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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1.15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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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1.19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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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화

DUMMY

김선생은 방을 지나며 들리는 말소리를 애써 무시하며 복도를 한번 왔다 갔다 하며 일부러 인기척을 내며 돌아다녔다.


끼익...


충분히 돌아다녔다 생각한 김선생은 문을 하나씩 열며 아이들의 상태를 확인했다.


쟤는 발이 네 개네...


쟤는 팔이 왜 세 개야...


쟤는 안에서 웃고 있나 보네...


그는 방을 돌아다니며 서툴게 숨은 아이들을 보며 실소를 터뜨렸다.


"..... 갔나?"


"아직 안 갔다."


"헙!..."


쿵...


대충 한 바퀴 돌아보며 자신의 목표를 달성한 김선생은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다시 숙직실 돌아가고 있었다.


스으으으으....


섬뜩하게 느껴지는 한기


"이건!"


그는 잠시 멈춰서 심각한 표정으로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하지만 이미 한기는 사라지고 난 이후였다.


"잘 못 느꼈나?"


둘러본 복도는 아이들의 소리만 조금씩 새어 나오고 있을 뿐 다른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하긴.... 여기에 쏟아부은게 얼만데... 있을 리가 없지."


살짝 찝찝한 기분은 들었지만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기에 그는 다시 숙직실로 걸음을 옮겼다.


- 209호실


선생님이 방을 들어왔다 나간 후


여기저기 구석에 숨어있던 아이들이 나오기 시작한다.


"푸하! 숨 막혀 죽을뻔했다!"


"나 존나 잘 숨은 듯!"


"개소리마ㅋㅋ 니 다리 다 보였음."


아이들은 이불 밑에 숨겨둔 과자들을 꺼내며 원 모양으로 둘러앉았다.


"아까 그래서 뭔 말하다가 끊겼지?"


"아까 상현이가 말하고 있었음."


"아 맞다... 내가 여기 오기 전에 이 산을 한번 검색해 봤거든?"


상현이라는 남자아이가 입을 연다.


"글쎄 98년까지는 이 산 전체가 출입 금지 구역이었데..."


아이들은 과자를 집어먹으며 그의 말에 집중했다.


"그 이유가 옛날부터 이 숲에 귀신들이 많이 보여 살고 있어서 숲에 들어오는 사람들을.... 왘!"


"....."


"재미없어 등신아."


"ㅋㅋㅋ니 표정이 더 무섭다야!"


아이들의 반응이 영 시원치가 않다.


"그것도 무서운 얘기라고 가져온 거냐."


".... 칫 그래도 출입 금지 구역 얘기는 진짜임 옛날부터 여기서 제사랑 굿도 많이 했고 실족사, 익사, 자살도 많고 행방불명된 사람들도 많아서 막았다고 했어."


"그래 그렇겠지. 소름이 다 돋는다."


"아 그러면 니가 한번 무서운 얘기 해보던가!"


"좋아 듣고 지리지나 마라!"


아이들은 저마다 무서운 이야기를 생각하며 다른 앙들의 이야기를 들었다.


- 1시 48분


"ㅋㅋㅋ이겼다!"


"뭐냐 너 뭔데 이렇게 잘해"


"내가 ... 어? 과자 다 먹었다."


"벌써 새벽 두시임


웃고 떠들며 가져온 보드게임들을 하자 시간이 눈 깜짝할 새에 흘러 어느새 시계가 2시를 향하고 있었다.


"흐아아아암... 나는 이제 가서 잘게... 아침부터 산을 올랐더니.... 졸리네..."


"나도 슬슬 가야지..."


209호에서 놀던 아이들이 하나둘 자리에서 일어나고 자신들의 방으로 돌아갈 준비를 한다.


끼익...


그때 문이 슬며시 열린다.


"뭐야 니네 아직도 있냐?"


다른 방에 갔던 209호 아이들이었다.


"아냐 우리도 이제 가게..."


"피곤해 죽겠다..."


아이들은 피곤한 표정으로 각자의 방으로 갔다.


혜정의 방 아이들 역시 피곤한 몸을 이끌고 자신들의 방인 212호로 발걸음을 옮겼다.


"으... 들어가면 바로 기절할 거 같아..."


"그러게 혜정이는 벌써 기절한 거 같은데?"


아까 물에서 놀 때부터 잔뜩 흥분해 날뛰던 혜정은 이미 잠에 들어 승희의 등에 업혀 오던 중이었다.


