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서버 최강 플레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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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미댬
작품등록일 :
2024.06.01 23:27
최근연재일 :
2024.09.08 06:20
연재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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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6.24 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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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Lv. 38 남산 타워 (4)

DUMMY

Lv. 38 남산 타워 (4)


정한을 향해 집요하게 따라붙는 시선들을 느끼면서도 그는 쉽사리 검을 내지르지 못했다.

‘큐베로스의 송곳니’를 들고 있던 학생에게도 손에 들고 있던 검을 빼앗았을 뿐 그 외에는 딱히 손을 대지 않았다.


“하아, 진짜 미치겠네.”


그는 자신을 향해 걸어오는 샛노란 입은 유치원생들을 보며 아랫입술을 깨물었다.

머리로는 충분히 이해하고 있었다. 이들이 진짜 사람이 아니라는 것쯤은.

이들이 정말 사람이었다면 머리에 칼을 맞고도 멀쩡할 수 있을 리 없으니까.


정한은 좀비처럼 저를 느릿느릿하게 쫓아오는 이들을 피해 미니 타워의 내부를 망가트리기 시작했다.


‘이런 걸로 될 것 같진 않지만······.’


타워 내부에 있던 기둥이 무너지고, 매장을 장식하고 있던 물건들이 바닥을 나뒹굴었다.

하지만 그것도 잠깐이었다. 정한이 다른 매장을 무너트리면, 그 전에 난장판을 만들어놓은 매장이 바로 복구되었고, 무너진 기둥도 금방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갔다.


“저, 플레이어님? 왜 굳이 이런 쓸데없는 짓을?”


열세 번째 사도가 정한을 따라 날아다니며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듯이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이럴 시간에 빨리 저 녀석들을 해치우고 지난번에 먹었던 그 맛있거나 먹으러 가시죠?”

“넌 입 다물고 있어.”


정한이 사납게 일갈하게 열세 번째 사도는 구시렁거리며 제가 머리를 꿰뚫었던 ‘34번째 손님’의 머리 위에 날아가 앉았다.

그러자 ‘34번째 손님’의 움직임이 눈에 띄게 달라졌다.


이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빠른 속도로 정한에게 달려든 ‘34번째 손님’은 정한을 향해 어설프게 주먹을 휘둘렀다.


“너 또 무슨 짓을 한 거야?”

“아니, 오해십니다! 전 정말 아무 짓도 하지 않았다니까요?”


그의 말이 사실임을 알려주듯 곧이어 다른 솜님들의 움직임도 빨라졌지만, 정한은 여전히 의심스러운 눈초리로 열세 번째 사도를 노려봤다.


“저 진짜 이번에는 아니에요오오······.”


기어들어 가는 목소리로 제 결백을 주장하던 열세 번째 사도가 힘없이 정한에게 날아와 그의 어깨에 얌전히 앉았다.


내부를 아무리 파괴해도 소용없다는 것을 깨달은 정한은 결국 손에 들린 단검을 바투 잡아 쥐었다.


“나와.”


정한은 ‘미니 타워’에게 잡아먹히며 소환이 해제되었던 분신을 불러냈다.

정한과 일정 부분 감정을 공유하는 분신이 정한을 바라봤다. 정한이 고개를 끄덕이자, 분신은 기다렸다는 듯이 눈앞에 있는 인간의 모습을 한 몬스터들을 쓸어나가기 시작했다.


날카로운 검이 사람들의 몸에 닿을 때마다 연약한 피부에서는 살점이 떨어져 나가고 피가 튀었다.


“으아악!”

“꺄악. 사, 살려주세요.”

“아저찌. 살려주데여. 죽기 시러여. 흐아아앙”


정한은 눈을 질끈 감고 제 팔을 붙잡고 늘어지는 어린아이의 목에 단검을 찔러넣었다.

손끝으로 느껴지는 지나치게 생생한 감각에 정한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미니 타워’의 ‘손님’들은 정한을 공격할 때는 이성이 없는 것 같다가도 막상 생명력이 얼마 남지 않으면 사람처럼 행동했다.

겁을 먹고 실금을 한다거나 살려달라며 버둥거리다가 제 팔에 손톱자국을 내는 것까지, 너무나도 지나치게 사실적이었다.

