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귀한 명탐정에게 MISS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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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abushabu0314
그림/삽화
샤브샤브에죽추가
작품등록일 :
2024.03.27 17:51
최근연재일 :
2024.09.17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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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09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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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se 8 : 레지스탕스 반역 사건 (15)

DUMMY





“고르텐 공작, 지금 한 말이 사실인가?”


“재판장님, 저 또한 그 자리에 있었기에 모든 일을 보았습니다.”


충격적인 발언이 알현실에 울려 퍼지자, 재판장은 서둘러 진위 여부를 확인하려 했다. 고르텐이 좀 더 자세히 상황을 설명하려던 순간, 그 앞을 막아선 것은 변호사로 나선 에드워드였다.


“용의자로 지목된 리비티는 기사단과 대치하고 있던 때 아예 총을 꺼내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고르텐 공작님께서는, 체포를 위해 리비티를 총으로 겨누고 계셨죠.”


에드워드가 리비티를 붙잡은 당사자였기에, 그 또한 증인이었다. 두 사람이나 나서 앞선 기사단의 증언을 부정하자, 사람들은 누구의 말이 맞는 것인지 확신이 들지 않아 그들을 번갈아서 쳐다보았다.


“에드워드 경. 많은 기사들이 그 광경을 목격했는데, 이들이 모두 거짓말을 하고 있단 말인가?”


예상외로 케레스는 고르텐의 고백에 전혀 당황하지 않으며, 차분한 표정을 유지한 채 몰아갔다.


“내가 볼 때는 용의자의 변호를 맡은 그대가, 재판에서 이기고자 고르텐을 회유해 진실을 흐리려는 것처럼 보이는군.”


‘실컷 물고 늘어져 보도록. 이번에는 그리 순순히 당해주지 않을 것이다.’


지금의 대답은 물론, 케레스에게는 베르트가 마련해 준 조작된 증거와 증인들이 차고 넘치도록 있었다.


“회유, 라....”


강조하듯이 단어를 중얼거린 에드워드는, 케레스의 반박에 이제야 싸움의 서막이 오른 느낌이었다. 그동안 겪었던 고통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가며, 무의식 중에 그는 장갑을 낀 오른손을 만졌다.


드디어 저들을 끝장 낼 수 있다는 기대감이 순간 차올랐으나, 에드워드는 미소를 지운 채 차분히 대응하고자 했다.


“제가 고르텐 공작님께 제안을 드렸다 한들, 공작님께서 이를 받아들이실 분입니까?”


귀족들은 물론, 지식인층까지도 에드워드의 의견이 맞다는 듯이 사람들은 고개를 끄덕였다. 황실의 검이라고 불리는 자가 황족을 공격했다는 고백을 털어놓는데, 본인이 진짜 저지른 일이 아니고서야 할 수 없는 말이었다.


“회유를 말씀하신다면 오히려 거기 있는 기사단들이야말로, 무고한 용의자를 범인으로 만들려는 이와 손잡기 좋아 보이는군요.”


실제로 기사단을 협박했던 케레스는 에드워드의 말에 바로 반박하려 했으나, 그는 사소한 틈마저 내주지 않았다.


“재판장님, 저희 쪽에서 증거를 제출하는 것을 허락해 주십시오.”


양쪽 중 한 집단은 거짓 증언을 하고 있는 상황이기에, 진위 여부를 따지게 되면 복잡해질 것이 재판장의 눈에 선했다. 흐름에 환기가 필요하다 여긴 재판장은, 에드워드의 요청을 허락해 주었다.


“증거를 보여드리기 전에, 먼저 이 점을 짚고 나가야겠군요. 저와 고르텐 공작님은 대치 중 문이 열리는 소리를 듣지 못했습니다. 그러니 용의자인 리비티가 총을 소지하고 있었다고 한들, 안으로는 발포할 수는 없었지요.”


