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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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1.15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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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1.22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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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화

DUMMY

바닥에 흩뿌려져있는 검은색 가루


"착각이 아니었나?"


그것은 김선생이 바닥에 미리 뿌려두었던 소금이었다.


"제길... 지금 누군가한테 숨어있은 건가..."


언제인지 모르겠지만


숨어있는 잡귀 한 마리가 있다.


너무나 미약해서 평소에는 있는지도 모르는 잡귀 따위는 그에게 큰 위협이 되지 않았다.


살짝 거슬리는 것은 그 잡귀 한 마리가 그가 설치해둔 결계들과 액막이들을 망가뜨렸다는 것이었다.


"힘은 약해도 영악한 놈이야..."


누군가에게 숨어있다가 폭우를 틈타서 활동하다니.


....


잠시 고민하던 김선생은 머리를 긁적이며 중얼거린다.


"문제 될 건 없나?"


아무리 귀문이 위치한 곳에 귀신절이라는 특수한 날이 겹쳤다고는 하나 사람이 이렇게 많이 모인 곳에서 잡스러운 것들이 직접 모습을 드러낼 확률은 적다.


그것이 사람들의 보편적인 생각이기 때문이었고 그들이 사람들의 눈에 띄는 것을 원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귀신은 사회적 통념에 묶여있는 존재


요괴는 과거 인간들과의 전쟁에서 패배한 존재


그렇기에 잡귀나 잡요괴 따위는 수많은 군중들 앞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다.


하지만 김선생은 잠깐 불안한 예감과 함께 나쁜 생각이 든다.


만약 제약을 무시할 만한 귀신이나 요괴가 온다면...


그러면 여기 있는 인원들로만 막을 수....


그러나 그는 곧 고개를 저었다.


그 정도되는 이들도 이곳에 올 이유는 없었다.


급이 맞지 않는 상대


그들은 거대한 사자 우리는 작은 토끼


우리로는 그들의 배를 채울 수 없다.


그는 걱정은 잠시 접어두고 검게 그을린 소금을 치우고 다시 하얀 소금을 이곳저곳에 뿌리기 시작했다.


그래도 간단하게 조치라도 취해야지.


그러고는 품속에 있던 부적 몇 장을 꺼내어 문과 창문에 붙였다.


"후.... 이 정도면 충분하겠지."


꺼낸 부적을 모두 붙인 김선생은 작은 막대기로 부적을 건드리며 입을 열었다.


"비(祕)"


스르르르르르


그러자 막대에서부터 안개가 나오며 부적들의 모습을 가렸다.


"감히 그 비싼 것들을 망가뜨리다니 우선 숨어든 그 망할 놈부터 잡아주지."


그는 조용히 눈을 감았다.


"시(示)"


그의 시야가 마치 열화상 카메라로 보듯이 변한다.


주술이 제대로 작동하는 것을 확인한 김선생은 주변을 구석구석 확인했다.


건물의 구석, 볕이 제대로 들지 않는 곳, 화장실, 세면장 등 음기가 강한 곳을 차례로 둘러보았다.


"귀신이 머물거나 지나간 자리는 어떤 식으로든 흔적이 남게 된다."


그는 1층을 모두 둘러보고 2층으로 올라온다.


2층 복도


찾았다.


그의 눈에만 보이는 검은색 흔적


창에서부터 이어져 가장 큰 얼룩이 남아있는 이 지점


여기서 누군가의 몸으로 들어갔다.


cctv를 확인해야겠군.


그가 다시 숙직실로 돌아가려 몸을 돌린다.


"아... 아침밥 먹을 사람은 10분 뒤에 식당으로 와라."


방송에서는 식사 시간을 알리는 방송이 들려온다.


에이씨... 하필 지금


지금은 건물 내부에 갇혀있지만 식당으로 이동하면서 밖으로 도망갈 수 있다.


아니면 다른 사람 몸으로 옮겨 숨을 수도 있다.


지금 찾기는 글렀네.


나중에 다시 활동을 할 때 잡던가 몸속에 숨은 귀신을 볼 수 있도록 하는 부적을 만들던가 해야 한다.


"그래도 cctv는 확인해 봐야지... 후"


그는 다시 숙직실로 걸음을 옮겼다.


다른 선생님들은 모두 나간 숙직실


김선생은 홀로 모니터 화면 앞에 앉아 새벽 시간대 2층 복도를 확인했다.