더군다나 인간의 형상을 한 몬스터들은 레벨에 비해 지나치게 약했다. 마치 진짜 사람처럼.

정한은 살려달라고 발버둥 치는 그들의 모습을 애써 외면하면서 계속 자기 최면을 걸었다.


‘저들은 그냥 몹이다. 사람이 아니다. 사람의 흉내를 내고 있는 몹이다.’


한두 마리라면 모를까 일 층에서 상대한 몬스터의 수만 거의 백에 가깝다 보니 정한도 그들의 패턴을 알아차렸다.

‘손님’들은 남은 생명력이 30% 미만이 되면서 사람들을 흉내며 살려달라고 울부짖었다.

패턴이 존재한다는 것을 눈치채니 그다음은 오히려 쉬웠다.

30%의 구간을 아예 없애버리면 되는 것이었다.


정한의 손에 들린 단검의 날이 예리하게 번뜩였다. 적을 향해 내지르는 검에는 더 이상 망설임 따윈 존재하지 않았다.

‘손님’들을 상대하는 정한의 속도가 점점 빨라졌다.


새하얗던 대리석 바닥은 물론이거니와 정한의 몸도 온통 붉은색으로 물들어 있었다.

정한은 팔다리를 한 쪽씩 잃은 채 핏물 웅덩이에서 버둥거리고 있는 마지막 손님에게 다가갔다. 생명력이 아직 반 이상 남은 ‘손님’은 정한을 향해 이를 드러내며 적의를 표출했다.


‘이런 걸 보고 인간이라고 생각했다니······.’


정한은 실소를 흘렸다.

이지가 없는 괴물은 하나 남은 팔과 다리로 아득바득 기어와 정한의 다리를 붙잡고 입을 벌렸다.

정한의 손에 들려있던 ‘큐베로스의 송곳니’가 허공을 가르자, 몸통과 분리된 머리통이 바닥을 굴렀다.


“끼야아아아아아악! 주, 죽이지 마!”


정한은 피 웅덩이 속에서 비명을 내지르는 머리통을 향해 ‘큐베로스의 송곳니’를 내려찍었다.


-콰직.


‘큐베로스의 송곳니’가 마지막 남아있던 ‘131번째 손님’의 미간 사이로 파고들었다.


-우어어어어어어어어.


낮은 울음소리와 함께 수많은 손님을 잃은 ‘미니 타워’의 내부가 요란하게 흔들리고 벽과 바닥 할 것 없이 사방에 금이 가기 시작했다.


“으아아아아. 벌써 붕괴가 시작되나 봐요. 플레이어님 어서 이층으로 올라가시죠!”


호들갑을 떨며 제게 들러붙는 열세 번째 사도를 가볍게 손으로 밀어낸 정한이 엘리베이터 앞으로 걸어가자 마치 그를 지켜보고 있는 것처럼 엘리베이터의 문이 자연스럽게 열렸다.

이제는 이층으로 향하는 버튼마저 사라진 엘리베이터 안으로 정한이 들어서자 자연스럽게 문이 닫히고 약간의 진동과 함께 엘리베이터가 움직였다.


-띵. 이층입니다.


안내 멘트와 함께 문이 열리자, 그곳에는 이미 일 층과 같은 상태인 사람들이 엘리베이터 앞에서 정한을 기다리고 있었다.

엘리베이터 안으로 쏟아지듯 밀려들어 오는 사람들을 발로 차내며 겨우 밖으로 나간 정한이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검을 휘둘렀다.

‘손님’들은 비명 한번 지르지 않고 피를 뿜어냈다.


‘여전히 불쾌한 건 어쩔 수 없는 건가?’


정한은 원래의 피부색을 알아볼 수 없을 만큼 검붉게 물든 제 손을 내려봤다.

이제는 딱히 사람이라고 생각되지 않는데도 다른 몬스터들을 잡을 때와는 달리 미세하게 떨리고 있었다.

쓸데없이 드는 잡생각을 가벼운 심호흡 한 번으로 털어버린 정한은 일 층보다는 상대적으로 적은 수의 몬스터들을 향해 달려 나갔다.


이 층의 몬스터들은 일 층에서 상대했던 녀석들보다는 강했지만 여전히 정한의 상대가 되지는 못했다.

