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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3.05 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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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화

DUMMY

끼이익


늦은 저녁 아무도 없는 방


성철이 들어온다.


투드득


그가 한걸음 걸을 때마다 그의 몸에서 피와 정체를 알 수 없는 고깃덩어리가 떨어졌다.


"후우....."


그는 피곤한 듯 가면을 벗어 아무렇게 던져놓고 화장실로 걸어갔다.


그리고 그는 얼룩덜룩한 옷을 모두 벗는다.


거울로 확인해 보니 얼굴부터 다리까지 온통 피가 묻어있었다.


솨아아아아


그의 몸에 따뜻한 물이 쏟아져내린다.


그러자 그의 몸에 묻어있던 핏물이 바닥으로 떨어졌다.


샤워가 끝나고 그는 다시 한번 거울을 확인했다.


"쯧...."


그의 몸에서 피가 전부 씻기기는 했지만 그의 몸에는 크고 작은 수십 개의 흉터가 남아 있었고 그의 두 눈은 푹 꺼져있었다.


아무리 보아도 고등학생의 몸과 얼굴로는 보이지 않았다.


성철은 붉게 충혈된 두 눈을 비비며 자신의 침대로 걸어갔다.


털썩


그가 침대에 누워 잠시 눈을 감았다.


띠리리리


그러자 잠시 뒤에 그의 전화가 울린다.


화면에 뜬 이름을 확인하고는 성철은 얼굴을 찌푸린다.


"여보세요..."


전화기 너머에서 가래 낀 듯한 목소리가 들려온다.


"어이 성철이! 지금 내 일 하나만 처리해라!"


".... 예? 저 방금 제주도 갔다 왔는데요?"


"아! 별거 아니야! 내가 차 준비해 줄 테니까 이동하는 동안 거기서 쉬면 되잖아!"


".... 무슨 일인데요?"


"강원도 철원에서 인형삼이 발견됐단다! 그것 좀 구해 와라!"


"철원이요?.... 거기는 범들 영역 아닙니까?"


"왜? 그래서 싫나?"


"하... 아니에요. 언제쯤 나가면 됩니까?"


"아까 니 집 앞에 차 보냈으니까 지금쯤 내려가면 도착해 있을 기다!"


'.... 이미 보낼 생각으로 가득 차있었네.'


성철은 외출복으로 갈아입고 다시 나갈 준비를 했다.


"젠장..."


그렇게 그는 삼주 만에 집에 돌아와 한 시간 만에 밖으로 다시 나가게 되었다.


집 앞에 나오니 검은 차량 한 대가 주차되어 있는 게 보인다.


차의 옆에는 검은 양복을 입은 남성이 서있었다.


그는 성철이 다가오는 것을 확인하고 차 문을 열어주었다.


"타시죠."


성철은 차에 올라타 철원으로 이동했다.


새벽 늦은 시간


2시간 정도 지나자 주변에 높은 산이 보인다.


"도착했습니다. 내리시죠."


기사가 다시 차문을 열어준다.


"후우... 새까맣네..."


달빛도 제대로 비추지 않는 숲


"찾으시고 다시 이곳으로 내려오시면 됩니다."


"예예..."


성철은 건성으로 대답하며 산을 오르기 시작했다.


산의 중턱까지 오르고 그는 잠시 멈추었다.


"인형삼이라..."


그는 부적과 사슬낫을 여러 개 꺼낸다.


부적에는 탐(探)자가 적혀있다.


"찾아라."


그가 꺼낸 사슬낫이 사방으로 퍼져나간다.


카가가가가


"하암.... 빨리 찾고 가야지..."


다른 것들에 비해 이런 영약들을 찾아오라 시키는 것은 비교적 쉬운 일이었다.


전투할 일도 적고 시간도 적게 들기 때문이었다.


"음...."


하지만 이번 일은 범들의 영역에서 하는 일이었기에 그는 주변을 경계하며 일을 진행했다.


".... 뭐지?"


그런데 뭔가 이상했다.


철원의 대부분은 범들의 영역


이곳도 당연히 범들이 다니는 영역이었다.


"아무것도 없어..."


하지만 호랑이의 냄새만 희미하게 날 뿐 그들의 기운은 느껴지지 않았다.


짐승의 본능이 남아있어서 그런지 범들은 영역에 민감하다.


