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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화

DUMMY

- 새벽 이룡의 옥상


환혼석과 만인혈석이 남자의 양손에 올져있다.


금척은 그의 배꼽 위에 있었고 생명의 열매는 심장에 올려두었다.


"이름이 담긴 종이를 가져와라."


석금이 붉은 글씨로 종이에 무언가를 적는다.


'頭抑神'


그리고 그는 이름이 적힌 종이를 작게 접어 노란 봉투에 넣었다.


"봉인해라."


석금은 다시 붉은 글씨로 종이의 앞 뒤면에 글씨를 적었다.


'封'


'匿'


봉인과 숨김의 뜻을 가진 글자


그는 글자 적은 종이를 비형에게 건넸다.


"사용할 이름을 준비하라."


석금의 손이 다시 움직인다.


'두억시니'


그는 자신이 적은 종이를 남자의 입에 넣었다.


"지팡이를 가져와라."


길달이 지팡이를 가져온다.


비형이 지팡이를 높이 들어 올렸다.


콰득!


지팡이의 끝 부분이 열매를 으깨며 심장 부분으로 파고든다.


쿵.... 쿵.... 쿵.... 쿵쿵쿵쿵!


열매의 과즙이 심장에 스며들며 열매의 생명력이 온몸에 퍼져나간다.


심장이 뛰기 시작하자 그의 양손에 들려있던 만인혈석과 환혼석이 조금씩 움직인다.


콰드드드드드드


만인혈석이 빨간 핏물로 바뀌며 그의 몸에 들어간다.


환혼석은 작은 먼지의 형태로 바뀌며 작은 뭉게구름 같은 것이 그의 코로 들어갔다.


밝은 달빛이 금척으로 집중된다.


그러자 몸에는 사람의 온기 대신 요괴의 냉기가 돌기시작했다.


끼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어두운 밤하늘 귀가 찢어질듯한 비명소리가 퍼진다.


그리고


투득...


남자의 손가락이 움직인다.


이내 그의 두 눈이 떠졌다.


투드드드득


그는 몸을 일으켜 자리에 앉는다.


그리고 주변을 둘러보았다.


"두억시니"


남자가 비형 쪽으로 고개를 돌린다.


"두억시니 1500년 전 맹세를 지켜라."


두억시니는 조용히 자리에서 일어난다.


".... 1500년"


그는 작게 중알거리며 옥상의 난간으로 걸어갔다.


콰직!


난간이 무너진다.


"나를 왜... 깨웠지?"


콰드드드드드드


건물이 흔들린다.


"크윽...."


길달과 석금의 입에서 피가 울컥 올라온다.


비형 역시 저들과 상황은 별로 다르지 않았다.


목구멍에서는 계속 비릿한 피맛이 올라오고 식은땀이 옷을 적셔갔다.


"1500년 전 도화랑과의 맹세를 잊었나!"


비형은 풀리는 다리에 간신히 힘을 주며 소리쳤다.


쿵!


두억시니가 비형을 향해 몸을 날린다.


하지만 비형은 두억시니의 두 눈을 똑바로 쳐다보며 계속 소리쳤다.


"나는 그녀의 혈육! 그때 지키지 못한 맹세를 지켜라!"


후웅!


두억시니의 손 끝이 비형의 눈앞에서 멈춘다.


"뭐... 누구의 혈육?"


"도화랑! 당신이 지키지 못한 내 어머니!"


비형은 자신의 품속에서 글자가 빼곡히 적힌 종이를 꺼냈다.


"이건...."


두억시니는 그 종이를 집어 들었다.


그리고 가만히 종이에 적힌 내용들을 읽어 내려갔다.


그리고 종이의 맨 밑부분 그곳에는 핏자국이 있었다.


"이런 걸 아직도 가지고 있다니..."


오래전 커다란 꽃나무 밑에서 그녀에게 주었던 피의 계약서


"그래.... 이거라면 나를 깨울 수 있지... 그런데..."


두억시니는 중간에 잠깐 말을 흐린다.


"아냐... 됐다."


세 사람에게 가해지던 압박이 사라진다.


"계약에 따라 그대의 힘이 되어주지."


두억시니가 비형의 앞에 무릎을 꿇는다.


"크... 드디어... 드디어..."


두억시니에게서 뿜어져 나오는 기세와 힘


그것은 도깨비 왕이라고 불리는 다섯 도깨비와 비슷한 수준


'아니... 단순한 폭력성으로는 그들 이상...'


