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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2.07 1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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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화

DUMMY

"예... 그래서 저희는 주기적으로 신의 정신을 초기화 시킵니다."


"뭐?"


백계의 말대로라면 그들은 정신이 완숙해지기 직전 신의 정신에 새로운 정신을 덮어 씌워 신을 자신들의 뜻대로 이끈다는 뜻이었다.


정신은 미숙하지만 힘은 안정적이다.


그래서 신도들의 뜻대로 신을 조종할 수 있게 된다.


하지만


"왜 굳이?


보통은 정신이 안정되는 5년의 기간 동안 신도들은 신을 자신들이 원하는 방식으로 세뇌시킨다.


이것이 신을 이용하는 조직들의 방법이었다.


"그런 식이면 힘을 축적 시키기 힘들지 않나?"


계속해서 정신이 불안정한 상태라면 신은 새로운 신도를 모으기 힘들고 그러면 신은 힘을 모을 수 없다.


힘이 없다면 신도들의 목표를 달성하기도 힘들다.


그러니 이 방법은 너무나 비효율적인 방법이었다.


"아뇨... 저희는 따로 포교활동을 하지 않아요. 그래서 신이 직접 나설 필요가 없어요."


"그러면 설마..."


"네... 만상패의 무당들은 어차피 인간 무당들에게 희생당한 동물들이니까요."


신도들을 끌어들이려 노력하지 않아도 신도들이 생겨난다.


그렇다면 신의 정신을 미성숙하게 유지시키는 것도 나쁘지 않을 선택일지 모른다.


아무리 신도들이 원하는 방식으로 신을 교육했다고는 하나 신이 항상 신도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움직여주지는 않기 때문이다.


"그리고 저희는 신을 믿지 않기 때문이기도 해요. 결과적으로는 그들 때문에 저희가 희생된 것이니까요."


그러니 그들은 자신들과 같은 처지의 제물들을 만들지 않겠다는 뜻이었다.


하지만 그렇다기에는 또 살짝 이상했다.


"그런 거 치고는 신목에 담긴 힘이 상당하던데."


단순히 신도들 늘어나는 것만으로는 신의 힘이 너무 강했다.


"... 가끔이지만 제물을 바치기는 합니다."


"제물을?"


"저희는 처음 만상패에 들어올 때 제물을 바쳐야 합니다."


"처음... 설마?"


무당들에게 희생당한 동물들이 제물로 무엇을 가져올지는... 쉽게 알 수 있었다.


"네..."


백계의 눈이 순간 날카로워진다.


"본인을 죽인 무당 그 무당의 목을 제물로 들고 와 바칩니다."


무당이 제물의 목을 내려친 직후


만상패 무리들이 제물이 된 동물의 원혼과 함께 무당을 공격해 무당의 목을 벴을 것이다.


그리고


"허... 그리고 몸통은 너희가 차지하겠지."


신력을 가진 무당을 제물로 사용하니까 적은 제물로도 이런 힘을 가질 수 있었을 것이다.


"만상패 무서운 집단이였네."


죽음으로 끝나 다시 죽음으로 시작해 만들어지는 조직


만상패가 그런 곳이었다.


"저희는 그저 저희를 지키려 한 것뿐입니다."


백계는 자신이 만상패에 처음 들어올 때가 생각났는지 그녀의 눈에는 슬픔과 분노가 차있었다.


이제 까먹었나 보네.


이제 더 이상 백계의 머릿속에서 다섯 개라는 숫자는 남아있지 않았다.


"슬슬 속도 좀 낼까?"


"예 알겠습니다."


두 사람이 달리는 속도가 점점 올라간다.


그리고 잠시 후 그들의 모습을 제대로 볼 수 없을 만큼 빨라졌다.


후우우우우웅


바람 한줄기가 포천에서 용인의 작은 산골까지 길게 이어진다.


"여기입니다."


이번에는 동굴 앞이다.


"문을 열어라!"


방식은 이전과 같았다.


백계가 기를 불어 넣으며 문을 열라 소리치는 것


동굴 안으로 들어가자 그 안에는 넓은 공간이 나왔다.


그리고 동굴의 천장에서는 햇볕이 내리쬐고 있었고 그 바로 밑에 신목 한 그루가 있었다.


나무에서 나오는 이질적 기운


"만상패 확실하네."


느껴지는 수는 칠십 정도


콰드드드득!


안 그래도 서늘했던 동굴의 기온이 더욱 내려간다.


