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귀한 명탐정에게 MISS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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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abushabu0314
그림/삽화
샤브샤브에죽추가
작품등록일 :
2024.03.27 17:51
최근연재일 :
2024.09.17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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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7.16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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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se 8 : 레지스탕스 반역 사건 (7)

DUMMY


“.....?”


황궁에서 할 일을 마치고 집으로 향하던 길. 에드워드는 저녁으로 바게트를 사가려고 상가에 발을 디뎠으나, 뭔가 잘못되었음을 깨달았다.


타악- 쿵- 휙-


“흐, 흠. 들어가자고.”


“쯧. 오늘 재수가 없으려니까...”


“아이고, 자네. 그만하게. 일 나면 어쩌려 그래.”


활기차던 동네 분위기가 에드워드의 등장만으로 싸늘하게 바뀌었다.


늘 과일 가게 앞에 모여 수군대던 사람들은 에드워드를 보자마자 당황한 듯이 흩어졌고, 몇몇 가게들은 환기를 시키려 열어놓았던 문을 급하게 닫았다. 심지어 트럭에서 피시 앤 칩스를 팔던 이들은 close 팻말을 걸어놓기까지 했다.


‘매번 갈 때마다 신선한 과일을 골라주던 엘티엇도, 비싼 고기를 자주 사간다며 덤을 챙겨주던 체티스도, 나와 눈을 마주치지 않으려 애쓰는군.’


다정했던 사람들이 한순간에 돌아서는 모습에 상처받을 만도 하건만, 에드워드는 덤덤하게 상가를 통과해 걸어 나갔다. 그는 속상한 마음보다도 이 상황에 대한 강한 호기심을 느꼈으나, 상가 사람들을 붙잡고 물어봐야 제대로 된 대답을 들을 수 없을 것 같았다.


딸랑-


“어서 오십-”


“안녕하십니까.”


자주 가던 모퉁이 베이커리에 들어가자, 역시나 베이커리의 주인도 그를 보고는 얼굴이 단단히 굳었다. 그녀는 빵집 안을 이리저리 둘러보더니 에드워드밖에 없다는 것을 알아채고, 바게트를 고르는 그의 옆에 다가갔다.


“자네, 괜찮아?”


“.... 무엇이 말입니까?”


“흐음- 역시 그런 거 아니지? 나도 당연히 사람들이 오해한다고 생각했네. 암, 자네가 그럴 리 없지.”


에드워드가 대답을 하기도 전에 그의 태도를 보고 혼자 결론을 내린 듯한 주인은, 안심한 얼굴로 카운터에 되돌아갔다.


주인의 반응을 잘 이해하지 못한 에드워드는, 어깨를 으쓱하고는 빵을 고르는데 집중했다. 바삭하게 잘 구워진 바게트와, 클로이와 아이가 좋아하는 슈크림과 에그타르트를 트레이에 담은 에드워드는 카운터로 향했다.


“이거, 별건 아니지만 가져가게. 서비스일세.”


“괜찮습...”


“어허, 이럴 땐 그냥 고맙다고 하고 받는 게야.”


계산을 끝내고 포장이 끝난 빵을 건네받는 에드워드에게, 주인은 귀여운 토끼모양의 쿠키를 봉투에 몇 개 넣어 주었다. 그는 거절하려 했지만 워낙 주인이 완강하게 구는 통에, 하는 수 없이 고맙다고 하고는 쿠키를 챙겼다.


얼떨떨한 기분으로 베이커리 밖에 나온 에드워드는, 이제야 심상치 않은 일이 벌어졌다는 점이 생생하게 느껴졌다.


‘이상하군. 내가 반역자의 변호를 맡았다는 기사가 났을 때도, 이런 분위기까지는 아니었는데....’


심각성을 인지한 에드워드는,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 빠른 걸음으로 집에 돌아왔다.


철컥-


“... 에드워드?”


“클로이.”


