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급 무한재생 헌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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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구석
작품등록일 :
2023.11.26 04:32
최근연재일 :
2024.09.20 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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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19 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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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9화

DUMMY

- 콰작! 콰자작!


다시 방으로 돌아온 나는 바구니에 목란과를 잔뜩 쌓아두고 먹으며 시스템을 확인했다.

나는 반쯤 혼수상태에 빠져 나의 내면세계를 보고 왔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데미지 뱅크와 체력은 국력 이 두 가지 특전의 작동방식을 두 눈으로 직접 확인하고 이해했고 무의식적으로 이렇게 하면 좀 더 효율적으로 작동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그러자 내 특전은 그렇게 작동원리를 이해하고 수정법을 떠올린 것만으로도 스스로 개선되기 시작했고 대략 2주에 걸친 구조 변경이 이제 끝나며 특전이 레벨업했다.


[데미지 뱅크 Lv.3]


- 입은 데미지의 25배까지 축적해 폭발시킵니다.

- 재사용 대기시간 : 1시간


[축적 데미지 0 / 512,500]


3레벨이 된 데미지 뱅크는 2레벨에 비해 축적 데미지량은 체력의 5배밖에 증가하지 않았지만 재사용 대기시간이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보통 전투는 아무리 길어도 수 시간 이내에 결판이 나니 데미지 뱅크는 언제나 최후의 필살기 같은 느낌이었는데 이렇게 되면 사용하는 부담이 크게 덜어진다.


[체력은 국력 Lv.2]

- 체력에 비례해 모든 능력치가 일정량 상승합니다.

[능력치]

근력 : 3171

민첩 : 3020

지구력 : 2979

감각 : 3284

재주 : 2775

마법 저항력 : 100


그리고 기본적으로 체력량도 많아졌지만 체력은 국력 특전이 레벨업하며 전체적인 능력치가 대폭 상승했다.

이렇게 한 번씩 강해질 때마다 느끼는 감상이지만 약해빠진 내가 처음부터 이런 힘과 감각을 가진 적과 싸우니 맨날 나만 존나게 깨지지, 싶었다.


“엇, 그러고 보니⋯.”


보유 특전 포인트 : 40


아, 맞다.

이것도 있었지.

나는 40포인트라는 어마어마한 양의 특전 포인트가 남아있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한동안 한시도 쉴 틈 없이 매 순간이 사건사고의 연속이었던 탓에 마음의 여유가 생긴 지금에서야 겨우 생각이 났다.


“40포인트라⋯ 이걸 다 어떻게 쓰나⋯.”


이제 만렙을 찍었으니 새로 더 생길 특전도 없겠지.

나는 수많은 특전 목록을 내리며 어떻게 하면 특전 포인트를 단 1포인트도 낭비 없이 사용할 수 있을까 고민했다.

이제 특전 포인트를 얻을 구석도 딱히 없는데 계산을 잘못해 애매하게 2, 3포인트가 남아 별로 필요하지도 않은 특전을 울며 겨자 먹기로 찍게 되면 너무 아까울 것 같았다.


“일단 찍을 수 있는 특전 중에서 제일 유용한 건 결국 최대체력향상이니까⋯.”


나는 일단 별생각 없이 10포인트를 소모해 최대체력향상을 5레벨로 올렸다.

최대체력량은 내 모든 특전에 엄청난 영향을 주니 이건 포인트가 남는 한이 있더라도 무조건 찍는 게 이득인 특전이다.


[최대체력향상 Lv.Max]

- 특전으로 향상 가능한 체력의 최대치에 도달하였습니다!


[테르고스의 불씨가 소유자의 변화에 반응합니다!]


체력 : 41200 / 41200


“와⋯ 미친⋯.”


내가 최대체력향상 특전을 찍자 5레벨이 만렙인지 Lv.Max 라는 아주 상징적인 표시와 함께 특전의 효과에 의해 체력이 한 번 상승했고 테르고스의 불씨의 영향에 의해 이중으로 최대체력이 상승하며 이제 내 체력은 4만을 돌파했고.


[한계 돌파 Lv.2] [소모 특전 포인트 : 10] (+)

- 받은 데미지의 10%를 일정 시간 동안 체력으로 전환합니다.

- 전환 체력은 최대 체력의 80%까지 전환되며 5시간 동안 유지됩니다.


그 다음으론 한계 돌파 2레벨에 다시 10포인트를 소모했다.

우와, 이거 기본 체력도 엄청나게 늘었는데 한계 돌파 효과까지 최대로 받으면⋯ 체력이 거의 73000이 되는 건가.

정말이지 어마어마한 수치다.


그 뒤로 계속된 고심 끝에 나머지 20포인트의 사용처를 정한 나는 우선 체력은 국력 특전을 3레벨로 올리는데 15포인트를 소모했다.

아무리 둘러보고 비교해 보고 생각해봐도 내게 큰 도움이 되는 특전들은 정해져 있었다.

그리고 마지막 5포인트는⋯.


[굳은살 Lv.2] [소모 특전 포인트 : 5] (+)

- 모든 통증을 중폭 완화해 줍니다.


