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파일 48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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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Hi에나
작품등록일 :
2023.10.06 10:58
최근연재일 :
2024.03.22 08:00
연재수 :
12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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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수 :
681
글자수 :
492,1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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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2.02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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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쪽

제85화. 다크 나이트

DUMMY

학생과 내가 뛰어내림과 동시에 설치되어 있던 폭탄이 굉음을 내며 터졌다.


폭발의 충격으로 버스에서 떨어져 나온 파편이 내 머리를 스치며 지나갔다.


그때 내가 그걸 피하지 않았다면 그대로 목과 몸이 분리됐을 것이다.


“오우쒸! 너 괜찮냐?”


난 먼저 학생의 안위부터 챙겼다.


“손가락, 발가락 수 잘 세아려 봐. 열 개씩 다 맞나.”


자기의 손을 살펴보던 녀석의 얼굴이 금세 울상이 되었다.


“왜? 뭐 문제있어?”


“아저씨.. 저 손가락이 다섯 개나 더 있어요..”


“야, 이 새끼야. 이건 내 손이잖아.”


너무 긴장한 나머지 옆에 있던 내 손까지 같이 세었다.


난 기쁜 마음에 녀석의 머리를 한 대 톡하고 쳤다.


“다른 애들은 괜찮냐?”

“전부 무사해!”


“다들 괜찮으면 이제 잡아야지. 폭탄 설치한 새끼!”


우리는 폭탄의 잔해들을 가지고 정보국의 본부로 갔다.


우식이에게 부탁하니 자기는 도저히 엄두가 나지 않는다고 했다.


“자식. 사람도 막 죽이고, 곰과도 맞짱 뜨는 새끼가 뭐가 무섭다고.”


본부로 가 박사님께 폭탄에 대해 조사도 해 달라고 그랬더니 쌍욕을 퍼 부으시며, 부검하던 연장을 들고 우리도 같이 부검할 듯이 쫓아 오신다.


“박사님, 진정 좀 하시고, 부검하시다가 심심하실 때 잠깐 좀 해 주십시오.”


“강태혁이 너부터 여기 누워! 내가 아주 회를 쳐 버릴 테니까.”


망할 놈의 우식이 새끼가 이래서 못하겠다고 나자빠진 거였다.


미리 귀띔이라도 해 주던가.


그날 난 산 채로 회가 떠질뻔 했다.


극대노한 박사님을 겨우 어르고 달래 어렵게 승낙을 받을 수 있었다.


밤잠을 설쳐가며 몇 날 며칠을 시체들과 씨름하며 고생하는 박사님께 다른 일까지 맡기려니 미안하기도 감사하기도 한다.


결과가 나올 때까지 우리는 경찰서로 돌아와 난장판이 된 사무실을 동료들과 함께 치웠다.


이건 치워도 치워도 끝이 없다.


성질 같아선 불도저로 싹 다 밀어 버리고 다시 짓자고 하고 싶은데, 그 놈의 예산이 늘 문제다.


근데, 아침에 회의실에서 본 이후로 서장님이 안보이신다.


또 어디 짱박혀 혼자만 사우나나 쉬고 있을 양반은 아닌데, 온 종일 보이지 않으니 궁금했다.


어디 가서 때렸으면 때렸지, 맞고 다닐 양반은 아니니 걱정은 하지 않았다.


“동만아, 서장님은 어디 가셨는데, 코빼기도 안 보이시냐?”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동만이 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도 서장님의 행방을 알지 못한다고 했다.


이거 설마 애인이 생겨 연애를 하러 가신 건 아니겠지. 그건 2만% 아닌 게 확실하다.


내 손모가지를 걸라고 하면 걸 수도 있다.


그 시각 장 서장은 아무도 모르는 곳에서 권 서장을 만나고 있었다.


“이런저런 핑계로 막고는 있는데, 쉽지가 않아.”


“그래도 조심해. 놈들에게 발각될 수도 있어.”


“이미 반쯤은 들켰는데 뭐. 그리고 이건 자네가 부탁한 거고.”


권 파일하나를 장에게 건넸다.


파일의 맨 위에는 K조직원의 사진이 보였다.


“그리고 이건 다음에 놈들이 계획하고 있는 거야.”


권이 K의 사진 위로 무심한 듯 서류 봉투를 올려놨다.


“그럼, 난 그만 가 볼게.”


용무를 마친 권이 먼저 자리를 떴다.


짧은 만남이었지만, 깊은 여운을 남겼다.


언제가 될지는 모르지만, 어둠의 사도를 소탕하고 나면 권 서장 역시 그들과 함께 제거 대상 1순위에 속하게 된다.


우리 쪽 사람이라 할지라도 비밀요원이다 보니 그의 정체를 아는 사람이 많지도 않을뿐더러 그들마저도 자신의 입지가 좁아질 것을 우려해 모른다고 발뺌할 게 분명했다.


더군다나 가짜로나마 그는 전에 한 번 죽은 사람이었다.


죽었던 사람이 다시 살아나는 건 신이 아닌 이상 현재로서는 불가능한 일이다.


