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서버 최강 플레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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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미댬
작품등록일 :
2024.06.01 23:27
최근연재일 :
2024.09.08 06:20
연재수 :
78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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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974
추천수 :
766
글자수 :
395,020

작성
24.06.26 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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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2
추천
9
글자
11쪽

Lv. 40 남산 타워 (6)

DUMMY

Lv. 40 남산 타워 (6)


가볍게 몸을 뒤로 날려 치파오 여성의 공격을 피한 정한은 그녀의 공격이 끝나기 무섭게 안쪽으로 파고들었다.

어린 시절 이미 수십 번, 아니 수백 번은 넘게 플레이 해 본 그들의 공격 패턴은 정한에겐 이미 너무 익숙한 것들이었다.


‘이 다음번에는 무슨 공격을 하려나? 파동권? 아님, 승룡권?’


정한은 두근거리는 기대감을 안고 그들의 다음 공격을 기다렸다.

정면으로 점프해 들어오는 도복 사내의 공격을 피한 정한은 허공에서 날아오는 파동권을 단도로 갈라냈다.


‘오. 이게 되네?’


파동권을 갈라낸 사실에 감탄하고 있는 정한에게 여자의 콤보 시동기인 근거리 중 펀치가 뻗어졌다. 그녀의 주먹을 가까스로 막아낸 정한에게 하단 강발 콤보가 발동됐다.

뒤로 멀리 나가 떨어지던 정한이 재빨리 공중에서 중심을 잡고 몸을 회전시켜 착지했다.


“둘이 동시에 덤비니까 쉽지 않은데?”


정한은 여자의 공격을 막아냈던 팔을 털며 자세를 바로 잡았다.

그의 눈빛이 바뀌었다는 것을 눈치챈 커플의 얼굴에도 긴장감이 감돌자, 정한의 곁으로 그의 분신이 자리했다.


“너 그게 다 뭐냐?”


정한은 제 옆에선 분신을 한번 힐끔 쳐다봤다가 아예 그를 향해 몸을 틀었다.

양팔 가득 귀여운 인형을 가득 안고 있던 분신이 쑥스럽다는 듯 머리를 긁적이며 웃었다.

그의 팔에 붙잡힌 인형들이 탈출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게 보였지만, 정한의 분신은 그들을 놓아줄 생각이 전혀 없어 보였다.


“걔네 다 몹인건 알지? 이따가 다 죽여야 돼.”


금세 시무룩해진 얼굴로 고개를 끄덕이던 분신은 인형들이 도망가지 못하게 줄로 묶어 한쪽에 고이 모셔뒀다.

정한과 그의 분신이 준비를 마칠 때까지 친절하게 서서 기다리던 커플은 그들이 다시 자기들 앞에 서자 자세를 잡았다.

공격을 시작하면 이지가 없는 좀비들처럼 무조건 달려들던 3층까지와는 다른 모습이었다.

하지만, 그들이 왜 아래층과는 다른 패턴을 보이는 지는 정한이 상관할 바가 아니었다.

눈앞에 있는 이들이 옛 향수를 불러일으키긴 했지만, 딱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더군다나 그들은 지금 한낱 몬스터에 불과했다. 물론 그들과 싸우면서 즐겁긴 했지만 여흥을 즐기는 것도 잠깐이다.

정한은 어느새 30초가 훌쩍 지나버린 시간을 확인하고는 눈앞의 적들을 향해 걸어갔다.


자신들을 향해 걸어오는 정한은 보고 마른 침을 삼키던 두 사람의 눈앞에서 갑자기 정한의 모습이 사라졌다.

사라진 정한의 신형을 찾아 두리번거리는 그들의 목을 각각 ‘큐베로스의 송곳니’와 ‘노움의 정’이 관통했다.

정한이 그들의 목을 꿰뚫어 고정해 붙들고 있는 사이 그의 분신이 그들의 몸을 사정없이 난도질 하기 시작했다.

성대가 뚫려 비명 한번 제대로 지르지 못한 채 새하얗던 도복이 붉게 물들고, 버둥거리던 팔이 축 늘어졌다.

그들의 생명력 게이지가 0이 된걸 확인한 정한이 그제야 목에 박혀있던 두 자루의 단도를 회수했다.

