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포칼립스 무적 전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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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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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6.26 0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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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03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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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2

DUMMY

태하가 추락했던 지점은 대로변이 아닌 건물과 건물의 사이 골목이었다.

괴한들은 그곳으로 모습을 드러냈는데, 태하의 생각과는 달리 오피스텔 내부에는 몬스터가 없었던 모양이다.


‘수염··· 스포츠머리, 그리고 선글라스.’


저들이 오피스텔 주민인지 아닌지는 확실하지 않다.

다만, 망설임 없이 외부로 나섰다는 건 분명 그만한 이유가 있을 터였다.

가령, 각성자라든지.


“뭐야 이건? 원래부터 있었나?”


선글라스를 낀 괴한이 골목에 자리한 전차를 가리켰다.

전차라고 하기에는 어딘가 많이 부족한 모양새였다.

흠집이 없고 매끈한 모양새가 멋들어지기는 했다.


“몰라, 배 채우기 바쁜데 주변 볼 시간이 어딨어. 근데, 이거 좀 쌔끈하기는 한데?”


곧이어 스포츠머리가 천진한 얼굴을 한 채로 전차 위로 뛰어올랐다.


캉캉-

이윽고 외판을 손으로 두드리더니, 핏기가 가득한 혀로 핥기 시작했다.


“으으··· 쇠 맛. 사람 피맛이랑 비슷하단 말이지.”


그렇게 말하며 낄낄- 웃음을 흘리는 스포츠머리.

그 모습에 덥수룩한 수염의 괴한이 말했다.


“저···저 대가리가 돌았어. 지랄하지 말고 시체나 찾아. 여기 어디 떨어졌을 거야.”

“예예··· 알겠네요.”


그 말에 스포츠머리는 시체를 찾고 난 다음에 전차를 살피겠노라 생각하고는 털썩- 바닥으로 뛰어내렸다.


“그나저나. 그 개새끼 사람한테 엿을 맥여? 시체 찾으면 사지를 다 찢어놔야겠어.”


선글라스는 이미 눈에 불을 켜고 바닥을 살피고 있었다. 바닥에 널브러진 시체를 발로 툭툭- 걷어내면서 말이다.


그렇게 얼마의 시간이 흘렀다.


“씨발! 시체에 발이 달렸나. 왜 없어!”

“이 새끼 산 거 아니야? 각성자였나?”

"엔간한 각성자 아니고서야 12층에서 떨어지면 목숨만 간신히 건질 거야. 그리고 그 새끼가 한 따까리 했으면 왜 도망쳤겠어. 그냥 덤벼들면 되는데.”


괴한들 중 그나마 머리가 있는 놈은 수염이었다.

그나마 ‘추리’ 비슷한 걸 하고 있으니 말이다. 그래봤자 미친 식인종인 건 변함이 없지만.


고개를 들어 연신 12층을 바라보는 괴한들.

태하는 그 모습을 안락한 전차 안에서 지켜보고 있었다.


‘저것들을 어떻게 요리를 해줄까.’


태하는 줄곧 이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그냥 쏴 죽이기엔 악마도 한수 접고 갈 놈들이라 어딘가 아쉬웠다.


무엇보다 자신을 먹으려 들지 않았는가?

그런 녀석들을 곱게 한방에 보내줄 수는 없다.

그도 그럴게 자신의 시체를 찾고 있는 녀석들을 보고 있자면 울화가 치밀어 올랐다.

지금도 겨우 참고 있는 중이었다.


그렇게 얼마간 괴한들의 생쇼가 펼쳐졌다.


발을 동동 구르는가 하면 분에 못이긴 듯 시체를 발로 밟기도 했다.

도중에는 선글라스가 스포츠머리의 멱살을 잡기도 했는데 수염이 말리지 않았다면, 둘 중 하나는 죽을 때까지 주먹을 주고받았을 지도 모르겠다.

야만적인 녀석들인 만큼 충분히 있을 법 한 전개였다.