누구보다 이런 사실을 권 서장 자신이 너무 잘 알고 있었다.


“다른 사람들 다 일하는데, 너 혼자만 앉아서 쉬고 있냐!”


하루 왼종일 사무실 치우느라 뺑이 치고 이제 겨우 앉아서 쉬려는데, 서장님이 들어오시면서 손에 들고 있던 서류 봉투로 내 머리를 툭 건디신다.


그 뒤로 양손 가득 무언가를 든 우식이 따라 들어오고 있었다.


“오셨어요. 하루 종일 안 보이시길래 걱정 많이 했습니다.”


생각 같아선 누구 머리를 치느냐고 대들고 싶은데, 도저히 이길 자신이 없다.


지난번에 대련을 한번 했었는데, 염라대왕 이마에 뽀뽀하고 왔다.


“없는 말 하지 말고, 모두 내방으로 모여!”


우리 경찰서에서 유일하게 온전하게 살아 남은 곳이 바로 서장실이다.


우식이 응접용 테이블과 책상 위로 가져온 것들을 쭉 펼쳐 놓더니 컴퓨터 앞으로 가 앉았다.


그가 내려놓은 것들을 보니 본부에 계신 박사님께 부탁한 폭탄의 잔해물들이었다.


“결과가 나왔나 보네. 역시 박사님은 대단하셔.”


“다크웹이야.”


“다크웸이요?”


“폭탄 잔해 속에 남아 있던 물질과 부품의 제조사들을 찾아 본 결과, 매입과 판매가 금지된 것들이에요.”



키보드를 열심히 두들기던 우식이 서장님을 대신해 설명을 이어 갔다.


“그런 건 대부분 다크웹에서나 취급이 가능한 것들이에요.”


“그 다크웹이란 게 비밀보장이 확실하고, 사용자가 모두 익명인 데다가 IP 추적도 불가능해 누가 누군지 모르잖아.”


“그래서 제가 불특정 다수에게 메시지를 남겼어요. 폭탄을 구한다고.”


“여. 우식이 어떻게 또 그런 아이디어를 냈어. 기특해.”


내 칭찬에 우식이 시크하게 손으로 V자를 해 보인다.


“조금만 기다리시면 연락이 올 거에요.”


우식이가 보낸 메시지에 대한 답장을 기다리는 시간은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일단 계좌로 입금부터 하고, 폭탄을 설치할 장소와 날짜, 그리고 원하는 시간을 알려 주시오. -다크 나이트-」


“이건 뭐 전부 관종들인가 개나 소나 다 다크나이트래.”


메시지를 확인하니 그동안 자신이 만들었던 폭탄들의 사진을 첨부파일로 보내 왔다.


그리고 마지막 파일을 확인하니 몇 장의 사진들과 함께 이런 메시지가 있었다.


「드디어 오늘, 실험하던 게 성공했습니다.」


“잡았다. 요놈!”


우리가 마지막으로 확인한 사진들은 다름아닌 오늘 폭탄이 터진 바로 그 고등학교였다.


밤에 몰래 버스에다가 폭탄을 설치한 사진과 나중에 폭탄이 터진 사진까지 자기가 이 사건의 범인이라는 증거가 고스란히 들어 있었다.


놈은 무슨 원한이나 복수를 하기 위해서가 아닌 단지 즐기려고 불특정 다수에게 테러를 한 것이다.


“그럼, 이제 그 박쥐 새끼 잡으러 가볼까.”


“잡으러 가기 전에 돈부터 입금해야겠는데요.”


놈은 착수금으로 5천만 원을, 성공금액으로 5억을 요구해 왔다.


우식의 말이 끝남과 동시에 우리는 모두 서장님을 봤다.


“나한테 뭐. 돈 맡겨 놨냐! 다들 왜 이래!”


“부잣집 도련님이 왜 이러세요. 서장님한텐 껌값도 안 되는 아주 푼돈이잖아요.”


“야. 이 새끼야. 껌 5천만 원치 씹으면 턱 아작 나고도 남아!”


무언의 압박에 못 이겨 서장님은 마지 못해 공인인증서를 우식에게 줬다.


“와. 역시 부잣집 외동 도련님, 어머님께 용돈을 많이 받으시네요.”


서장님의 잔고를 확인한 우리는 모두 깜짝 놀랐다.


“경찰서에서 30년, 정보국에서 35년 동안 일하면서 한푼도 안쓰고 모은 것들이다.”


서장님의 말을 못 믿겠다는 투로 거들먹 거리다가 결국 한 대 맞았다.


송금이 확인했다는 메시지가 뜨고, 다크나이트에게 폭탄을 설치할 날짜와 시간, 장소를 알려 주었다.


주소를 확인한 순간, 우식의 뒤통수를 아주 세게 때렸다.


“야. 이 새끼야! 왜 우리 집 주소를 알려 주고 지랄이야!”


“형님이 사시는 아파트 재개발 지역이라 어차피 곧 비워 주셔야 하잖아요. 주민들 이사도 다 갔고. 그렇다고 반장님 댁 주소를 알려 줄 수는 없잖아요.”