"아 차가워!"


그러다 갑자기 유진이 자신의 정수리 부분을 털어냈다.


"응? 왜 그래?"


"뭐지 갑자기 내 머리 위로 물 떨어짐."


"건물이 오래돼서 물이 새나?"


유진은 천장을 올려 보았지만 천장에는 물이 샌 흔적도 물이 샐 만한 틈새도 없었다.


어디서 떨어진 거지?


"유진아 들어가자!"


....


승희의 말에 유진이 웃으며 대답했다.


"어 알았어."


-2시 4분


모든 아이들이 잠에 빠져있다.


하지만 어째서인지 승희는 잠이 오지 않았고 그냥 두 눈을 뜬 채로 멀뚱멀뚱히 누워있었다.


양이라도 세야 되나...


찰박...


찰박...


잠이 오지 않아 고민 중일 때 들려오는 누군가의 발걸음 소리


찰박....


그냥 발걸음 소리가 아닌 물에 젖은 발걸음 소리가 복도에서 들려온다.


선생님이 또 순찰을 도시나?


찰박....


근데 소리가 왜 이렇게 크게 들리지?


찰박...


승희는 그저 새벽이고 자신이 예민해져있기에 그런 것이다 하고 생각 했다.


그리고 발걸음소리는 이윽고 승희가 누워있는 212호까지 도착했다.


철컥...


문손잡이를 돌리는소리가 들려온다.


하지만 무언가 이상했다.


철컥철컥!


어째서인지 선생님은 문을 열지 않고 문 손잡이만을 잡고 흔들고 있었다.


문이 잠겼나?


승희는 문이 잠겨 열어드려야 하나 생각했지만 지금까지 안 자고 뭐 하냐라는 잔소리를 들을까 봐 그냥 흔들리는 문에서 시선을 돌렸다.


금방 가시겠지...


철컥...


그녀의 예상대로 문의 흔들림이 금방 멈췄다.


가셨나 보네.


문의 흔들림이 멈추자 승희는 그제야 눈을 살짝 감았다.


이제 슬슬 자야지...


그녀가 눈을 감고 잠에 들려는 순간


쾅!


갑자기 큰소리와 함께 문이 거세게 흔들린다.


쾅!쾅!쾅!쾅!


뭐지? 문이 잠겨있어서 화나신 건가?


쾅!


열어드려야 하나?


문이 잠겨있어 선생님이 화가 났다고 생각한 승희는 그 자리에서 일어나 문 앞으로 걸아간다.


쾅쾅!


승희가 문 앞까지 온 이후로도 문은 계속해서 흔들리고 있었다.


어떡하지?


흔들리는 문을 보면서 그녀의 머릿속에는 오만가지 생각이 다 들었다.


문 잠근 게 그렇게 화내실 일인가?


안에서 사고가 났다고 생각하신 건가?


열면 왜 문 잠갔냐고 화내실 거 같고... 그렇다고 안열면 내일가서 더 혼날 거 같고...


콰아아앙!


그녀가 머리를 잡고 고민하는 사이 문이 흔들리는 정도는 더 강해졌고 더 이상 가만히 있으면 안 되겠다 생각한 승희는 문 손잡이를 잡았다.


내일 혼나는 것보다 오늘 혼나는 게 덜 혼나겠지...


"잠시만요..."


그녀가 최대한 졸린 목소리로 문 손잡이를 돌리기 직전


찰박...


어?


그녀의 발밑 느낌이 이상했다.


어딘가 축축한 느낌


.... 이건?


바닥을 자세히 보니 문 틈새로 물이 흘러들어오고 있었다.


쾅!쾅!쾅!


어....?


갑작스러운 상황에 당황한 승희는 움직일 수가 없었다.


물... 물이 어디서?


물은 어느새 발목까지 차오르고 있었고 이제는 밑에서 비릿한 물 비린내가 올라오기 시작했다.


아차!


비릿한 냄새를 맡은 승희가 정신을 차리고 다시 문을 열기 위해 문 손잡이에 손을 가져다 댔다.


무슨 일이 생겨서 선생님이 오셨나 보다!


밖에서 문제가 생겨서 선생님들이 아이들을 깨우고 있다고 생각한 승희는 문고리를 돌렸다.


철컥!


철컥!철컥!


하지만 문고리가 돌아가지 않았다.


분명 안쪽에서 문고리를 돌리면 잠겼던 문이 열려야 했다.


