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급 무한재생 헌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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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구석
작품등록일 :
2023.11.26 04:32
최근연재일 :
2024.09.20 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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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15 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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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쪽

207화

DUMMY

그라고스가 날 알아보고 나도 그라고스를 알아보자 일순 분위기가 삭 가라앉았다.

각자 나름대로 대체 이게 무슨 상황인지 열심히 상상의 나래를 펼치고 있는 거겠지.


“엥, 뭐야?! 이 몬스터 그거 아니야? 우리 처음 만났을 때 그⋯!”

“응, 맞아, 그때 걔야.”


그라고스를 알아본 것은 나뿐만이 아니었다.

당시 나와 함께 있었던 아린이도 당연히 그라고스를 알아보았고.


“헤헤⋯ 자, 잘 지내셨습니까?”


그때 뒤질 뻔한 기억이 가시지 않은 그라고스는 아직도 아린이와 눈을 똑바로 마주치지 못하며 고개 숙여 인사했다.


“지인끼리 인사 나누는 건 좋은데 무슨 상황인지 빨리 설명해 줄래? 아니면 이 몬스터 지금 죽일 거거든?”

“기, 기, 기다려 주십시오! 아니, 저기! 제가 다 설명할 수 있으니 두 분 구경만 하지 마시고 이분들 좀 말려주세요!”


소은 누나의 손끝에는 그라고스를 산산조각 낼 수 있는 위력의 마력이 맺혀 있었고 다른 S급 헌터들도 마찬가지였다.

그 공격이 작렬하기 시작하면 시체도 못 찾을 자신의 운명을 확신한 그라고스는 다급히 나와 아린이를 향해 SOS를 요청했지만⋯.


“그걸 왜 우리한테 말해?”

“엑.”


나와 아린이의 반응은 시큰둥했고 그라고스는 잠시 스턴에 걸렸다.

아무래도 목숨을 위협받는 상황에서 아는 얼굴을 보니 본능적으로 의지한 듯한데 나와 아린이라고 그라고스한테 호의적일 이유는 하나도 없다.

뭐, 좋게 만나 좋게 헤어진 사이도 아니고 서로 이 악물고 죽이려 들다가 둘 다 죽게 생겼으니 적당한 선에서 서로 합의하고 한 발씩 물러난, 여전히 적이라고 할 수 있는 관계인데 뭘 바라는 거지?

따지고 보면 지금 그라고스는 휴식을 방해하고 있는 셈이니 오히려 후딱 죽여버리고 캠프를 차리는 게 우리한테도 더 이득이었다.


“아, 아니⋯ 물론 저희가⋯ 사이 좋은 관계는 아니지만⋯ 그래도 서로 목숨을 걸고 싸운⋯ 미운 정이라는 게 있는 사이인데⋯.”


내가 비정하게 굴자 그라고스는 진심으로 충격을 받아 시무룩해져서는 고개를 푹 숙였다.

이것 참, 얘가 마음 약해지게 왜 이럴까.


“이 은혜도 모르는 인간 놈들!”


- 카앙!


그때 어디서 그런 고함과 함께 하늘에서 거대한 낫이 날아들었다.

낫은 형과 유스케의 사격에 공중에서 힘없이 요격당했고 그 뒤로 작은 소년의 형체가 그라고스를 둘러싸고 있는 S급들을 향해 달려들었다.


“이건 또 뭐야?”


- 콱!


“켁!”


소년의 등장은 기세는 좋았으나 소은 누나가 간단히 목을 붙잡는 것만으로도 제압당해 켁켁 거리며 버둥거렸다.

그 소년은 당연하다면 당연하게도 무라고스였다.

언젠가 던전에서 만난 적 있는 그 무라고스 말이다.


“여기서 널 또 만나네.”

“켁⋯ 네, 네놈은⋯ 설마 그때 그⋯!”

“뭐, 어디 숨어있던 건지는 몰라도 차라리 잘됐네, 둘 다 죽이고 캠프를⋯.”

“누나, 잠시만요.”

“응?”


무라고스까지 등장하자 갑자기 맥이 팍 풀렸다.

나는 둘을 처리하려는 소은 누나를 말렸다.


“무슨 이야기 하려는 지 들어나 보죠.”

“진심이야?”

“네, 어차피 얘네 약해빠졌어요. 저희한테 해를 끼칠 깜냥이 안 돼요.”


