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포칼립스 무적 전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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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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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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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6.26 0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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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09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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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8

DUMMY

남구 종합 운동장.

우연히도 이곳은 태하가 아는 곳이었다.

과거 트로트 가수의 콘서트가 열렸던 곳인데, 이곳에서 안전 요원 아르바이트를 한 적이 있었다. 자취방에서도 멀지 않은 거리였다.


부우웅-!

몬스터를 처치하지 않고 나아가니 그야말로 쾌속이다.

물자를 실은 탓에 전보다 빠르지는 않지만 대략 40킬로 내외 정도의 속도였다.


‘속도 향상도 구매해야겠어.’


앞으로 공간을 늘리고, 더 많은 식량과 가구를 싣기 위해서는 속도 향상은 필수적으로 보였다.

자신의 생각으로는 속도 향상 = 마력으로 보였는데, 마력이 유지된 채로 전차의 무게만 증가하면 나중에는 차체가 아예 나가지 않는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어 보였다.

다시 말해, 틈틈이 ‘속도 향상’을 구매해 둬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지금 당장은 충분한 속력이 나온다.

그도 그럴게 20분이 안 되어서 목적지에 도착했으니 말이다.


“목적지에 도착했습니다. 안내를 종료 히겠습니다.”


태하는 괜스레 내비게이션 성대모사를 해봤다.

한 달이 넘는 시간,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았던 탓에 이런 거라도 해줘야 그나마 기분 전환이 되었다.


“자, 내 새끼들 어디 있나···?”


경기장 외곽으로 들어선 태하는 라이트를 켠 채로 천천히 전차를 몰기 시작했다.

전기가 끊긴 탓에 이따금 보이는 불길이 아니면 거리를 밝힐 빛이 없다.


지금 바깥은 칠흑같이 어두웠고, 라이트가 아니면 앞이 전혀 보이지 않는 상황이었다.

그리고 이런 밤에는 조그마한 불빛도 몬스터의 어그로를 끌기 좋았다.


키에엑-!

아니나 다를까 경기장 곳곳에 있던 몬스터들이 우르르 몰려나왔다. 일반 구울과 좀비들이었다.


콰즉-! 콰지직!

구태여 총알을 낭비할 건 없다. 태하는 몰려드는 몬스터들을 그대로 깔아뭉개며 앞으로 나아갔다.

팍팍-! 터지는 이 감각, 마치 뽁뽁이를 터트리고 있는 듯한 느낌이다.

몬스터 무더기를 뭉개고 지나갈 때마다 태하는 기분 좋은 쾌감을 느꼈다.


[+5]


[+5]


[+5]


···


"애피타이저가 너무 화려한 거 아니야?”


아직 ‘변종’을 찾지 못했는데, 경기장에 숨어있던 몬스터가 꽤나 많은 탓에 포인트 파티가 벌어졌다. 물론 짤짤이지만 이거 또한 꽤나 별미였다.


‘경기장이 꿀이었네.’


아무래도 지금까지는 물자 조달을 위해 번화가 위주로 돌아다녔는데, 조금 바깥으로 나오니 몬스터가 더 많이 분포해있다.

아무런 정보가 없는 자신은 만한 세상을 경험으로 깨우쳐야 했는데, 지금 또 하나 새로운 사실을 알아버렸다.

구울은 번화가 보다 외곽에 더 많다. 물론 좀비는 번화가에 더 많지만.


그렇게 대형 뽁뽁이를 하며 나아가다 보니, 저 멀리 주차장에서 강렬한 빛이 포착되었다.

그 빛에 태하는 라이트를 끄고 전차의 속력을 높였다.


그러자.


“어!?”


마치 대낮처럼 밝은 주차장에는 두 마리의 변종이 자리하고 있었다.

문제는···


“안돼! 내 포인트.”


하나의 무리가 이미 변종을 상대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태하는 이대로는 안되겠다는 생각에 빠르게 머리를 회전 시켰다.


이대로 저들이 변종을 처치하는 것을 두고 볼 수는 없었다.


***


긴꼬리가 두드러지는 변종 구울 두 체.

이를 소형 길드 ‘오성’의 C팀이 상대하고 있었다.


강제호, 유선하, 이진석.

세 사람으로 이루어진 C팀은 지금 사활을 걸고 있었는데, 생존에 필요한 힘을 기르기 위해서는 ‘포인트’를 꼭 얻어야만 했다.

반대로 말하면, 이들은 변종 두 체를 상대할 만한 충분한 전력이 아니란 소리였다.


“제호! 이거 안 될 것 같아! 지금이라도 빼자!”


전방에서 오브젝트 ‘실버 소드’를 휘두르는 제호를 향해 진석이 외쳤다.

그는 후방에서 주먹만 한 고드름을 쏘아대고 있었는데, 그 모습이 그렇게 위협적이지 않았다.