에드워드는 설명을 이어가며, 검은색 가방을 중앙에 있는 탁자에 올려놓았다.


“이상하지 않습니까? 문이 닫혀있었으나, 안에 있던 페투스 공께서 총격을 당했으니 말입니다. 이는 두 가지 가능성을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세 개의 비밀번호가 걸려있는 가방을, 그는 보지도 않고 하나씩 숫자를 맞춰갔다.


“문을 뚫을 정도로 강력한 총알이 있거나, 혹은 애초부터 내부에서 저격이 이뤄진 경우입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에드워드가 제시한 첫 번째 의견을, 안 어울리는 농담이라 여겼다. 총알이 박히면 몰라도 그 두꺼운 문을 뚫는다는 것이 상상이 되질 않았고, 가능하다 할지라도 국서를 정확히 노릴 수 있을 리가 없다고 생각되었다.


“하지만 법정 안에서는 샅샅이 수색을 진행했음에도 총이 발견되지 않았으니.... 답은 전자겠군요.”


달칵-


가방이 열리자 모든 사람들이 안에 있는 물건에 집중했다. 검은 벨벳으로 감싸져 있는 내부에는, 붉은기가 도는 총이 놓여 있었다.


“유렌 가문에서 집사로 일하고 있는, 딜런이란 자에게서 전해받은 특수한 총입니다. ‘프롬’이라는 이름을 가진 무기더군요. 그가 제출한 진술서를 함께 올립니다.”


뜬금없이 총이 언급되자, 재판장은 의미를 잘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듯이 미간을 좁혔다.


“에드워드 경, 그것이 제출하고 싶다는 증거인가? 재판과 관련이 있는지 잘 모르겠군.”


“아, 제가 설명이 부족했군요. 이 총이 바로, 페투스 공을 공격한 무기입니다. 오르뷔로 만들어져 일반적인 총의 살상력을 뛰어넘는 위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폭탄 같은 에드워드의 발언에, 사람들은 두 가지 부류로 나뉘었다. 한쪽은 총을 자세히 보려고 몸을 기울였고, 다른 한쪽은 베르트를 힐끔거렸다. 유렌 가문에서 반역행위를 했다는 에드워드의 주장에도, 베르트는 그다지 표정에 변화가 없었다.


“진술서에 따르면 총을 발포할 시 한 쌍으로 이루어진 오르뷔에 정확히 맞추게 된다고 서술하고 있습니다. 그날 페투스 공께서는 붉은색 펜던트를 망토에 다셨지요.”


황족들이 앉아있던 곳에서 몇몇이 숨을 삼키는 소리가 들려왔다. 페투스가 평소와 다른 스타일의 붉은 보석을 착용했던 것을 기억해 낸 것이었다.


“또한 그때 계셨던 분들이라면, 모두 엄청난 굉음을 들으셨을 겁니다. 총알이 문을 뚫고 지나가는 소리를 말입니다.”


에드워드의 말에 사람들은 서로 그 소리를 들은 것 같다며 속닥거리기 시작했다. 점점 더 고르텐의 진술이 힘을 얻자, 에드워드는 남은 정보들을 터트렸다.


“공작님, 그날 사용하셨던 총이 맞습니까?”


“맞네, 이렇게 붉은빛이 감도는 총이었지. 방아쇠를 당기자, 힘이 상당한지라 뒤로 넘어질 정도였네. 황태자 전하께서 내게 친히 내려주신 것일세.”


에드워드가 미리 언질을 주었던 질문이 들리자, 고르텐은 케레스가 이 일에 관련이 있음을 밝혔다. 진실이 수면 위로 드디어 모습을 드러냈고, 사람들은 물론 재판장까지도 순간적으로 케레스에게 시선을 돌렸다.


터억-


연설할 때와는 달리 경악이 실린 시선이 단번에 집중되자, 케레스는 등에서 식은땀이 흘렀다. 소리 없는 비난을 견뎌내지 못한 그가 몸을 움츠렸을 때, 이 분위기를 흐트러뜨린 것은 놀랍게도 에드워드였다.


