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세상에서 살아남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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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진
작품등록일 :
2024.05.09 01:45
최근연재일 :
2024.09.20 00:00
연재수 :
49 회
조회수 :
653
추천수 :
80
글자수 :
126,592

작성
24.05.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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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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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쪽

위험에 처한 세영

DUMMY

한편 오픈카에서 뛰어내린 세영은 반가운 마음에 들판을 열심히 달렸다.


그녀가멀리서 본 것은 허리가 잔뜩 굽은, 노인 세 명이 푸른 초원을 가로 질러가는 모습이었다.


그런데 그들은 무언가를 등에 잔뜩 짊어지고 가고 있었고, 그 짐 때문인지 몸이 점점 꺼져가는 모습이었다.


“쯧쯧! 저런···, 노인 분들이 얼마나 힘이 드실까? 근데, 무슨 짐이 저렇게 크고 많지···?”


그녀는 그 순간 마음속에서 자신의 부모님을 떠올리고 있었다.


아버지가 젊은 날에 자식들 가르친다고 뼈 빠지게 일하시던 모습과, 어머니가 수확을 조금이라도 더 늘리려고 땡볕에 나가 풀매기를 하시던 것, 그리고 추수가 끝난 후에도 이삭이라도 더 주워 오려고 부지런히 들로 다니시던 장면들이 그녀의 마음속을 스치고 지나갔다.


‘가면 얘기해보고 그 짐을 해미가 쓰는 등 뒤 마법 공간에 넣어달라고 부탁해볼까?’


그녀는 달려가면서도 어떻게 해미에게 부탁을 하면 좋을까 머릿속으로 궁리하기 시작했다.




어느 덧, 세영은 그 세 사람의 얼굴이 어렴풋이 보이는 곳에 다다랐다.


“어르신들! 왜, 이렇게 힘들게 가셔요? 주위 사람들에게 좀 도와달라고 하시지 그러셨어요! 에효···!”


그런데 가까이 다가갈수록 이상하게 싸한 느낌이 들어서 세영의 몸은 쭈뼛거리기 시작했다.


그녀는 아주 가까이 가서야 그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사실 노인으로 보이던 그 사람들은 노인이 아니었다.


그 상의가 벗겨진 세 사람의 몸은 노인처럼 몹시 앞으로 굽어있었지만, 얼굴은 매우 젊었다.


또 기이하게도 그들의 목부터 살갗이 무슨 자루모양으로 늘어져 있었는데, 그 안에 가득 찬 게 뭔지는 몰라도 색깔이 어둡고 까만색의 물질이 가득 들어있었다.


그 진하고 기분 나쁜 내용물이 늘어질 대로 늘어져 투명해진 살갗에 비쳐서 배낭처럼 보였던 것이었다.




그들은 그 순간에도 앞으로 가려고 힘겹게 걸음을 옮기고 있었는데, 세영의 눈에는 그 가죽과 내용물이 시시각각 커지고 있는 것 같았다.


그리고 그게 커지면 커질수록 그들의 몸도 더 밑으로 가라앉고 있었다.


‘아니, 이, 이게 다 뭐야?’


이제 달리기를 멈추고 그들 앞에 선 세영이 속으로 그렇게 생각했다.


그녀가 한참 당황해하던 차에, 거기 있던 사람들 중 하나가 앞으로 가려고 끙끙 거리다가 그녀를 우연히 발견하고는 반가워하며 말했다.


“여어! 거기, 나 좀 도와줘! 빨리! 당신 등 뒤에, 거 밝은 천도 있으니 그걸 나한테 던져 줘, 얼르은! 응···?”




세영은 만나자마자 다짜고짜 반말부터 던지는 사람에게 큰 반감이 들었지만, 그래도 상황이 급박하고 힘들어서 그렇겠지 하고 속으로 생각했다.


그리고 원래 타고난 바가 어려움에 처한 사람을 두고 보는 성격이 아니기도 했다.


그런 와중에도 그 사람이 말한 천이 뭘까 하는 궁금증이 일어나, 그녀는 자신의 등 뒤를 유심히 살펴보게 됐다.


그랬더니 정말로 거기엔 투명하면서 무지개 색깔 빛나고 있는 하늘거리는 천이 있는 게 아닌가!


‘아니, 이게, 어어? 언제부터 있었던 거지···?’