“괘, 괜찮아? 다친 데는 없고? 설마 돌 같은 거 던진 사람은 없었지? 혹시라도 누가 과격하게 행동한 거면 당장 말해. 내가-”


그녀는 에드워드가 오자마자 이곳저곳을 둘러보며, 혹여나 상처가 없는지 확인했다. 눈에서 걱정이 뚝뚝 떨어지기에, 에드워드는 클로이를 진정시키고자 빵을 쥐어주며 아무 일이 없었다고 전해주었다.


“... 대체 무슨 일이야?”


에드워드의 질문에 클로이는 조금 망설이다가, 테이블 위에 올려놓은 신문을 집어 그에게 넘겼다. 기사의 1면에는 ‘대외적으로는 변호사와 의뢰인... 실제로는 연인 관계?!’라는 자극적인 제목이 적혀 있었다. 그는 천천히 기사 내용을 눈으로 읽어 내려갔다.


[최근 벌어진 모 사건의 탐정과 그 의뢰인이, 연인 관계로 추정된다는 소문이 퍼지고 있다. 명탐정으로 알려진 A는 처음부터 사건을 단순히 조사하는 것을 넘어, 직접 변호까지 나설 정도로 의욕이 넘쳐흘렀다.


A의 열정으로만 치부하기에는 과한 느낌이 있기에, 이상한 낌새를 느낀 기자는 조사 끝에 주변인들의 제보로 진실을 찾아냈다. 그들의 말에 따르면, 오페라 극장 주변에서 탐정과 의뢰인이 입 맞추는 모습을 봤다는 것이다.]


기사에는 실명이 적혀 있지 않았지만 ‘명탐정으로 알려진 A’, ‘탐정이 변호까지 나서’라는 문구들이 명확한 대상을 가리키고 있었다. 신문의 의도대로 기사를 읽는 사람들은 모두 이 두 사람을 에드워드와 리비티라 판단했다.


“......”


활자를 끝까지 읽어 내린 에드워드는, 기가 차서 아무 말도 나오질 않았다.


차라리 자신을 향한 무조건적인 비방, 이를테면 성격이 냉혈한이라거나 사회적이지 못하다는 말이라면 나았을 것이었다. 아니면 누군가를 괴롭혔다거나 범죄를 저질렀다는 둥 행실에 대한 거짓 제보였다면, 오히려 쉽게 증명해 낼 터였다.


“하-.... 누가 짠 판인지, 머리 좀 썼군.”


그러나 열애설이란 것은, 분야가 아예 달랐다. 극구 부정하면 뭐가 있으니 저리 팔짝 뛴다고 생각하고, 가만히 있으면 사실로 굳어졌다.


가장 큰 문제는 에드워드가 변호를 맡는다 하여 반역 재판에 숨겨진 진실이 있나 여겼던 사람들이, 이를 사랑 때문이라고 치부하게 되는 것에 있었다.


‘사람들이 나에 대해 적대적으로 군 것도 이 탓인가.... 반역자의 연인이라 판단되어, 내가 감싸 돌고 있다고 생각한 거야.’


“오늘 아침에 난 기사인데, 나도 모르고 나갔다가 질문 공세를 잔뜩 받았어. 아니라고 말해도 다들 듣지도 않더라고.”


“클로이, 너야말로 해코지당하지는 않았고?”


“어, 음.... 멱살을...”


그녀가 공격당했다는 줄 알고, 에드워드는 놀라 신문기사에서 클로이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잡은 일이 있긴 했지만, 잘 끝났어.”


클로이는 어쩔 수 없었다는 듯이 볼을 긁적였다. 추궁당하는 것만으로도 짜증이 나는 상황에서 누군가 선을 넘는 발언을 뱉어, ‘가볍게’ 주의를 주었다는 것이 그녀의 설명이었다.


“.... 안 다쳤으면 됐어. 고생했네.”


‘그래서 나한테는 수군거리기만 하고 다가오지 않은 거였군.’