에드워드는 재판장에게 직접 진술서를 전하며, 사람들의 집중을 모았다.


‘황태자 전하께서만 벌을 받으셔서는 안 되지.’


“정리하자면, 사건은 이렇게 된 것입니다. 유렌 가문에서 오르뷔를 재료로 사용하여 ‘프롬’이라는 총을 제작했고, 이를 황태자 전하께 넘겼습니다.”


재판장이 에드워드가 가져온 서류를 촘촘히 확인하는 동안, 그는 사건의 전말을 하나하나 밝혔다.


“황실 재판에서 처벌받게 될 것을 두려워하신 황태자 전하께서는, 어떻게든 재판이 무효가 되길 원하셨습니다. 그래서 이 총과 고르텐 공작을 이용해 페투스 공께서 중태에 빠지도록 만들고, 반역이라고 소란을 만들어 재판을 중지시킨 것이지요.”


에드워드가 말을 이어갈수록, 알현실 안은 차게 식어갔다. 패륜은 귀족과 지식인층을 가리지 않고, 그냥 넘어갈 수 없는 일이었다.


“이 과정에서 리비티는 억울하게 죄를 뒤집어쓰게 된 것입니다.”


자신의 이름이 언급되자, 리비티는 퍼뜩 정신이 들었는지 에드워드를 바라봤다.


‘대충 계획을 전해 듣기는 했었지만.... 정말 가능하도록 만들 줄이야.’


죽음을 각오했던 것이 무색하도록, 에드워드의 말 몇 마디에 공기가 바뀌어 있었다. 지식인층은 물론, 몇몇의 귀족들까지 자신을 안쓰럽게 보고 있는 것이 그녀에게 느껴질 정도였다.


“인정하십니까?”


상황을 마무리하듯, 에드워드는 베르트를 똑바로 쳐다보며 질문했다. 두 사람의 시선이 허공에서 얽혀 들어갔고, 내내 반응을 보이지 않던 그녀가 자리에서 일어섰다.


또각또각-


천천히 알현실 중앙으로 베르트가 걸어 나갈수록, 어째서인지 흐름이 이상하게 바뀌었다. 사람들은 에드워드와 대치해 서 있는 그녀를 보며, 알 수 없는 압박감에 자신도 모르게 손을 쥐었다.


“..... 대답해 드릴 가치를 못 느끼겠군요, 에드워드 경.”


베르트가 단단히 궁지에 몰렸다고 여겼던 이들조차, 싸늘한 그녀의 목소리에 자신의 판단이 틀린 것처럼 생각되었다.


“허무맹랑한 이야기, 잘 들었습니다. 저와 개인적인 일로 앙심이 있다 한들, 이렇게 갚으실 줄이야.”


정말로 안타까운 듯한 표정을 지어내며, 베르트는 프롬에 잠시 시선을 두었다. 그 눈길이 단순히 총을 향한 것이 아닌, 집사의 배신에 대해 곱씹고 있다는 것을 에드워드는 직감적으로 느꼈다.


“총알이 문을 뚫고 지나갔다.... 증명하실 수 있으십니까?”


베르트의 반문에 에드워드는 처음으로 침묵을 선택했다. 잘못 대처했다가는 그녀의 논리 속에 말려 들어가리라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었다.


‘설계도가 불탔기에, 샤토의 능력으로도 하자가 있는 이 제품 하나밖에는 생산해내지 못했다고 했지. 한 쌍으로 이루어진 펜던트는 이미 부서져 버려 조각인 상태라, 결과론적인 증거로만 여겨질 테고.’


에드워드는 베르트가 의도하는 바를 깨달았다. 그녀는 이 총이 오르뷔를 사용해 만들어진 것이 아닌, 일반적인 총이라 주장하려는 것이었다. ‘프롬’의 특수성을 부정당한다면, 에드워드의 가정은 뿌리부터 흔들리게 되리라는 것을 베르트는 쉽사리 알아냈다.


