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세상에서 살아남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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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진
작품등록일 :
2024.05.09 01:45
최근연재일 :
2024.09.20 00:00
연재수 :
49 회
조회수 :
647
추천수 :
80
글자수 :
126,592

작성
24.06.14 00:00
조회
12
추천
2
글자
6쪽

위험한 징조들

DUMMY

그 후 세영은 그 아름다운 섬에서 거기 있던 사람들과 함께 무척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아이들과 함께 강아지들이랑 놀아주기도 하고 연못에 가서 물고기 밥을 주기도 했다.


그리고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해변을 걷기도 했다.


바람도 햇볕도 그렇고, 모든 것이 좋았다.


한참 후, 집 주인 할머니의 호출을 받아서 같이 있던 사람들과 함께 집안으로 들어간 세영은 또 모두와 함께 음식을 같이 만들었다.


할머니가 준비한 재료는 송편이었다.


준비해 놓은 속 재료는 설탕에 절인 밤, 깨와 설탕, 그리고 달게 만든 콩이었다.



“와아아! 정말, 추억이 새록새록 해요. 항상 추석이 되면 엄마랑 형제들이랑 이렇게 모여서 송편 빚기를 했거든요. 엄마는 항상 제가 엄마 솜씨를 닮아서 송편을 잘 만드는 거라며 제가 빚은 것을 칭찬하셨어요. 생각해보니 그건 자기 자랑 반, 자식 칭찬 반이었던 거네요. 후훗!”


세영이 엄청 재밌다는 듯이 웃었다.


그리고 또 말을 이었다.


“근데, 만들기는 잘하는데 콩을 싫어해서 그것만 빼고 골라먹는다고 혼나기도 했어요. 아마 형제들이 그렇게 많은데도 편식하는 게 맘에 들지 않으셨나 봐요, 후웃후!”


그녀가 또 특유의 웃음소리를 냈다.


“흐음, 우리 손주들도 엄청 까다롭다오. 그렇지이? 이쁜 내 새끼들! 오호호!”


할머니가 손주들을 보고 웃었다.




그때까지 열심히 송편 만들기에 집중해있던 해미가 관심을 보이며 세영에게 물었다.


“세영! 형제들이 아주 많았나 봐요? 호호호!”


그 밀에 세영이 바로 대답했다.


“아! 그럼요. 그게···.”


그녀는 말하는 중에 형제들 얼굴을 떠올려보려고 했지만 도통 생각이 나질 않아서 애를 먹고 있었다.


“아아! 많았는데···, 그러니까, 어릴 때···.”


꼭 그녀의 머릿속이 먹통이 된 것만 같았다.


순간 마음속에 큰 위화감이 불쑥 솟아났다가 재빠르게 가라앉았다.


그때 그녀의 ‘이음 천’이 조금 더 ‘찌익’하고 찢어졌다.


그녀는 자신의 대답을 기다리고 있던 사람들에게 그저 웃음을 지어보였다.




그 후, 시간은 빠르게 흘러갔다.


즐거운 대화가 오가는 중에도 세영은, 언뜻 떠오를 것 같으면서도 좀체 생각이 나지 않는, 자신의 추억들에 대해 안타까운 마음이 들면서도 한편으로는 큰 안도감이 드는 게 참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세영! 호오호! 세, 영, 씨이!”


해미가 큰 소리로 자신을 부르는 소리에 다른데 정신이 팔려있던 세영이 문뜩 정신을 차렸다.


“네, 에? 저 부르셨어요? 아, 잠시 딴 생각을 하고 있었나 봐요···.”


세영의 말에 그녀의 얼굴을 자세히 들여다본 해미가 걱정스런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이런, 흐음! 미안해요, 호호! 너무 재밌어서 세영 씨가 피곤할 거란 생각도 못했네요. 그럼 이제 가볼까요? 호호호!”


그 말에 세영이 가만히 고개를 끄덕였다.




잠시 후, 두 사람은 그 집을 나왔다.


나와 보니 아까 도착했을 때와는 다른 주변의 모습이 세영의 눈에 확 들어왔다.


왜냐면 전에는 보이지 않았던 육지의 모습이 저 멀리 보였기 때문이었다.


“와아! 어떻게 된 거죠?”


세영이 놀라며 물었다.


“호호호! 이건 떠다니는 섬이기 때문이지요.”


해미가 당연하다는 듯 대답했다.


“그럼, 이 섬이 저 육지에 닿을 때까지 기다리면 되는 건가요?”


세영의 질문에 해미가 깔깔깔 웃으며 대답했다.


“아, 아니오! 더 재밌는 방법이 있지요. 참, 그렇게 가려면 이집 어르신에게 부탁드려야 되는 게 있는데, 이런 깜박했네요, 호호! 잠시만 기다려 보아요. 금방 다녀올게요, 호호호!”




해미가 너스레를 떨며 집안으로 사라진 사이, 세영은 밖에서 강아지들과 놀아주며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그때 머리 위쪽에서 누군가 자신의 이름을 부르는 것을 들었다.