이것이 천년이상을 최악의 요괴 자리를 유지했던 도깨비이자 이매 망량의 주인


두억시니


콰득!


갑자기 두억시니가 자신의 목의 일부를 잡아 뜯어낸다.


"뭐... 뭐야!"


살점이 떨어진 두억시니의 목에서는 피가 흘러내리고 있었다.


"맹세는 지키겠지만 이 이름은 쓸 수 없지.


두억시니의 손에는 자신의 살점과 같이 종이 한 장이 들려있다.


파삭...


종이가 먼지가 되어 사라진다.


"이게 무슨 짓이야!"


"걱정 마 계약은 피로 이어진 계약, 이름이랑은 상관없으니까 맹세는 지킨다."


"그걸 말하는 게 아니잖아!"


이름은 힘을 가진다.


이름의 소유자 모든 행동들이 업으로 이름에 쌓이게 된다.


그렇기에 이름만으로 위압감을 줄 수 있다.


그런 이름을 포기한다는 것은 자신이 쌓은 것을 포기한다는 것


자신의 업이 곧 힘이 되는 요괴가 이름을 버린 다는 것은 자신이 가진 힘의 절반을 버린다는 것과 마찬가지였다.


두억시니 역시 이 사실을 알고 있다


"그깟 이름 없어도 상관없어..."


콰드드드드드드득


건물 옥상에 균열이 생긴다.


그 모습을 보고 길달이 석금에게 속삭였다.


"이러다 옥상이 무너지겠습니다."


석금의 표정이 딱딱하게 굳어진다.


"조용히 하게..."


건물의 주인인 석금은 알 수 있었다.


'건물 전체가... 이 구역 전체가 흔들리고 있다.'


힘의 절반만으로 비형을 아득히 뛰어넘는 힘


비형이 아무리 반 도깨비라지만 엄연히 이매망량이라는 거대 조직의 수장


이것은 강자존의 세계에서 당당하게 힘으로 이매망량의 수장으로 인정받았다는 뜻


'그런 그녀가 압력을 버티기조차 버거워한다.'


두억시니의 힘이 비형과 석금의 예상을 훨씬 웃도는 수준이었다.


"요즘 이매망량들의 수준은 이 정도인가?"


두억시니가 비형을 내려본다.


"이매망량도 한물갔나 보군."


"크윽... 두억시..."


"아니지... 아니야 그 이름은 버렸으니 앞으로는..."


두억시니는 잠시 고민하고 입을 열었다.


"그렇지 간단하게 두억이 좋겠어."


"... 두억 그것이 새로운 이름인가.... 요?"


"그래... 이제 이름까지 전부 갖추었구나."


쿵!


그의 몸이 하늘 높이 솟구친다.


그의 발아래


반짝이는 도시의 풍경이 보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는


"크아아아아아아아!"


도시를 향해 커다란 포효를 내질렀다.


끼아아아아....


그의 포효에 하늘에서 계속 울리던 비명소리가 멈추었다.


그리고 이날 새벽


고요한 새벽이 귀신들이 속삭이는 소리들로 가득 채워졌다.


"이매망량의 전 주인이 돌아왔다."


"그가 다시 돌아왔어."


"왕이 돌아왔다."


"최악의 왕이..."


"이게 무슨 소리지...?"


기감이 예민한 사람들은 누군가의 목소리 때문에 잠에 들지 못하고


"갑자기 춥네."


"그러게 어디서 냉기가 들어오나?"


일반인들 역시 알 수 없는 한기가 느껴졌다.


그리고


"무슨 일인지 당장 알아내!"


"기의 파장이 보인 곳이 서울이라 합니다!"


"구체적인 위치를 알아내란 말이야!"


"설마 백귀야행이 미친 것들이 움직인 거야?"


"그게.... 힘이 너무 넓게 퍼져 알 수 없습니다."


인간의 무리들은 혼란에 빠졌다.


갑작스럽게 겁먹은 귀신들과 서울 전역을 뒤덮을 정도의 힘의 파장


이것으로 인해 천지인, 성화당, 단군 같은 인간 세력은 그 원인을 찾기 위해 비상이 걸렸다.


"귀신들이 떠드는 이야기로는 또 다른 왕이 나왔다던데?"


