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파일 48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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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Hi에나
작품등록일 :
2023.10.06 10:58
최근연재일 :
2024.03.22 08:00
연재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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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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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2,1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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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2.15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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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쪽

제94화. 북으로

DUMMY

현지 경찰이 도착하기 전에 우리는 식당을 빠져나와 숙소로 돌아왔다.


자칫 잘못해 팀원 모두를 몰살시킬 수도 있었던 내 돌발행동에 그 누구도 뭐라 하는 사람이 없었다.


베를린의 밤 거리를 활보하는 내내 무거운 침묵만이 흘렀다.


“잠시 내 방으로 와 보게.”


숙소에 도착한 우리는 서장님의 호출을 받고 방으로 갔다.


노크를 하고 방으로 들어가니 침대에는 최고급 슈트 세 벌이 나란히 누워 있었다.


“우리 진짜 장례식 때, 관에 이거 입고 누워 있으라고 주시는 마지막 선물인가요.”


분위기를 바꾸고자 한 농담이 더 다운시켰다.


조금 전, 우리가 직접 겪었던 걸 생각하면,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일이고, 농담이 진담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었다.


“영화에서 봤지. 방탄 기능이 있는 슈트야. 자기 몸은 자기가 지켜야 하지 않겠냐.”


“아 씨. 이걸 왜 이제야 주세요. 하마터면 객지에서 총맞아 객사할 뻔 했잖아요.”


내 투덜거림에 방에 있던 모두 빵 터졌다.


“근데, 왜 세 벌 뿐입니까. 다른 사람들 거는 없습니까?”


서장님의 다음 말이 더 열 받게 했다.


“나와 다른 대원들 거는 이미 입고 있네. 자네들만 입으면 돼.”


순간 들고 있던 총에 소음기를 달고 서장님이 너무 얄미워서 그냥 쏴 버렸다.


“지들끼리만 입고, 우리는 뒤지거나 말거나 신경 안 쓴다는 말이잖아. 서장 형님, 차별이 너무 심한 거 아니오.”


내가 쏜 총에 허파를 맞은 것인지 아까부터 계속 웃으신다.


“아! 방금 총 쏜 건 방탄복 성능을 확인하고 싶어서 그런 거니까 오해는 하지 마세요. 서장님이 죽이고 싶을 만큼 얄미워 쏜 건 절대 아닙니다. 진짜 죽이고 싶었으면 머리에 쐈지 않겠어요.”


이번엔 그러지 않았지만, 다음번에 꼭 머리에 총을 쏠 수 있을 거 같다.


내가 서장님과 놀아 드리는 동안 서 반장과 정 형사는 벌써 갈아 입고 나왔다.


‘이 의리 없는 새끼들 같으니라고!’


난 그 자리에서 옷을 훌러덩 벗고 갈아 입었다.


“선배님, 화장실에서 갈아 입으시지 않고요.”


정 형사가 못 볼 걸 본 것처럼 인상을 잔뜩 찌푸렸다.


“남자끼리만 있는데 뭐 어때서. 우리가 그쪽 성향은 아니잖아. 서장님, 혹시 그쪽이세요.”


“새끼, 또 상또라이짓 한다.”


보다 못한 서 반장이 한소리 한다.


근데 서장님은 아까부터 뭐가 그리 재미난 것인지 배까지 붙잡고 웃으신다.


역시 나와는 개그 코드가 안 맞는다.


“나머지 애들이 안 보이는데, 어디 갔습니까?”


서 반장의 있고 나서야 겨우 웃음을 멈추신다.


“채 형사는 상황을 살피기 위해 아까 그 식당에 다시 갔고, 나머지 둘은 브로커를 만나러 갔네.”


잠시 후, 채 형사가 가쁜 숨을 몰아쉬며, 방으로 들어왔다.


“놈들이 우리가 일을 저지른 줄 알고 쫓고 있어요. 아마 여기도 노출 됐을 거에요. 얼른 피하셔야 돼요.”


“우리는 총 한번 쏘지 않았는데, 왜 피해야 하는데.”


“그럼, 자네가 남아 있다가 총을 들고 죽일 듯 달려드는 놈들을 상대로 그건 오해였다고 한번 설득 해 보게.”


“얼른 가시죠.”


우린 서둘러 짐을 챙겼다.


“정 형사, 나머지 애들한테도 알려 줘.”


“네!”


우리가 머물던 곳을 빠져나가기 위해 로비로 내려가려는데, 계단으로 올라오는 발소리가 들렸다.


“놈들이 벌써 들이닥친 거 같은데, 곧 여기까지 오겠는데요.”


“여긴 건물과 건물 사이가 멀지 않으니 옥상으로 올라가 옆 건물로 건너가자고.”

서장님의 말에 우리는 모두 옥상으로 갔다.


“서장님, 멀지 않다면서요. 이제 우리 어떻게 합니까.”


우리의 예상과는 달리 옆 건물과의 거리가 꽤 멀었다.


들리는 소리로 봐서 놈들이 곧 들이닥칠 거 같았다.


“어떡하긴 뭘 어떡해요. 죽지 않으려면 건너 가야죠!”