무례한 이들이 한두 마디 던질 법도 한데, 무탈하게 돌아올 수 있었던 것은 클로이 덕분인 듯했다.


“어떻게 하게?”


“일단 호젠에게 부탁해서 나와는 무관한 일이다 기사를 내긴 할 텐데, 믿을 사람이 있을지는 모르겠군.”


‘저급스러운 공격이긴 하나, 나쁘게만 볼 순 없겠어. 내 쪽으로 시선이 쏠리게 하는 것이 원하던 방향이기도 했으니...’


당분간 외부 활동은 조심해야겠다고 말하려던 에드워드는, 오히려 이 소란이 적들을 교란시키는데 쓰일 수 있겠다고 판단했다. 물론, 리비티와의 연인 관계 자체는 강력히 부인할 생각이었지만 말이다.


“신문 쪽은 내가 잘 해결해 볼 테니 너무 신경 쓰지 마, 클로이. 그것보다는 해줘야 할 일이 하나 있어.”


기사를 어떻게 활용할지 생각을 끝낸 에드워드는, 다른 화제를 클로이에게 꺼냈다. 무엇이든 도와주겠다고 대답한 클로이는 목이 말랐는지, 커피를 큰 컵에 따라냈다.


“유렌 가문의 저택에 다녀와 줄 수 있어?”


입가로 컵을 옮기던 그녀는 갈증에도 그대로 멈췄다. 에드워드의 부탁이라면 못할 것이 없었지만, 이번 내용은 위험도가 달랐다.


“나 혼자?”


혹시 레지스탕스와 같이 가는 것인지 연달아 물었지만, 에드워드는 고개를 저었다. 클로이는 의문이 가득한 표정으로, 이게 가능한 일인지 곱씹었다.


“어려운 일이긴 하지만, 못할 정도의 난이도는 아닐 거야. 저번에 말했던 조력자의 도움을 받을 거라서.”


에드워드는 작게 접힌 쪽지를 클로이에게 넘겼다. 쪽지 안에는 조력자에 대한 정보와, 유렌가의 저택에 숨겨진 루트가 기록되어 있었다.


“.... 이 사람이?”


조력자의 정체를 알게 된 클로이가 놀라움에 되묻자, 에드워드는 사실임을 확인시켜 주었다.


“그런데 에드, 너는 왜 같이 안 가는 거야? 관심이 너무 쏠려 있어서?”


“아니, 가야 할 곳이 있어. 유렌 가문의 저택을 방문하기에는 시간이 촉박해.”


믿을만한 조력자가 있다는 것은 알았지만 험한 여정이 예상되기에, 혼자 가기 썩 내키지가 않았던 클로이는 에드워드에게 슬쩍 같이 가자는 마음을 내비쳤다. 하지만 그는 미안스럽게 생각하면서도 클로이의 기대를 단숨에 잘랐다.


“..... 황실 감옥에 다녀와야 돼.”


한 번 밖에 주어지지 않은 리비티와의 면회를, 에드워드는 지금 사용할 생각이었다.




.

.

.




끼이익-


“면회 시간은 1시간, 그 안에는 나오쇼.”


바깥은 햇빛이 쨍쨍 내리쬐어 더울 정도로 화창하건만, 감옥 안은 그런 날씨를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어두컴컴했다.


철저히 몸 검사를 진행하고 한참 동안 주의사항을 설명한 끝에, 감독관은 에드워드가 안으로 들어갈 수 있도록 열쇠를 꽂아 돌렸다. 두꺼운 철문은 스산한 소리를 내며 열렸고, 에드워드는 감독관을 향해 짧게 목례를 한 뒤 문틀을 넘어섰다.


황실 감옥은 빈 철장들이 널려있을 정도로 죄수들이 많지 않았다. 그들은 이곳에 방문하는 사람을 보는 것 자체가 오래간만인지, 모두 호기심이 깃든 눈으로 에드워드를 빤히 바라봤다. 부담스러울 시선이었으나, 에드워드는 개의치 않으며 가장 안쪽으로 걸어 들어갔다.


