라고 손짓 했다.


소방차가 싸이렌을 울리며, 입구에 있던 차들을 밀고 진입을 시도했다.


그 충격으로 차에 있던 경보기에서 경보음이 들리기 시작했다.


차를 몰던 소방관이 지나가며, 나에게 엄지 척을 해 주었다.


“아! 이제 속이 좀 시원하네.”


“선배님, 근데 뒷감당 이제 어떻게 하시려고 그러세요?”


“몰라! 내 월급에서 까라고 해! 서장님도 있고.”


누가 보면 월급을 엄청 많이 받는 줄 알겠다.


내 할 일을 하고 숨을 좀 돌리려 할 때, 웅성웅성 앞쪽이 소란스러웠다.


“무슨일이야?”


정 형사가 오고 있는 게 보였다.


“누가 소화전 앞에다가 차를 대놨는데요.”


“뭐야! 또 전화 안 받아! 다들 나 따라와!”


난 정형사와 동만이를 데리고 차 있는 곳으로 갔다.


“아저씨, 도끼 있죠? 좀 빌립시다.”


도끼를 받자마자 소화전을 막고 있던 차를 내려 찍었다.


주변에 있던 사람들이 내 모습을 보고 모두 화들짝 놀랐다.


“차가 외제찬데요. 그것도 최고급..”


“최고급 외제차면 대수요! 지금 사람이 불에 타 죽게 생겼는데.”


무모할 수도 있는 나의 모습을 휴대폰으로 촬영하는 사람도 몇 보였다.


“이 정도면 호스 갖다 꼽아도 될거요.”


차는 어느새 두동강이 나 있었다.


쉴 틈 없이 우리는 소방관들을 도와 그들 뒤에서 호스를 잡았다.


호스에서 나오는 물발이 어찌나 세던지, 물을 힘차게 쏟아내고 있는 호스가 살짝 부러웠다.


워낙에 낡고 오래된 건물들이다 보니 불길은 쉽게 잡히지 않았다.


조금만 더 일찍 왔더라면 하는 후회가 들었다.


한참 물을 토해내고 나서야 매섭게 불길이 서서히 잡히기 시작했다.


“안에 사람이 있는지 들어가 보고 오겠습니다.”


산소통을 뒤집어쓴 노란 소방관들이 불이 난 곳으로 거침없이 들어갔다.


그들이 들어간 쪽에서 펑하는 소리와 함께 불길이 일었다.


잠시후, 들어 갔던 사람들이 비틀거리며 밖으로 빠져 나왔다.


이걸 다행이라고 해야하나 화상을 입기는 했지만, 죽은 사람은 없었다.


열을 받고 있던 가스통이 그들의 눈앞에서 터졌다고 한다.


***


“넌 대체 뭐 하는 새낀데, 나갔다 하면 사고를 쳐!”


화재현장에 나갔다 온 우리는 서장실로 불려갔다.


“그리고 니들은 저 새끼가 사고 치는 걸 그냥 보고만 있었냐!”


경찰서에는 화재 현장에서 피해를 본 차주들이 화가 잔뜩 난 채로 들이 닥쳤다.


“그리고 넌, 니가 그런 차 못 탄다고 비싼 외제차만 보면 전부 아작을 내놓냐! 니가 두 동강 낸 그 외제차 주인 유명 로펌의 대푠데, 자기 모든 커리어를 걸고 우리 다 옷 벗게 한다는데, 이제 어떻게 할 거야!”


“제가 만나서 설득을..”


“니가 뭘 만나서 설득을 해! 보나마나 들이 박아서 징역까지 살 게 뻔한데!”


막무가내로 일을 저질러 놓긴 했는데, 막상 해결할 방법이 없었다.


어딘가에서 구세주가 짠하고 나타나 나를 구해줬으면 하는 마음뿐이었다.