생각보다 허무하리만큼 쉬운 승리였다.


그의 두 번째 타겟은 풍선껌을 불고 있는 귀여운 이 등신의 공룡과 깃발을 들고 있는 펭귄이었다. 뒤뚱거리며 여기저기를 뽈뽈뽈 돌아다니는 녀석들은 정한이 공격을 하자마자 그와 그의 분신을 피해 이리저리 도망 다니기 시작했다.


막다른 골몰에 몰린 공룡이 정한도 들어갈 수 있을 만큼 거대한 풍선껌을 만들어 대응하는가 하면 깃발을 든 펭귄은 정한과 그의 분신을 어설프게 피해 다니다가 구석에 몰리면 머리 위에 프로펠러를 달고 날아서 도망쳤다.


‘뭔가······. 내가 오락실 악당 캐릭터가 된 것 같은 기분인데······. 기분 탓이겠지······?’


정한은 영 석연치 않은 얼굴로 오락실 게임기 출신 몬스터들을 하나하나 처리해 나갔다.


추억의 오락실 녀석들을 다 정리했다면, 남은 건 요즘 오락실 기계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인형뽑기기계에서 탈출한 인형들이었다.

이것들은 다행히 정한의 분신이 한군데 고이 모셔놓은 덕분에 손쉽게 처리할 수 있었다.

반항한다고 해 봤자 솜방망이 주먹일 뿐인 녀석들의 공격은 정한에게 티끌만큼의 데미지도 주지 못했다.

인형들의 참수가 끝나자, 바닥엔 새하얀 솜뭉치들이 이리저리 굴러다녔다.


이제 남은 곳은 갤러리와 ‘손님’들 뿐이었다.


‘그림도 막 살아서 움직이는 거 아니야?’


정한의 걱정이 무색하게 갤러리 내부에 있던 조각들이나 그림에는 아무런 변화가 없었다. ‘손님’들의 피만 튀지 않는다면 말이다.


‘어쩐지······. 왜 갤러리에 모여있나 했더니, 이런 이유였군.’


정한은 이미 한차례 피가 튀어 망가진 작품들이 모여 있는 곳으로 ‘손님’들을 유인했다.

처음에 뭣도 모르고 ‘손님’을 냅다 찔렀다가 사방으로 튀어버린 피 덕분에 살아 움직이는 기괴한 조각들과 그림을 마주한 이후로 선택한 방법이었다.

4층의 ‘손님’들은 다른 층의 ‘손님’들과 행동 패턴이 비슷해서 딱히 수고스럽진 않았다.

마지막 남아있던 ‘손님’의 머리와 몸통을 분리하자 알림창이 떠올랐다.


[퀘스트를 성공적으로 완료했습니다.]

[남은 시간 00:03:45.245]

[시간제한 퀘스트는 남은 시간에 비례하여 경험치를 추가로 획득 하실 수 있습니다.]

[추가 획득 경험치 계산 중······.]

[계산 완료. 퀘스트 보상 경험치와 합산하여 지급됩니다.]

[퀘스트 완료 보상으로 [캐릭터 펫 5종]을 획득했습니다.]

[퀘스트 완료 보상으로 20골드와 경험치를 받았습니다.]

[Level up. 축하합니다. 모험가님은 Lv. 70 이(가) 되었습니다.]


정한이 퀘스트 보상으로 받은 캐릭터 펫 5종을 확인하려는 순간 ‘미니 타워’가 기존과는 다른 울음소리를 내질렀다.


-후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


엘리베이터의 문이 열림과 동시에 엘리베이터와 가장 멀리 떨어져 있던 갤러리부터 어디론가 빨려 들어가는 것처럼 공간이 일그러지기 시작했다.

정한은 무의식적으로 일그러지는 공간을 피해 달리기 시작했다.

200이 가까워진 민첩을 가진 정한의 속도를 위협할 정도로 빠르게 가까워지는 새카만 소용돌이에 정한은 결국 질주 스킬까지 활성화해야 했다.


가까스로 몸을 날려 엘리베이터 안에 도착한 정한은 눈앞에서 새카만 어둠으로 탈바꿈하는 공간을 바라보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정한이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있을 때 서서히 움직이기 시작한 엘리베이터는 금방 5층에 도착했다.


