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포칼립스 무적 전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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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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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6.26 0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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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08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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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007

DUMMY

‘물건도 같이 이동하네.’


아까 전, 즉시 탑승을 실제로 사용해보니 알아낸 사실이 있다.

미처 생각하지 못한 점이었는데, 몸과 접촉한 물건도 함께 전차 내부로 옮겨진다는 것이었다.


혹자는 당연한 것이 아니냐? 그럼 즉시 탑승을 쓸 때마다 옷가지 다 벗겨지고 알몸이 될 거라 생각했음?

이런 말을 늘어놓을 수 있다.


하지만 미지의 능력을 얻게 된 것부터 상식선을 벗어난 일이다.

즉시 탑승으로 알몸이 되던, 머리털이 벗겨지던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는 것이다.


지금은 이게 중요한 게 아니고.

이 사소한 발견으로 새로운 가능성이 열렸다.

그건···


‘부피가 큰 물건도 옮길 수 있다는 거잖아.’


당연한 말이지만, 전차 내부로 들일 수 있는 물건은 해치의 입구보다 작은 물건만 가능하다.

가령 냉장고와 같이 부피가 큰 물건은 전차 내부로 넣을 수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즉시 탑승을 이용해 물건을 가져온다면 말이 달라진다.

부피가 크더라도 전차 내부에 물건을 넣는 것이 가능해진다는 소리다.

여기까지 생각이 미치자, 태하의 머릿속으로 기분 좋은 상상이 펼쳐졌다.


포인트를 벌어 전차 내부를 넓히고 그 속에 가구를 채워 넣는다.

그리고 각종 전자 제품을 비치하면···


‘이거 뭐, 원래 자취방 보다 호화롭겠는데?’


여기까지 생각이 미치자, 태하는 어딘가 번뜩인 듯 상점을 열었다.

그렇게 얼마간 상점을 살폈는데.


“와··· 이게 있네!?”


태하의 시선이 상점의 한편으로 향했다.

그곳에는 ‘발전기(lv.1)’이 자리하고 있었다.


물자 확보와 몬스터 사냥에 열중하느라 상점을 꼼꼼히 살피지 못했는데, 이런 보물이 자리하고 있을 줄이야.

이게 있다면, 전차 내부에서도 전자 제품을 이용할 수 있을 터였다.

태하는 아이템의 상세 설명을 확인했다.


[발전기(lv.1)]


[!] ‘공간 확장(lv.5)’를 선구매 하여야 활성화됩니다.

[!] ‘배터리(lv.1)’를 선구매 하여야 활성화됩니다.

- 일일 생산 전기량 1kW.

5000P.


‘비싸긴 비싸네··· 그래도.’


전기를 쓸 수 있는 게 어딘가.

문명이 붕괴되었지만, 그 잔재는 폐허의 어딘가에 남아있다.


인덕션, 컴퓨터, 냉장고 등등.

이것들이 있고 없고는 삶의 질이 크게 차이 난다.

이미 한 달이 넘는 시간 동안 전자 제품이 없이 살아봤기에 장담할 수 있었다.


생각을 이어가던 태하는 마음속 깊은 곳에서 올라오는 고양감을 느꼈다.

영영 못 누리 줄 알았던 문명 세계를 이곳, 전차 내부에 다시금 구축할 수 있다는 생각에서였다.


‘일단은 선행 구매부터.’


발전기를 구매하기 위해서는 공간 확장(lv.5)과 배터리(lv.1)이 선행 구매가 되어야 한다.

다시 말해, 갈 길이 멀다는 것이다.

태평하게 쉬고 있을 시간은 없었다.


여기까지 생각이 이어지자, 태하는 핸들을 움켜쥐고 엑셀의 위로 발을 올렸다.

이윽고 후··· 묵은 숨을 내쉬고는 발끝으로 힘을 실었다.


부우웅-!

그렇게 폐허가 된 도시 위로 진회색의 전차가 재차 움직이기 시작했다.


곧이어 울려 퍼진 총성은 한동안 멈출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


어느덧 완연한 어둠이 내린 시간.

한동안 몬스터를 잡으며 나아가던 태하는 이런 생각이 들었다.


‘진짜 변종이 아니면 답이 없겠는데···’


일반 몬스터는 처치해 봤자 고작 5포인트를 획득하는 것이 전부인데, 여기에 총알 값을 빼고 나면, 벌어들이는 포인트는 더욱 적어진다.

몬스터야 사방에서 출몰하는 탓에 포인트는 나쁘지 않은 수준으로 벌리지만, 최대한 빨리 전차를 업그레이드하고 싶은 마음 때문인지 성에 차지 않았다.


타다당-!

태하는 그런 생각을 하는 와중에도 몬스터를 잡아나갔다.

이렇게 하지 않으면 발전기를 구매하기까지 한 세월이 걸릴 테니 말이다.


후우···

박리다매로 갈 것이냐, 큰 거 한방을 노릴 것이냐.

이미 한차례 ‘변종’을 잡아본 탓인지 그때 그 희열을 잊을 수 없다.

단번에 전차가 업그레이드되는 그 쾌감 말이다.