“넌, 니 상관이 말하는데, 뭔 멍을 그렇게 때리냐! 이제는 이게 지 상관까지 무시해요. 지만 잘났어. 지만!”


발악하는 서장님의 꾸중을 듣는데, 구세주 같은 전화벨이 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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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 제120화. 사건파일 4869(마지막회) 24.03.22 50 5 10쪽
119 제119화. 애이불비(哀而不悲) 24.03.21 41 5 9쪽
118 제118화. 경계선에서.. 24.03.20 39 5 9쪽
117 제117화. 무법천지 +2 24.03.19 51 5 9쪽
116 제116화. 신약개발 24.03.18 41 5 9쪽
115 제115화. 신군부 24.03.15 42 5 9쪽
114 제114화. 새로운 간부 24.03.14 42 5 9쪽
113 제113화. 숙청 작업 24.03.13 44 6 9쪽
112 제112화. 세상에 악인은 없다 24.03.12 43 6 9쪽
111 제111화. 박수 칠 때 떠나라. 24.03.11 40 6 9쪽
110 제110화. 실종자를 찾습니다 24.03.08 42 6 9쪽
109 제109화. 범죄도시 24.03.07 45 5 9쪽
108 제108화. 맨땅에 헤딩 24.03.06 42 5 9쪽
107 제107화. 굿 파트너 +2 24.03.05 40 5 9쪽
106 제106화. 너는 자연인이다 +2 24.03.04 47 5 9쪽
105 제105화. 해커와 크래커 +2 24.03.01 46 5 9쪽
104 제104화. 대반격 24.02.29 40 5 9쪽
103 제103화. 후유증 24.02.28 43 5 9쪽
102 제102화. 장화와 홍련이(3) 24.02.27 40 6 9쪽
101 제101화. 장화와 홍련이(2) 24.02.26 43 6 9쪽
100 제100화. 장화와 홍련이 24.02.23 46 6 9쪽
99 제99화. 소방서 옆 경찰서 24.02.22 46 6 9쪽
» 제98화. 방화범 +4 24.02.21 53 6 9쪽
97 제97화. 탈북 24.02.20 44 5 9쪽
96 제96화. 최고존엄 24.02.19 43 5 9쪽
95 제95화. 열병 24.02.16 49 5 9쪽
94 제94화. 북으로 24.02.15 47 4 9쪽
93 제93화. 눈치작전 24.02.14 43 5 9쪽
92 제92화. 강화인간 24.02.13 46 5 9쪽
91 제91화. 베를린 24.02.12 41 5 9쪽
90 제90화. 비밀경찰(Secret Guardians) 24.02.09 46 6 9쪽
89 제89화. 고스트 24.02.08 48 5 9쪽
88 제88화. 사건의 지평선 24.02.07 46 5 9쪽
87 제87화. 도착 예정 시간 24.02.06 56 5 9쪽
86 제86화. 자폭 24.02.05 44 5 9쪽
85 제85화. 다크 나이트 24.02.02 54 5 9쪽
84 제84화. 내 손을 잡아 24.02.01 49 5 9쪽
83 제83화. 베테랑의 품격 24.01.31 47 5 9쪽
82 제82화. 신출귀몰 24.01.30 52 5 9쪽
81 제81화. 새로운 시작 24.01.29 48 5 9쪽
80 제80화. 초대받지 않은 손님 24.01.26 45 5 9쪽
79 제79화. 카오스 24.01.25 50 5 9쪽
78 제78화. 파괴 도시 24.01.24 51 6 9쪽
77 제77화. 악의 도시 24.01.23 48 5 9쪽
76 제76화. 동상이몽 +2 24.01.22 50 5 9쪽
75 제75화. 질투 24.01.19 49 5 9쪽
74 제74화. 술래잡기 24.01.18 48 5 9쪽
73 제73화. 크리스마스의 기적 24.01.17 50 5 9쪽
72 제72화. 악귀 24.01.16 52 5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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