“하··· 씨발! 못 빼! 얘네들 속도가 장난이 아니야. 나는 몰라도 너네 둘 중 하나는 무조건 잡혀.”


뒤편에서 들려오는 진석의 물음에 제호는 검을 휘두르며 격양된 어조를 흘렸다.

바람은 쌀쌀하리만큼 차가운데, 그의 얼굴에는 땀이 비 오듯 흐르고 있었다.


‘우리가 먼저 퇴각하기에는 제호 오빠가 못 견딜 거야. 그렇다고 해도 승산이 없는데···’


전방의 강제호, 우측 후방에는 이진석, 그리고 좌측에는 유선하.

선하는 양손을 뻗어 제호와 진석에게 베리어를 부여한 채였다.

그러면서 머리를 빠르게 굴려봤는데, 달리 이 상황을 타파할 방법은 떠오르지 않았다.


‘애초부터 너무 무리한 선택이었어.’


말만 길드 오성이지, 이제는 다 죽고 이곳에 자리한 세 사람만 남았다.

나름 각성자인 자신들이지만, 그 등급은 C급 오브젝트를 지닌 제호를 제외하면 모두 D급이었다.


B급이라면 몰라도, 이 정도 등급으로는 이 세계에서 안정적으로 살아남을 수 없다.

여전히 몬스터를 경계해야 하고, 물자를 구할 때면 매번 목숨을 걸어야 했다.


저등급 각성자에게 유일한 돌파구는 다량의 포인트를 벌어 상점을 통해 강해지는 것이다.

해서, 다소 위험하지만 변종 사냥에 나섰다.

일전에도 한차례 변종을 상대한 적이 있었고, 충분히 잡을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C급이라던 재난 방송과는 달리 실제로 마주한 변종은 그보다 상위 등급의 전투력을 지니고 있었다.

말 그대로 재수 없는 상황에 처한 것이다.


다행인 점은 일반 구울과 좀비들이 어째서인가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는 것이었다.

그것들 마저 몰려들면 아슬아슬하게 유지되던 힘의 균형이 무너질 터였다.


생각을 이어가던 선하는 이윽고 한창 전투에 몰두 중인 두 사람에게 외쳤다.


“조금만 더 버텨봐! 혹시 다른 각성자가 올 수도 있잖아!”


선하는 그런 말을 하면서도 눈을 질끈 감고 있었는데, 자신이 말했지만 이게 가능할 리가 없다는 생각에서였다.


고등급 각성자들은 한 달 전, 모조리 자취를 감췄다.

정부와 기업들이 혹시 모를 상황의 대비책으로 구축한 ‘엘리시움’에 입주한 것이다.


전력부터 식량까지.

지하 153층으로 이루어진 엘리시움은 모든 걸 자급자족할 수 있게 시스템이 구축되어 있다.

이런 엘리시움에는 핵과 각종 생화학 무기 그리고 몬스터에 대한 방비가 철저하게 이루어져 있는데, 지하 1층부터 10층 까지는 접근하는 몬스터를 처치하기 위한 방어 체계가 구축되어 있다.


그럼에도 고위 인사들과 VIP들은 더욱 견고한 방어 체계를 갖추기 위해 B등급 이상의 고등급 각성자들을 모조리 엘리시움으로 끌고 들어갔다.

호화로운 생활을 보장하면서 말이다.


이런 상황이다. 다른 각성자들이 이곳으로 올 리가 없었다.

바깥에 남아있는 각성자라고 해봐야 엘리시움에 입주하지 못한 ‘비전투형 B급’ 정도가 최대일 텐데, 모두 변종을 피해 가느라 바쁘지 상대할 생각은 하지 않을 것이다. 자신들 또한 지난 한 달간 그래왔으니까.


“하··· 괜한 욕심을 부려가지고.”


여느 때와 같이 일반 몹을 사냥하던 중, 우연히 변종을 마주친 적이 있었다.

퇴로가 막혀있어 이판사판으로 변종과 전투를 벌였었는데, 의외로 제호가 손쉽게 변종을 처치한 것이다.


그 사건 이후로 제호는 더 빨리 강해질 수 있다면서 변종을 잡아보자 매일 같이 졸라댔다.

그게 발단이 되어 지금 이 상황에 처한 것이었다.

하지만 제호뿐 아니라 이를 승낙한 자신들에게도 잘못이 있다. 자신들 또한 욕심이 들었던 것은 맞으니까.


‘제발···’


선하는 속으로 간절히 외쳤다.

이대로 가면 죽음을 면할 수 없을 것이다.

자신이 할 수 있는 거라곤 기도를 하는 것뿐이었다. 누구든 나타나 제발 자신들을 구원해 달라고.


그러던 중이었다.


“아! 아! 들리십니까!”


저 멀리서 확성기를 통해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마치 코가 막힌 듯한 목소리였는데, 조금은 우스꽝스럽기도 했다.