이 말을 남기고, 채 형사가 건물을 훌쩍 뛰어 건너 갔다.


“빨리 건너들 오세요.”


우리는 한 명씩 죽을 힘을 다해 건물을 건너기 시작했다.


“내가 체력장에서 제일 못하던 게 멀리 뛰기였는데, 하필 여기서 멀리 뛰기를 하는 거냐고!”


생각해 보니 그것도 벌써 30년이 훌쩍 지난 얘기가 되어 버렸다.


될 대로 대라는 식으로 뛰면서 두눈을 꼭 감았다.


뛰긴 뛰었는데, 앞으로가 아닌 밑으로 떨어진다는 느낌이 들었다.


눈을 떠보니 확실히 아래로 떨어지고 있었고, 먼저 건너간 다른 사람들이 그 모습을 물끄러미 지켜 보고 있었다.


내가 원래 고소공포증이 있는데, 비명조차 나오지 않았다.


밑으로 떨어진 나는 그대로 쓰레기 통에 쳐 박혔다.


온몸이 부서지는 거 같았지만, 무지 아픈 것을 보니 다행히 죽지는 않은 모양이다.


위에서는 총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그 자리에서 그대로 눈을 감고 싶었지만, 여기서 지체했다간 놈들 손에 영원히 눈을 못 뜰 거 같아. 아픈 몸을 쓰레기 더미에서 일으켜 세웠다.


쓰레기통에서 겨우 빠져나와 앞을 보니 밑에서 기다리고 있던 놈들과 마주쳤다.


이제 진짜 죽었다고 생각하던 찰나, 놈들이 갑자기 쓰러지기 시작했다.


쓰러진 놈들 뒤에는 우식과 동만이가 총을 들고 서 있었다.


“형님, 괜찮으세요?”


“고맙다. 내 생명의 은인들.”


“암튼, 선배님은 무대뽀이십니다.”


“놈들 또 오기 전에 얼른 가자. 근데 위에서 떨어지니까 존나 아프다. 니들은 이런 미친 짓거리 하지마라.”


우리는 옥상에 있던 나머지 일행과 합류해 뛰기 시작했다.


거리에는 우리를 죽이기 위한 놈들로 넘치기 시작했다.


여기저기서 총알이 날아다니고, 칼을 든 놈들까지 혈안이 되어 우리를 죽이려 했다.


방탄슈트가 아니었다면, 진작에 죽고, 골백번은 더 죽었을 것이다.


“이거 영화가 따로 없군.”


“이럴 줄 알았으면, 차를 훔치던가 개새끼라도 한 마리 죽일 걸 너무 억울하잖아.”


“이대로는 안 되겠네. 여기는 우리가 어떻게든 막아 볼 테니까. 자네들 먼저 열차를 타게.”


서장님이 내 손에 열차표 석 장을 쥐어 주셨다.


“서장님, 꼭 사세요. 안 그러면 저 진짜 서장님 미워할겁니다.”


나와 서 반장, 채 형사. 우리 세 사람은 나머지 네 명을 남겨 둔 채 겨우 열차를 탈 수 있었다.


“이게 우리를 바로 목적지에 데려다주진 않을 거잖아.”


“제가 가는 루트를 알고 있으니 저만 믿고 따라오시면 돼요.”


말괄량이 철부지 어린애인 줄만 알았는데, 오늘 보니 채 형사가 제법 듬직해 보인다.


바로 그때, 주머니에서 불빛이 번쩍거리기 시작했다.


“놈들도 이 걸 탔는 모양인데.”


그 불빛은 전에 장례식장에서 태은이 가지고 있던 핸드백 속에 넣어 둔 위치추적기가 보내는 신호였다.


주머니에 있던 핸드폰을 꺼내 어플을 켜니, 우리와 동선이 겹치고 있었다.


“한번 찾아 볼까?”


“우리도 좀 쉬자. 우리 방금 전까지 죽다 살았다. 그리고 그리워하면 언젠가 만나게 되어 있다.”


우리는 중간에 내려 열차를 몇 번이나 갈아타야만 했다


우리가 탄 열차는 하얀 설원 위를 달리고 있었다.


“그래도 너 버킷리스트 하나는 했네.”


“뭔 또 개소리야.”


“너 소원 중에 하나가 제수씨하고 같이 시베리아 횡단열차 타는 거였잖아.”


“난 또 뭔 소리라고.”


“비록 같이는 아니지만 같은 열차를 타고 있잖아.”


“헛소리 그만하고 그냥 잠이나 자.”


“근데, 채 형사는 왜 얼굴을 붉히고 그래? 열차가 더운가.”


옆을 보니 채 형사의 얼굴이 발갛게 상기 되어 있었는데, 난 모른 척 몸을 돌려 자는 척을 했다.


잠이 들려고 하는데, 공기가 좀 어수선 한 거 같아 옆을 보니 서 반장과 채 형사가 보이지 않았다.


뭔 일인가 싶어 멀뚱거리며 있는데, 그 두 사람이 오는 게 보였고, 그 뒤로 건장한 사내 여럿이 두 명을 쫓는 게 보였다.