바로 굳은살에 투자했다.

나도 안다, 하다못해 감전저항이나 냉기저항 같은 류의 특전에 포인트를 투자하는 게 언젠가 도움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하지만 나 충분히 고생했잖아, 끔찍한 고통 다 견뎠잖아.

그럼 스스로에게 이 정도 보상은 줘도 되는 거 아니야?


지금까지 내가 겪는 모든 고통은 필수적이고 또 필연적인 것이었기에 굳이 부정적으로 생각하거나 티를 내지는 않았지만 뭔가 아픔을 겪어야 할 때마다 공포스럽고 망설여졌다.

그야 당연한 일이다.

입안에 작은 가시 하나만 박혀 있어도 밥을 못 먹어 야위어 갈 정도로 나약한 게 인간이라는 존재인데 나는 허구한 날 팔다리가 찢기고 몸이 터지고 갈려 창자가 난무하는 고통을 겪었다.

아무리 순식간에 말끔히 재생된다고는 하지만 그 순간 내가 느끼는 그 고통과 상실감은 진짜였고 신체가 훼손당하는 끔찍한 감각은 수백, 수천 번을 반복해 겪어도 도저히 적응할 수가 없어 요즘 들어 계속 이러다간 소은 누나의 말마따나 당장 오늘 내일은 아니더라도 언젠가 미쳐버릴지도 모른다는 걱정이 들던 참이라 내 정신건강적인 관점에서 보면 오히려 이건 매우 합리적인 투자라고 생각했다.


뭐, 아무튼 이렇게 40의 특전 포인트 배분을 마친 나는 이 방에 들어오기 전과는 비교도 되지 않는 힘을 손에 넣었다.

진작에 하고 들어왔으면 괜한 고생은 하지 않았을 텐데 사람이 멍청하니 사서 고생이다.

그래도 젊을 땐 사서 고생하는 게 맞는 거라니까.


- 콰자작!


특전 포인트 배분을 하는 내내 멈추지 않고 목란과를 먹어치운 탓에 이제 이게 마지막 하나다.

그렇다면 더 이상 방에 있을 이유가 없지.

나는 혹시 어디 또 굴러다니는 목란과 없나, 방을 나서 숙소를 어슬렁거리기 시작했다.




***




50층에 머무른 지 어언 일주일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신체적인 컨디션이야 여기 있는 모두가 최소 B급 이상의 각성자이기에 이틀 차에 최상으로 회복됐지만 이만큼이나 휴식이 길어진 건 결국 정신적인 문제 때문이었다.

지옥 같은 다른 층과 달리 여긴 편하고 맛있고 재밌는 게 많으니 좀처럼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는 것이다.

하지만 언제까지고 여기서 계속 이럴 수는 없다, 모두가 슬슬 여기를 떠야 한다는 것을 느끼고 있었고 결국 오늘 그 사실이 입 밖으로 오감으로써 공식화되었다.

우린 내일, 이곳을 뜬다.


“아니, 그럼 악마 사회는 힘을 기르는 일이랑 전투 외에 별다른 체계나 법은 없는 거야?” “네, 그렇습니다.”

“그렇게 해서 어떻게 사회가 유지가 돼?” “어차피 악마란 족속 자체가 그것 외엔 별 관심 없고 가치도 못 느껴서 특별히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그라고스의 말에 하은이 꽤 놀랍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날 저녁, 숙소를 떠날 준비를 마친 우리 길드 멤버들은 모닥불에 둘러앉아 특별한 주제 없이 그라고스와 생각나는 대로 잡담을 나누었다.

그동안 함께 지내며 그라고스와 무라고스가 완전히 무해하고 정말 어떤 속셈도 없음을 느낀 모두는 이제 둘에게 완전히 경계심을 거두었다.


“그런데 그쪽 세계는 어떤 모습을 하고 있습니까? 직접 나가서 보지는 못했지만 듣기로는 지금까지 제가 봤던 인간 세상의 모습과는 상당히 다른 것 같은데요.”

“네가 봤던 인간 세상의 모습이 어떤 건데?” “대체로 뻔합니다. 성안에 모여 살며 왕과 귀족이 나라를 다스리고 기사단이 몬스터로부터 나라를 지키고. 그런데 제가 듣기로 그쪽 세상의 인간은 성안에 살지도 않고 왕과 귀족과 기사단도 없다던데 정말입니까? 그럼 대체 누가 나라를 이끌고 지키죠? 애초에 나라라는 개념이 있긴 합니까?”


그라고스는 우리 세상의 모습에 대해 상당한 호기심을 가졌다.

애가 책을 읽고 번역하는 등의 행위를 하는 걸 보면 이제 전투와 힘에 대한 갈망을 지식을 쌓는 쪽으로 쓰는 듯했다.


“흠⋯ 꽤 복잡해서 이 이야기를 시작하면 꽤 길어질 것 같은데.”

“괜찮습니다, 밤은 기니까요.”


