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담

무료웹소설 > 자유연재 > 판타지, 현대판타지

새글

공요일
작품등록일 :
2024.01.15 17:25
최근연재일 :
2024.09.20 20:30
연재수 :
54 회
조회수 :
512
추천수 :
0
글자수 :
275,999

작성
24.02.23 18:34
조회
11
추천
0
글자
11쪽

19화

DUMMY

거대한 바위를 내려치는 느낌


그의 주먹 밑에는 삼두의 머리가 아닌 이두의 양팔


두억이 이두의 팔을 내리친 그 틈에 일두와 삼두가 움직인다.


양 방향


하나는 묵직하고 강하게 단 한번


또 다른 하나는 가볍지만 빠르게 여러 번


쾅!


두억은 자신의 발을 양옆으로 찢으며 일두와 삼두를 발로 쳐냈다.


두 사람을 완전히 끝낼 생각으로 찬 발차기다.


'이 녀석들...'


하지만 이두가 그 순간 두억을 살짝 뒤로 밀쳐내며 그의 발차기의 위력이 감소했고 두 사람에게 치명상을 주지 못 했다.


쾅!


그들은 재빠르게 일어나 다시 두억에게 달려들었다.


콰득


두억의 팔에 묵직하게 통증이 느껴진다.


'알겠군.'


몇 번 주먹을 나누다 보니 그들의 역할이 보였다.


삼두는 빠른 공격으로 시선을 끈다.


이두는 두껍고 단단하게 다른 두 명을 지킨다.


그리고 마지막 일두는 가운데 몸을 숨기고 있다가 틈이 보이면 강하고 묵직한 일격을 날린다.


"대단하네."


아무런 대화 없이도 세 사람이 마치 한 몸처럼 움직인다.


그래서인지 분명히 그가 상대하는 것은 세 명의 사람이었다.


그러나 어느 순간 그는 마치 단 한 마리의 삼두육비와 싸우는 것같은 착각이 들었다.


두억은 무의식적으로 중얼거렸다.


"삼두육비..."


콰득


두억의 가슴에 삼두의 발바닥이 박힌다.


"이러다 선물한테 먹히겠는데?"


그 광경을 지켜보던 거한이 비아냥 거리듯 두억의 심기를 툭툭 건드렸다.


"자네까지 잡으면 삼두육비의 업이 완성되니... 어이쿠 머리 조심해."


콰아앙!


일두가 팔꿈치로 두억의 관자놀이를 가격했다.


"하아.... 좋다."


콰드드드드드


"크읍...!"


갑작스레 주변 공기가 무거워진다.


"울동.... 아니 지하국대적... 네가 원하는 대로 움직여주지."


쿵!


우드득


이두의 팔에서 무언가 부서지는 소리가 난다.


계속해서 두억의 주먹을 막아오던 이두의 팔이 이상한 방향으로 비틀려있다.


"생각보다 괜찮은 것을 데려왔어."


이두의 머리 위로 다시 한번 두억의 주먹이 떨어진다.


그러자 삼두가 달려와 두억의 시선을 돌리기 위해 몸을 날린다.


"둘도 아니고 셋이 완전한 한 몸처럼 움직이다니."


쿵!


하지만 두억은 그것을 예상한 듯 자연스럽게 몸을 돌리며 삼두의 명치 부근에 주먹을 날렸다.


순식간에 두 명의 리타이어


싸움 내내 무표정한 얼굴로 있던 일두의 얼굴에 땀이 한줄기 흘러내렸다.


"그런데 그것뿐이야."


쿵!


"그냥 머리 세 개 팔 여섯 개 달린 사람일 뿐이야."


콰득!


두억이 일두의 머리를 잡고 그대로 땅바닥에 내리꽂았다.


방패와 무기를 잃어버린 일두는 두억에게 너무 손쉬운 상대였다.


"나를 잡고 싶었다면 삼두육비의 업을 제대로 갖추고 왔어야지."