뭐... 뭐야?


승희가 아무리 양손으로 애를 써봐도 문고리는 꼼짝도 하지 않았다.


쿵!쿵!쿵!쿵!


승희가 이렇게 애를 쓰는 동안에도 밖에서는 계속 문을 두들기며 승희를 재촉했다.


애들! 애들 깨워서 다 같이 열면 열릴 거야!


이대로는 안되겠다 생각한 승희가 곤히 잠든 아이들에게로 달려갔다.


"애들아 일어나!"


그녀는 큰소리로 부르며 아이들을 흔들어 봤지만 아이들은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는 것처럼 편안한 얼굴이었다.


"혜정아! 연수야! 은정아! 유.... 유진아?"


아이들의 이름을 부르던 중 유진이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유진아?"


승희는 갑자기 문밖에 있는 사람이 선생님이 아니라 유진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쾅!쾅!쾅!


그리고 그녀는 다시 문 앞으로 뛰어갔다.


"유진아 잠시만 기다려! 금방 열어줄게!"


물은 계속해서 새어 나오고 이제는 현관을 넘어 방안까지 물이 차오르고 있었다.


쾅!"


열려라! 제발 열려!


그렇게 혼자 필사적으로 문고리를 돌리던 중


콰득...


드디어 문고리가 살짝 돌아갔다.


됐다!


"이제 열어줄게!"


쾅!


손에 힘을 너무 세게 줘서 손이 아파질 때쯤 커다란 굉음과 함께 문이 열렸다.


드디어!


.... 어라?


열린 문 앞에 서있는 사람은 승희의 예상대로 자리에 없던 유진이었다.


그러나 그녀의 모습이 이상했다.


물에 들어갔다 나온 듯 젖은 머리와 옷 그리고 평소에 씩씩하던 모습은 온데간데없고 푹 꺼진 두 눈


거기에 양손에는 밝은색 계열의 천들까지 가득 쥐고 있었다.


"유진아... 괜찮아?"


괜찮냐는 질문에 그녀의 입이 양옆으로 길게 찢어진다.


"..... 흐"


"유.... 유.... 유진아?"


사아아아아....


계곡에서 느껴진 한기와 소리


이건... 유진이가 아니야....


무언가 이상한 걸 깨닫고 승희는 문을 다시 닫고 싶었지만 어째서인지 그녀는 몸을 제대로 가눌 수가 없었다.


문...


문 닫아야 되는데...


마치 물 속에 들어와있는 것처럼 몸을 움직이는 게 부자연스러웠다.


그리고 그녀의 의식마저 깊은 물속에 잠기 듯이 점점 희미해져갔다.


안돼는ㄷ....


문 앞에서 정신을 잃은 승희를 보며 유진의 모습을 한 무언가가 입을 연다.


"고마워 친구야..."


그것은 흉측하게 웃으며 천천히 방안으로 들어왔다.


- 8시 19분


후드드드드드


창문을 두들기는 소리


"으음...."


그 소리에 승희의 눈이 떠진다.


언제 잠들었지?


그녀는 몸을 일으켜 세우며 주변을 둘러보았다.


그녀의 옆에는 혜정이와 유진이가 양옆에서 잠을 자고 있었다.


"역시 꿈이었구나..."


아마 유진이가 물에 빠질 뻔하고 저녁에는 무서운 이야기도 하고 거기에 비까지 퍼부어서 그런 꿈을 꾸었던 거 같다.


그녀는 어제는 그냥 악몽을 꾸었구나 하며 다시 자리에 누웠다


그 시간 숙직실에서는 잠에서 깨어난 선생님들이 모여있었다.


"이야... 비 많이 오네요."


눈을 비비며 김선생이 창밖을 바라보며 말했다.


"그러게요 이러면 오전 등산은 못 가겠네요."


"음... 그러면 애들은 그냥 자게 냅둘까요?"


"그러면 9시 정도까지 기다렸다가 아침 먹을 인원들만 식당으로 모이라 하죠."


"그나저나 비가 오후까지 계속 내리면 어떡하죠?"


"그때는... 한 번 더 강당에 모여서 일정 진행해야 되지 않을까요?"


다른 선생님들이 오늘 일정을 논의하는 동안 김선생은 슬그머니 숙직실에서 빠져나온다.


숙직실을 빠져나온 그는 복도의 바닥을 확인하기 시작했다.


"이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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