엘리베이터에서 내린 정한은 주변을 둘러볼 생각도 하지 않고 곧바로 가장 가까운 테이블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그는 인벤토리를 열어 [캐릭터 펫 5종]이라고 쓰인 선물 상자를 꺼내 들었다.


“엥? 플레이어님? 지금 뭐 하시는······?”


열세 번째 사도가 황당해하며 물었지만 정한은 그의 말을 가볍게 무시했다.

처음 퀘스트를 받을 때부터 어떤 캐릭터인지 나와 있지 않아 궁금했던 정한은 조심스럽게 상자를 개봉했다.


[캐릭터 펫 5종을 획득했습니다. 펫의 이름을 지어주세요.]

[_____________]

알림창이 떠오르고 정한의 눈앞에는 비어있는 공간에 커서가 깜빡이고 있는 화면이 나타났다.


“오······.”


도복 사내와 치파오 여자, 초록색 공룡, 망치를 들고 있는 펭귄과 탱크까지.

정한은 가장 먼저 도복 사내를 손 위에 올렸다. 사내는 기본 스텝을 밟는가 싶더니 발차기하고 포즈를 취했다.


“퀄리티 장난 아닌데?”

“에헴. 그럼요! 당연하죠. 이 열세 번째 사도가 플레이어님을 위해 특별히 준비한 맞춤 펫이니까요!”


어깨를 으쓱하며 자랑스러워하는 열세 번째 사도를 또 한 번 무시한 정한은 도복 사내의 이름을 눈까지 지그시 감고 고민하기 시작했다. 그의 고운 미간에 주름이 생겼다.


“너는 륜이다. 내 성이 윤 씨니까 네 원래 이름이랑 조합해서 만든 거야. 너는 하니고.”


정한이 치파오 여성을 가리키며 말하자 아무것도 없던 그들의 머리 위에 [륜], [하니]라는 이름표가 생겨났다.

정한은 남은 세 마리의 펫도 각자의 캐릭터에게 맞는 이름을 지어준 뒤, [플랑크톤]과 너무 길어 목록에 다 표시도 되지 않는 [‘아스포델의 들판’의 열세 번째 사도]의 이름도 바꿔주기로 했다.

하지만 문제는 열세 번째 사도의 이름이 기억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바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를 가지고 끙끙 앓는 것은 그의 방식이 아니었기에 정한은 대수롭지 않게 열세 번째 사도에게 물었다.


“야. 근데 너 이름이 뭐라고 했지?”


정한의 옆에서 함께 펫 목록을 쳐다보던 열세 번째 사도가 ‘그게 무슨 개소리야?’라고 말하는 것 같은 눈으로 정한을 쳐다봤다.


“허······. 플레이어님. 진심으로 하시는 말씀은 아니시죠? 그냥 농담하시는 거죠? 요즘 그런 개그는 한물갔다고요. 하하하하하하.”

“······.”

“설마, 정말 여태 제 이름을 까먹고 계셨던 겁니까? 정말 너무 하시네요.”

“······ 그래서 이름이 뭔데?”


열세 번째 사도는 정한이 자신의 이름이 기억하지 못했다는 것에 정말 충격이라도 받은 건지 허공을 멍하니 쳐다보며 먼지처럼 공중을 둥둥 떠다녔다.


“주드······, 주드라고······. 그렇게 몇 번이나 말씀드렸는데······.”

“이제 안 까먹게 이름 바꿔놓을게. 그럼 되잖아.”


정한은 ‘플랑크톤’은 ‘토니’로 열세 번째 사도의 이름은 그의 원래 이름인 ‘주드’로 바꿔 놓았다.


“그러고 보니까 이 녀석들은 능력치가 뭐지?”


정한은 음식물 쓰레기 처리와 설거지에 탁월한 재능을 보이던 ‘토니’를 생각하며 펫 목록에 있는 펫 상세 보기 버튼을 눌렀다.


륜은 근력을, 하니는 민첩을, 다이노와 남극, 탱크는 각각 지능과 정신력 체력을 모두 5만큼 올려주었다. 거기에 3종 세트 효과로 모든 능력치 +1, 5종 세트 효과로 모든 능력치 +2라는 추가 옵션까지 더해지자, 펫을 모은 것만으로 거의 8레벨을 올린 것과 같은 효과를 볼 수 있었다.