그라고스를 처음 봤을 땐 내 평생 이보다 공포스러운 몬스터를 만날 일이 있을까, 싶을 정도로 무시무시했지만 지금 다시 보니⋯ 애가 참 물렁물렁해 보였다.

그라고스와 무라고스를 혼자 동시에 상대해도 여유롭게 이길 것 같을 정도로.


“⋯그래, 그럼 한 번 들어나 보자고.”


내가 굳이 말로 하지 않아도 어차피 둘에게서 풍기는 마력의 힘으로 모두들 알고 있을 것이다.

이 둘은 그렇게 강한 몬스터가 아니라는 것을.

거기다 내가 설득까지 하니 S급들은 잠시 공격을 거두었고 겨우 숨통이 트인 그라고스는 안도의 숨을 내뱉고 입을 열었다.


“우, 우선 50층까지 오시느라 수고 많으셨습니다. 저는 50층의 관리자 그라고스라고 합니다.”


그라고스가 이야기를 시작하자 다들 팔짱을 끼거나 인상을 쓰는 등 시큰둥하기만 했지만 그런 압박 속에서도 그라고스는 미리 준비라도 한 듯 부드럽게 말을 이어갔다.


“이미 한 번 말씀드렸지만 못 들으신 분들을 위해 다시 말씀드리자면 저희는 여러분을 돕기 위해 이곳에 있습니다. 탑의 정상까지 향하는 여정은 아주아주 길고 험난한 여정이니⋯ 부디 이곳 50층에서 편안히 휴식해 다시 위로 나아갈 힘을 회복하시길 바랍니다.”


역시 여긴 쉬어가는 층이 맞았던 건가.

그런 층이 있다는 것을 이미 들어서 알고 있던 나는 그라고스의 말을 납득하고 고개를 끄덕였지만 다른 이들의 반응은 당연히 매우매우 회의적이었다.


“그게 무슨 개소리야, 장난쳐?”

“말 같지도 않은 소리를 잘도 뱉는군.”


위로 올라가지 못하도록 필사적으로 막아도 모자를 판에 더욱 수월히 위로 향할 수 있도록 쉬어갈 수 있게 해주겠다니, 상식적으로 생각하면 개소리도 그런 개소리가 없을 것이다.


“저, 정말입니다. 여러분의 숙소가 마련돼 있습니다, 이미 많이 지치셨을 테니 우선 그곳으로 이동해 자세한 말씀을 나누시는 건 어떨지⋯?”


그라고스의 말에 모두의 시선이 나에게로 쏠렸다.

이 쓰잘데기 없는 말을 언제까지 들어줘야 하냐는 듯한 시선이었다.


“⋯가보죠. 믿는 구석이 있어서 그래요.”


하지만 나름의 확신을 가진 나는 그라고스를 앞장세워 그 뒤를 따랐고 다들 그런 내 행동을 이해할 수 없다는 얼굴을 했지만 그래도 최대한 내 의견을 존중해주기 위해 큰 반발 없이 뒤를 따라주었다.


“⋯오.”


그렇게 들판을 가로질러 잠시 걷다 보니 그라고스의 말대로 정말 20명을 충분히 수용할 수 있을 법한 크기의 3층 목재 건축물이 모습을 드러냈다.

건물 중간에 정원을 품고 있는 니은 자 모양의 숙소는 꼭 펜션 같은 분위기를 자아냈다.


“어어⋯.”

“흐음⋯.”


그 모습을 직접 눈으로 확인한 다른 사람들도 굉장히 의외라는 표정으로 숙소를 둘러보았다.

그라고스가 안내한 숙소는 특별히 거대하거나 화려하지는 않았지만 아름다운 주변 풍경과 잘 어우러져 굉장히 깔끔하고 아늑한 게 충분히 신경 써서 건축하고 또 관리한 정성이 느껴졌다.


“식사를 하고 싶으시다면 이곳을 이용하시면 됩니다. 조리도구와 식재료는 대부분 준비되어 있고 따로 필요한 건 말씀해주시면 조달해드리겠습니다.”


그라고스는 먼저 주방과 식당을 소개해 주었다.