"동굴 속이라 그런지 수가 적네."


"네... 그렇지만 힘 자체는 이전 두 곳보다 강해... 아니 강했었어요."


이제는 아니지만...


"오늘은 여기까지만 하자."


"네? 벌써요? 아직 오후 밖에 안됐는데..."


만상패 두 개를 처리하는데 걸린 시간 5분이 되지 않는다.


오히려 이동하는데 시간이 더 걸렸을 정도이다.


그러니 나머지 만상패를 처리하는데 시간이 부족한 것은 아니었다.


... 역시 힘이 들기는 한 건가?


하긴 그런 식으로 큰 힘을 연달아 사용했으니까 당연한 거겠지.


하지만 정작 승기는 두 개의 만상패를 없애는데 딱히 힘을 들이지 않았다.


귀찮아... 날도 덥고...


그는 그냥 이곳에서 눕고 싶다는 마음을 간신히 지우며 발걸음을 뗐다.


- 미국 어느 저택 침실


사람 네 다섯명은 들어갈 만한 침대


그곳에서 여성의 목소리가 흘러나온다.


"연락이 왔다고?"


그러자 문 앞에서 노인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예 이제 한국에 들어갈 수 있다고 합니다."


"좋아, 생각보다 빨리 끝났군. 선물은 준비됐겠지?"


"이미 배송 준비까지 전부 마쳤습니다."


"그래, 우선 믿을 만한 놈들 두 명으로 보내."


"회사명은 뭘로 지으면 되겠습니까?"


"캐피탈리아"


노인의 얼굴에 미소가 떠오른다.


"훌륭한 작명이십니다."


"쓸데없이 아부 떨지 마."


"죄송합니다."


노인은 얼굴에서 모소를 지웠다.


"트라인과 그롤를 보내도록 하겠습니다."


"음... 좋네, 그 둘이라면 잘 보고 오겠지."


"주인님께서는 언제쯤 출발하실 생각이십니까?"


"흠... 글쎄 그래도 얼굴을 보기는 해야겠지?"


"아무래도 그래야겠지 않겠습니까?"


여자가 침대에서 내려온다.


"회사가 구색 좀 갖춰지면 가봐야겠네."


"알겠습니다."


"그리고 이것들 좀 치워."


그녀는 손가락으로 이불을 가리켰다.


이불에는 무엇인지 알 수 없는 끈적거리는 액체가 문어있었고 그 속에는 무언가 들어있는지 볼록 솟아올라 와 있었다.


"어이쿠 벌써 다 사용하셨습니까?"


"그래, 좀 흥분했더니 금방 말라버리네."


"하인들을 불러오겠습니다."


"그러면 나는 목욕 좀 하고 있을게."


"천천히 하고 나오십시오... 그동안 정리해두겠습니다."


노인은 밖으로 나가며 조용히 중얼거렸다.


"다음번에는 더 튼튼한 것들로 준비해야겠군..."


잠시 후


노인과 함께 아무도 없는 침실로 세 명의 남녀가 들어온다.


노인은 침실에 아무도 없다는 것을 확인하고 세 명의 하인들에게 지시를 내렸다.


"주인님은 목욕하고 계시니 조용히 청소하고 나가."


그리고 하인들은 노인의 명령에 따라 일사불란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예."


잠시 부스럭거리는 소리가 들려온다.


시간이 지나고 소리가 멈추자 어느새 하인들 손에는 커다란 봉지가 하나씩 들려있었다.


"그럼 저희는 이만 가보겠습니다."


청소를 끝낸 하인들은 노인에게 고개를 숙이며 침실을 빠져나갔다.


"고생했다."


침실의 문이 열리며 봉투에 밝은 빛이 비치자 그 안에서 비쩍 마른 손이 보였다.


텅!


노인이 한쪽 별을 친다.


키이이이익!


그러자 벽의 구멍에서 작은 박쥐들이 쏟아져 나왔다.


"트라인과 그롤를 불러라."


키이이이이익!


노인의 말을 들은 박쥐들이 창문 밖으로 날아간다.


"전부 치웠어?"


박쥐들이 날아가고 얼마 뒤에 아무것도 걸치지 않은 여성이 나왔다.


그녀는 방금 막 목욕을 끝내고 나왔는지 머리카락이 젖어있었다.


"예... 이불과 매트까지 새걸로 갈았습니다."


노인은 여자에게 새하얀 가운을 걸쳐주었다.


"트라인과 그롤은?"