나와 아린이, 그리고 서연이는 그라고스에게 우리가 사는 세상에 대해 제대로 설명할 충분한 지식이 없었다.

아린이와 서연이는 어쩌면 그라고스와 비슷한 수준일 지도 모르고⋯.

하지만 우리가 무식한 만큼 하은이와 형이 우리 길드의 지식 수준의 평균을 맞춰주었고 그라고스에게 지구의 역사와 사회구조, 그렇게 발전해온 배경을 설명해주었다.


“오호⋯ 이야기를 들어보면 그쪽 세계도 결코 짧지 않은 역사를 가졌는데 그 기간동안 외부 세계의 영향을 받지 않아 독자적으로 특이한 발전을 이뤘다고 볼 수 있군요.”


우리 세계가 특이한 건가?

한평생 지구에서만 살아봐서 잘 모르겠다.


“그나저나 그 정도 인구와 규모를 가진 세계를 최근까지 아무도 건드리지 않았다라⋯ 혹시 어느 세력권에 소속돼 있는지 아십니까?”

“응? 세력권?”


이어지는 그라고스의 질문에 모두가 고개를 갸웃했다.

세력권이라니, 우린 그냥 대한민국 국민인데, 라고 생각하는 것 같았다.


“아마 내가 만나고 온 담당자 이야기하는 것 같은데.”


하지만 나는 짚이는 부분이 있었다.

분명 담당자도 그라고스와 비슷한 결의 이야기를 한 적이 있었다.

나는 혹시 그라고스가 담당자와 담당자가 속한 세력에 대해 더 아는 게 있는지 궁금했다.


“오? 직접 만나고 오셨습니까? 그렇게 직접 대면하는 일은 흔하지 않은데 역시 특별한 분이셨군요. 혹시 그분의 성함이 어떻게 되십니까?”

“그건 모르는데⋯? 그냥 담당자라고만 알고 있으라고⋯ 아, 그래도 생김새는 알아, 젊고 엄청 잘생긴 남자였어.”

“생김새만으로는 누군지 특정할 수가 없습니다, 그들이 취하고 있는 형상은 아무 의미 없는 지라⋯ 그보다 누군지 알려주지 않았다구요?”

“응.”


내가 누군지는 모르겠다고 하자 그라고스는 혼자 많은 것을 생각하듯 허공을 바라보며 눈을 빠르게 깜빡였다.


“왜? 뭐 문제 있어?”

“그런 건 아닙니다. 다만 통상적인 경우는 아니라서요, 보통은 본인의 이름을 밝히는 편이 유리한 터라⋯ 하지만 때에 따라선 밝혀선 안 되는 경우도 있는데 아마 그 경우인 것 같습니다.”

“어⋯ 그렇구나, 어렵네. 그쪽 세계에 대해 아는 게 아무것도 없으니까.”

“제가 드릴 수 있는 말은 항상 생각하십시오. 생각을 멈춰선 안 됩니다.”


생각을 멈춰서는 안 된다라⋯ 뻔하지만 뻔하기에 잊고 있던 조언이었다.


- 타닥, 탁!

아까부터 위태위태하던 모닥불이 마지막 남은 장작까지 모두 태우며 불씨만 남기고 꺼져버리며 순식간에 주변에 어둠이 몰려왔다.


“⋯이런, 이야기하다 보니 시간 가는 줄 몰랐군요. 내일부터 다시 힘든 고난의 나날일 테니 일찍 들어가 쉬시죠.”

“그래, 일찍 자자. 보니까 다른 사람들은 벌써 자는 것 같더라.”

“졸려. 잘래.”


그라고스가 먼저 자리를 털고 일어섰고 피곤했는지 형과 서연도 기다렸다는 듯 벌떡 일어섰다.


“그럼 내일 보자.”

“응, 모두 잘자!”

“안녕히 주무세요.”


모두와 인사를 나누고 혼자 방에 들어와 침대에 누운 나는 누운 채로 달빛이 비쳐 바닷가의 파도처럼 흔들리는 갈대밭을 한참 바라봤다.

참 평화로웠다, 그냥 여기서 살고 싶을 정도로.


“⋯나도 여기서 나가면 어디 산 깊은 곳으로 귀농이나 갈까.”


나는 도시가 좋았다.

온갖 편의와 자극이 다 모여있는 곳을 두고 대체 왜 시골을 가려고 하는 건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하지만 내 안의 무언가를 탈탈 털어가며 버티는 힘겨운 생활을 하다 보니 이런 자연의 고요함이 너무 편안하게 느껴졌다.

도시의 편리함은 허무하게 느껴졌고 끊임없는 자극은 견디기 힘들었다.


“또 나 혼자 피곤하면 안 되지, 빨리 자야겠다.


이러고 누워있으니 친구들은 뭐하려나, 부모님은 잘 있나, 별생각이 다 들었다.

나는 생각을 멈추고 눈을 감았지만 정신을 차리고 보니 또 내일부턴 어떤 적과 싸우게 될지, 이곳의 끝은 어딜지 같은 다른 생각을 끊임없이 하고 있었다.


작가의말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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