그건 마치 등 가운데 전체에서부터 시작해서 조금씩 가늘어지며 이어지는 넓은 띠 같은 천 같은 것이었는데, 아주 길어서 끝이 보이지 않아 꼭 무한대로 어디론가 연결돼 있는 것 같았다.




그 오묘하면서 이상한 하늘거리는 천을 넋 놓고 바라보던 세영은 누군가 크게 호통을 치는 소리에 정신을 차렸다.


그건 처음에 도와 달라 소리 질렀던 이, 옆에 있던 사람이었다.


“야! 뭘 넋 놓고 있어, 있길···! 빨리 좀 구해 달라고옷!”


그녀는 그 말투에 어이없어하며 생각했다.


‘아니, 이 사람들은, 왜, 자꾸 반말이야···?’


그래도 위험에 빠진 사람을 외면할 수는 없으니, 마지못해 가까이 다가가며 말했다.


“하아! 알았어요, 알았어. 그치만, 반말은 좀······. 어어어, 허엇!”


세영이 불퉁거리며 다가가자, 그녀와 제일 가까이 있던 사람이 그녀의 옷을 무조건 움켜잡고는 확 끌어당겼다.




그런데, 그렇게 붙잡히자마자 굳은 땅에 서있던 그녀의 몸이 꼭 구렁에 빠진 것처럼 쑤욱 하고 딸려 들어가기 시작했다.


“어어어! 아악! 저, 저기···잠시만요오!”


세영이 소리치건 말건 그 사람은 그녀의 몸을 찍어 누르고는 위로 올라오려고 애쓰며 안간힘을 썼다.


“아이씨! 왜, 왜 이렇게 안 되는 거야아!”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기 몸이 계속 빠져들자 그가 있는 대로 짜증을 냈다.


세영은 그 상황이 몹시 당황되고 또 두려워졌다.


그때, 이대로 같이 딸려 들어가면 절대로 안 된다는 직감이 들었다.


“아아악! 이봐요! 아아, 잠시만요, 제발!”


닥쳐온 위험을 실감한 그녀가 어쩔 줄 몰라 하고 있을 때, 누군가 자신의 팔을 붙잡고는 위로 확 끌어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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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 사이좋은 형제들의 우애 24.09.06 5 0 5쪽
44 때맞춰 일어난 긴급 상황 24.09.03 8 1 6쪽
43 대치 상황 24.08.30 10 1 5쪽
42 테레사, 기꺼이 자신을 희생하려 하다 24.08.27 10 1 7쪽
41 사영과 자매들에게 닥친 위기 (2) 24.08.23 10 1 6쪽
40 사영과 자매들에게 닥친 위기 (1) 24.08.20 9 1 6쪽
39 사랑해, 사랑해, 그리고 사랑해! 24.08.18 11 1 6쪽
38 자신을 기억하지 못하는 언니와 대화를 시도하러 가다 24.07.05 15 2 6쪽
37 언니의 마음을 다시 깨워줄 조각들을 준비하자 24.07.02 12 2 6쪽
36 유영의 부탁과 형제들의 믿음 24.06.28 14 2 5쪽
35 점점 더 불리해져가는 사태 24.06.25 12 2 6쪽
34 마음이 급해진 자매들과 달구지 24.06.21 12 2 5쪽
33 기억을 덜어내고 점점 더 깊이 여행하다 24.06.18 14 2 5쪽
32 위험한 징조들 24.06.14 13 2 6쪽
31 물 위의 섬 24.06.11 12 2 6쪽
30 심상치 않은 분위기 24.06.07 13 2 6쪽
29 병원에 들이닥친 남편들 24.06.06 13 2 5쪽
28 어디로 가야할까 24.06.05 12 2 6쪽
27 ‘츄파춥스’ 성인 24.06.04 13 2 6쪽
26 남은 사람들 24.06.03 12 2 6쪽
25 가자! 저세상으로 24.06.02 12 2 6쪽
24 깨어난 자매들 24.06.01 11 2 5쪽
23 홀리콥터를 타고 신나게 하늘을 날아보자 24.05.31 12 2 6쪽
22 해미와 해미들, 그리고 지하세계 24.05.30 11 2 5쪽
» 위험에 처한 세영 24.05.29 14 2 5쪽
20 계획 변경 24.05.28 13 2 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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