냉장고와 가스레인지가 있는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주방의 모습은 아니지만 판타지 세계의 여관 같이 마법을 이용해 식재료를 신선하게 보관하고 또 불을 피워 조리할 수 있는, 요리에 필요한 역할 자체는 충실히 수행할 수 있는 확실한 주방이었고 식당도 20명이 동시에 식사를 할 수 있을 만큼 충분히 넓은 테이블과 의자가 준비돼 있었다.


“이곳이 침실입니다. 침구의 교체나 세탁이 필요하실 경우 역시 제게 말씀해주시면 조치하겠습니다.”


그리고 소개해 준 침실은 1층부터 3층까지 정확히 20개의 방으로 이루어져 있었다.

방 내부엔 굳이 만져보지 않아도 꿀잠을 보장해줄 것 같은 침대와 창밖의 풍경을 보며 간단한 주전부리와 음료를 즐길 수 있는 테이블이 준비돼 있었다.


“그 외의 편의시설로는 산책길과 피로 회복 및 미용에 탁월한 효과를 가진 온천, 저희 세상의 서적을 번역해놓은 서고 등이 있습니다.”


몬스터 세상의 지식이 담긴 서적을 번역해놓은 서고라니.

탐구욕이 강한 마법사들은 그 말을 듣자 자기도 모르게 입맛을 다셨다.


“숙소의 소개는 이로써 끝입니다. 모든 시설은 자유롭게 마음껏 이용하시고 얼마든지 느긋하게 쉬시며 탑의 정상으로 향하기 위한 준비에 만전을 기하시길 바랍니다.”


몇 군데의 시설을 더 설명한 그라고스는 그렇게 숙소의 소개를 마쳤다.

이곳은 생각보다 더 아늑하고 또 편안한 장소였고 이곳에 들어올 때까지만 해도 여전히 적개심이 가득하던 사람들도 이젠 눈이 순해져 있었다.


자고 싶은 사람은 당장 침실에 들어가면 잘 수 있고 배가 고픈 사람은 당장 식당에 들어가면 밥을 먹을 수 있다.

귀찮게 캠프를 차릴 필요도 없고 캠프보다 훨씬 좋은 퀄리티의 잠자리와 식사가 이미 다 준비돼 있다.

그런데 굳이굳이 여기서 떨어진 곳으로 이동해 힘겹게 캠프를 차려 우리가 가진 자원을 소모하며 쉬어야 할 필요가 있을까?


“어음⋯.”

“으음⋯.”


사실 그냥 여기서 쉬는 게 더 나아 보이는데? 라고 모두가 생각은 하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먼저 그렇게 말했다가 무슨 일이라도 생기면 다 본인 책임이 되니 누구도 쉽사리 의견을 표현하지 못했다.


“⋯자자! 이렇게 서로 눈치 싸움하지 말고 시원하게 터놓고 말해보자고! 이곳에서 휴식하는 게 더 낫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손을 들어주시게. 나중에 무슨 일 있어도 서로 누가 잘했네, 못했네 하면서 우리끼리 싸우는 꼴을 보기 싫군.”


석혁 형님은 그렇게 말하며 먼저 손을 들었고 나도 손을 들었다.


“이곳에서 특별히 마법적인 위협은 느껴지지 않아요.”

“그림자 병사들에게 주변을 순찰하게 했는데 딱히 매복 같은 건 없었어요.”

“어차피 탑 안의 몬스터들은 우리를 추적하는 방법이 있는 것 같습니다. 여기서 쉬든 장소를 옮기든 49층으로 돌아가든, 다 똑같을 것 같습니다.”

“좋아, 정해졌으면 더 망설일 건 없지. 만일을 대비해 교대로 설 불침번만 정하고 쉬자고.”


그리고 그 뒤를 이어 소은 누나와 재현이와 미즈키가 손을 들었고 결국 모두가 손을 들며 만장일치로 의견이 통일됐다.


“후우⋯ 도와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렇게 이곳에서 쉬어가는 게 확정된 분위기가 되자 그라고스가 놀란 가슴을 쓸어내리며 조용히 내게 다가왔다.


“뭐가?”

“저를 대신해 모두를 설득해주시지 않았습니까.”

“그런 거 아니야, 그냥 나한테도 득이 되는 게 있으니까 그런 거지.”

“그래도 감사합니다, 당신이 아니었으면 꼼짝 없이 죽었을 테니 말입니다. 그나저나⋯ 혹시 많이 안 피곤하시면 잠시 조용한 곳에서 말씀 좀 나눌 수 있겠습니까?”