“야, 됐다. 그냥 가자. 저 안에 먹을 거 많아. 그 새끼 못 찾은 건 빡치지만."


이윽고 스포츠머리가 툴툴거리는 어조를 흘리며 오피스텔로 시선을 두었다.

그러자 수염을 시작으로 무리가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그러던 중이었다.


“야! 이건 내가 갖는다?”


전차로 다가선 스포츠머리.

그 모습에 다른 무리도 전차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그건 상관없는데, 딱 봐도 느려 터졌구먼. 내부도 좁아 보이고. 기름도 많이 먹게 생겼어.”


수염의 말에 스포츠머리가 전차 위로 올라탔다.

그는 씨익- 미소 지으며 말을 이었다.


“일단 확인이라도 해보지 뭐. 모르잖아? 이 안에 그 새끼가 숨어있을지?”


스포츠머리의 말에 나머지 무리는 머리를 한대 맞은 듯한 착각이 들었다.

왜 그 생각을 못 했지?


전차의 내부는 밖에서 보이지 않는다.

그 녀석이 운 좋게 목숨을 건져서 이곳에 몸을 숨겼을 가능성은 충분했다.

아니, 아마도 이곳에 몸을 숨겼을 것이다.

그게 아니고서야 이 상황이 말이 안 되니 말이다.


스포츠머리는 자신이 말하고도 놀란 눈치였다.

무리는 서로 눈을 맞추며 사악한 미소를 지었다.

모두들 이 안에 그 녀석이 있을 거라 확신하고 있었다.


“아이고. 고 녀석 참. 애쓴다 애써.”


곧이어 스포츠머리가 혼잣말을 흘렸고, 해치에 난 손잡이를 그러쥐었다.

그리고 힘을 주는데···


흐읍-!


“뭐야, 왜 안 열려?”


해치가 쉽사리 열리지 않자 스포츠머리는 상체를 이용해 해치를 당기기 시작했다.

그럼에도 해치는 꿈적도 하지 않았다.


“비켜봐 내가 해볼게.”


그러자 수염이 나섰다.

육중한 몸집이 전차 위로 올라섰다.

그 무게에 전차가 한차례 들썩였다.


“오! 능력 쓰려고?”


전차 위로 올라선 수염의 손에 빛무리가 떠올랐다.

그 모습에 스포츠머리가 씨익- 미소를 지어 보였다.

수염은 D급 무투계 능력자였다.


“아마도 안에서 문을 당기고 있겠지. 그 낯짝 좀 볼까?”


수염은 그렇게 말하며 해치를 힘껏 잡아당겼다.

D급 무투계 정도면 한 주먹에 차량 보닛을 박살 낼 정도의 무력이다.

아마도 해치 뚜껑이 채로 뜯겨질 거라 무리는 예상했다.


그런데.


“뭐야··· 이게 왜···?”


능력을 사용했음에도 해치는 꿈쩍도 하지 않았다.

그러자 무리의 눈에 당황이 어렸다. 이럴 리가 없는데···?


“오브젝트가 아니고서야 안 열릴 리가···”


말을 이어가던 수염은 무언가 깨달은 듯한 얼굴이 되었다.

무투계인 자신이 열지 못하는 문이다.

오브젝트가 아니고서야 설명이 불가능한 상황이었다.


세상이 망했다.

오피스텔 뒷골목에 전차가 있어도 그렇게 희한한 광경은 아니었다.

심지어 주포와 같은 무기가 달려있는 것도 아니고 그다지 위협이 될 거란 생각은 들지 않은 탓에 ‘오브젝트’일 거란 생각을 하지 못했다.

이거 큰일···


수염은 여기까지 생각이 미쳤지만, 이미 너무 늦은 후였다.


철컥-! 타다다당-!

아무것도 없던 외판에 순식간에 기관총이 모습을 드러냈다.

이윽고 총성이 연이어 울렸고, 수염의 복부에는 여러 개의 구멍이 뚫렸다.

