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포칼립스 무적 전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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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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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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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6.26 04:21
최근연재일 :
2024.09.18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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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11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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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010

DUMMY

B급 근접 딜러인 유성의 각성은 우연한 계기로 이루어졌다.

당시에는 각성에 대한 조건이 밝혀지기 전이었는데, 어느 날 새우가 함유된 식품을 모르고 먹었다가 각성을 하게 된 것이었다.


9살 무렵, 유성은 새우구이를 먹다 기도가 막혀 죽을뻔한 적이 있었다.

유아기 때는 없었던 갑각류 알레르기가 갑자기 생긴 탓이었고, 그 기억은 유성의 트라우마로 남게 되었다.


트라우마와 관련해 자신이 가장 기피하는 행동. 각성, 즉 ‘이스터에그’를 발견하기 위한 조건이다.

유성에게는 그것이 갑각류를 먹는 것이었고, 그는 저도 모르는 새에 ‘이스터에그’를 발견한 것이었다.


유성은 아직까지 자신이 어떤 계기로 각성하게 되었는지 알지 못했다.

그저 각성을 통해 얻게 된 힘으로 타인을 제 발아래에 두는 것에만 관심이 있었다.


“씨발!”


전차를 강타한 주먹에서 극심한 고통이 올라오자, 유성은 악에 받친 듯 소리를 질러댔다.

오른손에 느껴지는 고통 때문이 아닌, 전차가 생각보다 얼마 안 날아간 탓이었다. 가오 상하게.


“다 꺼져! 나 김유성이야!”


올해로 고등학생 2학년인 유성은 원래부터 소위 말하는 ‘대장’이 아니었는데, 각성 전까지만 하더라도 교내에서는 피식자의 위치에 있었다.

일진들을 보면 눈을 피해 다녔고, 가끔은 폭행을 당하고 삥을 뜯기기도 했다.


그 시절 유성은 일진들을 증오함과 동시에 동경했다.

해서 일진들에게는 고개를 숙였고, 자신들 보다 약한 애들에게는 폭력을 가하며 거들먹거렸다.

누군가를 짓밟고 올라서는 감각이 짜릿했고, 자신을 보며 두려움에 떠는 눈동자들에 우월감을 느꼈다.

그것은 또래의 우두머리가 된 지금도 다르지 않았다.


“유성 일단 힐 부터···”

“놔봐.”


얼마간 고통에 몸부림치던 유성에게로 다른 각성자가 다가섰다.

하지만 유성은 이를 뿌리치고는 차가운 눈을 한 채로 전차를 노려봤다.

그가 열받았을 때의 모습이었는데, 그 모습에 주변에 몰려들었던 청소년들이 우르르 뒤로 물러섰다.


‘빗겨 맞았나. 가오 존나 상하네.’


각성을 한 이후로 세상이 마치 제 발밑에 있는 것 마냥 살아온 유성이다.

누군가 자신의 앞에서 고개를 세우는 것, 기어오르는 것, 그리고 모양 빠지는 것은 절대로 용납할 수 없다.

그리고 유림이가 지켜보고 있었다. 자신이 가출팸을 만든 이유.


“하··· 좀 얼얼하네. 빗맞은 듯?”


유성은 그렇게 말하며 빨갛게 부어오른 오른손을 털었다.

그는 여유로운 미소를 연기하며 유림에게 시선을 두었는데, 유림은 못마땅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


각성자들의 특징 중 하나는 일반인 보다 빠른 회복 능력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유림은 유성의 몸을 걱정하는 것이 아닌, 그가 느끼고 있을 고통과 몬스터가 몰려올 것을 걱정하고 있었다.


“잘 봐. 이번에는 제대로 날려줄 테니까.”


유성은 그렇게 말하고는 이번엔 왼손에 스킬을 시전했다.

어차피 조작도 못하는 탱크, 갖고 놀지도 못한다.

유성은 이번에야말로 전차를 박살 낼 생각이었다.


이윽고 유성의 왼팔이 전차의 외판으로 향했다.

무심했던 방금 전과는 달리 이번에는 누가 봐도 제대로 주먹이 들어갔다.


그런데.


콰즈즉-!

이번에도 뼈가 으스러지는 소리와 함께 유성의 왼손에서 핏방울이 떨어졌다.