일방적인 학살이라고 보일 정도로 정한을 상대하는 몬스터들은 빠르게 줄어들었다.

마지막 남은 ‘손님’을 정확히 반으로 갈라버린 정한이 단도에 묻은 피를 털어냈다.


-우어어어어어어어어.


또다시 들려오는 낮은 울음소리와 함께 시작된 진동에 정한은 엘리베이터로 향했다.


“이야. 이거 너무 쉬운 거 아닌가요? 생각보다 금방 ‘미니 타워’를 해치울 수 있겠는데요? 빨리 다음 층으로 가시죠. 플레이어님!”


규태의 일행과 함께 있을 때는 내내 지루해 죽겠다는 표정을 짓고 있던 열세 번째 사도는 눈을 초롱초롱 빛내며 또다시 재잘재잘 떠들어대기 시작했다.

정한의 분신은 정한의 곁에 붙어서 떨어질 생각을 하지 않는 열세 번째 사도가 못마땅한 듯 그를 손가락으로 튕겨버렸다.


“오. 잘했어!”


정한이 분신을 향해 엄지를 치켜들자, 분신이 허리에 양손을 얹은 늠름한 자세로 턱을 치켜들었다.

저 멀리 날아간 열세 번째 사도를 내버려 두고 정한과 분신은 나란히 엘리베이터에 올랐다.

관계자만이 출입할 수 있는 3층에 멈춰 선 엘리베이터의 문이 열리고, 정한과 그의 분신은 어두컴컴한 복도에 발을 내디뎠다.


[주변 광량이 일정 수치 이하로 낮아져 패시브 ‘야행성 Lv. 4’가 자동으로 활성화됩니다.]


관광객이 방문할 수 없는 장소.

층별 안내도에도 타워 관계자만 입장 가능하다고 쓰여있는 3층은 전면이 유리로 되어있었던 1, 2층과는 달리 사방이 막혀있는 일반 건물 내부 같았다.


이전 회사에 다니며 몇 번 끌려온 적이 있었던 정한도 3층은 처음 와 보는 곳이었다.

어두컴컴한 복도를 거닐던 정한과 그의 분신은 회색 작업복을 걸친 중년의 남자와 마주쳤다.


레벨 74의 관리소장이라는 이름표를 머리 위에 단 남자가 천천히 정한을 향해 걸어왔다.

상대에게선 1, 2층에서 만났던 ‘손님’들과는 다른 강함이 느껴졌다.

단검을 움켜쥔 정한에게로 사방에서 회색 작업복을 입을 남자들이 튀어나왔다.

무기라고 하기엔 조잡한 사무용품이나 공구 따위를 들고 달려드는 이들을 향해 정한의 공격이 무자비하게 쏟아졌다.


인간의 육체는 다른 몬스터들과 비교해 봤을 때 너무 약했다.

칼이 스치고만 지나가도 살점이 베이고 피가 흘렀다.


인간의 신체에서 가장 강한 부분이 이빨이라고 하던가. 하지만 그 이빨도 뭉툭해 다른 생명체를 공격하기엔 적합하지 못했다.

야생의 맹수처럼 날카로운 송곳니도, 뾰족한 발톱도 없는, 생존하기엔 최악의 형태로 진화한 인간들.


정한은 그들에겐 무자비한 포식자였고, 학살자였다.

정한이 지나는 길마다 붉은 피로 이뤄진 웅덩이가 생겨났다.


마지막으로 ‘관리소장’의 앞에 도착한 정한은 그의 심장에 ‘큐베로스의 송곳니’를 찔러넣었다.

‘관리소장’의 주름진 손이 정한의 팔을 움켜잡았다.

‘관리소장’의 입이 마치 ‘미니 타워’의 그것처럼 기괴하게 뒤틀리며 기계음을 내뱉었다.


“어. 째. 서. 너. 는. 이. 곳. 을. 망. 치. 고. 있. 는. 거. 지? 이. 곳. 은. 인. 간. 들. 이. 좋. 아. 하. 는. 장. 소. 가. 아. 니. 던. 가?”


정한은 대꾸하지 않고 관리소장의 심장에 박혀있던 ‘큐베로스의 송곳니’를 뽑아들었다.

‘관리소장’의 입에서 주르륵 붉은 피가 쏟아져나왔다.


‘관리소장’의 입이 커다랗게 벌어졌다.