문제는.


“변종아 도대체 어디 있냐!”


찾으려니까 도통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다.

계속해서 수색을 하고 있지만, 쉽사리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변종에 일반 몬스터만 주야장천 사냥하고 있는 신세다.


‘그렇다고 잡몹을 어떻게 무시해.’


잡몹을 잡지 않고 오롯이 변종을 찾는데 집중하면 더 빠른 시간 내에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러기에는 눈앞에 나타나는 몬스터들을 외면하기 어려웠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 몬스터 사냥이 지속될수록 마음의 갈등이 깊어져갔다.


그러던 중이었다.


‘철물점이네?’


전차가 학교 옆 골목길에 들어서자, 그 초입에 철물점이 자리하고 있었다.

순간 시선을 빼앗긴 태하는 잠시 전차를 멈춰세웠다.


‘여긴 안전하게 털 수 있을 것 같은데.’


슬레이트가 쳐져 있는 철물점은 공간의 폭이 딱 전차 하나가 들어갈 정도로 보였다.

폭이 좁고, 깊이가 깊은 내부 구조였다.


저 정도 크기라면 전차를 박아 넣었을 때, 입구를 차체가 막는 꼴이 되어 몬스터가 들어올 틈이 없을 것이다.

자신이야 맨몸으로 몬스터를 때려잡을 건 아니기에 철물점에 큰 볼일은 없지만, 그래도 기왕 발견한 거 둘러만 보자는 생각이 들었다.


생각을 마치자, 태하는 철물점 입구에 전차를 똑바로 맞추었다.

이윽고 엑셀을 밟으려는데··· 아차, 자칫 그냥 밀어버릴 뻔했다.


혹여나 안에 사람이 있을 수도 있다.

태하는 주변을 살피고 몬스터가 없는걸 확인한 후, 해치를 빼꼼 열어 외쳤다.


“안에 계세요!?”


태하의 목소리가 휑한 골목으로 울려 퍼졌다.

이 정도 크기면 근처 가택에 몸을 숨긴 생존자들도 들릴 정도였다.

여기까지 생각이 미치자, 태하는 다시 한번 외쳤다.

방금 전 자신이 외친 말이 어디를 향하는 지 모호했기 때문이다.


“태영 철물점!! 거기 안에 계세요!?”


태하는 그렇게 말하고는 답을 기다렸다.

이윽고 닫혀있던 슬레이트가 살짝 열렸다.


“무슨 일이십니까!”


슬레이트의 너머에서는 노인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 소리에 태하는 당황한 듯 말을 이었다.


“아··· 아닙니다, 어르신. 물건을 좀 구할 수 있을까 해서 와봤는데, 안에 계시다니 갈 길 가보겠습니다.”


태하는 그렇게 말하고는 핸들을 틀었다.


그런데.


“자··· 잠시만요! 혹시 먹을 걸 좀 내어주실 수 있겠습니까? 안의 물건들과 교환을 해드릴 수 있습니다.”


노인의 말이 들려오고, 곧이어 슬레이트의 한편이 부분적으로 열렸다.

사람 두 명 정도가 지나갈 수 있는 크기였는데, 내부가 꽤나 잘 보였다.

그 모습에 태하가 다급히 외쳤다.


“어··· 어르신 위험합니다. 얼른 닫으세요!”


그러자 노인은 손바닥으로 열린 공간을 두드리고는 말을 이었다.


“이거, 열려있는 것 같이 보여도 강화 유립니다. 괜찮습니다.”


뭐야··· 난 또 미친 줄 알았네.

전차 내부의 스크린으로 바깥을 보고 있는 탓에 강화 유리인 줄 몰랐다.

아무래도 실제 눈으로 보는 것보단 부정확하니 말이다.


이윽고 노인의 말이 이어졌다.


“밧줄이나 쇠 파이프는 어떠십니까? 여러모로 유용할 겁니다. 뭣하면 이 라디오는 어떠신지요?”


노인은 마치 기다렸다는 듯 준비해 놓은 물건을 꺼내 보이기 시작했다.

이런 식으로 물물교환을 몇 번 해본 듯 보였다.


노인이 꺼내 보이는 물건 중 태하는 ‘라디오’에 관심이 쏠렸다.

다른 물건이야 지금의 자신에게는 크게 필요 없다지만, 라디오는 구해야겠다 생각했던 물건이었다.

아까 전, 식료품점의 스태프 룸에서도 라디오가 있는지 한참을 찾았으니 말이다.


“라디오 그거 건전지로 돌아가는 겁니까?”

“물론입니다. 어떻게, 교환하시겠습니까?”


노인의 물음에 태하는 한차례 고민에 잠기고는 말을 이었다.


“라디오 한 개에 식량을 얼마 정도 드리면 되겠습니까?”


그 물음에 노인은 한치의 고민 없이 곧바로 답했다.


“통조림 두 개 정도면 어떻겠습니까?”


돌아온 노인의 물음에 태하는 뒤편의 공간에 시선을 두었다.


식량은 넉넉하게 저장되어 있다.