"악귀가 가장 활발하게 움직이는 12시부터..."


딸각...


딸깍....


여기다.


새벽 2시쯤 복도를 지나는 한 아이 몸으로 검은 형체 하나가 떨어진다.


"들어간 곳은 212호..."


그는 누구인지 확인하기 위해 화면 코앞까지 얼굴을 가져다 댔다.


"우리 반 이유진..."


누구인지 확인했으니까...


김선생이 다시 자리에서 일어난다.


최대한 빨리 확인해 보러 가야지.


또 망가뜨리면


그의 얼굴이 어두워진다.


돈이 얼마야...


"아니 그것보다 애들은 어디 갔다 이런 걸 묻혀왔어!"


어디선가 접촉이 있었기에 잡귀가 결계 틈을 비집고 온 것이었다.


-212호 문 앞


똑똑....


문을 두들기자 안에서 인기척이 느껴진다.


"네 누구세요?"


"니네 담임이다."


"헉! 잠시만요!"


달칵


문이 열리며 김선생 교실의 학생인 혜정이 보인다.


그는 혜정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그녀를 지나쳤다.


혜정이는 아니고


손이 닿았을 때 느껴져야 하는 잡귀 특유의 느낌이 없었다.


"잠깐만 들어가자."


그렇다면 다른 아이들을 확인해 봐야 한다.


"너희 방에 아침 먹으러 간 애들 있냐?"


선생님의 질문에 혜정은 고개를 살짝 갸웃 거리며 답했다.


"아마... 은정이랑 승희만 먹으러 간다 했던 거 같아요."


"그래? 나머지 애들은?"


"아직 자고 있어요."


"오야 가서 열 한번 씩만 재볼게. 감기 기운 있는 애들이 몇 명 있다고 해서."


그는 누워있는 아이들의 곁으로 다가갔다.


우선 유진이부터...


이마에 손이 닿자 느껴지는 역한 느낌


하지만 이것은 흔적일 뿐 이미 귀신은 다른 곳으로 옮겨갔다.


그러면 연수는?


아무런 느낌도 없다.


그렇다면 승희나 은정이 둘 중 한 명에게로 옮겼나.


분명 나나 다른 퇴마사들이 있는 걸 느꼈으니 도망치려나?


후... 이왕 나간 거 그대로 도망가 줬으면 좋겠다.


"됐다. 열도 없는 거 같으니까 이제 가볼게."


"네 안녕히 가세요!"


"아 그리고 오늘은 비 때문에 일정이 좀 바뀔 거 같으니까 알고 있어라."


"넹~"


쿵...


일단 승희랑 은정이부터 확인하고 그 아이들에게도 없으면 지금 당장 찾는 건 포기한다.


오늘 새벽은 잠자기 글렀나.


그는 승희와 은정이 있는 식당으로 걸어갔다.


- 식당


어젯밤 과식을 한 상태에서 밤늦게까지 놀기까지 했으니 밥을 먹는 아이들은 매우 적었다.


"좋아 어디 한번 찾아보자."


김선생은 밥을 먹고 있을 승희와 은정을 찾기 위해 식당을 두리번 거린다.


그러면서 그는 자신이 몇 아이들의 머리나 어깨를 한 번씩 툭툭 치면서 갔다.


없고... 없고... 없고.... 얘도 없고


"어 쌤? 여기 어쩐 일이세요?"


어느덧 승희와 은정에게까지 도착해 그들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그냥 와봤다. 어디 아픈 데는 없지?"


"네 저희 멀쩡해요!"


"그래그래 밥 맛있게 먹어라."


없다.


승희에게 머물렀던 흔적은 있지만 귀신은 이미 어디론가로 옮겨갔다.


쯧...


그는 조용히 혀를 한번 차고 식당 밖으로 빠져나왔다.


"전(傳)"


그가 아까의 막대를 잡고 정신을 집중한다.


'6급 퇴마사 김산이 전한다. 현재 학생들 사이에 잡귀 하나가 숨은 거 같다. 느껴지는 기운으로는 수살귀 같고 기운 자체는 강하지 않다. 대신 지능이 높다. 아직 활동을 하지 않아 육안으로는 식별이 되지 않는다. 그러니 모두 기감을 펼치고 대기하고 있도록.'