"왕은 무슨 왕이야 잡귀들이 호들갑 떠는 거야."


"아니... 호들갑이 아니야."


"뭐? 너는 구군지 알아?"


"이매의 전 주인..."


그리고 요괴와 귀신들의 무리 또한 소란스러워졌다.


단 한 명의 인물로


세상이 시끄러워졌다.


"이것이 두억시니..."


단순 완력과 기백만으로 최정상 자리에 올라온 괴물 중에 괴물


'이런 괴물이 우리 밑으로 들어온다면 그렇다면...'


비형과 석금이 하늘 높이 떠오른 두억을 바라보았다.


'내 위치를 지킬 수 있다.'


'이매망량의 격을 올릴 수 있다.'


쿵!


귀곡성을 멈춘 두억이 다시 땅으로 내려왔다.


"안내해라."


"이리로..."


두억은 비형의 안내에 따라 건물을 내려갔다.


그리고 비형은 그를 이룡에서 운영하고 있던 호텔로 그를 데려갔다.


"이곳에서 지내요."


그녀는 두억에게 411호 방앞에서 검은색의 카드를 준다.


"들어가실 때는 이것을 여기에 가져다 대면 문이 열릴 거예요."


삑!


"경비가 해제되었습니다!"


두억이 조심스럽게 카드키를 손잡이에 가까이 가져가자 잠금장치가 풀린다.


끼익


"오... 이거 신기하군."


그는 카드키를 신기한 듯 바라보며 방 안으로 들어갔다.


"이곳에서 생활해요."


"이 넓은 곳을 나 혼자?"


"네, 그리고 당분간은 현대 세상에 적응할 수 있게 하인을 한 명 붙여드릴게요."


"그래 알았다."


"또 만약 필요하신 게 있다면 이것을 들고 여기 가장 맨 앞의 것을 누르면 돼요."


그는 비형이 가리킨 검은색 물체를 집어 들었다.


"이게 뭔데?"


"그걸 귀에다 이렇게..."


비형은 수화기를 두억의 귀에 가져다주었다.


그러자 수화기의 소리가 그의 귀로 들어오기 시작했다.


뚜...


"그냥 말하면 되나?"


"아뇨! 제일 처음 버튼을 누르고 말하시라고요!"


그녀는 답답한 듯 신경질적으로 전화기의 버튼을 누른다.




그러자 두억의 귀에는 어떤 여자의 말소리가 들려온다.


"안녕하십니까 고객님, 원하시는 것을 말씀드리면 바로 준비해 드리겠습니다."


비형은 수화기에 녹음된 여자의 목소리가 끝나고 다시 입을 열었다.


"이제 음식... 두억님이 원하시는 음식을 가져달라 말씀해 보세요."


그녀의 말에 두억은 살짝 어색한 목소리와 자세로 수화기에 말을 하기 시작했다.


"... 그... 저.... 도토리묵 한 사발만 가져다주구려."


"이제 다시 그거를 원래자리에 돌려놔요."


달칵...


"요즘은 전음을 신기하게 하네... 아까 저 입구에서도 그러더니."


"전음이 아니에요. 전음처럼 주술로 사용하는 게 아니라 과학이란 거를 이용하는 거지."


"과학?"


"네, 요즘 인간들은 조상과 신을 섬기지 않고 요괴와 귀신을 두려워하지 않아요."


비형은 전화기를 손으로 가리킨다.


"대신 요즘은 과학을 믿고"


또 다른 손으로는 카드를 꺼내든다.


"돈을 가장 두려워해요."


그녀는 카드를 두억 쪽으로 들이밀었다.


"이게 요즘의 화폐인가?"


"아뇨, 이거는 신용카드라고 해요... 음.... 그냥 편하게 이 안에 화폐가 들어있다 생각하면 돼요."


"그러면 이게 어느 정도 가치지? 소 한 마리? 두 마리?"


"글쎄요, 옛날 활동하실 때의 가치로는 성 하나 정도?"


두억은 카드를 떨어뜨릴 뻔했다.


"이 작은 네모 조각하나에 성 하나를 살 정도의 돈이 들어있다고?"


"아마도요? 화폐 가치도 많이 바뀌었으니까 빨리 배워두세요."


"그래, 알았다."


"그리고 하인은..."


두억은 잠시 손을 들어 비형의 말 끊었다.


"잠시만... 손님이 온 거 같구나."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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