전차는 도로의 한가운데로 밀려났지만, 외판에는 아무런 흠집도 남지 않았다.


“아오! 썅!"


유성은 제 왼팔을 붙들고는 품으로 끌어안았다.

양손에서 극심한 고통이 올라왔는데, 그는 최대한 내색하지 않았다.

두 차례의 공격으로 그의 양손의 뼈는 부러진 상태였지만, 그놈의 가오가 몸을 지배하고 있는 것이었다.


곧이어 유성은 재차 전차를 치려는 듯 몸을 일으켰다.

그 모습에 유림이 다급히 그에게로 다가갔다.


그러던 중이었다.


“오빠! 그만··· 꺄악!”


저 멀리 구울과 좀비 무리가 유림의 시야에 들어왔다.

이쪽으로 빠르게 달려오고 있었고, 그녀는 생각할 겨를도 없이 그대로 2층으로 달아났다.

1층과 달리 2층은 몬스터가 들어오지 못하게 방비가 되어있었다.


그렇게 유림을 시작으로 비각성자들이 2층으로 올라가고, 전시장의 1층에는 아까 전 태하의 신형을 목격한 네 사람만이 남겨졌다.

유성과는 비할 수는 없지만, 나머지 세 사람 중 둘은 C급이었고, 나머지 하나는 D급인데 힐러였다.

이들이 망한 세상에서도 가출팸을 유지할 수 있는 이유이기도 했다.


“유성, 이건 우리가 처리할게.”


바닥에 드러누운 유성의 앞으로 나머지 세 사람 중 하나가 앞으로 나섰다.

그는 그렇게 말하며 오른손을 길게 늘어트렸는데, 어찌나 늘어나는지 바닥에 질질 끌릴 정도였다.


그 모습에 나머지 두 사람도 스킬을 시전했다.

한 사람의 손아귀에는 작은 소용돌이가 일기 시작했고, 또 하나는 온몸에 마치 양털과 같은 털이 끝없이 자라났다.


곧이어 두 사람이 몰려드는 몬스터에게로 달려들고, 양털을 뒤집어쓴 녀석은 유성의 양손에 힐을 시전하기 시작했다.


그때.


타다다다당-!


‘개꿀.’


몰려드는 몬스터에게로 태하가 기관총을 발사했다.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었고, 달려오던 좀비 세 마리와 구울 두 마리가 그 자리에 힘 없이 쓰러졌다.


“뭐··· 뭐야!”

“씨발, 안에 있었던 것 거야?”


그 광경에 몬스터에게 달려들던 두 사람이 전차를 향해 공격을 퍼부었다.

도중에 유성도 몸을 일으켜 이에 가담했다.


캉-! 카가강-! 캉캉!

전시장의 1층에는 전차의 외판과 둔탁한 무언가가 부딪히는 소리가 연이어 울려 퍼졌다.

그런 와중에도 태하는 한, 두 마리씩 다가오는 몬스터들을 향해 총알을 박아 넣었다.


한쪽은 꿈쩍도 하지 않는 전차를 공격하고, 또 한쪽은 아무 일도 없다는 듯 몬스터를 잡아나가고 있다.

그 모습이 퍽 우스꽝스러웠다.


“야! 이거 안 열리는데?”


전차를 공격하던 중, 팔을 늘어트린 소년이 위편의 해치를 잡아당겼다.

아무리 당겨도 열리지 않았고, 소년들은 무언가 잘못되었음을 직감했다.

이윽고 양손이 심하게 부어오른 유성이 모두를 향해 외쳤다.


“씨발! 재껴!”


그 소리와 함께 모두가 1층 전시장을 빠져나가려고 하자.


타다다당-!

그들이 달려나가는 방향으로 총알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이윽고 전차로부터 확성기 소리가 들려왔다.


“어이! 양아치 새끼들. 움직이면 머리에 구멍 뚫린다.”


그 소리에 모두의 행동이 멈춰 섰다.

마치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를 하는 듯 말이다. 지금은 술래가 뒤를 돌아본 순간이었다.


“위층에 있는 놈들도 다 기어 나와. 어디 대가리에 피도 안 마른 것들이.”