그건 바로 그녀의 동생, 유영이었다.


“언니이! 휴우우! 아고, 겨우 찾았네. 세영 언니!”


그녀는 다른 언니들과 얘기를 끝내고, 자신의 눈에 보이는 거의 모든 빛나는 ‘이음 천’ 들을 거슬러 가서 만난, 영혼들의 얼굴을 일일이 확인하고 다닌 터였다.


‘아아! 영혼의 탈진이란 이런 건가?’


그녀는 육신의 피곤함을 넘어선 다른 단계의 에너지 고갈을 느끼면서도, 최대한 많이 돌아다녔다.


그러다가 드디어 세영을 찾은 것이었다.


하지만 자신의 이름을 반갑게 부르는 동생의 얼굴을 알아보지 못한 세영이 깜짝 놀라며 물었다.


“아악! 누구세요?”




언니의 반응에 의아한 표정이 된 유영은 먼저 자신의 모습을 내려다보았다.


투명하게 보이던 자신의 팔의 두께가 평소에 보아왔던 것의 반으로 쪼그라져 있던 것을 확인한 그녀가 속으로 생각했다.


‘히잉, 이런! 심하게 쪼그라들어버렸구먼. 이러면 나도 못 알아보지. 우선 모양을 최대한 부풀려보자.’


그렇게 생각한 그녀가 주변의 에너지를 최대한 끌어들여 자신의 영혼을 부풀렸다.


그리곤 다시 물었다.


“후앙, 어때? 이제 기억나?”


그 해괴한 장면을 입을 쩌억 벌리고는 다 지켜본 세영이 놀라서 뒷걸음질 치며 거듭 물었다.


“흐아아아! 그러니까, 도대체 누구신데 저한테 이러세요?”




그 말에 몹시 당황한 유영이 성마른 말투로 그녀를 재촉했다.


“히잉, 나야, 나! 언니! 장난치지 마, 잉!”


“무슨, 전 몰라요! 왜 이러세요?”


그때 세영의 표정은 장난기 하나 없이, 진짜 모르는 사람을 보는 듯 했다.


그런 표정을 거듭 보고서야 ‘아차’ 싶었던 유영이 언니의 뒤 쪽을 살폈다.


그리곤 그녀의 등에 붙어있던 이음천의 윗부분이 찢어져 있는 것을 발견했다.


또 투명해야 할 그것의 색깔은 마치 바다에 있던 오징어가 뭍에 올라오면 색이 변하면서 죽듯이 그렇게 색깔이 변해가고 있는 것을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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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 언니에게 가는 길(1) NEW 5시간 전 0 0 7쪽
48 언니를 찾아 나선 자매들과 또 다른 위기 24.09.17 2 0 6쪽
47 전하지 못한 마음 때문에 떠나지 못하다 24.09.13 2 0 6쪽
46 세영과 해미의 시간 24.09.10 4 0 5쪽
45 사이좋은 형제들의 우애 24.09.06 5 0 5쪽
44 때맞춰 일어난 긴급 상황 24.09.03 8 1 6쪽
43 대치 상황 24.08.30 9 1 5쪽
42 테레사, 기꺼이 자신을 희생하려 하다 24.08.27 10 1 7쪽
41 사영과 자매들에게 닥친 위기 (2) 24.08.23 10 1 6쪽
40 사영과 자매들에게 닥친 위기 (1) 24.08.20 9 1 6쪽
39 사랑해, 사랑해, 그리고 사랑해! 24.08.18 11 1 6쪽
38 자신을 기억하지 못하는 언니와 대화를 시도하러 가다 24.07.05 14 2 6쪽
37 언니의 마음을 다시 깨워줄 조각들을 준비하자 24.07.02 12 2 6쪽
36 유영의 부탁과 형제들의 믿음 24.06.28 14 2 5쪽
35 점점 더 불리해져가는 사태 24.06.25 12 2 6쪽
34 마음이 급해진 자매들과 달구지 24.06.21 12 2 5쪽
33 기억을 덜어내고 점점 더 깊이 여행하다 24.06.18 13 2 5쪽
» 위험한 징조들 24.06.14 13 2 6쪽
31 물 위의 섬 24.06.11 12 2 6쪽
30 심상치 않은 분위기 24.06.07 13 2 6쪽
29 병원에 들이닥친 남편들 24.06.06 13 2 5쪽
28 어디로 가야할까 24.06.05 12 2 6쪽
27 ‘츄파춥스’ 성인 24.06.04 13 2 6쪽
26 남은 사람들 24.06.03 12 2 6쪽
25 가자! 저세상으로 24.06.02 12 2 6쪽
24 깨어난 자매들 24.06.01 10 2 5쪽
23 홀리콥터를 타고 신나게 하늘을 날아보자 24.05.31 12 2 6쪽
22 해미와 해미들, 그리고 지하세계 24.05.30 11 2 5쪽
21 위험에 처한 세영 24.05.29 13 2 5쪽
20 계획 변경 24.05.28 13 2 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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