그는 아직 의식이 남아있는 이두에게로 걸어갔다.


"감당하지도 못할 업을 쌓은 너와 네 뒤에 놈을 원망해라."


콰아아아앙!


이두의 허리 부분이 땅 깊숙하게 들어간다.


이두의 숨이 완전히 끊어졌다.


"지하국대적... 자네는 자네가 감당할 수 있는 업을 쌓았나?"


그 충격으로 생긴 먼지 구름에서 두억이 걸어 나왔다.


하늘로 높이 솟아 올라간 두 개의 거대한 뿔


두억의 모습도 두억신의 모습도 아닌


대요괴 두억시니의 모습


"이름은... 버린 것이 아니었나?"


그 모습을 보고 지하국대적의 표정이 딱딱하게 굳었다.


그리고 두억 역시 자신의 이마에 난 뿔을 만지며 말했다.


"이 어린것들이 내 입에 이름을 쑤셔 박았더라고 그래서 아직 남아있나 보군."


"이런... 설마 그 두억시니의 입에 그런 짓을 할 수 있는 요괴가 있다고는 예상도 못했는데 말이야."


"그래 나 역시도 그랬지..."


두억시니가 하늘을 한번 올려 보았다.


"하늘에 별이 보이지 않아... 내가 너무 오래 잠들어있었어."


그는 고개를 내리며 지하국대적의 두 눈을 바라보았다.


"아무래도 모두가 두억시니가 누구인지 잊은 모양이야. 저런 핏덩이들도 내게 달려들다니."


쿠구구구구구!


두억시니가 서있는 곳을 중심으로 그 일대의 땅이 가라앉는다.


"자네의 머리를 으깨면... 세상이 다시 나를 두려워할까?"


쿵!


쿵!


쿵!


그가 한 발짝 내딛을 때마다 지하국대적에게 가해지는 압력이 늘어난다.


"이봐... 두억시니."


지하국대적의 얼굴이 이상한 모양으로 찌그러진다.


콰득!


하나의 얼굴이 갈라지며 총 아홉 개의 머리로 바뀌었다.


"자네가 내 머리를 으깰 수 있다고 생각해?"


파지지지지직!


두 명의 대요괴가 내뿜는 기세가 서로 부딪히자 허공에서 작은 폭발이 일어난다.


"크윽.... 이게 갑자기.... 커헉!"


기의 충돌을 막고 있던 비형의 이목구비에서 피가 쏟아져 내린다.


수 천년을 살아오며 힘을 축적해 온 존재들이었다.


한 명의 존재로도 비형에게는 버거운 상대였다.


"오늘은 정말 선물만 주러 온 거니 열 내리라고."


지하국대적은 피를 흘리는 비형을 가리켰다.


"저 아이도 더 못 버틸 거 같은데."


두꺼운 손가락을 따라 시선을 옮기니 두억시니의 눈에는 그제야 피를 흘리는 비형이 보였다.


"칫..."


그 모습을 보고 두억시니는 힘을 거두어들였다.


"나도 당장은 이매들과 붙고 싶은 생각은 없어. 오늘은 정말 선물만 주려 온 거니 좋게 끝내자고."


지하국대적 역시 힘을 거두어들이고 다시 얼굴을 하나로 줄였다.


"어디 들어가서 커피나 한 잔 하자고."


지하국대적은 마치 이곳의 자신의 영역이라도 된 듯 편하게 호텔로 걸어갔다.


- 호텔 1층 카페


세 명의 대요괴들이 카페 한 구석 자리에 앉아있다


"그나저나 아까 그것들은 셋 전부 인간이던데 어디서 구했어?"


"그놈? 개들 출신이야."


"개?"


지하국대적은 뜨거운 커피를 한 모금 마시며 입을 열었다.


"한... 이백 년인가 전부터 갑자기 성장한 곳이지."


"도사들인가? 아니면 무술가들?"


