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세상에서 살아남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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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진
작품등록일 :
2024.05.09 01:45
최근연재일 :
2024.09.20 00:00
연재수 :
49 회
조회수 :
645
추천수 :
80
글자수 :
126,592

작성
24.05.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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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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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5쪽

해미와 해미들, 그리고 지하세계

DUMMY

“세영! 많이 놀랐죠? 그러게, 왜, 먼저 갔어요? 저랑 다니면, 전혀 위험하지 않잖아요, 호호호!”


그녀를 위기에서 구해준 것은 바로 뒤따라오던 해미였다.


‘아아아! 다행이다! 살았다···! 휴우우!’


안심한 세영은 해미의 얼굴을 보는 게 이렇게 반가우리라고는 상상도 못했다고 속으로 생각했다.


“흐으윽!”


그녀가 자신도 모르게 울먹이며 해미를 세게 안았다.


그러자 해미가 그녀를 토닥이며 말했다.


“이제 괜찮아요. 무섭지 않아요, 호호호!”


좀 지나 감정이 가라앉고 마음이 안정된 세영이 자신의 뒤에서 들려오는 소리에 뒤를 돌아봤다.




“야아압! 뽕! 뽕,뽕!”


“뽕!”


“뿅! 뽕! 뾰옹!”


소리가 나는 곳엔 여러 명의 해미와 똑같이 생긴 사람들이 자신을 찍어 누르던 사람과 다른 두 명을 뿅망치로 마구 때리고 있었다.


“아악! 아아아!”


“아아악! 그, 그만!”


“아악! 살려줘어!”


그 사람들은 몹시 괴로워하면서 살려달라고 소리를 지르고 있었는데, 아무 힘이 없을 것 같은 그 뿅망치를 맞을 때마다 그들의 몸은 ‘쑤욱 쑥’ 빠르게 가라앉고 있었다.


“아니, 그래도···, 그러면 안 되잖아요.”


그걸 본 세영이 가만히 있을 수 없어서 앞으로 나서려하자, 같이 있던 해미가 고개를 가만히 저으며 그녀를 말렸다.


뿅망치를 맞은 그들의 몸은 금세 밑으로 사라져버렸다.




볼일을 마친 해미와 똑같이 생긴 사람들은 세영 옆에 있던 해미에게 다가와 인사하고는 순서대로 뿅망치를 반납했다.


해미는 그것들을 받아서 자신의 등 뒤로 가져가 넣었고, 다시 그곳에서 스카이콩콩을 꺼내 그 사람들에게 주었는데 그들은 가볍게 목례를 하며 그것을 받아갔다.


잠시 후, 해미가 그들에게 말했다.


“자아! 해미들! 수고 했어요. 수리부에 있는 해미들에게 이곳을 보수하라고 전해주세요. 그럼, 해애산, 호호호!”


“호호호!”


다른 해미들은 합창하듯이 똑같이 그렇게 웃더니 들고 있던 스카이콩콩을 타고는 동시에 각기 다른 방향으로 사라져갔다.




세영은 자신의 눈앞에서 벌어진 이 모든 일들에 놀라고 어지러워져서 그 자리에 주저앉고 말았다.


“아아! 세영! 많이 놀랐죠? 그러니까, 저랑, 같이 다녀야 돼요. 알았죠? 저랑 있으며 위험하지 않아요, 호호호!”


그렇게 말한 해미가 뭔가 생각난 듯 눈을 찡긋하더니, 등 뒤에서 캠핑 의자 두 개와 테이블, 그리고 파라솔을 꺼냈다. 그리곤 말했다.


“아하! 참, 좋은 생각이죠? 호호호! 그래요. 여기서, 신선한 바람을 좀 즐기면서 차를 마시면 좋겠어요, 호호호호!”




해미는 세영의 손을 잡고 한참을 걸었다.


그리고 맞춤인 자리를 찾아 순식간에 그곳에, 파라솔을 펴고 테이블을 놓고는 의자들까지 다 배치했다.


준비를 다 마친 뒤, 해미는 아직도 멍하니 서있던, 세영을 가만히 의자에 앉혔다.


그 다음,이번에는 몸 뒤의 마술 공간에 또 손을 집어넣어, 뜨거운 차와 예쁜 잔 세트, 두 개를 꺼냈다.


곧 차를 따라서 세영의 무릎에 놔주고 자신도 따라서 마셨다.


그때 해미는 노래를 흥얼거리고 있었다.