"지금 올라오고 있을 겁니다."


그녀의 걸쳐진 가운이 드문드문 붉게 물들기 시작한다.


"이런 물기가 남아있어나 보네."


"새걸로 가져다드리겠습니다."


"아냐, 됐어"


그녀는 살짝 끈적거리는 가운을 입은 채 소파에 앉았다.


똑똑똑


"그라인과 그롤 도착했습니다."


"들어와."


끼익...


문이 열리자 커다란 덩치와 뿔을 가진 남자와 긴 생머리의 남자


"설명은 들었지?"


"예, 회사 부지를 확인하라고 들었습니다.


"그래, 간 김에 선물까지 드리고 와."


"알겠습니다."


"알프레도, 가서 물건 챙겨줘."


"알겠습니다."


쿵...


세 사라이 문밖으로 나가자 여자의 입꼬리가 올라간다.


그리고 침대에 걸 터 앉은 채로 발을 구르며 좋아하기 시작했다.


"꺄하하하하하!"


방 안에서는 여자의 웃음소리가 퍼져나간다.


"이제 황혼이 찾아온다!"


한편 방을 나간 세 남자는 또 다른 방으로 들어갔다.


"트라인, 그롤 여기 있네."


알프레드의 손에는 나무 지팡이가 하나 들려있다.


특이하게 지팡이에는 작은 열매가 하나 달려있었다.


"고맙군, 알프레도."


그들은 알프레도가 건네주는 지팡이를 받아 든다.


"열매 떨어지지 않게 조심하게."


"걱정하지 말게. 미노타우로스의 이름을 걸고 안전하게 가져가지."


큰 뿔을 가진 남자가 자신의 가슴을 두들겼다.


"부탁하지 그리고 그롤 자네는 무슨 일을 해야 하는지 잊지 않았겠지?"


"인큐버스에게 그런 건 일도 아니지 그러니 걱정 말라고."


"제발 딴 여자들한테 새지 말라고 말하는 걸세."


"그런데 주인님은 왜 그 조금만 나라에 신경 쓰시는 거지?"


트라인의 질문에 알프레도가 대답했다.


"그거야 옆 섬나라는 너무 고립되어 있어 다른 곳으로 퍼져나가기에는 힘들어."


"하긴 그렇지만 그 바로 옆에 커다란 곳도 있지 않나?"


"옆 대륙은 땅덩이가 넓긴 하지 그래서 우리의 계획을 퍼뜨리기에는 알맞지만 그만큼 위대한 신격들이 너무 많아. 이제 그곳에서 자리를 잡아야 하는 우리가 가기에는 알맞지 않아."


"우리가 가는 곳은 어떤데?"


"적당해 그곳에도 위대한 신격이 있기는 하지만 옆 대륙들 만큼은 아니야 거기에 최근 서양 종교들이 들어오며 그곳 터주신들의 힘도 약해졌지."


알프레도의 말에 그롤은 자신도 알고 있다는 듯한 반응을 보였다.


"음... 맞지 거기만큼 빠르게 퍼진 곳은 드물지... 그것도 대부분 껍데기만 들고 왔던 거 같은데."


" 맞아. 그리고 거기에 삼면이 바다이지만 다른 한 쪽은 산맥으로 막혀있기는 하지만 산맥을 우회해서 밖으로 퍼져나갈 수도 있지."


"적당한 조건들에 조력자까지 있으니까 완벽하겠군."


"하지만 조력자라고 해봤자 얼마나 강해겠나. 고작 해야 작은 반도의 잡귀들 따위..."


"큭... 그건 맞지."


두 사람의 얼굴에 조소가 떠오른다.


하지만 그 모습을 보고 알프레도는 정색하며 그들에게 경고했다.


"너무 무시하지는 말게. 바다로 고립되어 있는 상태에서 오랫동안 주변에 고통받아와서 그런지 그 한과 힘이 생각보다 강해."


"아... 자네는 이미 만나봤지?"


알프레도가 고개를 끄덕인다.


"전령을 만나봤지... 자신의 홈그라운드가 아닌 이곳에서도 꽤나 인상적이었어. 아마 자신의 영역에서는 더욱 강해지겠지."


"호 자네가 그렇게 평가할 정도인가?"


"그래, 그래도 역사가 있는 곳이니 너무 방심하지는 말라고."


"알았네."


"이제 우리는 가보지."


트라인과 그롤은 지팡이를 들고 저택 밖으로 그리고 공항으로 걸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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