두억의 말에 그는 고개를 저었다.


"그들은 출신을 가리지 않고 모여있는 조직이야."


"뭐라?"


조직의 정식 명칭은 없었다.


그저 개들 혹은 개떼라고 불리는 곳


조선의 항구가 외지인들에 의해 강제로 열릴 때


토착의 요괴들과 귀신들까지 혼란스러웠던 시기


그야말로 난세라는 가장 어울렸던 시기였다.


초대 개들의 왕이었던 어느 굴다리 밑에서 살던 거지


그는 이름 없이 그저 왕초라고만 불렸다.


"그래서 지금도 개들의 왕은 왕초 최근에는 사육사라고도 부른다더군."


이야기를 듣던 비형도 말을 거든다.


"개들이라면 저도 들어본 적 있어요."


최근에는 한국을 넘어 아시아 곳곳에 숨어있는 거대 조직


그들은 일반인들 틈에 있기도 하고 어느 산과 동굴에서 살기도 하는 몇 명인지 제대로 파악되지 않는 곳이었다.


"개들은 맨 위에 왕초가 있기는 하지만 실질적으로 개들을 관리하는 것은 명견이라는 칭호의 간부라더군."


개들의 서열


가장 낮은 일반 개들


그들은 따로 부르는 명칭 없이 개라고 불린다.


수가 가장 많다.


이들이 활동을 계속하며 인정을 받게 되면 활동 영역에 따라 명칭을 부여받게 된다.


전투나 침투, 정보 수집이 아닌 보조적인 활동을 하는 들개


이들은 보통 개들의 식량과 자금 그리고 각종 무기와 도구들을 제작하고 지원해 주는 역할을 한다.


소수의 인원으로 추격과 사냥 그리고 암살을 하는 엽견과 정보를 수집하고 탐색을 주로 하는 탐지견


그리고 개들의 주요 전력


전문적으로 훈련을 받고 체계적이며 조직적으로 움직이는 군견


이들을 이끄는 수장은 사역견이라 불린다.


무리를 짓지 않고 홀로 다니며 개들의 적을 제거하는 투견


이들을 이끄는 수장은 맹견 혹은 도사견이라고 불린다.


마지막 군견과 투견을 제외한 개들을 이끄는 사역견과 맹견 위의 서열인 명견


명견 칭호는 맹견과 사역견이 싸워 승리자가 얻게 된다.


"뭐... 이것 말고도 번견이나 여러 가지 명칭이 있다고는 하는데 가장 널리 알려진 거는 이 정도예요."


"맞아 그리고 이번에 내가 데려온 놈은 투견이었지."


"호오 신기하군... 개 따위가 대륙까지 뻗어나가다니."


"자네가 없던 사이 별의별 무리가 다 생겨났어 그리고 자네가 기억하던 무리들 중 일부는 사라지기고 아예 잊히기까지 했어."


"으음... 하긴 시간이 천년가까이 지났으니..."


"개말고도 장난감들의 왕이나 초능력 연합 같은 곳들도 자네는 모를 테지."


"맞아. 전부 처음 들어보는 이름들이야... 그러면 내가 알만한 곳은 어디가 있지?"


"뭐... 그때 강대했던 곳들은 남았다고 보면 돼. 호도협이나 만상패 그리고 우리 백귀야행 같은 곳 말이야. 대신 위치나 성향은 바뀌었을지도 모르겠군."


"이거야 원.... 그거를 알아가는 것만으로도 시간이 한참 걸리겠어."


"제가 나중에 한국의 세력도를 따로 준비해 드릴게요."


"그래 고맙다."


그 뒤로도 그들은 여러 이야기를 했다.


그리고 그것들 중 대부분은 두억에게 현재의 세계를 알려주는 내용이었다.


"난 이만 가봐야겠군."


어느새 해가 뉘엿뉘엿 떠오르기 시작했다.