-우둑. 우드득. 찌이익.


정한의 머리를 한 번에 집어삼킬 수 있을 만큼 벌어지느라 뼈가 뒤틀리며 부러지고 입술 양옆이 길게 찢어졌다.


-@#$%^&@$^#%&


말로 형용할 수 없는 기괴한 잡음이 ‘관리소장’의 목구멍을 통해 흘러나오고 정한의 머리통을 집어삼키기 위해 다가왔다.


“크윽.”


갑작스러운 공격에 주춤하던 정한은 이제 더 이상 입이라고 할 수도 없을 만큼 기괴해진 살덩이를 향해 ‘큐베로스의 송곳니’를 휘둘렀다.

머리통의 절반 가까이가 나가떨어졌지만, 여전히 뚫려있는 목구멍에선 계속 잡음이 흘러나왔다.

곧이어 합류한 정한의 분신이 ‘관리소장’의 뒤에서 그를 공격했지만, 애초에 인간의 몸에서 만들어진 것이 아닌 소리는 멈출 생각을 하지 않았다.

오히려 ‘관리소장’을 향한 공격이 집중될수록 잡음은 텔레파시처럼 정한의 머릿속으로 직접 파고들었다.


[도움말 : 해당 서버나 해당 채널에만 등장하는 특이한 몬스터들은 가끔 특별한 아이템을 떨어뜨리기도 합니다. 서버 한정, 채널 한정 스페셜 리미티드 에디션 같은 느낌으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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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 Lv. 48 붉은 바위의 도시 페트라 (1) 24.07.04 234 6 11쪽
48 Lv. 47 파티플레이 (2) 24.07.03 234 8 11쪽
47 Lv. 46 파티플레이 (1) 24.07.02 252 8 11쪽
46 Lv. 45 가출 (3) 24.07.01 241 10 11쪽
45 Lv. 44 가출 (2) 24.06.30 253 9 12쪽
44 Lv. 43 가출 (1) 24.06.29 257 7 12쪽
43 Lv. 42 남산 타워 (8) 24.06.28 262 9 11쪽
42 Lv. 41 남산 타워 (7) 24.06.27 261 8 11쪽
41 Lv. 40 남산 타워 (6) 24.06.26 273 9 11쪽
40 Lv. 39 남산 타워 (5) 24.06.25 278 8 11쪽
» Lv. 38 남산 타워 (4) +2 24.06.24 303 9 11쪽
38 Lv. 37 남산 타워 (3) 24.06.23 318 8 11쪽
37 Lv. 36 남산 타워 (2) +1 24.06.22 329 7 11쪽
36 Lv. 35 남산 타워 (1) 24.06.21 341 10 11쪽
35 Lv. 34 일상으로의 복귀(4) 24.06.20 352 11 11쪽
34 Lv. 33 일상으로의 복귀(3) 24.06.19 351 10 11쪽
33 Lv. 32 일상으로의 복귀(2) 24.06.18 361 12 11쪽
32 Lv. 31 일상으로의 복귀(1) 24.06.17 395 13 11쪽
31 Lv. 30 깊은 심연의 동굴 지하 2층 (6) 24.06.16 387 14 11쪽
30 Lv. 29 깊은 심연의 동굴 지하 2층 (5) 24.06.16 396 13 11쪽
29 Lv. 28 깊은 심연의 동굴 지하 2층 (4) 24.06.15 398 14 11쪽
28 Lv. 27 깊은 심연의 동굴 지하 2층 (3) 24.06.15 416 15 11쪽
27 Lv. 26 깊은 심연의 동굴 지하 2층 (2) 24.06.14 430 13 11쪽
26 Lv. 25 깊은 심연의 동굴 지하 2층 (1) 24.06.14 444 14 11쪽
25 Lv. 24 서울 나들이 (3) +1 24.06.13 456 14 11쪽
24 Lv. 23 서울 나들이 (2) +1 24.06.13 472 14 11쪽
23 Lv. 22 서울 나들이 (1) +2 24.06.12 479 13 11쪽
22 Lv. 21 던전 (4) 24.06.12 491 14 12쪽
21 Lv. 20 던전 (3) 24.06.11 499 13 11쪽
20 Lv. 19 던전 (2) 24.06.11 508 14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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