이 모든 게 찰나의 순간 일어난 일이었다.


이에 태하의 입매가 미세하게 율라갔다.


울컥-!

수염의 입과 복부에서 선혈이 쏟아져 나왔다.

그 모습에 나머지 무리가 줄행랑을 치기 시작했다.

아까 전, 자신의 모습이었다.


“개새끼들 어딜 가려고.”


탕-! 타다당-!

네 발의 총성이 더 울렸다.

도망치던 무리는 허벅지와 종아리를 관통당해 그대로 나자빠졌다.

극심한 고통에 그들은 제 다리를 붙잡고 바닥을 굴렀다.


‘게임이랑 크기 다를 건 없네. 조작만 좀 다르고.’


핸들은 전투기와 같이 앞, 뒤, 위, 아래로 움직였다.

이를 조종해 에임을 움직일 수 있었다.


기관총은 평소에는 숨겨져있는 듯 보였다.

에임을 맞추고 붉은 버튼을 누르면 그 순간만 기관총이 밖으로 튀어나왔다.


‘그래도 아주 헛산 건 아니였어.’


수염을 사살하고 나머지를 무력화하는데, 단 2초 남짓.

그간의 시간이 아주 허송세월은 아니었던 것 같다.


세상이 망하기 전, 태하는 FPS 게임을 즐겨 했었다.

워낙 인기가 있었던 게임이었고, 주변에서는 알아주는 실력자였다.

그도 그럴게 프로 게이머를 꿈꿨던 시절도 있으니 말이다.


‘움직이면 뒤진다···’


태하는 에임을 녀석들에게로 고정한 채로 얼마간 전차 언에 머물렀다.

총성이 울렸고, 근처에 몬스터가 있다면 몰려들 수도 있으니 말이다.

그렇게 충분한 시간이 흘렀다.


부우웅-!

몬스터가 모습을 드러내지 않자, 태하는 엑셀을 밟아 차체를 전진시켰다.

전차에는 앞, 뒤의 개념이 없었는데 에임이 향한 곳을 앞으로 간주하고 나아가는 듯 보였다.

다른 건 일반 승용차를 모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괴한들의 앞으로 차체가 바짝 다가서자, 태하가 해치를 열고 모습을 드러냈다.


“아프냐!?”


태하는 괴한들을 향해 조소를 흘리고는 주변에 있던 철근 하나를 집어 들었다.


‘각성자는 아니고.’


녀석들 중에 각성자가 있을 수 있다는 생각은 이미 염두에 두고 있었다.

저들은 생존을 위협받는 상황이고, 능력자였다면 총을 맞자마자 능력을 사용했을 것이다.

아무리 빡대가리여도 생존이 위협받는 상황에 그냥 맞고만 있지는 않을 테니 말이다.

다시 말해, 저 쓰러진 두 녀석이 각성자일 확률은 제로에 가깝다는 것이다.


태하는 편안한 마음으로 녀석들에게 다가섰다.


푸욱-!

무리에 다가선 태하는 곧바로 스포츠머리의 오른손에 철근을 박아 넣었다.


“이 손이지? 아까 나한테 내밀었던 손. 뭐라고 그랬더라? 안 아프게 보내준다고 했나?”


끄아악-!

녀석들의 얼굴에는 식은땀이 줄줄 흐르고 있었다.

이미 극심한 고통에 정신이 반쯤 혼미해져있었다.


“뭐, 대답은 필요 없어. 너네 같은 짐승만도 못한 새끼들이랑 내가 무슨 대화를 하겠냐.”


태하는 그렇게 말하고는 주변을 살폈다.

저 멀리 널브러진 노끈 뭉텅이가 있었는데, 아마도 창문으로 탈출한 누군가가 사용한 것으로 보였다.

노끈을 주워온 태하는 괴한들의 발을 묶어 전차로 연결시켰다.


그러자, 잠잠했던 괴한들이 다급히 말했다.