선하와 진석은 소리가 들려온 방향으로 시선을 두었다.

밝기가 대비되는 탓에 자세히 보이지는 않지만 무언가 커다란 그림자가 자리하고 있었다.

곧이어 확성기 소리가 재차 들려왔다.


“여기는 어··· 국방부 소속, 대 몬스터 처리반··· SSD입니다. 신속한 변종 처리를 위해 자리를 비켜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몬스터 처리반?

들려온 말에 자리한 세 사람은 살았다!라고 말하는 듯한 얼굴이 되었다.

이윽고 전방에서 변종을 상대 중인 제호를 제외한 나머지 인원이 구조를 요청하는 몸동작을 취했다.


그러자.


부우웅-!

저 멀리 육중한 그림자가 빛이 든 주차장으로 다가왔다.

동시에 확성기의 소리가 들려왔다.


“어··· 감사··· 아니, 신속한 대피 바랍니다. 다시 말씀드립니다. 신속한 대피 바랍니다.”


마치 안내 방송을 흉내 내는 듯한 말투.

그 소리가 끝날 무렵, 진회색의 전차가 주차장으로 들어섰다.

그 모습에 자리한 세 사람은 부리나케 어둠 속으로 달리기 시작했다.


타당-! 타다다다당-!

제호의 뒤를 쫓는 변종들.

진회색의 전차는 마치 제호를 엄호하듯 총알을 쏟아냈다.

덕분에 변종의 어그로는 전차에게로 쏠렸고, 제하는 간발의 차로 장소를 빠져나올 수 있었다.


타다당-!

총성은 계속해서 이어졌다.

중간에 위이잉-!하는 소리와 함께, 재차 확성기 소리가 들려왔다.


“아! 아! 현재 물자 부족으로 조명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놓고 가신 조명은 국가 안전 법에 의거 저희 측에서 수거해 가도록 하겠습니다.”


그 소리에 거리를 벌려 전차를 지켜보던 세 사람은 서로 시선을 맞추었다.

목숨을 건진 마당에 조명 따위야 아무래도 상관없었다.


그저.


타다다당-!


밝은 빛 아래, 나 홀로 변종을 압도하는 전차의 모습에 경탄을 금치 못할 뿐이었다.


***


‘나 좀 쩔지도?’


변종에게 총알을 박아 넣으며 태하는 이런 생각을 했다.


긴박한 상황에 재치 넘치는 아이디어를 생각해 낸 나 자신을 몇 번이고 칭찬해도 모자라다.

덕분에 변종 두 마리가 고스란히 내 손에 들어왔으니 말이다. 덤으로 초강력 조명까지.


‘확성기’를 구매하느라 150포인트를 사용하기는 했지만 큰 지출은 아니다.

하나 사두면 앞으로 계속 유용하게 쓸 테고, 무엇보다 변종을 처치해 벌어들이는 포인트를 생각하면 이 정도는 지출 축에도 못 끼니 말이다.


“그래도 SSD는 좀 짜쳤나.”


미리 대본을 좀 끄적이기는 했는데, 말을 이어가다 보니 무언가 통칭 같은 게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외 있지 않나, FBI 뭐 이런 거.


그래서 머릿속에 떠오르는 알파벳을 내질렀는데, SSD(solid state drive)가 튀어나올 줄은 몰랐다.

순간 들키는 거 아닌가 움찔했는데, 다행히 이상함을 느끼지 못한 듯 보였다.


‘이제 슬슬 죽어주실 때가 됐는데···’


일전에도 그렇고 지금도 그렇고, 일반 구울과 달리 변종은 차원이 다르다.

지금도 갖고 있던 총알을 모조리 사용하고 상점에서 추가로 구매해 장전한 참이니 말이다.


차체의 한편으로는 분쇄기를 켜두었는데, 몇 번 몸체에 타격을 입으니 본능적으로 이를 피한다.

얼마나 거금을 주려고 그러는지. 나 원 참.

피곤한 녀석들··· 아니, 고마운 녀석들이다.


여기까지 생각이 이어지자 태하의 얼굴에 기대감을 가득 품은 은은한 미소가 자리했다.


그렇게 얼마간 더 총성이 이어지고.


변종 두 체가 동시에 쓰러졌다. 태하가 골고루 총알을 뿌린 탓이었다.


곧이어 태하의 눈앞으로 두 개의 메시지가 떠올랐다.


[+1500]


[+1500]


변종 두 체에 총 3000포인트, 거액의 포인트를 벌어들였다.


“이··· 이 맛이지!”


포인트를 확인한 태하는 온몸을 감싸는 전율감을 느꼈다.


그때였다.


[누적 획득 포인트 5000P를 달성하였습니다.]


[미해금 아이템이 상점에 등록됩니다.]


태하의 눈앞에 또 다른 메시지가 연이어 떠올랐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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