“와. 이거 능력치 미쳤는데? 열세 번째, 아니 주드. 너 생각보다 엄청 대단한 녀석이었구나?”

“네. 플레이어님이 절 그동안 어떻게 생각하고 계셨길래 이름도 모르고 까먹고 있으셨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열세 번째라고 하면 사도 중에서는 제법 높은 편에 속한답니다. 하. 하. 하. 하아······.”


정한은 땅이 꺼지라 한숨을 내쉬는 열세 번째 사도 주드를 보며 아무래도 오늘 저녁은 맛있는 걸 사 줘야겠다고 생각하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맛있는 걸 먹든 뭘 하든 하려면 일단 이 ‘미니 타워’의 뱃속에서 탈출해야 하니까, 이제 슬슬 가볼까?”

“네. 그러세요. 플레이어님께서 이름 따위 기억해 둘 가치도 없는 제가 뭔 힘이 있나요.”


힘없이 고개를 푹 숙이고 날아오는 주드를 보며 정한은 속으로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저 녀석 저거 백 퍼센트 삐졌네.’


[도움말 : 펫이 직접적으로 움직여서 행동해야 하는 것들이 아니라면 굳이 소환하지 않아도 능력치는 주인에게 적용됩니다. 펫을 우르르 끌고 적들과 싸울수는 없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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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 Lv. 48 붉은 바위의 도시 페트라 (1) 24.07.04 234 6 11쪽
48 Lv. 47 파티플레이 (2) 24.07.03 234 8 11쪽
47 Lv. 46 파티플레이 (1) 24.07.02 252 8 11쪽
46 Lv. 45 가출 (3) 24.07.01 241 10 11쪽
45 Lv. 44 가출 (2) 24.06.30 253 9 12쪽
44 Lv. 43 가출 (1) 24.06.29 257 7 12쪽
43 Lv. 42 남산 타워 (8) 24.06.28 262 9 11쪽
42 Lv. 41 남산 타워 (7) 24.06.27 260 8 11쪽
» Lv. 40 남산 타워 (6) 24.06.26 273 9 11쪽
40 Lv. 39 남산 타워 (5) 24.06.25 278 8 11쪽
39 Lv. 38 남산 타워 (4) +2 24.06.24 302 9 11쪽
38 Lv. 37 남산 타워 (3) 24.06.23 318 8 11쪽
37 Lv. 36 남산 타워 (2) +1 24.06.22 329 7 11쪽
36 Lv. 35 남산 타워 (1) 24.06.21 341 10 11쪽
35 Lv. 34 일상으로의 복귀(4) 24.06.20 351 11 11쪽
34 Lv. 33 일상으로의 복귀(3) 24.06.19 350 10 11쪽
33 Lv. 32 일상으로의 복귀(2) 24.06.18 361 12 11쪽
32 Lv. 31 일상으로의 복귀(1) 24.06.17 395 13 11쪽
31 Lv. 30 깊은 심연의 동굴 지하 2층 (6) 24.06.16 387 14 11쪽
30 Lv. 29 깊은 심연의 동굴 지하 2층 (5) 24.06.16 396 13 11쪽
29 Lv. 28 깊은 심연의 동굴 지하 2층 (4) 24.06.15 398 14 11쪽
28 Lv. 27 깊은 심연의 동굴 지하 2층 (3) 24.06.15 416 15 11쪽
27 Lv. 26 깊은 심연의 동굴 지하 2층 (2) 24.06.14 429 13 11쪽
26 Lv. 25 깊은 심연의 동굴 지하 2층 (1) 24.06.14 444 14 11쪽
25 Lv. 24 서울 나들이 (3) +1 24.06.13 456 14 11쪽
24 Lv. 23 서울 나들이 (2) +1 24.06.13 472 14 11쪽
23 Lv. 22 서울 나들이 (1) +2 24.06.12 479 13 11쪽
22 Lv. 21 던전 (4) 24.06.12 491 14 12쪽
21 Lv. 20 던전 (3) 24.06.11 499 13 11쪽
20 Lv. 19 던전 (2) 24.06.11 508 14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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