“⋯⋯그래.”


안 그래도 나도 대체 그라고스가 여기 왜 있는지 물어보려던 참이었다.

나는 그라고스와 함께 숙소를 나와 산책길을 따라 걷기 시작했다.

그라고스가 직접 터놓은 듯한 산책길의 풍경은 참 아름다웠다.

함께 걷고 있는 게 거대하고 시뻘건 비늘에 뒤덮인 몬스터가 아니라 좋아하는 사람이었다면 사랑이 이루어질 것 같을 정도로.


“⋯처음 뵀을 때와는 몰라보게 강해지셨군요.”

“뭐⋯ 많은 일이 있었으니까. 그런데 너한테도 나 못지않은 많은 일이 있었던 것 같은데. 대체 여기서 뭐 하는 거야?”

“쿠흐흐⋯ 일종의 유배입니다.”

“유배?” “저는 당신과의 전투에 사실상 패배하고 목숨을 구걸해 도망쳤습니다. 그것은 악마 군단의 명예를 크게 실추시키는 행위였고 군단은 저의 모든 작위를 박탈하고 이곳의 관리인으로 일하도록 악마의 계약서로 족쇄를 채워놓고 쫓아냈습니다. 티끌만큼의 명예라도 남아있다면 적이 휴식할 장소를 마련하고 수발을 들 바엔 자결하라는 뜻이죠.”

“그런데 안 죽었네?”

“당신과의 전투에서 깨달은 점이 있기 때문입니다.”

“깨달은 점?”

“남들보다 강한 악마로 태어나, 당연하다는 듯 군단의 전사로 살아왔고 상당히 높은 자리까지 올라갈 수 있었습니다. 이러한 삶은 어떠한 선택도 고민의 여지도 없는 당연한 일이었죠. 하지만 깨달았습니다. 적성에 그다지 맞지 않는 일이었다는 것을.”


나는 그라고스의 외모를 슥 훑어보았다.

흠, 아닌 것 같은데, 적성에 딱 맞는 일 찾은 것 같은데.


“그럼 저 숙소 같은 거 다 네가 직접 지은 거야?”

“네, 꽤 잘 지어져서 만족스럽습니다, 여러분이 보시기에 어떨지는 모르겠지만요.”

“우리가 봐도 진짜 잘 지어놨던데⋯ 왜 그렇게 열심히 하는 거야? 악마의 계약서 때문에?”

“아니요, 제가 원해서입니다.”

“그러니까 왜?”

“⋯이 전쟁을 빨리 끝내고 고향으로 돌아가 평화롭게 살고 싶습니다, 이기든 지든 말이죠. 하지만 어차피 이제 전쟁에서 이기는데 조력할 순 없으니⋯ 그렇다면 지도록 조력하는 데 최선을 다하기로 했습니다.”

“⋯허.”


그라고스의 말은 나에게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왔다.

이 지긋지긋한 일의 끝을 원하고 있는 게 우리뿐만 아니라 몬스터 측도 똑같다니, 그런 관점은 상상도 하지 못했다.


“아무튼⋯ 그렇게 만나 그렇게 헤어졌지만⋯ 이렇게 다시 보니 반갑네요.”

“그래⋯ 나도⋯ 반갑⋯네.”


몬스터한테 반갑다는 말이 쉽게 떨어지진 않았지만 사연을 쭉 듣고 나니 뭔가 마음이 통하는 부분이 있는 것 같았다.


“이야기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럼 저는 조금 더 걷다가 오겠습니다. 모쪼록 편히 쉬시길.”


그렇게 말한 그라고스는 혼자 더 앞으로 걸어 나갔고 나는 숙소로 발길을 돌렸다.


“⋯⋯⋯”


그러던 중 잠시 혼자 앞으로 나간 그라고스를 돌아보았는데⋯ 그라고스는 그 거대하고 우락부락한 몸을 이끌고 사뿐사뿐 들판을 거닐며 혼자 햇빛을, 풀 내음을, 흙의 감촉을 즐기고 있었다.

애가 눈깔도 말투도 몸짓도 순해진 게 확실히 뭔가 편안해지긴 한 모양이다.

나는 저렇게 평화를 즐기는 몬스터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뭔지 모를 복잡한 감정을 느꼈다.


작가의말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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