저벅-


철장 앞에 붙어있는 번호를 읽어가던 에드워드는 곧 멈춰 섰다. 그가 정확한 숫자를 찾았다는 듯이, 창살 건너편에는 익숙한 모습의 리비티가 침대에 뒤돌아 누워 있었다.


“.... 대표?”


에드워드가 리비티를 부르자 그녀는 움찔하더니, 느리게 침대에서 일어났다. 살짝 올라간 소매와 바짓단 사이로 리비티의 팔과 다리에 묶여 있는 쇠사슬이 보여, 에드워드는 자신도 모르게 인상을 찌푸렸다.


몸을 일으키고 나서도 그녀가 잠시 동안 움직이지 않자, 그는 혹여나 이곳에서 부당한 대우를 받고 있는가 싶어 예민하게 리비티를 관찰했다. 조용히 상황을 살피고 있을 때, 리비티는 갑자기 손으로 입을 가렸다.


“하암-..... 어? 탐정, 네가 왔냐?”


늘어지게 낮잠을 자고 일어난 사람처럼, 그녀는 눈을 비비더니 팔과 어깨를 스트레칭하며 그에게로 다가왔다.


“잘 지냈어~?”


그건 자신이 해야 할 말이 아닌지 에드워드는 어이가 없었으나, 리비티는 멀쩡해 보일뿐더러 평소처럼 미소를 짓고 있었다.


‘황실 감옥은 악명이 높기에 혹시라도 식사를 굶기거나 폭력을 있진 않을까 걱정했는데... 그런 일은 없는가 보군.’


여기까지 오는 중에 슬쩍 훑어본 다른 감옥도 위생적으로도 깨끗했고, 죄수들의 상태도 나빠 보이지 않았다. 소문일 뿐이지 황실 감옥이 비인도적인 환경은 아닌 것 같아, 그는 조금 마음을 놓은 채로 리비티와 대화를 이어나갔다.


“너는, 아픈 곳은 없고?”


“나야 멀쩡하지. 밖에 못 나가서 미칠 것 같기는 한데, 한 일주일쯤 되니까 사람이 적응이란 걸 하더라고. 아지트에서 일할 때는 3일을 넘어가면 좀 사는 것 같지가 않던데 말이야.”


바닥에 편히 다리를 포개고 앉은 리비티는, 턱에 얼굴을 괴고 느긋이 그를 바라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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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7 case 8 : 레지스탕스 반역 사건 (21) 24.08.30 9 0 11쪽
126 case 8 : 레지스탕스 반역 사건 (20) 24.08.27 6 0 13쪽
125 case 8 : 레지스탕스 반역 사건 (19) 24.08.23 7 0 11쪽
124 case 8 : 레지스탕스 반역 사건 (18) 24.08.20 9 0 11쪽
123 case 8 : 레지스탕스 반역 사건 (17) 24.08.16 6 0 12쪽
122 case 8 : 레지스탕스 반역 사건 (16) 24.08.13 6 0 11쪽
121 case 8 : 레지스탕스 반역 사건 (15) 24.08.09 9 0 11쪽
120 case 8 : 레지스탕스 반역 사건 (14) 24.08.06 7 0 12쪽
119 case 8 : 레지스탕스 반역 사건 (13) 24.08.02 7 0 11쪽
118 case 8 : 레지스탕스 반역 사건 (12) 24.07.30 8 0 12쪽
117 case 8 : 레지스탕스 반역 사건 (11) 24.07.26 9 0 11쪽
116 case 8 : 레지스탕스 반역 사건 (10) 24.07.23 8 0 11쪽
115 case 8 : 레지스탕스 반역 사건 (9) 24.07.19 7 0 11쪽
114 case 8 : 레지스탕스 반역 사건 (8) 24.07.18 8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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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 case 8 : 레지스탕스 반역 사건 (5) 24.07.14 7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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