태하는 그렇게 말하며 총알 한 발을 한구석에 발사했다.


탕-!

그 총성과 함께 모두들 우르르 1층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그렇게 전시장 내부의 청소년들이 1층으로 쭈뼛쭈뼛 자리했고, 태하는 다가오는 몬스터가 없는지 주변을 주시하며 말했다.


“어이! 빡빡 머리! 저기 구석에 서랍장 이리로 들고 와.”


그 말에 검은색 마스크를 착용한 소년이 저요?라고 말하는 듯한 눈빛으로 자신을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그래, 너 인마. 빨리빨리 안 움직여?”


이어진 말에 소년이 빠릿한 몸놀림으로 아까 전 태하가 미처 챙기지 못한 서랍장을 전차의 앞으로 들고 왔다.

이에 태하가 말을 이었다.


“갖고 있는 담배 다 꺼내서 서랍장 안에 넣어. 이따가 확인해서 나오면 알아서 헤라.”


어차피 해치 밖으로 나갈 생각은 없지만, 태하는 마치 직접 확인할 것처럼 말했다.

저런 녀석들은 적당히 겁주면 알아서 기는 게 몸에 밴 녀석들이었다.


곧이어 청소년들은 주머니 속 담배를 꺼내 서랍 안으로 넣기 시작했다.

몇몇은 말도 안 했는데, 이층으로 뛰어올라가 담배를 보루 채로 가지고 내려왔다. 어지간히 겁먹은 듯 보였다.


얼마간 담배를 꺼내놓던 이들은 더 이상 내놓은 것이 없는지 더 이상 걸음을 옮기지 않았다.

모두 한군데 모여서 전차를 힐끔힐끔 바라보기 시작했다.

그 모습에 해치가 슬쩍 열리더니 무언가 전차의 내부로부터 무리를 향해 날아왔다.


“서랍 곱게 눕혀서 전차 위에 올려놓고, 그 테이프로 안 떨어지게 꽁꽁 잘 묶어.”


무리의 앞으로는 초강력 테이프 두 개가 떨어져 있었다.

들려온 목소리에 청소년들은 서랍을 전차 위에 올려놓고는 이를 테이프로 고정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얼마의 시간이 흐르고.


“그만!”


서랍이 적당히 고정되자 재차 확성기를 통해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 소리에 청소년들은 전차에서 한 발짝 물러섰다.

이윽고 태하가 말을 이었다.


“앞으로 담배 태우다 내 눈에 띄면 죽는다. 각성자라고 거드름 피우지 말고. 특히 빨간 머리 너. 어디 한 군데 총알구멍 만들어주려다가 참았어.”


이어진 말에 모두의 시선이 유성에게로 향했다.

유성은 전차 또한 자신을 노려보고 있는 듯한 감각에 휩싸였는데, 저도 모르는 새에 딸꾹질을 해대고 있었다.


‘얻을 건 다 얻었고.’


침대, 협탁, 서랍, 그리고 담배까지.

한차례 이쪽을 바라보는 청소년들을 살핀 태하는 엑셀의 위로 발을 올렸다.

이윽고 전차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부우웅-!

서서히 멀어지는 전차.

어느 정도 거리가 벌어지자, 무리의 뒤편에 있던 유성이 말했다.


“아오! 저 개새끼. 전차 밖으로 나왔으면···”


타앙-!

하지만 유성은 끝까지 말을 이을 수 없었다.

저 멀리 전차로부터 총알이 날아온 탓이었다.


이윽고 유성의 몸이 털썩- 바닥으로 쓰러졌다.

그런 그의 지척에서 구울 한 체가 힘 없이 쓰러졌다.


보라색 진액을 뒤집어쓴 채로 넋이 나간 유성.

그의 몸은 바들바들 떨리고 있었다.


곧이어 전차로부터 확성기 소리가 요란하게 들려왔다.


“너 인마! 조심 안 해!? 각성자라고 아주 나사를 풀어놨구만!? 물릴 뻔했잖아!”


그 말을 끝으로 전차는 완전히 모습을 감췄다.


***


흐읍-! 그르륵-

얼마간 전차를 몰던 태하는 어느 대공원의 옆에 전차를 세워두고 침대를 옮기기 시작했다.