“씨··· 씨발! 뭐 하려는 거야!”

“야! 이거 안 풀어!? 네가 그러고도 사람 새끼야?”


그 목소리에 태하의 이가 꽈득- 갈렸다.

곧이어 태하는 연신 괴한들의 머리통을 짓밟았다.


퍽-! 퍼억-!

몇 차례 머리통을 가격 당하자, 괴한들의 입에서 깨진 이빨과 피가 주르륵 흘러나왔다.

녀석들은 입만 뻐끔거릴 뿐 말을 잇지 못했다.


“어디 사람을 운운해. 역겹게.”


태하는 차갑게 가라앉은 눈으로 괴한들을 잠시간 내려다 보고는 전차로 들어섰다.

이윽고 방향을 틀어 전차를 움직이기 시작했다.


끄으윽-! 끄아악-!

최대 시속 50km, 전차가 움직일 때마다 밖에서는 비명소리가 들려왔지만, 태하는 딱히 신경 쓰지 않았다.

바퀴벌레를 밟아 죽이는 것에 죄책감을 갖는 사람은 없으니 말이다.

그보다.


꼬르륵-!

극심한 허기가 밀려온다.

12층에서 녀석들을 발견하고 지금까지, 그렇게 영양이 좋지 못한 상태에서 과하게 몸을 움직였다.

당장은 뭐라도 먹어야겠다.


“이래선 근처 편의점은 다 털렸겠는데.”


골목을 빠져나와 대로로 들어서니 살풍경이 펼쳐졌다.

무너진 건물, 바닥에는 핏물인지 빗물인지 모를 것으로 흥건했고 드문드문 연기가 피어오르는 곳도 있었다.


“사람은 안 보이네···”


거리는 한산했는데, 그런 모습을 하고 있을 뿐이지 아마도 모두들 어딘가에 숨어있을 터였다.


‘구울이다!’


그렇게 얼마간 주변을 살피며 달리다 보니, 몬스터 무리가 모습을 드러냈다.


몬스터들은 구울의 모습을 하고 있었는데, 세상에 돌아다니는 몬스터의 대부분이 저런 모습을 하고 있다.

가끔 변종들이 목격되고는 하는데, 그런 녀석들은 대체로 강한 녀석들이었다.


부우웅-!

태하는 다가오는 구울들을 향해 풀 악셀을 밟았다.

기관총을 꺼내기에는 초기에 주어지는 50발 중 이미 9발을 사용한 상황이고, 굳이 총알을 낭비하지 않아도 충분히 처치할 수 있는 구도였다.


콰즉-! 끼에엑-!

몬스터 무리와 충돌하자, 전차가 들썩거렸다.

동시에 몬스터들이 전차에 치이고 깔리며 사방으로 보라색 진액이 터져나갔다.

동시에 태하의 눈앞으로 작게 메시지가 떠올랐다.


[+5P]


[+5P]


[+5P]


···


“후우! 다시 봐도 성능 장난 없네. 역시 SSR.”


순식간에 40포인트를 획득했다.

안락한 전차 안에서 몬스터를 쓸어버리는 감각.

몬스터들아 힘없이 나가떨어지자, 태하는 찌르르- 전율감을 느꼈다.


하지만 엑셀을 밟고 있는 태하의 발바닥은 떨어질 생각을 하지 않았다.

쾌감도 쾌감이지만, 공복감에 손이 떨릴 지경이었다.


그렇게 얼마간, 태하는 편의점, 마트, 슈퍼마켓 가릴 것 없이 털리지 않았을 것 같은 곳을 살폈다.

그러던 중.


“어!?”


저 멀리 셔터가 내려간 편의점이 눈에 들어왔다.


“저기다. 딱 봐도 안 털렸어.”


그런 확신이 들자, 태하는 엑셀을 최대한으로 밟았다.

이대로 최고 속력으로 편의점으로 들이박을 생각이었다.


그도 그럴게 자신은 무적 전차 안에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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