‘젠장! 여기까지 따라서 온 모양이군!’


두 명은 나를 모르는 사람인 양 스쳐 지나갔다.


놈들이 내 얼굴을 못 보게 안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다행히 놈들도 날 지나쳐 갔다.


놈들이 지나간 걸 확인한 다음, 나 역시 놈들의 뒤를 몰래 따라갔다.


놈들이 두 사람을 막다른 길에 몰아넣고 제거하려고 할 때, 놈들의 뒤로 가 그들을 빠르게 제압할 수 있었다.


“이제 제거하시죠.”


“채 형사, 얘. 아무래도 사람 죽이는데, 맛 들인 거 같아. 시집 보내기 조금 힘들겠어.”


“그러게 말이야. 채 형사 감당하려면 웬만한 놈 가지고는 어렵겠어.”


서 반장이 옆에서 맞장구를 쳐 주었다.


또 이럴 땐 죽이 척척 맞는다.


“얘들도 먹고살려고 저러는 건데, 그냥 보내주자.”


많은 설득 끝에 놈들을 살려서 보내주기로 했다.


“니들 모두 특수 훈련을 받은 놈들이라 여기서 떨어져도 살 거라 믿어. 뒤지면 어쩔 수 없고. 그럼 잘 가.”


우리는 놈들을 달리는 열차 밖으로 집어 던졌다.


핸드폰에서는 추적기에서 보내는 신호가 여전히 잡히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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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 제120화. 사건파일 4869(마지막회) 24.03.22 49 5 10쪽
119 제119화. 애이불비(哀而不悲) 24.03.21 40 5 9쪽
118 제118화. 경계선에서.. 24.03.20 38 5 9쪽
117 제117화. 무법천지 +2 24.03.19 51 5 9쪽
116 제116화. 신약개발 24.03.18 41 5 9쪽
115 제115화. 신군부 24.03.15 42 5 9쪽
114 제114화. 새로운 간부 24.03.14 42 5 9쪽
113 제113화. 숙청 작업 24.03.13 44 6 9쪽
112 제112화. 세상에 악인은 없다 24.03.12 42 6 9쪽
111 제111화. 박수 칠 때 떠나라. 24.03.11 40 6 9쪽
110 제110화. 실종자를 찾습니다 24.03.08 42 6 9쪽
109 제109화. 범죄도시 24.03.07 45 5 9쪽
108 제108화. 맨땅에 헤딩 24.03.06 41 5 9쪽
107 제107화. 굿 파트너 +2 24.03.05 40 5 9쪽
106 제106화. 너는 자연인이다 +2 24.03.04 46 5 9쪽
105 제105화. 해커와 크래커 +2 24.03.01 46 5 9쪽
104 제104화. 대반격 24.02.29 40 5 9쪽
103 제103화. 후유증 24.02.28 42 5 9쪽
102 제102화. 장화와 홍련이(3) 24.02.27 40 6 9쪽
101 제101화. 장화와 홍련이(2) 24.02.26 42 6 9쪽
100 제100화. 장화와 홍련이 24.02.23 45 6 9쪽
99 제99화. 소방서 옆 경찰서 24.02.22 46 6 9쪽
98 제98화. 방화범 +4 24.02.21 52 6 9쪽
97 제97화. 탈북 24.02.20 44 5 9쪽
96 제96화. 최고존엄 24.02.19 43 5 9쪽
95 제95화. 열병 24.02.16 49 5 9쪽
» 제94화. 북으로 24.02.15 47 4 9쪽
93 제93화. 눈치작전 24.02.14 43 5 9쪽
92 제92화. 강화인간 24.02.13 46 5 9쪽
91 제91화. 베를린 24.02.12 41 5 9쪽
90 제90화. 비밀경찰(Secret Guardians) 24.02.09 46 6 9쪽
89 제89화. 고스트 24.02.08 47 5 9쪽
88 제88화. 사건의 지평선 24.02.07 45 5 9쪽
87 제87화. 도착 예정 시간 24.02.06 55 5 9쪽
86 제86화. 자폭 24.02.05 44 5 9쪽
85 제85화. 다크 나이트 24.02.02 54 5 9쪽
84 제84화. 내 손을 잡아 24.02.01 49 5 9쪽
83 제83화. 베테랑의 품격 24.01.31 47 5 9쪽
82 제82화. 신출귀몰 24.01.30 50 5 9쪽
81 제81화. 새로운 시작 24.01.29 48 5 9쪽
80 제80화. 초대받지 않은 손님 24.01.26 45 5 9쪽
79 제79화. 카오스 24.01.25 50 5 9쪽
78 제78화. 파괴 도시 24.01.24 51 6 9쪽
77 제77화. 악의 도시 24.01.23 48 5 9쪽
76 제76화. 동상이몽 +2 24.01.22 49 5 9쪽
75 제75화. 질투 24.01.19 49 5 9쪽
74 제74화. 술래잡기 24.01.18 46 5 9쪽
73 제73화. 크리스마스의 기적 24.01.17 50 5 9쪽
72 제72화. 악귀 24.01.16 51 5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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