‘작은 집에 작은 우리 아기, 엄마 품에 포옥 안겼네···,’


자장가 같은 그 노래를 듣고 있으니 세영은 어느 새 마음이 푹 놓이는 것을 느꼈다.


그제야 그녀는 향긋한 차 향기를 음미하며 차를 한 모금 마셨다.


경직되었던 그녀의 자세가 풀어지며 금방 의자에 편히 앉은 자세가 됐다.


그렇게 잠시, 두 사람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차와 바람과 햇살을 즐겼다.




차를 마시며, 이런저런 생각에 빠져있던 세영을 해미가 불렀다.


“세영! 이제 괜찮지요, 호호호!”


“네! 감사해요. 절 구해주시고, 계속 신세만 지네요. 저, 그런데···, 그 사람들은 뭔가요? 좀, 이상하게 생기기도 했고, 등, 그래, 등에는 또 무슨 기분 나쁜 큰 자루가 붙어있고···. 뭣 보다 그 사람들은 다 어디로 사라진 건가요···?”


궁금했지만 물어보기 어려워, 참고 있었던 의문들이 그녀의 입 밖으로 터져 나왔다.




세영의 머뭇거림이 무색할 정도로 아무 일도 아니라는 듯, 해미는 담담하게 잘 대답해주었다.


“아, 그들 역시 저세상 여행자로 들어왔어요. 뭐, 처음에는 요. 그런데, 살던 곳에서 버리고 오지 못한 욕심과, 집착, 그리고 다른 못난 감정들이 몸에 그득 찼는데도, 그걸 버지지도 못하고 계속 고집부리면서 나아가면 그렇게 돼 버려요.”


몹시 슬픈 표정이 된 그녀가 말을 이었다.


“그 추악한 감정들이 자기를 끌어내리는 줄도 모르고 전진하면, 끝내는 밑으로, 지하세계로 빨려 들어가게 되거든요. 원래는 그냥 지켜봐야 하는데, 인정이 넘치는 여행자님이 끼어드는 바람에 해미들이 출동했지요, 호호호!”


세영은 문득 자신이 상관하는 바람에 이래저래 상황이 더 악화됐던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서 마음이 좋지 않았다.


그때 해미가 그녀를 보고 또 햇살같이 웃으며 위로해줬다.


“괜찮아요. 그렇게 마음 쓰지 않아도 다, 이치대로 흘러가지요, 호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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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 언니에게 가는 길(1) NEW 5시간 전 0 0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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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 사이좋은 형제들의 우애 24.09.06 5 0 5쪽
44 때맞춰 일어난 긴급 상황 24.09.03 8 1 6쪽
43 대치 상황 24.08.30 9 1 5쪽
42 테레사, 기꺼이 자신을 희생하려 하다 24.08.27 10 1 7쪽
41 사영과 자매들에게 닥친 위기 (2) 24.08.23 10 1 6쪽
40 사영과 자매들에게 닥친 위기 (1) 24.08.20 9 1 6쪽
39 사랑해, 사랑해, 그리고 사랑해! 24.08.18 11 1 6쪽
38 자신을 기억하지 못하는 언니와 대화를 시도하러 가다 24.07.05 14 2 6쪽
37 언니의 마음을 다시 깨워줄 조각들을 준비하자 24.07.02 12 2 6쪽
36 유영의 부탁과 형제들의 믿음 24.06.28 13 2 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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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 기억을 덜어내고 점점 더 깊이 여행하다 24.06.18 13 2 5쪽
32 위험한 징조들 24.06.14 12 2 6쪽
31 물 위의 섬 24.06.11 12 2 6쪽
30 심상치 않은 분위기 24.06.07 13 2 6쪽
29 병원에 들이닥친 남편들 24.06.06 13 2 5쪽
28 어디로 가야할까 24.06.05 12 2 6쪽
27 ‘츄파춥스’ 성인 24.06.04 13 2 6쪽
26 남은 사람들 24.06.03 12 2 6쪽
25 가자! 저세상으로 24.06.02 12 2 6쪽
24 깨어난 자매들 24.06.01 10 2 5쪽
23 홀리콥터를 타고 신나게 하늘을 날아보자 24.05.31 12 2 6쪽
» 해미와 해미들, 그리고 지하세계 24.05.30 11 2 5쪽
21 위험에 처한 세영 24.05.29 13 2 5쪽
20 계획 변경 24.05.28 13 2 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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