아무런 힘도 없는 일반인이나 짐승들이라면 모를까 성철 같은 능력자가 함부로 범들의 영역에 들어오면 거의 마찰이 일어난다.


"영역 싸움이 있었나?"


....


"그럴만한 데가 없는데?"


범들은 싸울 때 상대를 가리지 않는다.


설령 상대가 용이라고 하여도 이빨을 드러내고 목덜미를 물어뜯으려 했다.


사나운 성질과 강한 힘 그리고 항상 무리를 지어 다니는 습성을 가진 범들


어중간한 집단으로는 범들의 무력에 미치지 못해 철원에 들어오지 못하고


이름이 있는 대형 집단들 역시 범들과의 싸움은 얻을 것보다 잃을 게 많기에 범들을 건드리지 않았다.


툭툭...


그가 고민하고 있는 사이 사슬들 중 하나에 반응이 온다.


"찾았나 보네."


그는 우선 범들에 대한 생각은 접고 반응이 온 사슬을 따라 산을 올랐다.


"....?"


산을 오르며 그는 어떤 이질감이 느껴졌다.


"이거...."


범들만 신경 쓰느라 주변을 신경 쓰지 못했다.


하지만 조금만 주변에 신경을 쓰니 이상한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아무리 새벽이라지만 산이 너무 고요했다.


수리부엉이의 사냥 소리, 작은 생쥐가 나무를 오르는 소리, 벌레들의 울음소리조차 들리지 않았다.


콰아아아앙!


무언가 잘 못되었다는 것을 깨달은 성철은 기를 넓게 펼쳐 주변을 확인했다.


'없다.'


살아 숨 쉬는 생명체가 보이지 않는다.


"아무래도 조사관을 불러야 되겠어."


그는 범들이 주변에 없는 것을 확인하고는 본격적으로 힘을 써 인형삼을 찾기 위해 산을 오르기 시작했다.


"미친"


10분 정도 달려 사슬의 끝인 낫 부분까지 도달한 그의 눈살이 찌푸려진다.


수백 마리 호랑이 떼의 죽음


그들은 몸 안에 모든 피와 수분을 빼앗긴 듯 말라비틀어져있었고 심지어 혼백의 흔적조차 느껴지지 않아 인형처럼 느껴졌다.


범들이 중립적인 존재이기는 하나...


뿌득


어디선가는 신성시 여기고 어디선가는 친근하게 대해왔던 영물이다.


그런 그들이 이렇게 쓰러져있는 모습을 보는 게 유쾌할리 없었다.


그는 호랑이의 가죽 중 하나로 다가간다.


멀리서 보았을 때와 별 다르지 않은 모습


몸속의 수분은 하나도 남아있지 않았고 그들의 혼백조차 남지 않았다.


그는 곰곰이 이런 일을 버린 것이 누구일까 생각해 보았다.


우선 수많은 종류의 요괴들과 귀신들이 속해있는 이매망량과 백귀야행


마찬가지로 온갖 능력자들과 요괴와 귀신이 있는 개


그리고 범과 사이가 좋지 않은 단군


마지막으로 알려진 이능만 수십 개가 넘는다고 알려져 있는 장난감들의 왕


규모와 괴이한 이능을 갖추고 있는 세력들


하지만 이들 모두 이런 짓을 할 명분과 이유가 없었다.


규모가 있는 세력일수록 명분과 이유가 중요해진다.


그것이 인간이든 요괴이든 마찬가지였다.


"당신 누구야..."


누구의 짓인가 고민을 하며 주변을 둘러보는 도중 호랑이 가죽 위에 앉아있는 한 소녀의 모습이 보였다.


검은색의 드레스를 입고 호랑이들의 사체 한가운데 앉아있는 소녀


어딜 봐도 평범한 소녀는 아니었다.


"아....?"


소녀는 성철을 바라본다.


그녀에게서 내뿜어지는 거대한 살기


콰아아아아앙!


그 살기에 반응한 성철의 사슬낫이 소녀의 주변을 포위한다.


"응....?"


순간 그녀의 모습이 사라지며 성철의 코 앞에 나타났다.


킁...


소녀는 자신의 얼굴을 성철의 가까이로 가져가 냄새를 맡았다.


"뭐야... 인간이었잖아?"


성철이 인간이라는 것을 확인한 소녀는 살기를 거두었다.


"헷갈리게 이상한 걸 쓰고 있어."