이곳에 있는 퇴마사들은 총 11명


그중에 대부분은 수습 퇴마사인 고등학생들 7명


학교 선생님으로 있는 두 명의 6급과 7급 퇴마사 두 명


이곳 건물 관리자로 위장한 7급 두 명


김산은 자신의 신물인 적목봉으로 머리를 벅벅 긁어 댄다.


5급 한 명만 보내달라니까...


일반적으로 1부터 10급까지 급이 낮아질수록 뛰어난 퇴마사로 인정되고 그 밑으로는 수습 퇴마사로 불린다.


이 중에서 5급 이상부터는 중급 정도 되는 퇴마사로 인정하여 여러 지원과 혜택이 주어졌다.


그리고 이런 대규모 임무에서는 보토 5급 이상의 퇴마사가 배정되어 임무를 이끄는 게 보통이다.


그게 보통인데...


왜 날 시키냔 말이지!


일단은 그도 기감을 펼치며 귀신이 나오는지를 감시하기 시작했다.


"아오... 5급 이상이면 숨어있는 귀신 찾을 수 있는 놈들 있을 텐데..."


산 자네도 이제 슬슬 본래 있던 자리로 돌아가야 하지 않겠나?


.... 귀찮게스리 노인네


"허(許)"


1단계 봉인이 해제된다.


그러자 그의 기의 순환이 조금 자연스러워졌다.


- 212호


"으그그그그!"


폭우가 내리며 모든 일정이 취소되어 숙소 안에만 갇혀있어 몸이 찌부둥한 듯 혜정이 이상한 소리와 함께 기지개를 편다.


"이럴 바에는 차라리 등산이 더 재미있을 듯..."


"ㅋㅋㅋ다시는 산에 안 올라갈거라면서."


"뭐? 누가 그랬는데?"


"크흠... 이따 오후에는 비가 그쳤으면 좋겠다."


하지만 혜정의 바램에도 비는 잠잠해질 기미 없이 점점 더 굵고 세차게 내린다.


"근데 오늘 우리가 물놀이할 차례 아니야?"


"아 맞네 그러면 오늘은 물 건너간 건가?"


"아까 선생님들 말 들어보니까 계속 비 이렇게 내리면 아예 물놀이가 취소될 거라고 하던데."


"오우야 우리는 어제 놀아서 다행이네."


"그러게ㅋㅋㅋ"


"맞다, 유진아 발목은 괜찮아?"


"엉ㅋㅋ 어제는 살짝 뻐근했는데 자고 일어나니까 멀쩡해짐."


은정의 질문에 유진은 자신의 발목을 들며 답했다.


"어? 근데 유진아 너 발목에 그건 뭐야?"


"응? 뭐가?"


"거기 발목에 검은 점 같은 거."


승희의 눈에는 똑똑히 보였다.


유진의 발목에 선명히 찍혀있는 손바닥 자국


하지만 다른 아이들 눈에는 보이지 않는 것처럼 보였다.


"에이 뭐야! 장난치마ㅋㅋㅋ"


"나 방금 소름 돋을 뻔!"


아이들은 그저 장난이라 생각해 웃으며 농담으로 받아들였다.


"그나저나 오늘은 뭐 하면서 시간 떼우지?"


유진이 다리를 다시 내린다.


"이대로면 그냥 하루 종일 방안에 갇혀있을 듯."


승희는 여전히 유진의 다리 무늬가 신경 쓰였지만 대화의 주제가 바뀌며 더 이상 말을 꺼내기가 애매해져 버렸다.


날이 어두워서 그림자가 진 건가?


승희는 날씨를 확인하려 창밖으로 고개를 돌린다.


.... !


그 순간 그녀는 깜짝 놀라며 입을 틀어막았다.


창밖 운동장에 사람들이 서있었다.


아니


사람의 형상을 한 무언가들이 서있었다.


창백하게 질린 얼굴과 빨갛게 충혈된 눈과 입, 축축하게 젖은 머리카락과 누더기 같은 옷가지까지


무엇 하나 정상적인 사람이라고 생각할 수 없었다.


... 흐읍


그녀는 당장이라도 소리치며 도망가고 싶었다.


하지만 그랬다가는 저것들에게 들킬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녀의 머리에서 식은땀이 한줄기 흘러내린다.


침착해... 침착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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