무게가 나가는 탓에 들어서 옮기지는 못하고 질질 끌어서 알맞은 위치에 가져다 두었다.


“후우··· 고 녀석 참 잘생겼다.”


내부 공간의 한편에 자리한 에몬스 침대.

태하는 숨을 돌리며 이를 흐뭇한 미소를 머금고 바라봤다.

하지만 그저 바라볼 뿐이었다.


‘어디 보자···’


태하는 잠시간 침대를 살피고는 그 옆에 앉아 상점을 열었다.

이 상태로 눕는 건 명품 침대에 대한 예의가 아니었다.


‘침대는 샤워하고 누워야 제맛이지.’


얼마간 상점을 살피던 태하는 어느 아이템의 상세 설명 창을 열었다.


[화장실(lv.1)]


[!] ‘배수구(-)’를 선구매 하여야 활성화됩니다.

[!] ‘물탱크(lv.1)’를 선구매 하여야 활성화됩니다.

- 1평 크기의 화장실이 생성됩니다. 세면대와 변기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1000P.


태하는 ‘화장실’ 아이템을 살피고는 곧바로 ‘배수구’와 ‘물탱크’를 확인했다.

모두 구매하기 위해서는 총 2000포인트가 필요했다.

그리고···


“있다!”


재차 상점을 살피던 태하의 얼굴에 화색이 돌았다.

화장실을 이용하려면 물탱크를 채워야 하는데, 이를 손쉽게 해줄 아이템을 찾은 탓이었다.


[펌프(lv.1)]


[!] ‘물탱크(lv.1)’를 선구매 하여야 활성화됩니다.

- 5분간 최대 50L의 물을 빨아들이는 호스를 생성합니다.

- 재사용 대기시간 (24H)

500P


“오케이. 오늘 밤에는 기필코 씻고 잔다.”


목욕을 위한 아이템을 모두 확인하자, 태하는 곧바로 운전석으로 향했다.


생에 처음으로 명품 침대를 장만했는데 더럽고 찝찝한 몸으로 올라간다면 이를 온전히 느끼지 못할 것이다.

무엇보다 제대로 씻어본 기억이 언제인지도 모르겠다.

몸에서는 알 수 없는 냄새가 스멀스멀 올라왔고, 이제는 가려울 지경이었다.


‘전원이···’


태하는 라디오를 집어 들고, 재난 방송을 틀었다.

변종 출몰 지역을 확인하고 그리로 향하려는 것이었다.


침대를 싣고 이리로 오는 길에 ‘속도 향상(lv.1)’을 구매한 참이다.

전차의 무게가 무거워져 속력이 느려진 탓이었다.


해서 현재 보유한 포인트는 총 770P.

포인트 소모가 있었지만, 큰 문제는 없다.

‘변종’과 함께라면 오늘 중으로 2000P 정도는 충분히 달성할 수 있으니까. 물론 그 이상도.


그렇게 가만히 라디오를 듣고 있던 중 반가운 소리가 들려왔다.


- 다음으로 변종 출몰 지역에 대한 안내입니다. 현재 인천 시청 인근···


변종 출몰 지역에 대해 안내가 시작되자, 태하는 어느새 손에 든 노트에 이를 적어내려가기 시작했다.


이윽고.


‘더 볼 것도 없네.’


아직 안내가 진행되고 있음에도 태하는 라디오의 전원을 꺼트렸다.

그러고는 곧바로 전차를 움직이기 시작했다.


‘여기서 5분 정도면 충분하겠어.’


마침 근처에 위치한 아울렛 근방에 변종 한 체가 출몰했다고 한다.

괜히 늦게 움직였다가 어제처럼 누군가 먼저 ‘변종’을 상대하고 있으면 곤란하다.


여기까지 생각이 미치자, 태하는 엑셀을 좀 더 힘주어 밟았다.


부우웅-!


그렇게 전차는 보라색 진액과 붉은색 선혈이 낭자한 공원을 가로지르기 시작했다.


‘기다려라 화장실, 아니 변종아. 금방 갈 테니까.’


곳곳에서 들려오는 다급한 목소리들은 지금 그에게 들리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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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007 +2 24.09.08 1,766 6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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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005 +1 24.09.06 1,900 55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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