그녀는 성철의 얼굴에 있던 가면에 손을 가져다 댄다.


"손...."


카가가가가가


사슬이 소녀의 몸을 감고 올라갔다.


"손 떼."


성철의 경고에도 소녀는 가면을 살펴보았다.


"알겠다. 당신이 치우 가면의 주인이구나?"


그녀는 가면을 충분히 보았는지 가면에서 손을 떼고 아무렇지 않게 성철에게 말했다.


"불쌍한 사람 같으니라고 요괴가 남긴 귀물에 그리 집착하다니."


"고작... 드라큘라 따위가"


"뭐?"


촤아아아아악


소녀의 등에서 핏빛 날개가 펼쳐진다.


"그딴 아류들과 비교하다니."


"아류.... 설마?"


서양의 대요괴


하지만...


"거짓말하지마라... 대요괴라면 바다를 건너올 수 없어."


먼 과거 아직 사람들이 지구가 둥글다는 것조차 몰랐을 때


그때 강이나 바다는 세계를 구분하는 경계선


인간들의 문화에서 태어나는 요괴나 귀신은 그 문화에 종속된다.


그들은 다른 곳으로 벗어나는 것을 허락받지 못한 존재


자신들의 세계를 벗어나면 존재할 수 없다.


"대항해 시대 이후 세계가 섞이며 작은 것들만이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게 되었을 뿐"


성철의 말을 듣던 소녀는 큰 소리로 웃으며 입을 열었다.


"나이도 어린 사람이 아직도 대항해 시대 타령을 하다니... 요즘은 세상이 더 개방적으로 변하고 있다구."


그녀는 눈가에 맺힌 눈물을 훔친다.


"세상은 그때와 비교도 할 수 없이 개방됐다고?"


사슬이 조이는 힘이 점점 강해진다.


"설령 그때보다 문이 열렸다 한들.... 7죄가 직접 넘어올 정도는 아냐."


성철의 말에 소녀의 얼굴에 큰 미소가 번진다.


"나를 아는구나?"


티 없이 환한 미소 하지만 그 미소에는 알 수 없는 섬뜩함이 들어있었다.


"알지 서양의 대요..."


"잠깐 요괴 말고 악마라고 불러줘. 대악마"


그녀는 친한 친구를 대하듯 말했다.


".... 일곱 개의 대죄 중 하나 동시에 여섯 마리의 로드 중 하나."


"진짜 아는구나!"


주륵...


성철의 피가 붉은 피로 뒤덮인다.


"그런데 로드라고는 부르지 말아 줄래? 덜떨어진 아류 놈들이 뱀파이어로드라며 나를 따르는 것뿐이니까."


태고의 악마인 동시에 최초의 흡혈귀


"이렇게나 멀리 떨어져 있는 인간이 나를 알다니 감동이야."


투드득


피로 뒤덮인 사슬을 아무렇지도 않게 통과해 성철의 앞으로 걸어간다.


"누가 너를 이곳에 들어오게 해 주었지?"


그녀는 고개를 흔들며 입을 연다.


"아냐 아니야 그런 것 따위는 중요하지 않아. 중요한 거는 어떻게가 아니라 왜 들어왔는가."


그녀는 계속 성철에게 몸을 붙이며 친밀감을 드러낸다.


"걱정 마 당신들은 아무것도 신경 쓰지 않아도 돼. 우리는 당신들을 지켜주려는 것뿐이니까."


"악마가 인간을 지키다니... 기도 안 차는군... 우리는 우리가 알아서 지켜."


"당신들이 스스로 지킨다고?"


그녀는 필사적으로 웃음을 참는 시늉을 한다.


"이 땅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누가 돌아왔는지도 모르면서... 그런 소리를 하다니 귀엽네요."


콰드드드드


소녀의 기가 점차 커진다.


기는 계속 커져 그녀의 기로 인해 주변 풍경이 빨갛게 물들 정도까지 커졌다.


"당신들은 그냥 가만히 있기만 하면 돼. 그러면 우리가 알아서 해줄 테니까."


".... 개소리"


콰득


피로 뒤덮여있던 사슬들이 다시 움직이기 시작한다.


콰아아앙!


사슬낫이 다시 움직이기 시작할 때 소녀는 하늘로 날아올랐다.


"우리의 부모이자 사랑... 우리가 영원히 지켜줄게요."


그녀의 모습이 안개처럼 변하며 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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