지하국대적은 의자에서 일어나며 몸을 돌렸다.


"나중에 다시 만나자고."


커다란 덩치를 가진 거한이 다시 호텔 밖으로 빠져나갔다.


"후.... 저도 이만 가볼게요."


아무리 지하국대적과 두억시니가 자신들의 기를 최대한 감추었다지만 그들 둘 사이에 끼어있는 것은 비형에게 너무 힘든 일이었다.


"두억님도 올라가서 쉬세요. 제가 알려준 대로 하면 방으로 들어갈 수 있을 거예요."


"알았다. 이만 가서 쉬어라."


"네... 그리고 하인은 아마 내일이나 모레쯤 보내드릴 거니까 그때까지는 이 주변에서만 머물러주세요."


그녀의 걱정에 두억은 대충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그래 걱정 마라."


"예... 이만 가보겠습니다."


두억에게 인사를 마친 비형도 호텔 밖으로 걸어 나갔다.


"설마 백귀야행의 우두머리가 직접 올 줄이야..."


백귀들을 이끄는 수장


지하국대적


두억시니와 어깨를 견주었다던 대요괴로 현재에 와서는 인간 세상의 여러 음지 산업들을 운영하고 있었다.


아직은 비형보다 몇 수 위의 강자


비형은 어느새 깔끔하게 변한 호텔 주변 거리를 지나며 중얼거렸다.


"언젠가는 따라잡아주지..."


그리고 호텔에 혼자 남은 두억은 비형이 알려준 대로 엘리베이터를 타고 4층의 내려 자신의 방을 찾아 돌아다녔다.


- 411호


''이곳인가?"


카드를 문 앞에 가져간다.


삑!


"경비가 해제되었습니다!"


"됐나?"


그는 조심스럽게 손잡이를 잡고 문을 당겼다.


끼익...


그러자 방의 문이 열렸다.


"....."


그는 열린 방 안으로 들어갔다.


과거에는 사용한 적도 본 적도 없는 호화스러운 방이 그를 반겨주었다.


"쓸쓸하네..."


하지만 이 모든 것들은 두억에게 어색하고 불편하게 다가왔다.


이 넓은 방에 그를 반겨주던 이도 작지만 편안한 공간도 없었다.


털썩...


그는 밖의 풍경이 보이는 창가로 다가가 의자를 옆으로 밀어내며 바닥에 풀썩 주저앉았다.


".... 여기도 똑같네."


산 대신 하늘 높이 솟아오른 건물들과 차가운 느낌의 마을


이것 또한 너무나 이상해 보였다.


그는 결국 등을 땅에 붙이며 눈을 감는다.


그리고 눈을 감고 그립고 또 그리운 그곳을 그려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귀담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24 24화 24.03.05 6 0 11쪽
23 23화 24.03.03 7 0 11쪽
22 22화 24.03.02 7 0 13쪽
21 21화 24.02.28 6 0 13쪽
20 20화 24.02.26 10 0 11쪽
» 19화 24.02.23 12 0 11쪽
18 18화 24.02.20 10 0 11쪽
17 17화 24.02.19 8 0 11쪽
16 16화 24.02.15 8 0 11쪽
15 15화 24.02.13 8 0 11쪽
14 14화 24.02.09 6 0 10쪽
13 13화 24.02.07 7 0 11쪽
12 12화 24.02.06 5 0 10쪽
11 11화 24.02.03 6 0 11쪽
10 10화 24.02.02 7 0 11쪽
9 9화 24.02.01 9 0 10쪽
8 8화 24.01.29 9 0 11쪽
7 7화 24.01.28 9 0 11쪽
6 6화 24.01.25 8 0 10쪽
5 5화 24.01.23 9 0 10쪽
4 4화 24.01.22 13 0 10쪽
3 3화 24.01.19 12 0 11쪽
2 2화 24.01.16 25 0 10쪽
1 1화 24.01.15 64 0 10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