“선 채로 꿈을 꾸신 것이라면 몰라도, 그 조그만 총으로 문을 부실 수 있을 리가 없지요. 게다가 에드워드 경의 말에 따른다면, 문에 구멍이 남아있어야 할 텐데...”


어디 한 번 대답해 보란 듯이 베르트가 말끝을 흐렸고, 에드워드는 이 또한 반박하지 못했다. 문에 있던 구멍이 이미 막아져 있다는 것은, 그가 직접 눈으로 확인한 사실이었다.


“에드워드 경의 주장이 잘못되었다는 것은 이걸로 충분히 설명드린 듯 같고... 남은 증거는, 저희 가문의 집사가 털어놓았다는 증언뿐이군요.”


베르트가 '집사'의 고발이란 점에 힘을 실자, 귀족들은 그녀가 말하고자 하는 바를 깨달았다.


신분사회에서 늘 남을 지배하는 입장이었던 그들은, 사용인들의 고발에 치를 떨어했다. 귀족들의 잘못으로 이뤄진 일임에도, 그들은 마치 배신당한 것처럼 생각하며 되려 분노를 드러냈다.


이번 일 또한 ‘집사’가 ‘주인’ 몰래 일을 벌였다고 판단되자, 귀족들 쪽의 분위기가 단숨에 베르트에게 호의적으로 바뀌었다.


촤라락-


그 점을 모를 리 없는 베르트기에, 그녀는 올라간 입꼬리를 가리기 위해 부채를 펼쳐 들었다. 자신이 앞으로 나와 발언을 하게 된 점이 짜증 나긴 했지만, 베르트는 지금의 상황이 위기라는 판단이 들지 않았다.


“..... 그리 말씀하실 줄 알았습니다.”


논리가 부정당하는 상황에 처했음에도, 에드워드의 말투에서는 전혀 불안감이 보이질 않았다. 그제야 베르트는 미묘한 위화감을 감지했으나, 이미 늦은 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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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7 case 8 : 레지스탕스 반역 사건 (21) 24.08.30 9 0 11쪽
126 case 8 : 레지스탕스 반역 사건 (20) 24.08.27 7 0 13쪽
125 case 8 : 레지스탕스 반역 사건 (19) 24.08.23 8 0 11쪽
124 case 8 : 레지스탕스 반역 사건 (18) 24.08.20 10 0 11쪽
123 case 8 : 레지스탕스 반역 사건 (17) 24.08.16 6 0 12쪽
122 case 8 : 레지스탕스 반역 사건 (16) 24.08.13 6 0 11쪽
» case 8 : 레지스탕스 반역 사건 (15) 24.08.09 10 0 11쪽
120 case 8 : 레지스탕스 반역 사건 (14) 24.08.06 8 0 12쪽
119 case 8 : 레지스탕스 반역 사건 (13) 24.08.02 7 0 11쪽
118 case 8 : 레지스탕스 반역 사건 (12) 24.07.30 9 0 12쪽
117 case 8 : 레지스탕스 반역 사건 (11) 24.07.26 9 0 11쪽
116 case 8 : 레지스탕스 반역 사건 (10) 24.07.23 9 0 11쪽
115 case 8 : 레지스탕스 반역 사건 (9) 24.07.19 8 0 11쪽
114 case 8 : 레지스탕스 반역 사건 (8) 24.07.18 9 0 12쪽
113 case 8 : 레지스탕스 반역 사건 (7) 24.07.16 8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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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 case 8 : 레지스탕스 반역 사건 (5) 24.07.14 7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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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9 case 8 : 레지스탕스 반역 사건 (3) 24.07.12 10 0 12쪽
108 case 8 : 레지스탕스 반역 사건 (2) 24.07.11 7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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