어차피 라디오를 구하기 위해서는 이를 위해 시간을 따로 할애해야 하는데, 그 시간에 몬스터 한 마리라도 더 잡는 것이 이득일 것이다.

그리고 하루에 한 번 사용할 수 있는 즉시 탑승을 라디오 하나 구하겠다고 사용하기에는 아까웠다.

다시 말해, 라디오 하나에 통조림 두 개 정도는 자신에게 나쁘지 않은 거래라는 것이다.


‘더 줄 필요는 없겠지?’


보아하니 노인은 물물교환으로 식량을 얻고 있는 듯 보인다.

이것이 그가 생존하는 방식이고, 에누리를 할 것도 그렇다고 동정의 마음으로 통조림을 더 줄 필요도 없다.

자신은 그저 노인이 부른 값만 치르면 그걸로 충분할 것이다. 그저 야윈 노인의 모습이 마음에 좀 걸릴 뿐.


잠시 동안 생각을 마친 태하가 이윽고 말을 이었다.


“라디오를 작동시킨 채로 앞에다 놓아주시죠. 그럼 제가 라디오를 가져가면서 통조림을 놓고 가겠습니다.”

“아··· 알겠습니다. 그렇게 하시죠.”


돌아온 노인의 말에 태하는 뒤편의 공간으로 넘어가 봉투에 식량을 챙겨 넣었다.

다시 운전석으로 돌아오니, 어느새 라디오가 철물점의 바로 앞에 놓여있었다.


태하는 스크린을 통해 잠시 주변을 살피고는 해치를 열어 빼꼼- 고개를 내밀었다.

좌, 우, 위, 아래. 몬스터가 없는걸 확인하자, 태하는 재빨리 밖으로 나가 봉투를 철물점 앞에 놓고는 라디오를 챙겨 전차로 돌아왔다.


“그럼 전 가보겠습니다.”


전차로 돌아온 태하는 그렇게 말하고는 곧바로 핸들을 틀어 골목을 빠져나갔다.


노인은 멀어지는 전차의 뒤로 외쳤다.


“감사합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그런 노인의 손에는 통조림 세 개와 밤양갱 하나가 든 봉투가 들려있었다.


***


골목을 빠져나온 태하는 옆에 놓은 라디오에 시선을 흘겼다.

라디오에서는 안전 수칙과 피난처에 대한 재난 방송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착한 사람이어서 망정이지··· 하마터면 시간 헛 쓸 뻔했네.’


아까 전 거래에서 도박을 한 쪽은 노인이었다.

자신이 다소 억지를 부린 점이 있었는데, 노인이 이를 받아들여준 것이다.


원래라면 서로 마주하고 손에서 손으로 물건을 교환하겠지만, 방금 상황에서는 그러기란 쉽지 않았다.

한 쪽이 물건을 먼저 건네고 다른 한쪽이 뒤늦게 물건을 건네야 하는데, 노인이 먼저 건네는 쪽이었다. 자신이 그렇게 해달라 전했으니까.


노인의 입장에서는 자신이 라디오만 가지고 도망쳤다면,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었다.

그럼에도 그는 자신을 믿어줬다.

해서 그에 대한 답례로 식량을 조금 더 챙겨준 참이다.


각박한 세상 속에서 오랜만에 느껴보는 인정(人情)이다.

노인은 처음 만난 자신에게 신뢰를 보였고, 자신은 이에 배신하지 않았다.

이 얼마나 아름다운 모습인가.


생각을 이어가던 태하의 얼굴에 흐뭇한 미소가 걸렸다.

손에 들린 건 라디오인데, 무언가 다른 걸 얻은 듯한 기분이었다.


타다당-!

그렇게 여운에 잠겨 몬스터를 사냥하던 중이었다.


- 다음으로 변종 출몰 지역에 대한 안내입니다. 현재 김포 공항 인근 B급(추정), 대전역 인근 C급, 발산역 인근 C급(추정)···


“뭐야, 변종 출몰 지역을 알려준다고?”


태하는 라디오의 소리를 키우고 재빨리 뒤편의 공간으로 향했다.

곧이어 노트와 펜을 들고는 라디오에서 들려오는 내용을 적기 시작했다.

생각에 잠길 겨를은 없었다.


그렇게 얼마의 시간이 지났을까.


‘근방은 총 열세 군데네.’


자신이 위치한 곳에서 약 1시간 이내의 거리에 총 13체의 변종이 출몰했다고 한다.

파악된 변종 출몰 지역 중 가장 가까운 곳은 ‘남구 종합운동장’이었는데, 그곳에 변종 두 체가 몰려있었다.


여기까지 확인을 마치자, 태하는 급히 운전석에 착석했다.

재난 방송이 있을 줄은 알았지만, 변종 출몰지역까지 알려줄 줄은 몰랐다. 뜻밖의 횡재였다.


‘변종은 못 참지.’


태하는 지체 없이 엑셀을 밟았다.


부우웅-


목적지는 종합 운동장, 잡몹은 잡지 않을 예정이다.


그도 그럴게, 고액의 포인트가 자신을 기다리고 있으니까.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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