모두가 다 수긍하는 눈치였다.


동만이의 말에 난 좌절하고 말았다.


“선배님 집, 제가 살아봐서 아는데, 치우려면 경찰서보다 더해요. 그냥 폭파해 버리는 게 현명한 선택 같습니다.”


거기에 우식이 쐐기를 박았다.


“국장님은 범인을 잡으려고 통 크게 5천도 쏘셨는데, 형님도 뭐. 하나 정도는 희생하셔야 하지 않을까요.”


우식의 말에 지금껏 우울해하시던 서장님의 얼굴이 밝아지셨다.


“거기 비번도 꼭 같이 보내라.”


기분이 너무 좋은 나머지 흥분해 자기 방을 방방 뛰어다니신다.


뭐. 이왕 이렇게 된 거 나중에 어머님께 근사한 집 한 채 지어 달라고 엉겨 봐야겠다.


그날을 위해 오늘은 내가 양보하기로 했다.


마침내 약속한 날이 다가 왔고, 그 전에 단지 내 남아 있던 주민들에게 양해를 구하고 아파트 전체를 싹 비웠다.


우린 곳곳에 숨어 잠복을 하며, 놈이 오기만을 기다렸다.


잠시후, 현관문의 도어락 비번을 누르는 소리가 들리고, 마침내 베일에 싸인 녀석이 모습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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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 제120화. 사건파일 4869(마지막회) 24.03.22 49 5 10쪽
119 제119화. 애이불비(哀而不悲) 24.03.21 39 5 9쪽
118 제118화. 경계선에서.. 24.03.20 38 5 9쪽
117 제117화. 무법천지 +2 24.03.19 51 5 9쪽
116 제116화. 신약개발 24.03.18 41 5 9쪽
115 제115화. 신군부 24.03.15 41 5 9쪽
114 제114화. 새로운 간부 24.03.14 42 5 9쪽
113 제113화. 숙청 작업 24.03.13 44 6 9쪽
112 제112화. 세상에 악인은 없다 24.03.12 41 6 9쪽
111 제111화. 박수 칠 때 떠나라. 24.03.11 40 6 9쪽
110 제110화. 실종자를 찾습니다 24.03.08 42 6 9쪽
109 제109화. 범죄도시 24.03.07 45 5 9쪽
108 제108화. 맨땅에 헤딩 24.03.06 41 5 9쪽
107 제107화. 굿 파트너 +2 24.03.05 40 5 9쪽
106 제106화. 너는 자연인이다 +2 24.03.04 46 5 9쪽
105 제105화. 해커와 크래커 +2 24.03.01 45 5 9쪽
104 제104화. 대반격 24.02.29 40 5 9쪽
103 제103화. 후유증 24.02.28 42 5 9쪽
102 제102화. 장화와 홍련이(3) 24.02.27 40 6 9쪽
101 제101화. 장화와 홍련이(2) 24.02.26 42 6 9쪽
100 제100화. 장화와 홍련이 24.02.23 45 6 9쪽
99 제99화. 소방서 옆 경찰서 24.02.22 46 6 9쪽
98 제98화. 방화범 +4 24.02.21 52 6 9쪽
97 제97화. 탈북 24.02.20 44 5 9쪽
96 제96화. 최고존엄 24.02.19 43 5 9쪽
95 제95화. 열병 24.02.16 49 5 9쪽
94 제94화. 북으로 24.02.15 46 4 9쪽
93 제93화. 눈치작전 24.02.14 43 5 9쪽
92 제92화. 강화인간 24.02.13 46 5 9쪽
91 제91화. 베를린 24.02.12 41 5 9쪽
90 제90화. 비밀경찰(Secret Guardians) 24.02.09 46 6 9쪽
89 제89화. 고스트 24.02.08 47 5 9쪽
88 제88화. 사건의 지평선 24.02.07 45 5 9쪽
87 제87화. 도착 예정 시간 24.02.06 55 5 9쪽
86 제86화. 자폭 24.02.05 44 5 9쪽
» 제85화. 다크 나이트 24.02.02 54 5 9쪽
84 제84화. 내 손을 잡아 24.02.01 49 5 9쪽
83 제83화. 베테랑의 품격 24.01.31 47 5 9쪽
82 제82화. 신출귀몰 24.01.30 50 5 9쪽
81 제81화. 새로운 시작 24.01.29 48 5 9쪽
80 제80화. 초대받지 않은 손님 24.01.26 45 5 9쪽
79 제79화. 카오스 24.01.25 50 5 9쪽
78 제78화. 파괴 도시 24.01.24 51 6 9쪽
77 제77화. 악의 도시 24.01.23 48 5 9쪽
76 제76화. 동상이몽 +2 24.01.22 49 5 9쪽
75 제75화. 질투 24.01.19 49 5 9쪽
74 제74화. 술래잡기 24.01.18 46 5 9쪽
73 제73화. 크리스마스의 기적 24.01.17 50 5 9쪽
72 제72화. 악귀 24.01.16 51 5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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